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07 13: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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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모음 변화 또는 모음 추이(vowel shift)는 모음의 음가가 변하는 현상과 역사적 추이를 뜻한다.

2. 사례

2.1. 한국어

  • 1차 변동(13~14세기경): 14세기 한국어 모음추이설

고려말기로 추측되는 모음추이 현상. 한글 창제 전의 한국어 발음을 어떻게 알아냈을까 싶지만, 당시의 고려어를 다른 문자로 채록한 외국의 자료, 고려에서 쓰였던 한자 음차 표기 등을 바탕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단모음들이 연쇄적으로 조음위치를 바꾸었다는 학설. ㅓ가 ㅡ를 밀어내고 ㅡ가 ㅜ를 밀어내고 ㅜ가 ㅗ를 밀어내고 ㅗ가 ㆍ를 밀어냈다는 설이 있다.(이기문) 그 외에도 여러가지 학설이 있으나 여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 전의 음가가 지금과 완전히 같았는지는 불명이나 영어의 대모음추이와 유사한 예이다.

상당히 오랜 기간 정설로 취급되었으나 최근에는 이 시기에 모음추이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갖는 연구자들이 늘어나고 있다.[1][2]1960년대에 한국어의 모음추이 가설이 제기된 이후, 학계의 논쟁과정을 거치면서 14세기에 모음추이가 있었다는 이기문 교수의 견해가 정설화되었으나, 1990년대 이후부터 한국어 모음추이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연구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15세기의 단모음은 아래아가 사라진 것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음가의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15세기의 단모음이 14세기 이전시기와 크게 달랐다고 볼 수 있는 구체적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즉 한자음이나 외래어 차용어 등의 기록으로 추적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한국어에서 모음추이가 없었다고 본다.[3]

그리고 하나의 의문점이 존재하는데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도 ㆍ와 ㅡ는 앞에 /j/가 올 수 없었다. 또한 해례본에서는 방언 또는 어린 아이들이 쓴다고 하여 앞에ㅣ를 붙인 것이 존재하긴 한다.

아래아 문서에서의 직관적으로 해석했을 때의 배치도를 보다보면 후설과 중설 모음에는 각각 고모음에 원&평순 모음과 한 개의 저모음이 있는 반면 전설 모음에서는 [i] 하나만 존재한다.[4]
13~14세기[5] 전설모음 중설모음 후설모음 15세기경[6] 전설모음 중설모음 후설모음
ㅣ(i) ㅜ(ɨ) ㅗ(u) ㅣ(i) ㅡ(ɨ) ㅜ(u~ʉ)
ㅓ(e) ㅡ(ə) ㆍ(o~ɔ) ㅓ(ə) ㅗ(o)
ㅏ(ɐ) ㅏ(ɐ) ㆍ(ʌ~ɤ)
  • 2차 변동[7]: 한국어 이중모음의 단모음화 및 음가소실
  • ㅐ는 원래 글자가 생긴 모양대로 /ɑj/라는 하강 이중모음이었는데, /ɛ/로 단모음화되었으며, 근래 들어서는 ㅔ/e̞/로 합류되고 있다.
  • ㅒ는 원래 글자가 생긴 모양대로 /jɑj/라는 삼중모음이었는데, /jɛ/로 바뀌었으며, 근래 들어서는 ㅖ/je̞/로 합류되고 있다.
  • ㅙ는 원래 글자가 생긴 모양대로 /oɑj/라는 삼중모음이었는데, 이후 상승 이중모음 /wɛ/로 변했다. 근래 들어서는 /we̞/로 합류 되었다.
  • ㅚ는 원래 글자가 생긴 모양대로 /oj/라는 하강 이중모음이었는데, /ø/로 단모음화되었으며[원칙], 이후 상승 이중모음 /we̞/로 발음이 변했다.
  • ㆍ는 원래 /ʌ~ɤ/였으리라고 여겨지나,[9] 발음이 소실되어 대부분 1음절에서는 ㅏ로, 2음절 이하에서는 ㅡ로 합류되었다.
  • ㆎ는 원래 /ʌj~ɤj/였으리라고 여겨지나, 발음이 소실되어 ㅐ, ㅢ 등으로 합류되었다.
  • ㅔ는 원래 글자가 생긴 모양대로 /əj/라는 하강 이중모음이었는데, /e/로 단모음화되었다. 근래 들어서는 /e̞/로 합류되었다
  • ㅖ는 원래 글자가 생긴 모양대로 /jəj/라는 삼중모음이었는데, /je/로 바뀌었다. 근래 들어서는 /je̞/로 합류되었다
  • ㅞ는 원래 글자가 생긴 모양대로 /uəj/라는 삼중모음이었는데, 이후 /we/로 발음이 변했다. 근래 들어서는 /we̞/로 합류 되었다.
  • ㅟ는 원래 글자가 생긴 모양대로 /uj~ʉj/라는 하강 이중모음이었는데, /y/로 단모음화되었으며[원칙], 이후 상승 이중모음 /wi/ 내지는 /ɥi/로 발음이 변했다.

