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5 02:25:52

마이너스 금리

1. 개요2. 시행 목적3. 이론4. 현실5. 실질 마이너스 금리6. 과거의 마이너스 금리

1. 개요

Negative interest rate. 금리음수라는 뜻.

마이너스 금리를 가지는 금융상품에 돈을 넣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원금이 깎인다.

2. 시행 목적

개인이나 기업이 적극적으로 대출해서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는 각종 부양책을 꺼내든 다음에 나오는 극약처방이기 때문에 경기 부양이나 소비 진작같은 경기회복 자체보다는 어떠한 형태로든 시장에 돈을 풀어 디플레이션에서 빠져나가는, 즉 경기 불황 탈출을 최우선하는 정책이다.

3. 이론

이론적으로는 마이너스 금리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정책이다. 예금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로 원금을 손실보면서까지 예금을 하느니 그냥 집 안 금고에 현금을 쌓아두는 것이나 아니면 플러스 금리인 해외에 저축하는 것이 낫다. 실제로 마이너스 금리를 오래 유지한 일본의 노인층은 은행 대신 집에 돈/귀금속을 보관한다. 만약 은행이 필요하더라도 소액의 요구불예금만 넣어도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다. 100달러 지폐 100장 묶음을 10개만 보관해도 1억은 넘어가고, 빽빽한 밀도 덕에 부피도 작은[1] 1킬로그램 금 하나에 약 1억 2천만원 가치의 거액을 보관할 수 있다. 일반 가계 수준에서는 전재산을 금고 하나에 넣을 수 있는 셈이다.

만약 은행의 모든 고객들이 합리적으로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은행 창구로 달려가 요구불예금의 전액 인출을 요구할 경우 뱅크런의 가능성이 생기고 이로 인해 유동성 위기로 불안해진 은행에 마이너스 금리까지 지불하면서 예금을 맡길 고객은 없을 것이므로 뱅크런의 위기는 더 커질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의 경우 대출로 따지자면 반대로 빌리는 금액보다 갚는 금액이 더 적다는 말이 된다. 당연히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은행 입장에서는 손해이기 때문에 모든 은행이 합리적이라면 모든 신규 대출을 중지시키고 기존 대출의 우선 상환을 받는 것이 유리하고, 이 경우 은행에서 시장으로 풀려야할 돈이 돌지 않아 오히려 디플레이션이 커질 가능성이 생긴다.

결국 이론적으로 은행과 고객 사이를 오가는 현금의 흐름은 금리가 마이너스가 아니어야 위기가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 된다. 각국의 중앙은행 또한 이러한 이론을 모르는 것이 아니기에 웬만하면 금리를 0퍼센트 아래로 내리지 않고,[2] 만일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더라도 어느정도 의도한 효과를 보면 다시 제로금리로 전환하여 부작용의 발생을 최소화한다.

4. 현실

하지만 가계가 아닌 국가나 기업 규모라면 사정이 조금 다른데, 통화량 조절을 위해 실제 마이너스 금리 상품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 시장에 통화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돈을 은행이나 국채에 머물게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2008년 9월 세계금융위기 이후론 돈을 풀어 경제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국가 기준 금리를 마이너스로 돌려 은행이 적극적으로 돈을 풀도록 유도하는 국가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금리를 마이너스로 가장 먼저 내린 곳은 2012년 덴마크 중앙은행으로 기준 금리인 예금 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췄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이나 대부분의 중소기업, 돈을 조금씩 예치하는 개인 예금자에게 함부로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했다가는 이들이 은행이나 은행 관련 업체에서 돈을 대규모로 인출하는 뱅크런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은행, 국가에 관계없이 적용에 아주 신중한 편. 이럴 경우 캐리트레이드가 성행되어 자산 거품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덴마크에서는 2018년 이후로 예금적금 금리는 마이너스 금리로 이제는 보관료를 뜯긴다. 그리고 2019년, 덴마크의 마이너스 금리는 갈 데까지 가버려서 주택담보대출인 모기지론 금리가 마이너스 금리로 출시된다. 즉, 돈을 빌리면 매년 상환금액이 차감된다. 이러한 경우 은행에서 손해보지않도록 국가보조가 들어가고, 궁극적으로는 일시 대출을 분할 상환하게 함으로써 시장에 돈을 풀어주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2019년에 들어와 일본은행과 금융기관의 거래 뿐만 아니라, 심지어 기업이 시장에서 단기자금을 융통하는 기업어음(커머셜 페이퍼)에조차 마이너스 금리가 등장했다.

5. 실질 마이너스 금리

금리가 인플레이션 반영수치보다 낮아 원금의 가치가 하락하는 경우도 마이너스 금리라고 부른다. 이건 상당히 자주 있는 일이고 예금 대신 주식 혹은 투자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에 쓰이곤 한다.

계좌유지수수료 또는 보관료를 받는 경우도 실질적으로는 원금 가치의 손실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마이너스 금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참고로 스위스 은행까지 가지 않아도 계좌유지수수료나 보관료는 세계적으로는 특이 사례가 아니다. 은행에서도 계좌 개설 및 유지하는 데 비용이 들고, 그 비용을 고객에게 지불하라고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계좌 개설에 비용이 전혀 들지않는 한국이 특이한 사례에 속한다. 이는 한국의 과거 고도성장 및 역대 정권들마다 저축예금을 장려하고 그렇게 은행에 쌓인 돈을 기업의 저이자 대출로 활용하여 선순환을 최대한 유도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계좌 무료개설을 시행한 것이 이어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성장이 정체되고 저금리 시대가 오자 은행들 또한 계좌개설수수료와 보관료 추가를 고려하고 있지만, 이미 고객들이 이전까지의 관습에 익숙하기 때문에 자칫 원금 까먹는 은행으로 낙인찍힐 경우 뱅크런의 가능성을 낙관할 수만은 없어 전전긍긍하는 중이다. 한국 국내 은행의 경우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이 해당 정책을 시행중이지만, 실질적인 수수료 납부 고객은 많지 않다.[3]

6. 과거의 마이너스 금리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한 중앙은행은 2012년 덴마크 중앙은행으로 기준 금리인 예금 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췄다.

이후 유럽 중앙은행(ECB), 헝가리 중앙은행, 스웨덴의 스베리예스 릭스방크, 스위스 국립은행도 덩달아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였고 일본 중앙은행이 아시아 최초로 도입하였다.

[1] 한국표준금거래소에서 제작한 1kg 금괴는 60*110*8mm 크기로 50세제곱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스마트폰 1개 정도의 매우 작은 부피를 갖고 있다.[2]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지 않는 원칙으로 유명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등 여러 위기에도 제로금리를 유지하면서 무제한 양적완화를 하면 했지 마이너스 금리만큼은 하지 않았다.[3] 그 수수료도 사실상 창구이용수수료일 뿐더러, 프라이어리티 이상의 우량고객이 되지 않더라도 면제받는 방법이 다양한 편. 원래는 씨티은행 측에서 외국처럼 수수료를 부과하려고 했으나, 욕을 있는 대로 얻어먹고 절충한 케이스라는 뒷이야기가 있다. 물론 그 절충한 수수료에 대해서도 사람들의 눈초리는 곱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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