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7 21:32:41

크롭 서클

미스터리 서클에서 넘어옴
Crop Circle

1. 개요2. 정체
2.1.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라는 설2.2. 초자연적 현상이라는 설
2.2.1. 반박
2.3. 기타
3. 국내 사례4. 여담

1. 개요

논밭의 , 보리 등의 작물을 일정한 방향으로 눕혀서 공중에서 보면 어떤 모양이 나타나게끔 만들어놓은 정체불명의 문양. 주로 원형의 기하학적 모양에다가 작물(Crop)을 눕혀 만들어서 이렇게 불린다. 누가 왜 만든 것인지 해명하기 힘든 많은 의문점이 있는 초자연적 현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문양이다. 한국에선 재플리시인 ミステリー・サークル를 고스란히 받아들인 '미스테리 서클'이란 명칭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파일:external/forgetomori.com/mowingdevil.jpg
풀 베는 악마
기원으로 치면 1678년 영국에서 일어난 '풀베는 악마 사건(The Mowing-Devil)'이란 일이 있다. 하트퍼드셔 지방에서 두 농부에 의해 뿌려진 목판화 팜플렛인데, 밤에 갑자기 밭에서 불빛이 번쩍하고 일어났으며 다음날 아침 일어나보니까 논에 심어둔 귀리가 3분의 1 에이커나 털렸다면서 "이건 악마의 소행이 분명하다!" 하는 취지로 뿌린 것이다.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악마가 원형으로 작물을 베고 있는 것으로, 이 목판화는 크롭 서클을 역사상 최초로 묘사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 기록 이후에 크롭 서클이 얼마나 더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1946년 영국의 페퍼박스 힐에서 오랜만에(?) 발견되었다. 그리고 대략 30년후인 1972년 영국 워민스터에서 크롭 서클이 발견되었으며 70~80년대 동안 이 근방에서 여러개의 크롭 서클이 발견되었다. 이 여러개의 크롭 서클은 후술할 사우스햄프턴의 두 남자들이 만든 것이다.

2. 정체

2.1.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라는 설

이후로 뭣 때문에 크롭 서클이 생기는 건지 여러 사람들이 뜬구름 잡는 추측을 했지만 별로 밝혀진 바는 없었는데, 1991년 영국 사우스 햄프턴의 두 남자가 크롭 서클 만드는 걸 보여주겠다면서 밧줄, 판자, 모자 같은 심플한 도구만 가지고 밭의 양 끝에서 밧줄을 잡고 그대로 옆으로 당겨서 농작물의 가지를 꺾는다든지, 짧은 밧줄에 매달린 판자를 발로 지근지근 밟으면서 그 밑에 있는 농작물들을 납작하게 만든다든지 등의 방법을 이용해 15분 만에 직경 12m짜리 서클을 만들어내는 걸 보여주기도 했다.

70~80년대에 영국에서 발견된 크롭 서클들은 모두 이 사람들이 만든 것이다. 만든 이유는 그냥 장난으로. 그런데 이것 때문에 UFO를 찾겠다고 영국 정부에서 국가 예산을 투입하려고 하자 세금 낭비를 참을 수 없어 자백한다. 엄연히 남의 밭을 망친 재산 피해긴 하지만 사람들이 미스테리 서클을 보겠다고 관광 온 덕분에 오히려 수익 생겼다며 고소는 안 당했다. 여담으로 미스테리 서클을 연구하는 자칭 학자들이 방송에 나와서 돈을 벌고 있었는데 이 사람들 때문에 밥줄이 끊긴다며 살해 협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지금까지 중 가장 스케일이 크고 복잡한 미스테리 서클을 만든 걸로 응수했다.

이 사람들은 이듬해 노력을 인정받아 이그노벨상을 수상한다. 1992년에는 헝가리의 17세 고등학생 둘이서 크롭 서클의 허구를 밝힌다면서 직경 36m의 크롭 서클을 만들어 내기도 했으며, 2002년에도 MIT 학생들이 간단한 크롭 서클 만들기를 한 적이 있었다.

