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1. 요식업계를 관통하는 메시지
세리자와를 포함한 작중 인물들의 발언들은 쉽게 납득할 수 있을만큼 상식적이지만, 요리만화 장르의 전반적인 톤을 감안하면 매우 냉정하고 현실적이기도 하다. 특히 현실에서 소위 '마니아' 계층이 생각하는 요식업계와, 프로들이 밥벌이를 하고 수익을 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요식업계의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를 거침없이 파고드는 편이다.예를 들면 마니아만 알고 있을 법한 "싸고 맛있는 집"은 사실 "싸고 맛도 없는" 경우지만 분위기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던가 등등. 한식으로 예를 들면 냉면이 있다. 본격적인 냉면은 육수, 계란, 편육까지 굉장히 많은 재료와 정성이 들어가는 음식이다. 재료값과 품값, 인건비, 임대료 등을 생각하면 그릇당 만원 씩은 받아야 할 정도. 그런데 이걸 4천원에 판다면 당연히 육수에 미원을 쓰거나, 계란을 미리 삶아내거나, 육수용 고기를 그대로 편육으로 올리는 등 원가를 깎아서 가격을 맞춘 것이다. 그렇다고 제대로 만들어서 원가를 받으려고 하면 대부분의 서민들은 비싸다고 안 가는 것도 모자라 '돈을 벌 생각만 말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려는 진심을 보여라'라며 쉬운 소리만 일삼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싸고 맛있는 가게는 존재할 수 없다.
- 아무리 환상의 레시피라도 주방, 특히 프랜차이즈에서 소화하지 못하면 삽질이다.
- 한 수 뒤지는 레시피라도 목(자리)이 좋으면 팔린다.
- 그렇다고 목만 믿고 고객 수요(+장사 시간대)를 파악하지 못하면 삽질이다.[1]
- 손님은 기본적으로 식사를 하러 온다.
- 새롭고 독특한 맛 만큼이나 안전하고 익숙한 맛도 중요하다
- 싸고 맛있는 요리는 없다. 맛은 재료의 품질과 가격에 비례한다.
- 좋은 재료라도 가격이나 수급에 문제가 있으면 오히려 민폐다.[2][3]
- 단골(혹은 마니아)의 친목질이나 훈수질에 휘둘리면 망한다.[4]
- 손님의 마음은 들어와서 기다릴 때와 밖에 서서 기다릴 때가 다르다.[5]
- 맛 이전에 이미지와 정보를 제공할 것.[6]
- 전통적인 맛의 실체는 대개 추억보정이다.[7]
- 지방 명물요리는 대충 지방의 특산재료만 집어넣은 창작품보다 원래부터 지방민들이 애호하던 것이 더 띄우기 좋다.[8]
- 어떤 식으로 장사를 하더라도 꾸준히 수익이 나온다면 정답이다. 그러나 사기를 치는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의 신뢰도를 위협할 수 있다.
- 맛 뿐만 아니라 위생, 서비스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 음식점의 가장 큰 흥행요인은 맛도 가격도, 입소문도 아닌 입지이다. 가게의 입지 상황에 따라 판매전략도 달라지며,[9] 입지가 좋은 가게는 다른 요소가 조금씩 부족해도 커버가 된다.
마찬가지로 체인점은 무조건 맛이 떨어진다는 식에 대해서는 결국 요식업계는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요리라는 제품이 아닌 음식점에서 받는 서비스로 그 성질이 바뀐다고 말한다.
- 체인점이란 환상의 맛이 아닌, 언제 어디서나 균일한 맛을 제공하는 것. 같은 품질의 재료를 모든 체인점에 균등하게 제공하고, 아르바이트생도 만들 수 있는 쉬운 레시피를 최적화된 오퍼레이션으로 구현해야 한다.
- 체인점의 이상은 무리해서 100점 만점의 맛을 노리는 것보다, 80점 정도의 개성있고 균일한 맛을 만드는 것이다. 장인보다 맛은 떨어져도 프랜차이즈만의 장점을 이용해 접객이나 인테리어 등을 통해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10]
- 체인점 관리 또한 잘 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계약서 작성은 필수이고 지점이 잘 운영되는지 자주 확인해야 한다.[11]
1.2. 일반 업계에도 먹히는 메시지
세리자와가 충고하는 내용 중 일부는 아래와 같이 요식업계를 넘어서 거의 모든 업계에 통용된다.- 전통이나 인정을 이유로 옛 방식을 고집할 수는 없다.
