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23:43

려(어미)


1. 개요2. 기원3. 선행/후행동사4. 어미 결합 관계5. 변이형
5.1. '-ㄹ려-'5.2. '-ㄹ라-' 전국 방언5.3. '-려' → '-ㄹ래야'
6. 일본어와의 비교7. 관련 문서

1. 개요

'-(으)려고'는 앞 동사의 어간(語幹)[1]에 붙여 '의도'를 나타내는 어미이다.

매개모음이 개재되는 어미이다. 매개모음의 개재 조건은 매개모음 문서 참고.

2. 기원

역사적으로 선어말어미 '-(으)리-'와 확인법 선어말어미 '-거-'가 합쳐지고 'ㄱ'이 약화되어 '-려'가 형성된 것으로 본다.

'-려고'의 '-'가 인용 어미 '-고'라는 주장도 있는데, 일단 생략의 양상이 비슷하긴 하다.
"철수가 공부하려(고) 했다" / "너 공부하려고?" (생략 불가)
"철수가 공부한다(고) 했다" / "너 공부한다고?" (생략 불가)
역사적으로는 '-려고 하다'보다 '-려 하다'가 더 먼저 등장하였다.

3. 선행/후행동사

'의도'의 의미 속성상 계사 '이다'와 형용사에는 쓰기 어렵다.

의미상으로는 '- 가다/오다/다니다'와 비슷하지만 '-'는 이동 동사에만 쓸 수 있으며, '-려고'는 반대로 이동 동사에는 잘 쓰지 못하는 속성이 있다.

'-려고 하다'는 '-려고' + '~하다'("좋은 대학에 가려고 공부를 열심히 했다")와 같이 목적을 나타내는 복문 구성에서 문법화된 것으로 보인다. '공부하려고 생각했다' 등. 얼추 '-려고 마음을 먹었다' 정도의 의미가 '-려고 했다'로 굳어진 듯. 그에 따라 '-려고 하다'의 '-려고'는 복문 '-려고'와는 달리 생략할 수 없게 되었다.

4. 어미 결합 관계

  • -려는
    관형형 어미 '-'와 결합하여 '-려'으로 쓸 수도 있다. 사전적으로는 '-려고 하는'의 줄임으로 처리된다.
  • -려는지
    어미 '-는지'와 결합해 '-려는지'가 되기도 한다. 간혹 '-련지'로 줄어들기도 한다. 이 역시 '-ㄹ란지'로 바뀌기도 하는데, 비슷한 형식인 '-ㄹ런지'가 있어서 혼동된다. '-ㄹ런지'는 '-+--(~-더-)+ㄴ지'에서 온 것이지만 오늘날에 사전적으로는 '-ㄹ지'로 오분석되었다.[2]
  • -려야
    '-어'와 결합하여 '-려야'가 되기도 한다. 아마도 "뛰어봐야 벼룩이다"에서와 같은 비관여적 조건의 '-어야' 같다. 관용어구 '-려야 - 없다'는 이 어형에서 나왔다. '-려고 했으나 -ㄹ 수 없다'로, '시도는 해보았지만 불가능하다'라는 의미. '떼려야 뗄 수 없다'라는 표현이 유명하다.
  • -련다
    '-련다'는 '-려 한다'가 합쳐진 듯하다. "집에나 가련다" = "집에나 가려 한다". 후자가 '-다'가 구어로 거의 쓰이지 않는 것과는 달리, '가련다'는 구어로 '-다'가 자주 쓰인다. 의문형으로 '-련지' 등도 있다.
  • -려니, -려다(가)
    그 외 '-(으)니', '-다(가)'가 결합한 '-려니', '-려다(가)' 등이 쓰인다.

후술하듯 모든 결합형에서 '려'가 'ㄹ라'로 바뀌는 변이형이 존재한다. "갈란다"("갈련다"), "뗄래야 뗄 수 없다"("떼려야 뗄 수 없다")

5. 변이형

5.1. '-ㄹ려-'

서울 사투리 및 인천을 포함한 경기 서부 방언권에서는 '-려고'가 아니라 표기적으로 ㄹ이 첨가된 '-ㄹ려구'가 나타난다(떼려고→뗄려구).