크롭 서클은 소수의 인원으로 밧줄과 널빤지 몇 장 만으로 쉽게 만들 수 있다. 이 영상의 10분쯤을 보면 굉장히 복잡한 형상을 몇 사람이 불과 약 4시간 만에 만들어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레시보 천문대에서 우주로 쏘아 올린 인간들의 태양계, 행성, 자신들이 거주하는 행성의 위치와 인구 수, 인간의 몸체 모습과 DNA염기서열의 이미지와 그 구조를 이루는 간단한 분자식 등의 정보를 모아 2진법 신호로 발송한 후 해당 천문 관측소랑 조금 떨어진 거대한 밀밭에 각각 꽤 떨어진 두 위치에 해당 메시지의 이미지와 아주 유사한 이미지가 새겨졌으며 외계인의 초상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이미지와 더불어 우측 하단에 2진법으로 둥글게 말려 들어가는 표시도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이 전파가 시간상 다른 별까지 도달하지도 못했을 것이라 그냥 장난으로 누군가가 만든 것이라는 게 정설.

이후 크롭 서클은 사실 인간들이 만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현재로써 초자연적 현상이라는 주장은 그냥 자작나무 태우는 소리라고 넘어가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결론은 남의 농지에서 벌이는 민폐⋯. 물론 하술하듯이 크롭 서클이 있는 곳의 지주의 허가를 사전에 받았거나, 아예 지주 본인이 자기 밭에다 크롭 서클을 직접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은 지역 홍보나 특정인에 대한 추모가 목적이다.[1]

현재 크롭 서클은 그 특유의 기하학적 문양 때문에 예술 분야에서도 활용이 되고 있다. 예를 들면 영국의 사진 작가 존 룬드버그는 일부러 크롭 서클을 만들어 사진을 찍었다. 굳이 밀밭이 아닌 눈이 쌓인 구간이나 해변의 모래밭에도 새길 수 있으며 이런 이유로 만들어진 서클은 그 스케일과 기하학적 형상이 가히 아름답다.

2.2. 초자연적 현상이라는 설

흔히 크롭 서클을 초자연적, 외계인의 짓이라고 단정짓는 사람들은 일부 설명되지 않은 의문사항을 크게 부풀려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라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것이 "인간이 만든 것과 '미확인 원인에 의한 서클은 작물 줄기가 꺾이는 부분이 다르다.", "단순히 도구로 뭉개서 밀밭을 눕힌 구조가 아닌 깔끔하게 밀 몸체의 하단을 열적 물리력을 가해 순간적으로 '굽힌' 서클도 있으며 놀랍게도 밀이 굽어진 상태에서 계속해서 자란다" 등의 주장이 있다.

미국 미시간주의 생물 물리학자인 레벤굿 박사(W.C Levengood)는 크롭서클에서 발견되는 특이한 작물 꺾임 현상에 주목했다. 그는 199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300개가 넘는 크롭서클의 작물 줄기를 수집 연구해 왔다. 그에 따르면 사람이 밟아서 만들지 않은 크롭서클에서 채취한 작물의 꺾임 부분은 '알수없는 원인에 의한 터짐 혹은 팽창 현상'이 공통적으로 발견되었다고 주장한다. 그의 작물꺾임부분이 조직적, 물리적인 연관성이 존재함은 매우 보수적인 입장의 일부 학자들도 인정하는 바이다(출처 :#).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에서 여러가지 실험으로 크롭서클에서 수집된 방식과 같은 작물꺾임을 재현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실패했다. 흔히 설명하는 원인 중 하나인 전자레인지를 이용해서 꺾임을 만들려 해보니 작물의 수분만 증발하고, 제대로 된 재현은 이뤄지지 못했다.

