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루 |
Roux
1. 개요
프랑스 요리에서 밀가루와 버터를 같이 가열하여 만드는 소스의 재료. 어원은 "적갈색"을 나타내는 동일한 철자의 단어 'roux'이다. 버터를 가열하면 색이 짙어지기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프랑스, 이탈리아 요리를 할 때 루 만드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2. 제법
버터 한 덩이에 같은 무게[1]의 밀가루를 넣고 볶아 만든다. 블론디 루, 화이트 루, 브라운 루, 퀵 루 등등 종류가 꽤나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볶는 정도에 따라서 분류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리법은 같다. 화이트 루는 녹인 버터에 밀가루를 섞는 수준이지만, 브라운 루부터는 색이 날 때까지 볶아야 한다.볶을 때에는 냄비 바닥까지 닿는 주걱을 사용하고, 타지 않도록 무조건 약불에서 볶아야 한다. 불 세기가 조금이라도 엇나가면 탄다. 아무래도 버터가 들어가기 때문에 타기 쉽다.
처음에 버터에 밀가루를 섞으면 마구 덩어리져서 초보자는 당황하기 쉽다. 덩어리지건 말건 타지 않게 주의를 기울이며 천천히 계속 저으며 볶아주자. 버터가 열 때문에 녹으면서 다시 잘 흐르는 걸쭉한 모습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밀가루를 버터로 볶아 조리한 것이라는 점에서 비스킷이나 빵가루 등을 볶아 루로 쓰기도 하는데, 역사로 보자면 프랑스에서 루 소스 제조법이 정형화되기 이전에는 이렇게 조리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2] 루 소스의 제조법이 자리잡은 이후에도 랍스카우스(lobscouse)라는 이름으로 야전이나 야영 시 국물음식을 제조할 때 보존식인 비스킷이나 건빵을 루로 쓰는 기조는 유지되었고, 일반 가정에서도 먹기 곤란하게 굳어진 빵이나 남겨진 빵껍질과 빵부스러기 등을 사용하였다.
카레가루로 루를 만들 때는 버터에 밀가루를 넣고 볶는 것은 동일하나 카레가루의 양이 다르다. 카레를 많이 넣으면 맛이 진해지고 적게 넣으면 연해진다. 제대로 하려면 강황을 비롯한 온갖 향신료를 밀가루 대신 때려박아야 되지만 카레가루만으로도 맛이 충분히 난다.
3. 사용
프랑스 가정 중에는 루를 대량으로 만들어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필요 시 꺼내 쓰는 집이 많다고 한다. 국내 요리 프로그램에서 루를 만들 때도 장기 보관이 되니 만들 일이 있으면 많이 만들어놓고 한번에 쓸 분량을 나누어 냉장고나 냉동고 보관을 해서 하나씩 꺼내서 쓰면 좋다고 소개한다.주로 쓰이는 용도는 수프(치킨알라킹 - 화이트 루를 쓴다)나 각종 소스류(크림 소스 같은 거)를 만들 때 쓰인다. 이 중 화이트 소스는 화이트 루에 육수(broth)와 향신료를 넣어 졸여 농도를 맞춘 간단한 것이고, 브라운 소스는 브라운 루로 같은 일을 한 것이다.[3] 고기, 채소 건더기와 물(육수 또는 채수) 등 농도 맞출 것이 들어가면 수프가 된다.
아주 간단하게는 루에 우유를 넣어 농도를 맞추고, 한소끔 끓은 후 소금, 후추를 넣어 먹으면 그냥 크림 수프다. 토마토, 양파, 당근, 브로콜리 등 야채나 다진 고기를 그냥 넣거나 볶아 넣어도 좋고 토마토 퓨레나 케첩을 넣고, 넛멧 바질 월계수잎 파슬리 등 향신료만 알맞게 넣으면 양식에 같이 먹을 수프로 근사하다.
카레에도 쓰인다. 다만 적당히 넣어야지 안 그러면 카레도 느끼해지고, 소스에도 너무 많이 넣으면 크림 소스가 거의 쌈장 수준으로 변하고 수프도 강된장마냥 매우 뻑뻑해지게 된다.[4]
4. 기타
일본 음식점에서는 카레에서 쌀과 건더기를 제외한 소스 부분을 부를 때 루라고 부른다.[1] 부피로는 버터:밀가루 약 1:1.5[2] 드래곤 라자 초반부에 보면 후치가 샌슨보고 "비스킷 부숴뜨려서 냄비에 넣고 저어"라고 하는 게 이 스프 만드는 과정이다.[3] 간단한 만큼 잘 만들기 어렵다. 밀가루와 버터의 품질, 볶는 기술과 정성이 맛을 결정한다.[4] 해결법은 간단하다. 물 또는 우유를 좀 묽다 싶을 정도로 충분히 넣고, 거품기로 열심히 저어 덩어리를 풀어주며 알맞은 농도가 될 때까지 가열하며 졸인다. 다 될 때 쯤엔 나무나 실리콘 주걱으로 냄비 바닥을 긁어주며 저어야 눌어붙지 않음에도 주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