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24 06:14:13

범주(범주론)

수학기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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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구성요소3. 범주가 이런 성질을 가진다면?4. 함자

1. 개요

범주(, category)는 범주론에서 다루는 기본 대상이다. 위상수학, 군론 같은 수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공통적인 부분을 찾아서 추상화한 개념으로[1], 고도로 추상적인 개념이다.

2. 구성요소[2]

범주 [math(\mathcal{C})]는 대상의 모임과 사상의 모임, 사상의 합성 연산으로 이루어진다. 모임(class, collection, family 등)이라고 했지 집합이라고 단정짓지는 않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 범주가 갖는 대상의 모임은 [math(\mathrm{ob}(\mathcal{C}))]로 표기하며, [math(\mathrm{ob}(\mathcal{C}))]의 원소를 대상(object)이라 한다.
  • 범주가 갖는 사상의 모임은 [math(\mathrm{mor}(\mathcal{C}))] 또는 [math(\mathrm{hom}(\mathcal{C}))]로 표기하며[3], [math(\mathrm{mor}(\mathcal{C}))]의 원소를 사상(morphism, arrow)이라 한다.[4]
  • 임의의 [math(A, B\in\mathrm{ob}(\mathcal{C}))]에 대해 [math(A)]에서 [math(B)]로 가는 사상의 모임은 [math(\mathrm{hom}_\mathcal{C}(A, B))]로 표기하며, [math(\mathrm{hom}_\mathcal{C}(A, B))]의 원소를 사상(morphism)이라고 한다.
    • 임의의 [math(A \in \mathrm{ob}(\mathcal{C}))]에 대해 사상 [math(1_A\in\mathrm{hom}_\mathcal{C}(A, A))]가 존재하며 이를 항등 사상(identity morphism)이라고 한다.
    • 사상 [math(f\in\mathrm{hom}_\mathcal{C}(A, B))]를 [math(f:A\to B)] 또는 [math(A\xrightarrow{f} B)]로 표기한다.
    • 이 때 대상 [math(A)]와 대상 [math(B)]는 제각기 [math(f)]의 정의역(domain)공역(codomain)이라 하며, [math(A=\mathrm{dom}(f))], [math(B=\mathrm{cod}(f))]로 표기하기도 한다.[5]
    • 두 사상은 각자의 정의역이 불일치하거나 공역이 불일치하면 서로 다른 사상이다.[6]
  • 임의의 [math(A, B, C\in\mathrm{ob}(\mathcal{C}))]에 대해 이항연산 [math(\circ)]는 합성(composition)[7]이라고 하며, 임의의 [math(A\xrightarrow{f} B\xrightarrow{g} C\xrightarrow{h} D)]에 대해 다음의 성질을 만족한다.

위 조건들을 만족한다면 그 어떤 것도 범주로 잘 정의된다. 관례적으로 범주를 표기할 때에는 대상의 명칭이나 사상이 갖는 성질을 적당히 축약한 이름으로 짓는 암묵의 룰이 있다. 예를 들어 집합을 대상으로 갖는 [math(\bf{Set})][8], 군을 대상으로 갖는 [math(\bf{Grp})], 위상공간을 대상으로 갖는 [math(\bf{Top})], 가측공간을 대상으로 갖는 [math(\textsf{Meas})], R-가군을 대상으로 갖는 [math(\textsf{Mod}_\textsf{R})], 아벨군을 대상으로 갖는 [math(\textsf{Ab})], 그래프를 대상으로 갖는 [math(\textsf{Graph})], 부분순서집합을 대상으로 갖는 [math(\textsf{Poset})] 등의 범주를 생각할 수 있다. 이 때 범주 이름을 표기하면서는 볼드체, 필기체, 산세리프, 코믹산스(...) 등 다른 글씨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폰트로 표기하는 암묵의 룰이 있다.

3. 범주가 이런 성질을 가진다면?

대상이 '집합'이고 사상은 '대상 집합 간의 함수'인 범주들을 구체적 범주(concrete category)으로 총칭한다.

사상을 많아봤자 집합의 기수만큼만 갖는, 즉 [math(\mathrm{ob}(\mathcal{C}))]와 [math(\mathrm{mor}(\mathcal{C}))]가 제각기 모두 집합[9]인 범주 [math(\mathcal{C})]를 작은 범주(small category)라 한다. 아울러, 작은 범주보다 약한 조건으로, 임의의 두 대상 사이에 정의되는 사상이 많아야 집합의 기수만큼만 존재하는 범주는 국소적으로 작은 범주(locally small category)라 한다.

