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3 02:29:28

맞을 짓

맞을짓에서 넘어옴
1. 개요2. 법적인 해석3. 예시4. 관련 문서

1. 개요

관용적으로 '어떠한 나쁜 짓을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할 말이 없음'을 이르는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2. 법적인 해석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 폭행죄
형법 제261조(특수폭행)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260조제1항 또는 제2항의 죄[1]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특수폭행

결론적으로만 따지고 보면 현대 한국에서는 완벽한 불법이다.

개개인의 잘못에 대한 형벌을 정의하는 형법은 근본적으로 "어떤 것이 그 짓인가"를 정의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태형이 있는 국가는 진짜로 국가가 타격 행위를 하는 셈이다. 다만 형법은 공법이고 처벌권을 국가가 독점한다는 특징이 있다. 어쨌든 국가(정확히는 국민들에게 권리를 부여받은 의회 등의 국가조직이)가 ' 짓'을 규정하고 실제로 (처벌을)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일반인의 경우 위법성조각사유에서 정당방위자구행위가 다루고 있다. 이를테면 칼 든 강도가 집에 침입했을 때 집주인이 강도를 팼다고 해 보자. 이 경우 법원에서 정당성을 따지게 되며 정당방위가 성립할 경우, 집주인은 강도에 대한 폭행죄, 폭행치상죄, 상해죄에 대해 무죄가 된다. 이는 법원에서 강도의 행위를 집주인에게 벌인 '범죄'로 봤다는 말이 된다. 갑이 빚을 진 을이 야반도주할 것을 알고 을을 붙잡는 과정에서 약간의 상해를 입혔다고 해 보자. 이 경우 역시 갑이 을에 대한 상해에 대해 법원에서 정당성을 따지게 되며, 자구행위 조건에 합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을에 대한 갑의 상해죄는 무죄가 된다. 이 역시 을이 그 짓을 했다고 인정한 법원의 판례가 된다. 실제로 위법성조각사유가 성립할 경우, 민사재판에서도 유리한 경우가 많으며 아예 배상책임이 없는 경우도 많다.

저항권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폭압적이고 비민주적인 정권에 대한 국민의 무력을 포함한 실력적 저항을 인정하는 사례이다. 그 과정에서 폭행죄와 상해죄, 명예훼손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범죄가 아니게 된다. 이 또한 국가권력의 '나쁘다고 인식되는 행동'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대표하는 사례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및 '민주화 유공자'가 있다.

3. 예시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쓰이는 용례를 보면
"거 좀 팰 수도 있지. 나쁜 걸 하니까 내가 패는 거 아니냐? 애초에 그걸 하지 않으면 되잖아."'
"법적 절차 좀 어기고 폭력 좀 쓰면 어떠냐 먼저 시비걸고 그런 놈을 잘만 응징하면 그만이지."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
이 단어는 범죄인 폭행의 합리화폭행 피해자에 대한 적반하장어그로를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3자가 특정 사건을 멋대로 결론내는 것에 함부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냥 그럴 만 하니까 그랬겠지'라고 아무런 판단 없이 피해자 비난 따위의 2차 가해에 사용되기 일쑤다. 피해자의 평소 행실이 안 좋았을 경우 소위 말하는 카더라 통신과 결부되어 위력이 배가 되며,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하지 않더라도 별 의미는 없다.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음에도 '~는 그럴 것이다'라고 무비판적으로 일반화하여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 표현에는 무비판적인 편견, 고정관념이 결부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이끌어낸다. 명심해야 할 것은 세상에 "맞을 짓" 따위는 없다는 것이며 '맞을 짓'이란 말은 이상한 말일 뿐이다.

이 말을 내뱉은 '당사자의 기준'에서 범죄임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그게 어떤 이유로 해당하는지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겨날 수 있다. 반대로 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행동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학교폭력, 직장 내 괴롭힘, 범죄, 짓궂은 장난, 설움을 주는 것, 상대방을 가볍게 여기는 것, 패드립, 술주정 등등.