근래 들어서 ㅐ-ㅔ, ㅒ-ㅖ, ㅚ-ㅙ-ㅞ의 차이가 모호해져가고 있으며, 이외에도 근래 들어서 발음이 불안정하게 되어 버린 [11]의 예도 그렇고, 언어의 변화가 생각보다 빠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현대에서 (적어도 규정상으로는) 단모음으로 발음되는 전설 모음들인 /ㅔ, ㅐ, ㅟ, ㅚ/[e, ε, y, ø]는 모두 글자 끝에 ㅣ(이걸 '딴이'라고 한다)를 달고 있다. 각각 [j]계 하강 이중모음인 [əj, ɐj, uj, oj]였음을 보여 주는 잔재다. 뒤의 전설성이 강한 [j]가, 앞의 중·후설 모음 [ə, ɐ, u, o]를 비슷한 혀 높이+입술 모양의 전설 모음 [e, ε, y, ø]로 바꾸고 그 자신은 사라진 것.[12] 이렇게 변화된 원인은 중세 국어 발음 체계가 전설 모음이 /ㅣ/ 하나 뿐인 버거운 음운 체계를 지녔기 때문에 비어 있는 전설 모음의 자리를 '딴이'를 달고 있는 하향 이중모음들이 메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딴이를 달고 있는 /ㅢ/역시 이런 변화를 거쳤다면 [ɨj > i]로 바뀌었을 것이다.[13] 그러나 [e, ε, y, ø]에 해당하는 기존 단모음이 없었기에 /ㅔ, ㅐ, ㅟ, ㅚ/가 하향 이중모음에서 단모음으로 바뀐 것과 달리, [i]는 이미 /ㅣ/라는 별개의 음운으로서 전설 모음 체계 내에 자리잡고 있었으므로 ㅢ는 ㅔ, ㅐ, ㅟ, ㅚ와 달리 단모음화되지 못하고 어정쩡한(?) 상태로 지금까지 남아 있게 되었다. 아예 단모음화가 안 된 건 아니다. 어두에서 쓰이는 경우 외에는 /ㅢ/가 /ㅣ/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내의'의 '의'는 대개 /이/로 발음되며 표준 발음에서도 허용한다. 또 /ㅢ/에 초성이 있을 경우 그게 어두이든 아니든 /ㅣ/로 바뀐 예가 많다.