어떤 범주 [math(\mathcal{C})]의 부분범주 [math(\mathcal{D})]는, [math(\mathrm{ob}(\mathcal{C}))]에 포함되는 부분모임 [math(\mathrm{ob}(\mathcal{D}))]와 [math(\mathrm{mor}(\mathcal{C}))]에 포함되는 부분모임 [math(\mathrm{mor}(\mathcal{D}))]를 가지며, [math(\mathrm{ob}(\mathcal{D}))]와 [math(\mathrm{mor}(\mathcal{D}))]에 대하여 항등사상, 합성 결합법칙 등 범주로서의 조건이 모두 잘 정의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들 역시 부분집합마냥 포함관계를 나타낼 수 있다. 예를 들어 [math(1_R)]을 갖는 가환환의 범주, [math(1_R)]을 갖는 환의 범주, [math(1_R)]을 안 가져도 되는 환의 범주에 대하여 [math(\textsf{CRing}\subset \textsf{Ring} \subset \textsf{Rng})]이라 표기할 수 있다.

사상 [math(f:x\to y)]에 대하여, 만약 두 사상 [math(α, β:w\rightrightarrows x)]가 [math(f\circ α=f\circ β)]일 경우 [math(α=β)]임이 성립하면 사상 [math(f)]는 단사사상 내지는 모닉사상(monomorphism)이라 칭한다. 그리고, 사상 [math(f:x\to y)]에 대하여, 만약 두 사상 [math(α, β:y\rightrightarrows z)]가 [math(α\circ f=β\circ f)]일 경우 [math(α=β)]임이 성립하면 사상 [math(f)]는 전사사상 내지는 에픽사상(epimorphism)이라 칭한다.
그리고, 사상 [math(f:x\to y)]에 대하여 만약 어떤 [math(g:y\to x)]의 존재에 의해 [math(g\circ f=1_x)], [math(f\circ g=1_y)]가 성립한다면, 이 두 사상은 동형사상(isomorphism)이라 칭한다.[10]

[math(\mathcal{C})]에 속하는 사상의 화살표를 모조리 반대 방향으로 뒤집어버린 반대범주 [math(\mathcal{C^{op}})]도 존재한다. 이 경우 [math(\mathcal{C^{op}})]에서는 [math(\mathcal{C})]에서의 모닉사상은 에픽사상으로, [math(\mathcal{C})]에서의 에픽사상은 모닉사상으로 바뀌고 [math(\mathcal{C})]에서 정의되던 각종 합성연산도 거꾸로 정의되는등 천지개벽(?)이 벌어진다. 이런 성질을 쌍대성(Duality)이라 한다.

4. 함자

범주 하나하나가 통째로 정의역과 공역에 해당하는 사상이 있다. 범주와 범주 사이에 정의되는 사상이 아예 범주에 속하는 대상과 사상들의 관계를 고스란히 보존한채 대응되는 수가 있는데,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사상 [math(F:\mathcal{C}\rightarrow\mathcal{D})]를 함자(Functor)라 한다.
  • 각각의 대상 [math(x\in\mathcal{C})]에 대하여, [math(Fx\in \mathcal{D})]이다.
  • 각각의 사상 [math(f:x\rightarrow y \in \mathcal{C})]에 대하여, [math(Ff:Fx\rightarrow Fy \in \mathcal{D})]이다. 즉, [math(F\mathrm{dom}(f)=\mathrm{dom}(Ff))]이고 [math(F\mathrm{cod}(f)=\mathrm{cod}(Ff))], 다시말해 함자에 의해 정의역은 정의역으로, 공역은 공역으로 옮겨진다.
  • [math(\mathcal{C})]에 속하는 두 합성가능한 사상 [math(f, g)]에 대하여, [math(F(gf)=(Fg)(Ff))]이다. 다시말해, 합성하고 함자에 의해 옮겨지든 함자에 의해 옮겨지고 합성하든 결과는 보존된다.
  • 각각의 대상 [math(x\in\mathcal{C})]에 대하여, [math(F(1_x)=1_{Fx})]이다. 다시말해, 각각의 대상마다 존재하는 항등사상은 함자에 의해 옮겨진 후에도 같이 옮겨진 대상의 항등사상이다.