2.2.1. 반박

하지만 레벤굿 박사의 주장은 그의 연구방법에 이중맹검을 실시하지 않은 점, 실험군과 대조군의 설정과정의 문제점 때문에 주류학계에서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다. "보수적인 학자들조차 인정하는 바"라는 주장의 출처는 크롭 서클 옹호 사이트의 기사다. 그 외에 수많은 "자칭" 전문가들이 조작된 서클을 분석하고는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내렸다가 조작임이 밝혀지는 경우도 있었다. 사실상 정말로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현상은 없었으며, 지식의 부재를 근거로 드는 것은 수많은 음모론, 유사과학 등에서 사랑받는 레파토리이다.

크롭 서클의 주장들을 반박하는 블로그

2.3. 기타

호주에 사는 왈라비들이 양귀비꽃을 먹고 몽롱해져서 같은 장소만 계속해서 빙빙 돌면서 밭을 밟아서 미스테리 서클 비슷한 걸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바닷속에 정교하게 만들어진 미스터리 써클이 나타나 화제가 됐는데 알고보니 흰점박이 복어가 일주일 동안 만든 짝짓기 장소였다.

3. 국내 사례

2008년 서태지가 8집 프로모션 용으로 충청남도 보령시에 크롭서클을 만든 적도 있었다. 부지는 미리 땅주인에게 허락을 받았다고 하며[2] 정밀한 측량을 통해 도안에 맞춰 고용한 스태프와 서태지밴드 멤버들이 참여해서 만들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어느 사이비종교 단체에서는 이것이 지구 종말의 징조라는 전단지를 배포해 팬들에게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 사실 해외에서도 소소하게 논란이 되기도 했다고. 훗날 서태지의 활동상을 정리하는 전시회가 열렸을 때 이 전단지가 전시되기도 했다. 만든 서클 문양은 8집 싱글 1의 자켓에 활용되었다.

또, 같은 해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자 경상남도 김해시봉하마을에서는 노 대통령의 얼굴로 크롭 서클을 만들었으며, 이는 현재도 남아있다.

대지 미술가 김래환 작가가 2011년 6월 소양호 일대 귀리밭에 소양호 빙어 축제를 위해 귀리밭에 물고기 형상의 크롭 서클을 만든 사례가 있었다.#

4. 여담

  • 보면 알겠지만 참 기행의 나라 영국과 인연이 많다. 이게 영국에서만 발생한 사건은 아니지만[3], 영국만큼 많은 크롭 서클이 발견된 곳도 없을 듯. 일반적으로 신비주의자나 외계덕후들의 주장은 UFO 착륙지 설이지만 당연히 별 설득력은 없다. 이외에도 회오리바람 등 자연현상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설, 강한 농약을 물뿌리개로 뿌렸다는 설, 지자기, 중력, 조류 플라스마 여러가지가 있으며 양귀비꽃을 먹은 왈라비가 뛰어다니면서 만든 것이라는 상당히 어이가 털리는 주장을 한 사람이 있기도 하다. #
  • M.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 싸인의 주요 소재이기도 하다. 다만 크롭 서클의 미스테리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고, 외계인의 소행으로 전제한 영화이며 실제로 외계인도 나온다.
  • 게임 스텔라리스에서 원시 행성 적극적 관찰 이벤트 중 크롭 서클 관련 내용이 등장하는데, 관찰기지의 납치 팀 일부가 셔틀을 타고 다니면서 추진기로 행성 원주민들의 농지에 그림을 그리는 장난을 친다. 물론 장난을 친 승무원들은 엄격한 처벌을 받는데, 정작 원주민들은 이 무늬를 종교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서 이것을 기초로 새로운 종교가 생겨버린다. 효과는 원주민 POP 중 일부가 정신주의 가치관으로 변화.
  • 영화 치킨 리틀에서는 밭에 숨은 치킨 리틀 일행이 밭을 갈며 쫒아오는 외계인들에게 도망다니다가 생긴 것으로 나온다.


[1] 대표적으로, 하술할 노무현 전 대통령 얼굴 모양의 크롭 서클이 있다.[2] 보리밭이라 원래 갈아엎을 땅이었다고 한다.[3] 네덜란드, 미국, 호주에서도 일어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