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바탕으로 작곡된 주세페 베르디의 초기 오페라 중 하나로 이탈리아어로 발음할때는 막베트라고 부른다. 베르디와 절친했던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가 대본을 각색했으며, 1847년 피렌체의 페르골라 극장에서 초연하였다. 그 후 베르디옹이 파리 리리코 극장에 올리기 위해 몇 부분을 수정[1]해서 1865년에 다시 공연했다.[2]
다행히도 연극과는 달리 오페라버젼 쪽에선 사고가 일어난다는 저주(...)는 없다고 한다. 대신, 길지 않은 공연시간에도 불구하고, 장면전환이 너무 많아서 무대에 자주 올리기엔 까다로운 작품[3]이라고...
외국에서의 인지도는 베르디의 또 다른 초기작 중에서 나부코와 에르나니와 더불어 높은 편이나, 국내에서의 인지도는 덜 한편.[4]
명성과 달리 국내에서는 초연이 늦었던 편. 1997년 서울시립오페라단에 의해 맥베스역 김재창, 레이디 맥베스에 정은숙, 파올라 로마노, 고윤이, 막두프 임산 등의 배역과 카를로 팔레스키의 지휘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전막 공연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상술한 난이도 때문에 오랫동안 재연이 없었다가 국립 오페라단에 의해 2010년 3월 12일 예술의 전당에서 비로소 재연을 가지게 되었다. 맥베스역의 고성현, 맥베스 부인역의 알레산드라 레짜, 맥더프역의 이정원, 반코역의 김요한, 맥베스 부인의 시녀역은 양송미, 지휘는 마르코 발데리. 공연 자체는 꽤 호평이었다고 한다.
이후 초연을 담당했던 서울시립오페라단에서 2016년 11월 6년만에 재연을 가졌다.
여담이지만, 맥베스역할은 리골레토, 시몬 보카네그라, 나부코, 예브게니 오네긴, 팔스타프, 일 트로바토레의 루나 백작, 청교도의 리카르도와 함께 바리톤 성악가들의 목표 배역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맥베스의 최후의 아리아 "연민도, 존경도, 사랑도(Pieta, rispetto, amore)"는 바리톤들이 따로 독창회에서 많이 부르는 편이다.
2. 작곡과정
나부코에서 초대박을 거두고, 뒤이어 성공작과 실패작[5]을 내놓았던 주세페 베르디는 너무 심한 과로로 병을 얻은 상태였다. 그 상태에서 베르디는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런던으로 갈 마음을 먹고 있었으나, 주치의 나미아스가 보낸 건강진단서[6]를 보고 어쩔 수 없이 런던행을 취소했다. 그 후 휴식기간을 가지면서 몸을 서서히 회복하고 있었지만, 그 기간이 베르디에게 그리 길지 못했다. 피렌체쪽에서 계약 요청을 계속해대는 바람에 베르디는 어쩔 수 없이 휴식을 중단하고, 피렌체의 요청을 받아들이게 된다.베르디가 피렌체와의 계약을 맺은 후 며칠 동안 무슨 작품을 작곡할 것인지에 고민하였다.
실러의 군도와 그릴파르처의 할머니,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이 세 가지 원작 중에 하나가 베르디가 피렌체에 올릴 다음 오페라 작품이었던 것이다.
결국, 베르디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선택하게 된다. 이유인즉슨, 그가 가장 경애하는 작가가 바로 윌리엄 셰익스피어였기 때문이다. [7]
다음 작품의 결정을 완료한 베르디는 그 동안의 피로를 잊어버리고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맥베스의 대본을 베르디 자신이 직접 각색하면서 절친한 친구이자 대본가인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에게 검토를 받은 후 운문을 바꿔가면서 작곡하게 되고, 이 작업은 6개월 동안 계속되었다.
베르디는 맥베스를 작곡할 때 그 전과 다른 분위기의 음악을 만들어내고 싶어했다. 즉, 기존의 벨 칸토 분위기와는 확실한 차이를 둔 열정이 넘친 멜로디로 맥베스라는 오페라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8]작업이 6개월 걸렸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1847년 2월 중순에 맥베스 악보가 완성되자 베르디는 이 작품의 리허설과 연출을 감독하기 위해 피렌체로 떠났다.[9] 장소에 도착한 베르디는 맥베스 오페라에 걸맞은 가수진을 찾기 위해 배역진에도 신경을 썼다.
