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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uxe Paint
1985년 일렉트로닉 아츠에서 개발한 그래픽 툴. 본래 아미가 PC용으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로, 나중에 IBM PC 호환기종, 애플 IIGS 등으로도 이식되었다. 기본 지원 확장자는 .LBM이었고, PCX 형식도 지원했다. DPaint라는 약칭으로도 불리운다.
한국에 가장 많이 퍼졌던 것은 Deluxe Paint II Enhanced 2.0 버전으로, 당시 경쟁 프로그램이던 Dr. HALO나 페인트 브러쉬[1]들이 VGA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던 데 반해, XVGA급인 1024×768에 256컬러라는 고해상도까지 지원했기에 막 VGA가 보급되던 시절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명성을 날렸다. 위 스크린샷의 그림이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는 예제 파일 중 하나인데, 지금 보기에는 대수롭지 않아 보여도 당시로서는 그야말로 눈돌아가는 그래픽.
그래픽 기능이 빵빵하기로 유명한 아미가로 개발된 프로그램답게 기능이 매우 다양했다. 그라데이션이나 퍼스펙티브 같은 고급스런 이펙트 기능이나, 다양한 내장 글자 폰트 등등... 닥터 할로 같은 툴을 쓰다 DPaint를 접하면 오늘날 페인트샵을 쓰다가 포토샵으로 갈아타는 정도의 체감은 들게 하기 충분했다. 지금도 네이버 등을 검색해보면 당시 유저들이 이 툴을 이용해서 그렸던 작품들이 심심치 않게 튀어나온다.
게임 개발용으로도 많이 사용되었는데, 디럭스 페인트로 그래픽을 제작한 대표적인 게임이 바로 루카스아츠의 원숭이 섬의 비밀. 한국 게임 역사에서도 초창기 게임 제작사들이 도트 노가다를 뛰는 데 필수였던 소프트. 사실상 당시 국내에 알려진 그래픽 툴 중에 게임 제작에도 활용할 수 있을 만한 고기능 프로그램은 이것밖에 없었다.[2] 딜럭스 페인트 이외에 딜럭스 에니메이터(Deluxe animator)라는 툴도 같이 있었는데 딜럭스 페인트는 그리기 위한 도구라면 딜럭스 애니메이터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한 그래픽 툴이다. UI는 비슷하지만 애니메이션 기능이 추가되어있고 320×240 해상도만 지원된다. 도트 게임을 만들 때 이 두 개의 툴을 필수적으로 알아야 했다.[3] 대표적으로 만트라가 초기에 사용하던 회사 로고가 이 프로그램에 내장된 폰트로 글자를 찍은 후에 살짝 다듬은 것이다.
이후 PC 환경이 점차 윈도우로 바뀌어가고, 포토샵과 같은 고기능의 페인터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점차 쇠퇴하기 시작하여, 1994년에 나온 5.2 버전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5]
1990년대 초반엔 몇몇 전문대학 중에 이것을 정식 과목으로 가르쳐 주는 디자인 학과도 있었다.
[1] 현재 윈도우 기본탑재인 그림판의 원조가 되는 프로그램이다.[2] 제작환경이 좋은 회사라면 매킨토시를 활용할 수 있었겠지만... 당시 국내 업체중에 그정도 여건이 되는 회사가 존재했을리가...하겠지만 있긴 있었다(...).[3] 사실 당시 게임 개발자는 지금 같이 흔한 직업이 아니었기에 그림만 잘 그리고 컴퓨터 좀 잘 알고 게임 좋아하면 그래픽 디자이너 되기가 힘든 건 아니었다. 그래픽 툴은 회사에서 맨땅에 헤딩(...)가르쳐 주면 되었고.[4] 구매한 정품 프로그램에 내장된 글꼴을 사용한 결과물을 용도별로 라이센스를 지정해 법적 공방이 오가는 것은 지금은 일반적이지만 2천년 전후까지는 드물었다.[5] 대한민국 게임업계에선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 직전까지 꽤나 장수를 누린...도트 그래픽 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