- 직원들이 '전통'을 핑계삼아 나태해졌다면 과감히 잘라내야 한다.[12]
- 서민/동네식당이라는 이유로 이윤이 남지 않는 가게를 운영할 수는 없다.
- 직원의 이익이 반드시 가게의 이익과 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
- 1차적으로 가게의 운영을 담당하는 직원이래서 가게 전반의 운영을 더 잘 한다고 할 수는 없다.
- 남들처럼 하면 남들처럼 망한다.
- 손님이 원하는 것을 낸다. 단, 자신의 주관을 잃지 말아야 한다.
- 작업을 빠르게 하는 것도 프로의 조건 중 하나이다. 같은 결과를 낸다고 하면 품이 적게 들어가는 쪽을 택한다.
- 대기업의 필승법이 있다.[13]
- 좋은 건 무조건 팔린다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걸 내세우는 방법이 중요하다.
- 가격이라는 것은 상품의 고급스러운 연출에도 사용된다.[14]
- 손님은 신이 아니다. 손님도 인간이며 서비스 용역을 제공하고 대가로 돈을 받는 동등한 비즈니스 관계일 뿐이다. 물론 현실적으론 경제적 대가를 제공하는 손님이 우위에 서며 손님의 수요를 만족시키는 것이 서비스업의 본질이긴 하나, 그 구도를 일방적인 상하관계로 착각한다면 손님이 아닌 손놈이 등장해도 한없이 휘둘리고 정상적인 사업 진행이 불가능하다.
- 마찬가지로 직원은 가족이 아니며 사장은 부모가 아니다. 직원과 사장 역시 돈을 매개로 이어진 평등한 비즈니스 관계이다. 가족같은 분위기, 직원을 부모처럼 챙겨주는 사장, 자기 사업인 것처럼 팔 걷어 붙이고 먼저 나서는 직원은 척 들으면 이상적이지만 현실은 이상세계가 아니며 이런 구도는 백중 구십구는 블랙기업으로 향한다. 직원은 가족이며 내가 책임져야 한다며 임하는 사장은 사업이 부딪히는 수익률, 원가절감, 경영 어려움 등의 난국에 신경질적으로 변하며 직원을 더 채근하고 쥐어 짜게 된다.
1.3. 마니아와 프로의 관점 차이
세리자와가 후지모토에게 간간히 던지는 독설 겸 충고는 뼈를 찌를 정도로 날카롭다. 이유는 마니아와 프로는 음식에 대한 접근법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마니아는 가볍게 즐기는 것에서 출발한다. 즐기면서 대상에 대해 좀 더 심도있게 접근하게 되고, 점점 본질을 파고 든다. 그렇게 유사한 대상을 반복적으로 접근하다보면, 분석하고 해석하는 통찰력이 형성된다. 부가적으로 관련 분야에 대해 이론을 숙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보는 눈이 제법 완성되면 자신의 실력이 남다르게 성장했다고 믿게 된다. 이것이 마니아의 본질이다.반면에 프로는 팔아야 살아남기 때문에 '자신'보다는 경쟁자나 입지, 접근도, 손님의 평가 등이 더 중요하다. 마니아가 편하게 완성된 것을 해석하는 반면, 프로는 현실에 바로 노출된 채로 결정을 내려야 하며 그 결과물은 소비자들에게 냉혹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 결과물이 보통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우선 시간이 무한정 주어진 것도 아니며, 실패할 땐 빚지고 망하거나 겨우 간판만 유지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아무리 요리가 맛있어도 얼마든지 실패할 수 있으며,[15] 반대로 평범한 요리를 가지고 크게 대박칠 수 있는 것이 프로의 세계이다.
이것이 세리자와가 퍼붓는 독설의 속뜻이자 성공의 핵심이다. 작품 전체에서 현실과 이상의 쓰디쓴 차이점을 라면점주들의 고생하는 스토리들을 통해 꾸준히 전달하는데, 이를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것이 가끔 나타나서 던지는 세리자와의 한 두 마디이다. 굳이 라면가게 뿐이 아니라 다른 요리가게에서도 숙지해야 할 굉장히 날카로운 지적들이며, 현실에서도 통용되는 주옥같은 말을 전해줄 때가 있다.