고어의 '긔'는 현대어에서 대개 /기/로 발음되며 철자도 <기>로 바꿨고, '희'는 현대에 철자로는 <희>로 유지하고 있으나 실제 발음은 /히/이다. 아니면 고어에서 /ㅢ/로 발음되었던 경우 상당수가 /ㅔ/로 통합이 된 경우도 꽤 있어서 이런 경우 철자에서도 과거에 <ㅢ>로 적던 것이 현대의 <ㅔ>로 바뀐 경우가 많다. 단 관형격 조사 '의'는 이 규칙에 따라 거의 /에/로 발음됨에도 부사격 조사 '에'와 헷갈리기 때문에 억지로 <의>라는 철자를 유지한다. 그런데 이로 인해 조사 '에'와 '의'를 헷갈리기도 한다[14]. 그리고 현대 한국어의 음운 체계에서 완전하게 /ㅢ/로 발음되는 경우에도 존재가 매우 위태롭다. 현대어에서 /ɯ/로 바뀐 ㅡ가 반영된 /ㅢ/가 고어처럼 하향 이중모음 [ɯj]로 발음되는지 아니면 상향 이중모음으로 바뀌어서 [ɰi]로 발음되는지를 놓고 국어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있다. 전자가 맞다면 /ㅢ/라는 음운을 위해 현대 한국어에서 하향 이중모음을 예외적으로 인정해줘야 하는 문제가 생기고, 후자가 맞다면 /ㅢ/라는 한 가지 경우만을 위해서 /ɰ/라는 음운을 추가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결국 어느 쪽이든 현대 한국어의 음운 체계에서 /ㅢ/는 존재 자체가 매우 부자연스럽고 불안정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아예 일부 방언에서는 이 음운 자체가 완전히 소실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의사'가 /으사/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다.

2.2.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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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덴마크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어가 양반으로 보일 정도의 대모음추이를 겪었다. 예를 들어 영어 'Day'와 동원어인 'dag'는 스웨덴어, 노르웨이어에서는 철자 그대로 [dɑːɡ][15]로 소리나지만 덴마크어 혼자 영어가 연상되는 [dɛj]로 소리난다.[16]

또한 이러한 모음추이로 인해 덴마크어는 유럽 대륙 언어에서 유일하게 철자 a의 기본값이 영어처럼 /æ/인 언어가 되었다. 영어와 달리 특수문자인 æ, å, ø등을 없애지 않고 계속 사용중이라는 걸 감안하면 훨씬 더 혼란스러운 셈이다. 때문인지 덴마크어 사전은 영영사전처럼 단어마다 적극적으로 발음기호[17]를 병기하는 편이다. 자음 또한 유성-무성 변별에서 무기-유기 변별로 바뀌고 R 발음이 주변 북유럽 국가의 언어와 같이 치경전동음 혹은 접근음이던 것이 독일어, 프랑스어와 같은 구개수음으로 변화했다. 그래서 Rødgrød med fløde 같은 사례가 등장하게 되었다.

2.4. 페로어

덴마크어와 마찬가지로 워낙 잘 알려지지 않은 마이너급 인지도를 가진 언어지만, 페로어 역시 대모음추이가 심한데 예를 들어 Gjógv라는 지명을 '젝브'라고 읽고 kvæði라는 단어를 '크배아예'라고 읽는 식. 철자법이 어원을 중시하기 때문인데 덕분에 실제 발음과는 심각한 괴리가 일어난다.

2.5. 네덜란드어

ui, ij는 본래 /yː/, /iː/로 발음되던 철자였으나 시대가 지나면서 이중모음화되어 현재와 같은 /œy/, /ɛi/로 변화했다. 또한 자음 면에서도 원래 유성음이어야 할 /ɣ/, /v/등이 점차 무성음인 /x/, /f/와 혼동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2.6. 일본어

일본어 발음의 역사적 변화로는 이중모음의 장모음화가 있는데, 순음퇴화(자음 변화)까지 겹치고 결국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표음성을 강화하기 위해 역사적 가나 표기법을 현대 가나 표기법으로 대체하였다. 다만 일본어 모음의 발음 변화는 영어의 대모음추이에 비할 정도로 과격하진 않다.

