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이명진작 만화. 주인공 케이아스가 자신의 정체를 알아가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줄거리의 판타지 만화로 1997년 대원씨아이 만화잡지 코믹 챔프에 연재를 시작했다가 2000년경에 영 챔프로 자리를 이동해서 연재했다. 부제는 'IN TO THE ABYSS'인데, 전치사를 into를 쓰지 않고 in to를 연달아 쓰는 문법적 오류를 보여준다. 더불어 '심연 속으로'라는 부제는 작품 내용과 아무런 상관이 없어서 뜬금없다.[1] 분위기부터 베르세르크같은 딥다크한 판타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밝고 명랑한 느낌이라...단행본이 10권까지 출시되었으나 현재는 연재 중단 상태이다. 출판 만화는 절판되었으나 전자책으로는 권당 1천원에 여전히 판매중. 일본에도 수출됐다.
2. 작품 특징
파이널 판타지 풍의 세계관을 기본 배경으로 약간의 한국적인 요소를 도입했다. 등장인물들의 복식을 일부 한복에서 따와서 디자인 했고, 괴물 머리에 하회탈을 박아 놓거나 등장인물의 무기 명이 만파식적이거나 하는 등, 작가가 설정과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한국적인 판타지'에 대해 제법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데 이런 분위기의 작품은 이전 한국만화에서는 찾기 어려운 것이었다. 진중한 듯 하면서도 툭하면 분위기를 깨는 가벼운 개그컷[2]같은 걸 남발하기 때문인지 그런 퓨전의 잡탕스런 느낌이 크게 위화감을 주지 않고 잘 어우러진다. 그러한 개그와 더불어 미려한 작화(특히 톤을 굉장히 잘 쓴다)와 개성 있는 디자인은 높게 평가할만 하지만 대사빨이 부자연스럽고 스토리라인도 별 것 없다...기보다는 본격적으로 스토리가 진행되기 전에 뚝 끝나 버렸다.연재 분량으로만 보면 별로 색다른 것도 없는 판타지 만화며, 10권까지 전개를 볼때 설정대로 하자면 100권은 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별 내용도 없는 상태로 연중해버렸다.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보다 연출, 컷분할 모두 퇴화한 수준의 작화를 보여준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래도 연재 당시엔 제법 인기를 모았었고 이런 식의 판타지 만화가 드물었던 한국 만화 시장 특성 상 괜찮게 볼만한 만화였다고 할 수 있다. 애초에 그렇게 별로였다면 게임화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이 만화의 연중을 욕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나름 재미있게 봤고 더해서 단행본을 사모으기까지 하던 사람들이다. 아주 무시할 정도로 퀄리티가 나쁜 건 아닌 셈.
하지만 무엇보다 대단한 건 만화가였던 작가에게 게임화를 통한 엄청난 경제적 성공을 안겨줬다는 것이다.[3] OSMU 성공 사례의 대표격으로 꼽을 만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성공한 나머지 되려 작가가 연재를 안해도 먹고 살 수 있게 되어버려 연재 중단이 되었지만.