1.4. 마니아/오타쿠에 대한 냉정한 시각
이처럼 라멘 종사자 가운데에서 프로와 아마추어를 명확히 나눈 것도 이 작품의 특징이지만, 더 나아가서 이 작품은 마니아, 그 중에서도 오타쿠에 대해 매우 냉정한 시각을 견지한다. 20년대 들어 이른바 패션오타쿠들이 유입되고 오타쿠의 의미의 폭이 넓어지면서 비하적인 의미가 많이 희석됐지만, 라면요리왕이 연재되었던 90년대 말에 오타쿠는 마니아를 더 낮게 깔고 가는 멸칭이었다는 점에 있다. 즉, 작중에서 말하는 라면 오타쿠는 요즘 시점에서 말하는 씹덕 내지는 좆문가 수준의 표현인 것이다. 주인공인 후지모토부터가 라멘 마니아이면서도 정작 본인은 마니아나 오타쿠로 취급받는 것을 매우 기피한다. 후지모토에게 전국적 유명세를 안겨준 계기가 된 '라멘 마니아 킹'도 후지모토가 자의로 출정한 것이 아니었으며, 그 이유도 "그런 데에 나가면 라멘 오타쿠같이 보여서 꼴불견이라고요."였다.이 작품에서 라멘 애호가는 마니아와 오타쿠로 철저히 구분되는데, 주인공 후지모토는 일단 이 분류 하에서 '라멘 마니아'에 속한다. 마니아는 기본적으로 요리에 대한 지식이 충분하며 미각도 일반인 이상이라 한두 모금을 먹는 것만으로 사용된 재료를 바로 분석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지만, 어디까지나 요리에 대해서만 잘 알고 가게 경영에 대해서는 일반인 수준의 지식을 가졌기에 직접 라멘집을 운영할 경우 여러 현실의 장벽에 부딪힌다. 세리자와가 말하는 '라멘 매니아의 한계' 또한 여기서 기인한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라멘 매니아는 그냥 라멘 좀 좋아하는 특이한 사람일 뿐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보다도 못한 '라멘 오타쿠'로, 이들은 라멘을 좋아하는 것 이외에는 전문적인 지식도, 천부적인 미각도 없으며 그저 라멘 가게에 매일같이 찾아와 매상을 올려주는 손님에 불과하다. 하지만 라멘 오타쿠는 기본적인 사회인으로서의 자격이 결여됐기 때문에,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을 자각하지도 못하면서 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그렇다보니 지식도 미각도 형편없는 주제에 무턱대고 음식을 논하고 점주를 공격하다가 진짜 전문가인 후지모토나 세리자와 같은 사람들에게 팩트로 처맞고 찌그러지는 일도 부지기수다. 후지모토는 '라멘 마니아 킹'에서 우승한 후 전국의 라멘 오타쿠의 우상이 되었으며 실제로 압도적인 영향력을 얻게 되었지만 정작 본인은 이런 최소한의 사회성도 없는 놈들과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고,[16] 세리자와는 첫 등장에서도 말했다시피 이들을 그냥 맛을 아는 매니아에게 대접할 은어 라멘을 만들 비용을 갖다바치는 일벌이자 라면 처먹는 것 외엔 할 줄 아는 게 없는 단세포 생물로 비하할 정도이다.
보통 소년만화의 경우에는 주인공이 프로가 아닌 마니아의 입장에 서서, 프로 업계의 병폐를 공격하거나 프로의 명함만 갖고 주인공의 실력을 무시하는 인간 쓰레기들을 실력으로 참교육하는 패턴이 정석으로 자리잡았지만,[17] 오히려 라면요리왕의 경우에는 마니아인 후지모토가 하루라도 빨리 프로가 되려고 노력하며 마니아/오타쿠 취급받는 것을 극혐한다는 점은 소년만화의 패턴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신선한 사례이다. 이는 작품의 특징이 '요리'보다 '경영'에 주목하는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마니아와 오타쿠의 라멘 담론은 현실을 모르거나 알고서도 무시하는 철없는 떼쓰기로 여겨지며 실제적인 솔루션을 찾는 것을 더 중시한다. 마니아인 후지모토보다 프로인 세리자와가 오히려 인기를 끄는 것도 이러한 특성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다만 20년이 지나고 재연재된 3부 라면재유기에서는 유튜브나 SNS 등 아마추어라도 쉽게 대중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된 것을 반영해 라멘 마니아들의 유튜브 활동 또한 등장하였고, 그 중 나름 전문성을 확보한 유튜버인 이타쿠라 카즈후미와 같은 마니아의 경우에는 세리자와도 그럭저럭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도 보인다. 물론 이마저도 어디까지나 카즈후미가 최소한의 전문성을 갖고 있기에 존중하는 것이지, 그 외의 오타쿠들에 대해서는 세리자와는 여전히 철저하게 선을 긋고 프로 이하의 존재로 보고 있다. 3부 최신간에서도 세리자와가 카즈후미를 보고 라오타에 대한 인식을 고칠 뻔하자마자 바로 점주에게 훈수질을 하려 드는 한심한 좆문가들이 또 등장한다.