이런 함자들 중에는 범주의 대수적 구조에 정의된 모든 성질을 온전히 옮겨놓지 못하는 칠칠치 못한 함자들도 있다. 이런 것들을 망각 함자(forgetful functor)라 칭한다. 말 그대로 범주를 옮기면서 대수적 구조를 전부 또는 조금씩 빠뜨리고 까먹는 함자들이다. 예를 들어 [math(\textsf{Field}\rightarrow\textsf{CRing}\rightarrow\textsf{Ring}\rightarrow\textsf{Rng}\rightarrow\textsf{Ab}\rightarrow\textsf{Grp}\rightarrow\textsf{Monoid}\rightarrow\textsf{SemiGrp}\rightarrow\textsf{Magma}\rightarrow\textsf{Set})] 등의 함자들은 뭔가를 계속 빠뜨리고 있으므로 망각 함자라 할 수 있다.[11]
[1] 위상공간은 점들의 인접성, 군은 대칭성을 추상화한 것이라면 범주는 무려 수학의 분야를 추상화한 것이다.[2] 본 문서에서 정의하는 용어와 그 번역어는 Emily Riehl의 <Category Theory in Context>를 중심으로 Steve Awodey의 <Category Theory>, Tom Leinster의 <Basic Category Theory>, Peter Cameron의 <Sets, Logic and Categories>를 이예찬, 신지수가 한국어로 번역한 <수리논리학입문> 등에서 참조하였다. 교과서마다 notation 및 용어 설정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3] hom은 homomorphism에서 가져온 표기이다. 이를 이용해 사상의 모임을 hom-set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 말이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나머지 set이라 할 수 없는 고유 모임일 때에마저 관례적으로 hom-set이라 부르기도 한다.[4] 대개 morphism이라는 말을 쓰고 arrow는 속어로 쓰인다.[5] 이상의 포함관계를 기호로 쓸 때에는 "대상의 모임에 속한다"거나 "사상의 모임에 속한다"는 표기가 번거로워 그냥 [math(A\in\mathcal{C})], [math(f\in\mathcal{C})]처럼 "범주에 포함된다"고만 간단히 표기하기도 한다.[6] 너무 자명한 내용이라 카테고리의 성질을 정의하면서 이 조건을 굳이 명시하지 않는 교과서와 교수자들도 있다.[7] 군 준동형사상에 의해 연산구조가 보존되는 성질을 표기할 때처럼 사상의 합성 역시 범주마다도 제각기 다른 형태로 정의되기 때문에 [math(\ast_\mathcal{C})], [math(\star_\mathcal{D})] 등 어떤 범주에서의 합성인지 명시하기도 하나, 별다른 혼동의 여지가 없다면 이 기호를 아예 생략해버리기도 한다.[8] 이 범주의 사상이 바로 함수이다.[9] 범주의 정의에서 대상 하나하나마다 항등사상이 존재한다 하였으므로 사상의 모임이 집합이라면 대상의 모임 또한 집합일 수밖에 없다.[10] 용어로 보나 패턴으로 보나 암만 봐도 집합론적 맥락에서의 단사함수(injection)와 전사함수(surjection)를 일반화한 것 같아보이지만, 함부로 '전단사(bijection)'라고 규정하면 안된다. 단사사상임과 동시에 전사사상이지만 동형사상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11] 수학과 학부 현대대수학에서 처음 배우는 간단한 대수적 구조들이다. [math(1_R)]을 갖는 가환 나눗셈환인 에서 출발해 곱셈 역원의 존재가 보장되지 않는 가환, 곱셈의 교환법칙을 장담할 수 없어진 환, [math(1_R)]의 존재성마저 보장할 수 없어진 환, 곱셈이라는 연산구조 자체를 빠뜨린 아벨, 덧셈 교환법칙도 빠진 군, 덧셈의 역원까지 빠진 모노이드, 결합법칙 밖에 안 남은 반군, 결합법칙도 보장 못하지만 어쨌든 이항연산은 닫혀있는 마그마, 마지막 남은 연산구조마저 빠뜨린 집합 순이다. 다만, 범주론을 공부하면서는 군과 모노이드를 살짝 다른 방식으로 정의하고 바라보기 때문에 hierarchy의 양상이 조금 다르다. 심지어 이항연산을 부분연산으로 갈아버린채 아군(Groupoid)이라는 "동형사상만을 사상으로 갖는" 범주를 도입하고, 모노이드는 대상을 딱 하나만 갖는 카테고리로 정의한 다음, 아군이자 모노이드인 범주를 군이라 정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