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8-17 09:52:58

마론 인형

1. 개요2. 배경3. 특징

1. 개요

1970년대 중반에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국산 육일 인형의 이름. 박스에 “마론 인형“이라고 적혀 있었다.
당시 국내에 마론같은 인형 완구는 전무했기에 여아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다.

2. 배경

1960~1970년대에 우리나라 여아들을 타겟으로 한 인형 완구는 저연령(미취학) 여아들을 위한 아기 인형 및 소위 ‘못난이 인형‘ 등의 유머러스한 장식용 인형이 전부였다. 한편 당시 일본의 경우 리카짱 인형이, 미국의 경우 바비 인형이 여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었는데, 국내 한 업체가 이에 착안해 리카나 바비처럼 사춘기~성인기 여성의 신체 비율을 가진 인형 완구를 출시했는데 그 제품명이 마론 인형이었다.

마론은 바비나 리카짱 인형의 데드카피, 즉 완전히 똑같은 짝퉁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당시 우리나라는 경공업 위주의 수출 무역을 하고 있었으며 미국 등의 외국 기업의 하청 제조는 우리나라의 주된 산업 중 하나였다(소위 보세 가공업). 때문에 일본 타카라나 미국 마텔의 하청업체가 제작한 바비 중 일부를 국내에서 마론이란 명칭으로 판매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추측밖에 할 수 없는 이유는 관련 자료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마론을 만들어 판매한 이들은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마론 인형을 갖고 놀았던 여아들이 현재 노년기에 접어들고 있을 정도다. 게다가 마론은 버젓한 기업에서 정식으로 발매한 제품이 아니라 영세 하청업체가 만든 바비 짝퉁이었을 가능성이 높아, “우리가 마론 인형을 만들었다“고 나서는 기업도 없다. 때문에 마론 인형에 대한 정보는 당시 이를 갖고 놀았던 사람들의 기억과 증언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제조 시대가 미상인 “마론인형“이 현재 극소수 남아있기는 한데, 이것이 1970년대 원조 마론인형인지는 알 수 없다. 당시에도 이미 육일인형을 일반명사처럼 마론인형이라 부르는 일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와토이“라는 곳에서 당시 소매가 500원으로 판매한 “마론인형“이 이것인데, 원조 마론인형인지, 나중에 나온 이름만 같은 인형인지는 불명. 1970년대에 원조 마론을 갖고 놀았던 분들의 증언에 따르면 새로와토이 마론인형은 원조 마론인형과 다르다고 한다.

3. 특징

마론 인형은 PVC 재질의 인형으로 약 30센티미터 정도로 컸으며, 팔다리가 속이 빈 PVC 튜브로 되어 있고 그 안에 철사가 들어있었다. 철사를 굽히면 팔다리의 형태가 잡히는 방식으로, 무릎과 팔꿈치 관절 역할을 철사가 대신한 셈이다.

바비나 리카짱 인형과 달리 마론은 액세서리가 전혀 없었으며 박스 안에 인형만 하나 들어있었다(옷은 입고 있었다). 때문에 당시 여아들은 마론을 갖고 놀 때 마론 전용 액세서리가 아니라 인간용 물품(머리빗 등)을 이용해야 했다. 따로 판매하는 인형의 집이나 바비모빌(승용차) 따위도 물론 없었다.

마론 인형의 특징(?) 중 하나로, 리카나 바비에 비해 머리카락이 좀 엉성했다고 한다. 리카나 바비는 웨이브가 “세트“된 머리카락을 갖고 있었는데, 마론의 경우 뻣뻣한 직모였다고 한다. 마텔의 하청업체가 만들었다면 바비와 머리카락이 똑같았을 텐데 왜 그랬는지는 수수께끼다.

이후 1980년대에는 우리나라 완구 기업들(영실업 등)이 쥬쥬(인형), 미미(인형) 등 제대로 된 국산 육일 인형을 출시하면서 마론은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최초의 여아용 육일 인형으로 당시 여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그 이름이 오늘날에도 남아있을 정도다. 일반인들은 잘 쓰지 않는 명칭이지만, 우리나라 완구 업체들이 오늘날에도 육일 인형을 흔히 ‘마론인형‘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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