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무려(無慮)는 아래의 사전 의미를 갖는다.2. 사전 의미
(부사)(수량을 나타내는 말 앞에 쓰여) 그 수가 예상보다 상당히 많음을 나타내는 말로, 대개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놀라운 사실을 언급할 때 사용한다.3. 자주 틀리는 한국어
3.1. 규범주의 관점
사전 의미에서 알 수 있듯 오직 수량을 나타내는 말 앞에 쓰여서 그것이 예상보다 클 때에만 사용하게끔 되어 있다. 수를 나타내지 않는 말과 같이 쓰이거나 그것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때에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용례이다.[1]공식적인 자리나 시험에서 사용되는 단어의 의미는 사전의 의미를 따지기 때문에 수와 관련되지 않은 문장에 '무려'를 사용하는 것은 틀린 용법이다. 보통 '무려'가 잘못 쓰이는 장소에는 '놀랍게도', '심지어', '다름 아닌', '바로', '고작' 등과 같은 말들로 대체해야 옳은 문장이 된다. '고작'은 수가 예상보다 작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그가 대학을 졸업한 나이는 무려 15살이었다."와 같은 문장을 옳게 고치려면 '무려'를 '고작'으로 고쳐야 한다. 동의어로는 '불과'가 있으며, '겨우'도 마찬가지이다. '겨우'는 '기껏해야 고작'이기 때문이다. '무려'를 고친다고 '자그마치'를 쓰는 일도 많은데, 이것도 수량에 쓰는 단어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예컨대 한국어능력시험과 같은 각종 어법 시험 등에서는 '홍진호는 무려 735일 만에 승리했다'라는 문장은 "무려"를 올바르게 사용한 문장으로 봐야 하며, '홍진호는 무려 김택용에게 승리했다'와 같은 문장은 잘못된 표현이다. 왜냐하면 "무려"가 수 이외의 말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 것은 틀린 용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리그베다 위키 시절에는 아예 '무려'라는 단어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었으며, 이른바 올바른 문법을 지향하는 유저들의 편집으로 '무려'에 대한 탄압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 결과 리그베다 위키 시절인 2010년에는 8만여 개의 '무려'가 문서에 있었지만 나무위키로 넘어온 후에는 '무려'라는 단어의 사용이 6,000여 개로 줄어들었다.
겉으로나마 백과사전을 표방하는 나무위키나 각종 학술 문서, 공식 문서에서는 문법이 올바른 다른 표현들을 놔두고 굳이 잘못된 어법인 '무려'를 쓸 이유가 전혀 없다.
'~ 씩이나', '바로', '이 얼마나', '뭐라(뭣이라)', '이럴 수가' 등의 의미를 가지는 일본어 なんと의 기계적 직역으로 남용되는 일이 많다.
3.2. 기술주의 관점
현재 국어에 들어와서는 수량 말고도 정도의 높음이나 강조를 나타내는 데에도 종종 사용되고는 한다. 수량→정도의 의미 변화 모습은 세계에서도 아주 보편된 현상이기 때문에 놀라운 것은 아니다.예를 들면 영어 'a lot'의 본래 의미는 수량의 많음을 나타내나 "Thanks a lot." 등 정도의 높음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자주 사용되는 것을 들 수 있다. 영어까지 갈 것도 없이 한국어의 '많이'와 '상당히', '적어도', '적잖이' 역시 그러하다. '많이'의 원 의미는 수량이 많음을 나타내는 말임에도 "너를 많이 좋아한다.", "날씨가 많이 덥다."처럼, '적어도'의 원 의미는 수량을 적게 잡아도 어떰을 나타내는 말임에도 "적어도 남보다는 낫다."처럼 별개 부사로서 정도의 높음을 표현하는 데에 잘 쓰이기 때문이다. '많다'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처럼 정도의 높음을 나타내는 데에 쓰인다.
일단 '수량(數量)'은 수효와 분량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고 '량(量)'은 길이나 나이 따위를 나타내는 때에도 쓸 수 있는 말이지만 언중들에겐 '량(量)'과 길이나 나이 따위가 무의식으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수 있다. 곧 뜻풀이와 예문을 모순 관계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들이 어울리면 수량이 아닌 데에도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4. 관련 문서
[1] 「'무려'의 사용」, 출처: 국립국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