2.7. 기타

독일어에서도 스키를 뜻하는 단어 Ski가 있는데, 발음은 Schi(쉬-)라고 된다. 노르웨이에서 넘어온 말이기 때문이다.[18]

3. 관련 문서


[1] 사실 한자음에서 중뉴현상 또는 개운모의 표현이 대부분 ㅡ꼴(모음조화에 따라 아래아)이거나 ㅓ꼴인데 처음 한자음을 들여올 때 ə였던 것이 ɨ로 바뀜에 따라 그랬으리라 짐작된다.[2] 대표적인 예시로 한자 墨이 먹/묵(->믁)으로 나뉘는 것이다.[3] 물론 근대국어 시기에 ㅔ, ㅐ, ㅚ, ㅟ 등의 이중모음이 단모음으로 바뀌면서 한국어의 모음체계에 큰 변화가 있긴 했지만, 이 현상은 단일모음의 음가가 집단적으로 일정한 방향으로 자리이동을 하는 모음추이와는 성격이 다른 별개의 현상이다.[4] 추가한다 가정하면 /i/에 대항하는 원순 모음 /y/와 중고 모음으로 /e/가 있을 수 있는데 이 모음 계열은 흥미롭게도 고대 한국어에 존재했으리라 추정하는 /ï/ 모음이 더 있었다는 학설과도 비슷해진다.[5] 문헌이 부족하기 때문에 고대국어시기부터 이 체계 이상은 말할 수 없다.[6] 훈민정음 창제시기를 기준으로 한다.[7] 훈민정음 창제 이후 근대시기까지다.[원칙] 현재도 원칙적인 발음은 이것이다.[9] 현재는 제주 방언에서의 /ɒ~ɔ/ 등에 간혹 사용된다.[원칙] [11] 원래 음가는 /ɯj/이나 일부 지역에서는 /ㅡ/로도 발음되며, 조사로 쓰일 경우에는 /ㅔ/로도 발음된다.[12] 비슷한 현상은 다른 언어에서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프랑스어의 <ai>가 /ε/로 발음되는 것도 ㅐ와 유사한 발음 변화를 겪은 것이다.[13] /ㅢ/의 허용 발음 중 [ㅣ\]가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14] 그렇다고 에’를 ‘의’로 쓰진 않는다. 예: ‘너의 마음 > 너에 마음’은 있어도 ‘집에 가다 > 집의 가다’는 없다.[15] 단 스웨덴어에서는 표준 발음으로는 이렇긴 한데, 현재 구어에서는 그냥 "다-"라고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어말의 -g가 탈락된다.[16] 단 이 g문자는 덴마크어뿐만이 아니라 스웨덴어노르웨이어에서도 (주로 어말에서) /g/ 발음대신 /j/발음으로 내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예테보리(Göteborg), 발렌베리(Wallenberg),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17] 국제음성기호와 덴마크식으로 변형된 독자적인 음성기호가 있다.[18] ski는 노르웨이어(skji로 적기도 하고, 둘 다 [ʃi]라고 읽음. i나 e 앞 sk는 [ʃ])로, 영어에서는 1885년부터 노르웨이에서 ski를 들여와 쓰기 시작했는데 대니얼 존스의 '영어 발음 사전'에서는 10판까지 [ʃiː]가 맨 앞이었지만 11판부터 [skiː]가 맨 앞으로 나왔다. 독일어에는 1900년쯤에 들어왔는데, Ski를 '스키'라 읽을까 봐 일부러 Schi라 적기도 하지만 Ski로 써도 읽을 때는 초기 영어 발음 사전처럼 [ʃi]가 맨 처음, [skiː]가 그 다음(박갑천,『재미있는 어원(語源) 이야기』,을유문화사,1995년,196). 참고로 이탈리아어에서 스키는 발음이 비슷하게 Sci"시"라고 읽는다. 이쪽은 이탈리아어 발음 규칙에 부합하는 발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