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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우프니르

1. 개요2. 능력3. 대중문화 속의 드라우프니르4. 관련 문서

1. 개요

Draupnir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최고신 오딘이 가지고 있던 황금 팔찌.[1] 드라우프니르란 이름은 '떨어뜨리는 자'(The Dripper)라는 뜻이다.

2. 능력

이 물건은 원래 드베르그(난쟁이) 형제인 브록크에이트리토르의 망치 묠니르프레이의 금돼지 굴린부르스티를 만들 때 같이 만들어 오딘에게 바친 것이다. 이 드라우프니르를 착용하고 있으면 9일마다 똑같은 무게의 황금 팔찌 8개를 새끼 친다.[2]

오딘의 아들 발드르호드의 손에 죽어 화장할 때, 드라우프니르도 공물로 함께 태운 적이 있다.[3] 또한 후에 프레이의 하인 스키르니르가 구혼할 때 예물로 이 드라우프니르를 제시한 것을 보면 원본이 생산한 황금 팔찌들을 여기저기 나눠주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고대사회에서 '선물'은 상대보다 지위가 높은(부유한)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주는 것이 보통이다.[4] 켈트 신화의 투아하 데 다난에게도 비슷한 물건이 있었고, 숫제 이쪽에선 왕을 지칭하는 호칭이 '금을 주는 자'기도 했다. 영토를 연결할 교통이나 통신수단이 열악한 고대사회에서, 각 거점의 지배자들을 인정하고 그들 각 개인에 대한 우위를 확인함으로써 정권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기에, 왕의 권위를 끊임없이 각인시키고자 지방 권력자들은 엄두를 못낼 화려한 장신구나 무기 등을 자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보내는 물품들을 한자로 위신재(威信財)라고 한다.[5]

3. 대중문화 속의 드라우프니르

4. 관련 문서



[1] 반지라는 설도 있다.[2] 말 그대로 드라우프니르는 9일마다 원본을 합쳐 9개가 된다는 것인데, 당시에는 3과 3의 배수들은 신성 혹은 거룩히 여기는 숫자였다. 이것 때문인지 신화에는 3 혹은 3의 배수가 자주 등장한다.[3] 이는 드라우프니르가 생명을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정작 발드르는 이를 헤르모드를 통해 오딘에게 돌려준다.[4]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근대 사회, 특히 고대 사회나 부족 사회에서 '대등한 사이의 선물'은 서로 대등한 가치의 선물을 주고받음으로서, 즉 증여와 답례를 반복함으로써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고 돈독하게 해 나가는 것이지만 일방적인 선물, 즉 답례하지 않거나 받은 것보다 훨씬 작게 답례해도 되는 선물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사(下賜)하는 것이었다. 선물의 원칙(대등한 증여와 답례의 원칙)이 사람과 사람, 부족과 부족 사이의 관계를 유지하는데 지극히 당연하고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였기에 대등한 답례가 없는 선물이란 곧 그것을 준 이가 받은 자에게 '베푸는 것'으로 여겨졌고, 윗사람은 이를 통해 자신의 권위와 우위를 입증해보였던 것이다. 특히 고대 부족사회쯤 되면 평화적 관계를 담보할 다른 법이나 제도적 장치가 미비했기에 선물의 교환을 통해 서로의 우호관계를 '증명'하기를 반복해 나가는 일이 더욱 중요했다. 우호 부족이라면 서로 증여와 답례를 반복하고,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계속 선물을 하사함으로써 그 관계를 계속 증명하고 유지해야 했던 것. (선물의 교환이 이런 상징성을 가지고 있었기에 고대 부족사회에서 선물이란 거절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였다. 선물의 거절이란 단순히 사양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나는 당신과 우호적 관계를 맺기를 거절한다'는 뜻이고, 평화를 담보할 다른 장치가 부족하던 당시 사회에서 이는 즉 '우리는 언제든지 적이 될 수 있는 사이다' 라는 의미였기 때문.) 따라서 드라우프니르의 신화는 부하들에게 하사할 선물을 마련하느라 등골이 휘던 고대 사회의 왕이나 족장들의 욕망이 투영되어 탄생했을 것이라 보는 것이 적절해보인다.[5] 백제가 일본으로 보낸 칠지도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조선이 중국을 상대로 한 조공 무역도 조선의 특산품을 바치고 명나라가 하사하는 좋은 물건들을 받아오는 개념이었다. 명나라가 조선 사신 좀 그만 오라고 할 정도였다고 하니...[6] 사실 본체는 어떤 갈고리에 달아놓고 이것들의 복제품을 이용해 물자를 만들어왔던 걸로 보이고, 신드리도 "그래도 되는 거야?"라고 하지만 브록이 어쩔 수 없지 않냐고 하자 인정하면서 가져온다. 자기복제를 하기때문에 드워프 형제들은 이제 굳이 원본이 없어도 될 만큼의 복제가 쌓여있었고, 프레이야 말로는 보관하려면 그만한 장소가 있어야 된다고 말했는데 그녀의 예상 그대로 작은 반지만으로 지하를 가득 채울 정도로 복제품들이 쌓여있었다.[7] 거기에 대고 하는 브록의 말도 일품인데, 우린 훔친 게 아니라고, 선물하면 안 되었던걸 다시 우리 손으로 되찾아온 것뿐이야. 그리고 프레이야가 그럼 보관을 어찌하고 있었냐는 말에는 신드리가 지하로 가선 원전처럼 복사되어서 수북이 쌓여있는 드라우프니르들이 조명된다.[8] 그런데 전조도 없이 복제가 이루어지는지라 신드리는 하마터면 원본을 놓칠 뻔 했다.[9] 반지에 대고 말까지 걸 정도면 반지를 상당히 아꼈던듯. 반지가 반지를 가진 자를 조종해서 반지를 내어놓기 힘들어하게 만드는 모습은 반지의 제왕에도 등장하는데, 반지의 제왕의 절대반지의 먼 조상뻘 원형이 바로 북유럽 신화의 드라우프니르이다. 이 장면은 드라우프니르와 절대반지 사이의 이러한 관계에 대한 오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