어떤 일을 겪었든 벌을 줄 권한은 국가에만 있다. 자칫하면 사적제재(린치)가 되기에 법적 절차를 밟아 정당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법에 걸릴 수 있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 범죄와 패드립, 술주정 정도를 제외하면 언급된 잘못들 중 대다수는 조언과 충고로도 개선할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그렇게 안 될 수도 있고 오히려 더욱 심한 괴롭힘으로 돌아올 수 있으니 상황과 사람을 잘 봐서 선택해야 한다.

이 말을 악용하는 어른들은 아이의 사소한 잘못을 꼬투리 잡아 무자비하게 폭행한 뒤에 강압적인 말투로 맞을 짓을 했다고 우기기도 한다. 상대가 어린아이일 경우 수긍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런 아이가 커서 부모에게 역공을 가할 것이라는 예상은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다. 현실적으로는 부모는 아이가 크고 난 이후에는 어릴 때처럼 폭행을 가하지 않지만 아이는 계속 부모에게 억압당해 있다던가, 어찌어찌 정상적인 관계로 돌아간다던가, 서먹한 관계로 살아간다던가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맞을 짓이란 관념은 어떻게 보면 명확히 정해져 있다기 보다는 개개인에 따라 기준이 다르기도 하고 어느 정도 공감하는 기준이 있기도 하다. 상술된 여러 사례 중에서 패드립 같은 것은 많은 사람들이 맞을 짓으로 공감하기도 한다. 하지만 맞을 짓을 해서 때렸다는 수많은 사례에서 찬반의론이 갈린다거나 그게 그렇게 화날 일이었는지 공감하지 못하는데 때린 사람 본인만 그렇게 주장하는 경우도 많다. 이 관념 자체는 이 세상에 널리 퍼져 있지만 실제적인 쓰임새나 현실 적용 사례는 개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렇게 누군가에게는 진심으로 맞을 짓으로 여겨지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대다수 사람들이 맞을 짓으로 여기는 사례임에도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희한한 사례에서는 맞을 짓이라고 생각하기도 하는 등. 그러면서도 사실 극단적인 맞을 짓 반대주의자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굉장히 널리 퍼져 있는 개념이기도 하며, 또 맞을 짓 반대주의자가 살아가다 보니 맞을 짓이 있더라 하는 식으로 바뀌기도 하고 역으로 맞을 짓이 있다고 생각하던 사람이 맞을 짓이 어딨냐는 식으로 바뀌기도 한다.

어쨌건 이 같은 관념은 매우 널리 퍼져 있고 패드립 같은 몹시 보편적인 교집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개개인의 생각이나 가치관에 따라 그 스펙트럼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다루기 어려운 관념이다. 이 관념이 어떻게 생성되고 뭐 재생산되고 하는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도 말이다.

다만, 맞을 짓의 개념이 자기가 행한 일인가, 타인이 행한 일인가, 혹은 자기와 가까운 사람이 행한 일인가 등등에 의해 달라지면서 매우 탄력적으로 그 개념을 적용하는 사람들의 수도 결코 적지 않다.

애초에 한국이라는 국가가 엄연한 선진국인데도 불구하고 체벌이나 폭력에 지나치게 관대한 탓에[2] 이런 인식이 많이 퍼져 있다는 점도 깊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안타깝게도 저런 말을 주로 하는 사람이 바로 부모라는 것이다. 훈육이라는 적당히 듣기 좋은 핑계를 가져와서 본인들의 교육 과정에서의 과실이나 본인들의 완벽한 실수를 매 혹은 주먹으로써 덮고 있는 게 현재 한국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2010년대부터늨 상당히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암암리에 이뤄지는 등 갈 길이 상당히 멀고도 험한 상황이다.

4. 관련 문서


[1] 폭행죄존속폭행죄[2] 어찌 보면 진짜 사람을 패고 상처를 입힌 것이라 음주운전보다도 몇 배는 심각한 게 폭행이고, 실제로 법정형도 초범 기준으로 특수폭행이 훨씬 높지만 양 죄에 대한 인식은 천지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