[1]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미식을 원하는 손님도 있지만, 궁극의 맛까지는 아니어도 부담없이 끼니를 때우기만 하면 충분한 손님이 많은 법이다. 이 에피소드의 배경은 지하철역이었는데 출퇴근하는 회사원 등의 유동인구가 많다보니, 맛은 후지모토보다 세리자와가 더 높았지만 손님 숫자가 비슷했다.[2] 후지모토가 만드는 대부분의 라면. 특히 식당의 메뉴로 올릴 첫 쇼유라멘 대결에서 계절에 따라 크기와 맛, 공급량이 달라지는 전어를 재료로 한 탓에 재료 공급에 대한 쓴소리를 들었다. 사실 이 편에선 세리자와 또한 자신의 가게에서 사용하던 말린 은어를 썼는데, 그것이 특수 주문이라 라면이 주력이 아닌 곳에선 쓸 수 없다는 문제점을 누구보다 빨리 파악하고 말린 가자미로 바꿨다. 하지만 후지모토는 세리자와에게 힌트를 들었음에도 끝까지 그것을 파악하지 못하여 세리자와에게 평가할 가치도 없다고 비난받았다. 실제로 세리자와 도 말린 은어를 사용한 라면에서 말린 은어의 수급시 생산량도 그렇지만 높은 가격이 발목을 잡기 때문에 계열 체인점들을 늘림으로서 은어 공급량을 늘려 원가가 절감되는 효과를 보려고 하고 있었다.[3] 후반에 아마미야 켄지가 2년간 숙성시킨 비장의 양념을 들고 나와서 그 세리자와도 파악하지 못할 정도였으나, 아마미야가 '2년 걸렸다, 이것밖엔 없다'며 본인 입으로 재료가 부족하다고 선언하는 바람에 상품으로 성립하지 못해서 참패한 적이 있었다.[4] 친목질이야 어느 정도 가게의 매상이나 분위기를 뒷받쳐준다는 점에서 좋긴 하다. 하지만 그게 도가 지나쳐서 전세 내듯이 행동하면 다른 손님의 유입에 방해가 되고, 더구나 훈수질은 남의 목숨이 걸린 장사에 장난치는 거나 마찬가지다.[5] 가게 밖에서 줄서서 기다리는 손님은 대기시간이 길수록 흥하는 집이라 생각하여 기대치가 오래 가지만, 가게에 들어와 앉아서 기다리는 손님은 마땅히 받아야 할 서비스가 늦어진다고 생각하여 불만을 품는다.[6] 가게 이미지에 대한 언급은 세리자와가 자주 언급하는 부분 중 하나. 특히 라면서유기에서는 아무리 허름한 가게라도 청소라도 반질반질하게 하면 이미지가 달라진다고 언급하기도 했다.[7] 경제사정, 소비자의 입맛, 취향과 다양성 등이 상향평준화될수록 요리 역시 손님들의 기준에 맞추어 재료, 조미료, 조리법 등도 상향평준화된다. 작중에서 구세대 중화소바와 현세대 라멘의 차이를 크게 예로 들기는 하지만, 역사가 긴 요리들도 대개 추억보정이 걸려있는 경우가 다수이며, 실제로는 이미지와 정보를 레트로하게 단장했을 뿐, 맛은 현대화된 경우가 많다. 특히나 가난을 겪었던 과거사를 가진 나라(1950-60년대 한국, 1945-50년대 일본 등)의 사람들이 어려웠던 시절 추억의 맛을 이야기하면 그 당시의 맛은 저질 재료에 조미료를 써서 맛을 속였을 가능성이 크다.[8] 실제로 작중에서 지방 명물요리를 개발한답시고 라멘에다가 재료만 지역 재료를 넣어서 만든 요리를 지방 명물로 띄우려는 사람들이 나오는데(이런 요리를 관광라면이라고 하면서 꾸준히 비판한다), 오히려 지방사람들이 원래부터 간식으로 찾던 돈야키(야키소바 부침개)나 역사가 짧아 도쿄식 뉴웨이브계 라멘이 선택받는 에피소드들도 등장한다.[9] 유동인구가 많거나 경쟁이 심한 곳은 다른 가게보다 경쟁력있는 모습을 갖춰야 하기에 가격을 낮게 잡거나, 독특한 맛이나 화제성 등으로 가게의 개성을 어필해야 하지만, 유동인구가 적은 곳에서는 가뜩이나 적은 손님을 가려받는 자살행위가 되며 이런 곳에서는 뻔하고 평범한 음식이 더 잘 팔리기에 개성보다 보편성을 중시해야 한다.