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7 16:04:24

석영유리

1. 개요
1.1. 수정과 차이점
2. 제조방식3. 분류4. 사양

1. 개요

Fused silica/Fused quartz/Silica glass/Quartz glass [1]

석영유리()는 유리의 일종으로, 불순물 없이[2] 순수한 이산화규소(SiO2)만으로 이루어진 유리를 말한다. 형태를 가공하기 쉬운 유리의 일종인데다 내구성도 뛰어나고[3], 불순물이 없는 순물질로 분류되어 화학약품을 다루는 도구에 주로 사용된다.

간단히 말해서 유리의 완벽한 상위호환품이다. 더 단단하고, 더 고온에도 견디며, 화학적으로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런 끝내주는 물건이 왜 이곳저곳 닥치는대로 쓰이지 않냐면,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매우 비싸기 때문이다. 창문이나 식기 등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유리는 여러 종류의 불순물을 혼합해서 녹는점을 낮추는 반면, 석영유리는 녹는점을 낮추는 불순물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불순물을 섞은 유리보다 더 높은 온도로 녹여야 해서 연료비가 많이 들어간다. 게다가 높은 온도의 석영유리를 가공하기 위해 도가니 등의 장비도 특수제작해야 하고, 석영유리의 모양을 잡는 것도 고온에서 해야하기 때문에 모양을 잡는 것 자체도 힘들뿐더러 안전장비도 더 많이 갖춰야 한다. 게다가 석영유리에서 더 단단하다는 장점은, 이미 모양이 굳은 석영유리를 추가적으로 깎는 등의 가공이 더 힘들어진다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유리에 비해 석영유리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가격 상승 요인이 많다.

덕분에 대중적으로 보급되지는 못한다. 가끔 중동의 석유재벌들이 돈지랄로 자기가 소유한 빌딩의 유리들을 모조리 석영유리로 바르며 재력을 과시한 일은 종종 있다. 그나마 일상생활에서 석영유리를 볼 수 있는 경우로는, 고급 손목시계에서 단단하다는 장점을 살려 유리 대신 석영유리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4]

일본 ADA 사의 최고급 수족관 라인업인 큐브가든 슈페리어(キューブガーデン) 시리즈가 이 석영유리로 만들어져서 가격이 매우 비싸다.

2012년 일본히타치 하드디스크 연구팀이 석영유리를 이용해, 반영구적인[5] 수명을 가진 저장매체의 개발에 성공했다. 다만 유독 이런 류의 기술 중에 상용화된 케이스가 적어서 문제인데, 석영유리의 경우에는 비싼 가격이 상용화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 수정과 차이점

광물학적으로 볼때, SiO2가 결정을 이루면 석영(quartz)이라고 한다. 흔히 말하는 수정은 그 중에서도 보석으로 가치가 있는 것만을 지칭한다. 유리(glass)는 애초에 비정질이므로 광물이 아니며 따라서 '석영'이라는 단어가 붙긴 하지만 광물이 아니다. 여기서 석영이라는 단어는 오로지 SiO2라는 성분을 지시하기 위해 붙여진 것이다.

즉, 인위적으로 만드는 석영유리는 그냥 유리다. 애초에 인공적인 물질은 광물로 취급하지 않는다.

2. 제조방식

석영유리의 경우, 불순물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고순도의 규산을 2000도 이상의 고온에서 녹여 정제하여 만든다.

이렇게 적어보면 간단하지만 어느 정도의 산업화가 진행되지 않았다면 고순도의 규산을 구하기도 어렵고 2000도 이상에서 녹인 후 정제하는 설비를 갖추는 데에도 만만찮게 돈이 들어간다.[6] 결국 석영유리의 단가가 다른 유리보다 비싼 것은 만드는 설비를 구축하기 어렵고, 재료를 구하기도 어려우며, 연료비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3. 분류

제조방식이 간단하다 보니 들어간 재료에 따라서 종류가 구별된다.

석영유리 중에서도 순도가 높은 천연석영을 녹여서 만든 것을 Fused quartz라고 부르는데, 간단히 말해서 자연산 최고급 재료를 사용한 1등급 석영유리로 생각하면 된다.

정제과정에서 불순물을 추가적으로 제거하며 규사를 첨가해 인공적으로 순수도를 높여 만든 것을 Fused silica라고 부르며 사염화규소(SiCl4)로 대표되는 규소를 함유한 화합물을 고온에서 농축해 만든 것을 Synthesized fused silica(합성 석영유리)라고 분류한다.

고순도의 천연석영을 사용한 FQ를 제외한 나머지 석영유리는 제작비를 줄이고자 온갖 방법을 사용해 고순도의 규산을 만들어 내려고 시도한 끝에 개발된 것이다.

4. 사양

밀도는 약 2.20 g/cm3이며 영율 73,900 kg/mm2, 포아슨비 약 0.17, 압축강도 약117,000 kg/cm2, 인장강도 약 510 kg/cm2, 모스 경도 5.3–6.5. 보통 유리보다 배 이상 튼튼하다.

연화온도 1600℃ 이상, 열팽창계수도 5.5 (x10-7/℃)라 열변화로 대표되는 열충격 저항에 매우 강하다. 그래서 열선보호관이나 특수조명용 유리, 반도체 제조공정의 규소 웨이퍼 운반기등에 사용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기저항도가 1016Ωcm라 일반 유리보다 높고 유전상수도 일반유리의 반이하인 3.82이고 굴절률은 약 1.42인데 자외선 흡수단이 약 160nm 라 높은 자외선 투과율을 이용한 자외선용 광학용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당장 EPROM(Erasable-programmable ROM)의 경우 자외선으로 내용을 지운 후 전기로 재기록할 수 있는데, EPROM의 가운데에 데이터 삭제용으로 나 있는 유리창의 재료가 석영유리.

광섬유의 중요 재료다.


[1] 정제방식에 따라 조금씩 표기가 달라진다. 한자문화권에선 이런 세세한 구분 그런 거 없이 그냥 ○○급 석영유리로 부른다.[2] 사실 불순물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불순물이 100% 없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고, 대신 수백 ~ 수천 ppm 이하 정도만 포함되어 있다면 사실상 거의 없는 상태라 불순물이 없다고 표현한다.[3] 그냥 석영이라 보면 된다. 즉, 모스 경도 7[4] 다만 이것도 요즘은 사파이어 글라스를 사용한다.[5] 추정수명 약 2억년.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걸린 시간이 약 60~70만년인데, 이 것의 300배가 넘는 수명이다.[6] 참고로 철의 녹는점이 1538℃이다. 즉 석영유리를 만드려면 웬만한 제철소 이상의 시설이 필요하다. 토법고로처럼 허술한 시설에서도 일단 만들 수 있기는 한데, 토법고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렇게 대충 생산시설을 만들면 연료 효율이 매우 안좋기 때문에 결국 석영유리도 제대로 만드려면 제철소만큼의 거대한 시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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