3. 연재 관련
처음에는 마치 이명진 본인이 자신의 인생 역작을 만들려는 듯 나름 야심차게 시작을 했다. 구상 자체는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이 연재되는 92~93년부터 시작했는 것으로 추정되며, 초기엔 '라그나로크'가 아닌 '데에시스'라는 제목의 극중극으로 어쩐지 저녁 중간중간에 언급되다, 94년부터 우리에게 친숙한 '라그나로크'라는 제목과 로고가 조금씩 노출되기 시작했고, 내용과 전혀 상관없이 아이리스 아이린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지나가는 엑스트라로 등장한 적이 있고, 여주인공 민승아의 목걸이도 라그나로그, 같이 데이트 하러 간 카페 이름도 라그나로크로 도배하는 등 연재 전부터 작가의 푸쉬가 엄청났다. <어쩐지...저녁> 연재 종료 시의 짤막한 후기 만화에도 라그나로크 러프 그림들을 살짝 공개하며 홍보했을 정도.[4]이명진의 군제대, 복귀 이후 챔프에서 한창 연재하던 와중에 라그나로크 온라인 게임 개발 제안이 들어왔고 작가 이명진이 개발에 참여하면서 연재는 도중에 중단되어 버렸다. 1부 완결도 아니고 그냥 연재 도중 뚝 끊어버렸다. 소드마스터 야마토보다 더 막장. 인터뷰에 따르면 만화 연재와 온라인 게임쪽의 스케쥴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진위가 의심스러울 뿐더러 정말 그랬다 해도 10년 넘게 연중한 걸 이런 변명으로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근데 이런 그리다 만 작품을 애장판으로 출간했다. 팬들을 바보로 아는 듯.[5] 애장판 1~5권 전권구매자에게는 "애장판 상자"가 지급되며 애장판 상자를 라그나로크 온라인 게임상에서 사용했으면 3종류의 투구 중 랜덤으로 1개를 얻을 수 있었다. 이걸 다 살 사람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작품 자체는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을 연재하던 시절부터 구상한 것이고 단행본 2권에 첨부된 인터뷰에서 연재기간 10년에 40~50권의 스케일로 계획되어 있다고 언급하여 그 규모에 대해 기대감을 부풀려놨으나 보다시피 현실은 시궁창. 차라리 토가시 요시히로가 낫다.[6]
디스이즈게임과의 인터뷰에서는 연재 재개 의지를 보였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리가 되면 시작할 생각이다. 라그나로크는 게임이 나오고 만화와 같이 병행하다가 중단했었다. 게임이 나온 뒤부터는 만화 연재량도 줄고, 만화에 신경을 쓰다보면 게임이 부실해지더라. 두마리 토끼를 잡기가 힘들었다.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다. 한쪽이 정리가 되어야 만화를 시작 할 수 있을 것 같다. 언젠가는 꼭 다시 연재를 시작할 생각이다."
문제는 이게 2007년 인터뷰인 것이다. 작가의 재연재를 바라는 사람들은 작가에게 파산신이 내려오길 비는 것이 빠를 듯 싶다.
4. 게임화
라그나로크 온라인으로 개발되었으나 원작 만화와는 큰 연관성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라그나로크는 퀘스트 중심의 게임이 아니었으니 원작 만화의 스토리를 녹여낼 요소가 없었다. 기껏해야 세계관적인 요소만 따 왔을 뿐이다. 퀘스트적인 요소를 추가하면서 일부 원작 스토리의 요소를 따 오긴 했지만 메인 스토리 퀘스트가 있는 것도 아니었던지라 미미한 부분뿐이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것이나, 만화의 캐릭터명을 서버명으로 한 것이나 여러모로 리니지와 비슷.5. 등장인물
5.1. 주인공 일행
- 케이아스 케이안(발두르)
- 아이리스 아이린
- 펜리스 펜릴
- 로키 로크
- 리디아 더 씨프 : 자신을 트레져 헌터라고 지칭하는 좀도둑. 꼬리가 두 개 달린 고양이 세스를 데리고 다닌다. 부자가 되기 위한 수련을 떠난다고 해놓고는 영 벌이가 형편없다. 겉과 속이 다른 성격으로 겉으론 귀엽고 예의 바른 척 하지만 속은 음흉하고 잔꾀만 부리려 한다. 케이아스 일행을 발견하고 도둑질을 하다가 발각되어서 그걸 계기로 연행되지 않기 위해 케이아스 일행과 동행한다.
5.2. 적대 세력
- 사크라이 파크라이
- 토르
- 이즈라필 & 아즈라일
5.2.1. 12발키리
여신 프레야의 친위대.- 로리타 엔젤레스 : 외모는 리본에 드레스를 입은 소녀형이지만 1000년 이상을 살아온 서큐버스다. 째진 눈을 하고 있고 기괴하게 생긴 인형을 들고 다닌다. 프레야의 곁에서 말없이 인형을 가지고 놀지만 가끔씩 툭 던지는 한마디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 하다. 주변의 지형을 이용하여 골렘을 만들어서 조종하고 거인들을 세뇌시키거나 인형에 마력을 주입해 공격하는 타입. 얼음같이 희고 창백한 피부를 가지고 있고 성격도 차갑고 냉정하다.