[10] 그래서 쇼코가 무심결에 '프랜차이즈 맛이 고만고만한 것은 그래서인가'라고 했다가 눈총을 받기도 했다. 물론 후지모토는 주인공 보정으로 향미 소금 단 하나로 쉬운 레시피와 최적화된 오퍼레이션을 동시에 충족시켰지만, 그러면서도 프랜차이즈 나름대로 개선방안을 생각하고 있음을 깨닫고 체인점 사장에게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11] 체인점 계약에서 고액의 위약금을 걸어두는 것도, 점주의 부주의에 의한 이미지 저하는 물론이고 레시피 유출부터 수익 및 재료 횡령 등의 부정행위를 막기 위함이다. 실제로 작중에서도 의뢰인을 등쳐먹은 지점장이 구두계약이라 증거도 없고 기억이 안 난다면서 본점장을 엿먹이고 튀었다. 나중에 아마미야를 이용해 자기가 원조라며 본점을 가로채려고 했다가 아마미야가 제 꾀에 빠지는 바람에 실패했지만.[12] 특히 본작에 나온 에피소드는 죽은 사장의 마음가짐을 핑계삼아 최대한 놀고 먹으면서 월급은 월급대로 타가는, 세리자와의 표현대로 인면어였다. 그 와중에 세리자와의 명대사도 있는데 "그래서 말하잖나, 눈물은 단순한 체액일 뿐이라고."[13] 동시에 간단하게나마 '대기업의 필승법'이 왜 자주 나오지 않는지도 언급된다. 한마디로 말해 '돈이 무지 많이 들기 때문에 대기업만 할 수 있지만 또 그렇기에 대기업 또한 쉽게 선택할 수 없다'는 것.[14] 세리자와 타츠야 항목에서의 핏콩 짤 에피소드다. 자신의 라멘을 베낀 더 저렴한 카피라면에 대항하여 카피하지도 못할 수준의 업그레이드 된 고급 라멘을, 적절한 신비감을 조성하는 홍보를 통해 기대감을 포장시켜 더 비싼 가격에 팔아 승리했다. 더불어 역으로 상대방 카피 라면을 카피해서 카피라면보다 더 저렴한 라면까지 출시, 상대방을 완전히 침몰시켰다.[15] 작중에서도 세리자와의 은어라멘은 맛잘알들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만큼 은어의 풍미를 살리고, 맛있게 재조합하여 완벽에 가까운 요리를 만들었으나 초기에는 장사도 안될 뿐더러 맛에 민감하지 않은 일반인 손님에게선 "흐릿한 맛의 라면"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었다. 덕분에 망하기 직전이었지만 홧김에 넣은 라드에 사람들이 반응하며 성공궤도에 오르게 되었고, 스스로도 자신이 바랐던 이상적인 라멘보다 운이 좋아 얻어걸린 케이스라며 자책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16] 라멘을 연구한답시고 영업 중인 가게 내에서 과학실험 같은 걸 하거나 '돈을 냈으니 이건 내 면이다'라는 논리로 점주가 보는 앞에서 면을 팩에 담는 등 대놓고 민폐행위를 저지르던 오타쿠들이 있었는데, 코이케 씨의 상식적인 소리는 개무시하다가 후지모토가 라멘 마니아 킹임을 알자 데꿀멍한다. 물론 후지모토는 '저딴 것들에게 인정받기 싫다'며 질색한다.[17] 자세히 보면 일반적인 액션 만화의 힘을 숨기는 주인공+아웃사이더 클리셰와 똑같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가령 판타지 액션 만화에서는 특정 세력에 속하지 않은 독고다이형 주인공이 유명 기사단이니 길드니 하는 세력을 박살내고 다니는 전개가 많은데 그 주인공을 마니아에, 박살나는 세력을 (자칭) 프로에 대입하면 들어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