3. 등장인물
- 둔카노(Duncano, 던컨) - 스코틀랜드의 왕 (묵역)[10]
- 막베트(Macbeth, 맥베스) - 던컨 왕의 장군.[11] (바리톤)
- 막베트 부인(Lady Macbeth, 맥베스 부인) - 막베트의 아내. [12](소프라노)[13] [14]
- 반코(Banco, 뱅쿠오) - 베이스
- 막두프(Macduff, 맥더프) - 테너
- 말콜름(Malcolm, 말콤) - 테너
[1] 파리를 위한 공연이여서 그런지 합창 부분에서 약간 수정되고, 발레가 추가되었다고 한다.[2] 덧붙이자면 초연판의 지휘자는 작곡가인 베르디 자신이었으며, 수정판 초연의 지휘자는 아돌프 델로프레(Adolphe Deloffre)라고 한다.[3] 이 때문에 국내 맥베스 초연이 좀 늦은 편이었다.[4] 국내 초연이 늦은 탓도 있다. 참고로, 국내에서는 리골레토 이후의 오페라가 인지도 높은 편.[5] 롬바르디아인, 에르나니, 아틸라는 성공작이라고 평가받았으며, 조반나 다르코, 알치라는 실패작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알치라는 베르디 자신도 나중에 "이 작품은 정말이지 형편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수준 이하였다고 한다.[6] 당시 나미아스가 보낸 진단서의 내용은 "현재 당신의 상태에서는 목숨을 잃을 위험도 있으며, 장기간의 힘든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안 좋은 상황에 처해있습니다."였다.[7] 베르디가 맥베스 작곡하는 중에 "셰익스피어는 내가 경애하는 작가로,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의 작품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실생활에선 셰익스피어 희곡을 배게밑에 넣어두었다가 읽었다고 한다.[8] 베르디가 이러한 시도를 행한 이유는 전통 벨 칸토 스타일과 비슷한 하룻동안의 임금님과 조반나 다르코, 알치라때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얘기도 있다.[9] 맥베스는 간단히 말해서 베르디가 최초로 자신이 직접 연출 감독을 맡은 작품이기도 하다.[10] 어느 오페라팬들은 맥베스 등장인물들 중에서 가장 던컨 왕이 가장 비중이 낮은 배역이라고 말한다. 거기다 연출감독에 따라 등장할때도 있고, 아예 등장이 없을 때가 있어서...[11] 셰익스피어 원작과 오페라 내용 잘 보면 맥베스 부인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맥베스를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베르디 오페라 버젼은 그 인상이 더욱 강하게 표현되어있다.[12] 베르디가 이 오페라에서 굉장히 신경을 쓴 배역이 바로 맥베스 부인이다. 1막의 편지 읽는 부분부터 마지막에 몽유병 장면까지, 베르디가 그 전에 있던 전형적인 벨 칸토 오페라 양식에서 벗어난것도 맥베스 부인을 위해서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베르디가 초연 시절에 맥베스 부인을 맡았던 마리아나 바르비에리한테 몽유병 환자의 모습을 모방해서 연기하라고 석달동안 숙제를 냈겠는가. 그래서인지 많은 팬들은 맥베스 부인을 이 오페라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평할 정도.[13] 원래는 드라마티코 소프라노 배역으로 베르디 역시 이 역을 위한 지침에서 "이 역은 절대로 고운 음색의 소프라노를 기용하면 안 된다"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그 만큼 무겁고, 자칫 잘못하다간 목소리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배역이기 때문이다. 그 땜에 메조 소프라노들에게 많이 맡기도 하는데, 이유인즉슨 메조 소프라노가 소프라노들 보다 드라마틱 표현에도 적합하고, 배역에서 요구하는 저음에도 충실하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맥베스 부인역은 성악가들에게 그야말로 고난이도의 배역이라 할 수 있겠다.[14] 여담이지만, 마리아 칼라스가 이 무시무시한 배역을 맡은 경험이 있는데, 칼라스가 부르는 극 초반의 맥베스 부인이 멕베스에게 온 편지를 읽고 부르는 아리아는 역대 최고로 공포스럽다는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