- 샤샤 R : 고대신들이 창조해낸 제 3의 생명체. 소녀형의 외모지만 전투 방법은 광역 학살 위주고 쥴리아나와는 달리 진화형 R 타입이다. 마인드 콘트롤이 불안정해 발키리들 사이에서도 요주의 인물로 꼽히고 있다. 등에 3개의 롱테일이 달려 있어 치유, 전부 정보 수집, 방어를 담당한다. 롱테일 각각의 이름은 퀸, 티보즈, 칠리.[7]
- 쥴리아나 : 루씰이라고도 부르며 고대신들이 창조해낸 제 3의 생명체인 프로토 타입. 금속의 몸체에 특수 인공피부로 뒤덮여 있다. 마법이 통하지 않으며 몸 속에 엄청나게 많은 무기들이 숨겨져 있다. 천공위성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작품 초반부에 로키와 대적한다.
- 제노비아 새디 프레이르
- 사라 아이린 : 갈색 피부를 가지고 있는 발키리. 작품 초반부에 펜릴을 추적하다가 페이욘 마을을 접하게 되는데 다분히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페이욘 마을 주민들을 전멸시킨다. 아이리스의 아버지를 학살자라고 부르며 아이리스와는 배다른 자매라는 설정이 붙어있다. 주로 부적을 이용한 공격을 펼친다. 리사 칸 히멜메즈와는 같은 발키리지만 서로 적대관계이며 계략을 꾸며서 히멜메즈를 살해한다.
- 액슬 로즈 폰 크리스티 :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검신 제노사이더의 소유자. 8개의 검을 지니고 있으며 각각 지수화풍냉독성흑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조용하고 침착한 성격이며 갸냘픈 몸매에 큰 갑옷을 두르고 있지만 중량은 크게 나가지 않는다.
- 코넬리아
- 세이라
- 엘리자베스
- 리사 칸 히멜메즈
- 엘바 스트라이포스 : 천제 프레야의 곁에서 보좌하는 발키리 중 한 명. 평소엔 말이 없고 웬만한 경우에도 기품과 예의를 다한다. 전투에 별로 나서지 않지만 참여할 경우엔 지옥의 마신이나 몬스터, 다차원의 천사를 소환하여 공격한다.
5.3. 중립 세력
- 후긴 : 주시자들 중 한 명. 평상시엔 까마귀의 모습을 하고 돌아다닌다. 키가 크고 머리가 길며 항상 검은 망토로 전신을 뒤덮지만 안에는 보디 스타킹을 착용하고 있다. 전면에 나서서 말을 하지 않으며 무닌을 옆에서 보좌한다. 물리 공격의 최고수인 미스틱 클래스며, 지상에 있는 모든 무기들을 사용할 줄 알고 필요하면 아공간에서 무기를 소환하는 능력을 부린다.
- 무닌 : 주시자들 중 한 명. 후긴과 함께 다니며 역시 까마귀의 모습을 하고 돌아다닌다. 짧은 머리에 작은 키를 하고 있으며 깃털을 두른 망토를 입고 다니고 안에는 보디 스타킹을 착용하고 있다. 모든 계통의 마법에 정통하고 정보과 지식을 갖춘 세이지 클래스다. 주인공 일행을 항상 주시하고 있으며 방향을 제시해주거나 필요할 땐 곤경에 빠뜨리기도 한다. 과묵한 후긴과는 달리 항상 타인에게 말을 거는 쪽은 무닌이다.
[1] 참고로 연재 전에 공개했던 제목은 '신검전설 라그나로크'였다.[2] 악당 사크라이가 마사루 캐릭터 화가 되어서 춤추는 장면같은 것도 있다.[3] 원작만화의 게임화 분야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리니지의 신일숙과 바람의 나라의 김진도 이명진만큼 벌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4] 재밋는 건 96년 주간 찬스가 창간되면서 창간호 별책부록으로 준 것이 바로 라그나로크 일러스트가 삽입된 노트였다. 대원씨아이와 학산이 같은 계열사라 가능했던 모양.[5] 정말로 추악한 양아치 짓이다. 라그나로크가 애장판 나올 만큼의 인지도나 인기를 가진 작품이 아니었으나 미완결 작품을 애장판으로... 얼마 남지도 않은 팬들을 모욕한 처사. 형민우의 프리스트도 비슷한 짓을 했다.[6] 토가시는 진짜 건강문제도 있고 1년에 한 권씩 책을 내고는 있는데, 이 작가는 그런 일조차 못 한다.[7] 티보즈와 칠리는 걸그룹 TLC의 멤버 이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