이런 현상의 원인은 추측건대 어간 종성이 ㄹ인 용언 뒤에서 초성 ㄹ로 시작하는 어미가 설측음이 발음되는(ex: 만들려고) 현상이 다른 동사 어근까지 확장된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역형성으로도 볼 수 있다.
법은 시민을 다스릴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 법은 시민을 다스리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O)

5.1.1. 과도교정

앞서 언급한 표기적 ㄹ 첨가(설측음화 현상)의 반작용으로, 해당 현상을 지니고 있는 화자가 ㄹ을 빼 표준어로 교정하는 과정에서 본래 어근 종성에 있던 ㄹ까지 빼버리는 과도교정이 일어나기도 한다.
만들다 → 만들- + -려고 → 만려고("만들려고"가 맞는 표현)
팔다 → 팔- + -려고 → 려고("팔려고"가 맞는 표현)
드라마 블랙(OCN)에서 고아라가 송승헌이 어릴적 살았던 집에 찾아가서 "아직도 여기 사려나?"로 발화한 예가 있다.

5.2. '-ㄹ라-' 전국 방언

경기 방언을 포함한 육지의 모든 방언은 대부분[3]은 '-(으)ㄹ라고'가 쓰인다.

서울 방언에서는 '-(으)ㄹ려-~(으)ㄹ랴-~-(으)ㄹ라-'가 쓰이며, 나머지 대부분 지역은 '-(으)ㄹ라-' 하나만 쓰이는 것이다. '-(으)ㄹ려-'는 서울 주변만 사용하는 소수 어형이니 전국에서 쓰이는 '-(으)ㄹ라-'에 먹혀 곧 사라질 수도 있다.

이 어형은 명령형 '-(으)라', 인용형 '-고'의 조합인 '-(으)라고'와 꽤 비슷해졌다. 'ㄹ' 받침으로 그나마 구별되지만, '-ㄹ다' 동사이면 모양이 똑같아진다(ex. 거기 살라고 해 - "거기 살려고 해" or "'거기 살아'라고 명령").

5.3. '-려' → '-ㄹ래야'

떼다 → 떼- + -ㄹ래야 → 뗄래야
'-ㅓ야'가 'ㅐ야'로 나타나는 점은 '하다'의 여 불규칙 활용과 음상이 다소 유사하다. '이러해야', '어떠해야'가 '이래야', '어때야'로 줄어들었듯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도 있고, 위 '-ㄹ라고'가 ㅣ 역행 동화한 걸 수도 있다. '뗄래 뗄 수 없다' 식으로 쓰이기도 한다.

6. 일본어와의 비교

일본어로는 '-おう・と・する'로 인용 어미 '-고'(), 대동사 '하다(する)'가 쓰이는 양상이 한국어와 비슷하다. 단, 동사의 형태는 청유형 어미(-おう)와 비슷한 것이 차이점. 그래서 때때로 일본어에서 "-하려고 하다"의 의미로 쓰인 문장을 '하자고 하다'로 오역하는 경우도 있다.

7. 관련 문서



[1] "말의 줄기"라는 뜻으로 어미와 반대된다. 즉 '치솟다'에서 어미 '-'를 제외한 '치솟-'와 같은 부분을 말한다. 접사와 대립하는 어근과는 달리 '치-' 같은 복합어 내의 접사는 '어간' 개념상 따로 분석하지 않는다.[2] 관형형 어미 '-ㄹ'과 '-는'은 시제상 계열 관계에 있기에 서로 통합할 수 없다.[3] 북한 포함. 제주와 함경도 제외. 제주어는 '-젠/젱'이 쓰인다. 동북 방언은 '-자구~-쟈구'가 쓰인다. 이 둘의 기원은 서로 다르지만 '-(으)려고'와 달리 둘 다 인용형에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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