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2 21:42:33

수어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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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물고기 어조사 사귈

1. 개요2. 유래3.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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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나에게 공명이 있는 것은 물고기에게 이 있는 것과 같소. 들은 다시 거론하지 않길 바라오.
- 유비(정사 삼국지)
물고기 같은 사이로 대단히 친밀한 사이를 뜻한다.

2. 유래

제갈량을 얻은 유비는 항상 제갈량과 같이 하여 식사를 할 때도 심지어 잠을 잘 때도 같은 방에서 잠을 청했다고 한다. 삼국지연의뿐 아니라 정사상으로도 나오는 사실인데 삼고초려 직후 관우, 장비가 이 일로 불평하자[1] 유비가 직접 내가 공명을 얻음은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과 같으니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했고 두 사람은 이후 정말로 다시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수십년을 거병 때부터 생사고락을 나눈 관우와 장비가 불쑥 나타나 끼어든 격인 아들뻘 제갈량에 대한 불만을 그렇게 쉽게 거둔다는 건 사서처럼 뚝딱 일어나지 않을 테니, 제갈량이 본인의 능력을 보여주며 경력을 쌓아 확실하게 입지를 다지는 한편 둘을 대할 때 굉장히 신중했으리라. 이후 제갈량이 관우를 염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관우 역시 제갈량에게 궁금한 것이 있으면 서신을 보내 묻기도 하고 제갈량이 아버지뻘인 그를 추켜세우자 주위에 자랑도 하는 등 사이가 괜찮았던 것 같다.[2]

상술된 예들에서 보듯이 의지할 데 없어 펄떡거리던 유비가 제갈량을 만나 살아난 셈이라 물 (水)는 제갈량, 물고기 (魚)는 유비로 해석하곤 한다. 애초 유비가 말한 수어지교 본래 의미가 이것이다. 물은 물고기를 찾지 않지만, 물고기는 물을 찾듯이 유비가 삼고초려를 하며 제갈량을 찾아가는 입장이였다.

3. 여담

  • 반면 태평어람에 수록된 제갈량 본인의 어록에서는 반대로 신하를 물고기로 비유해 “사람에게 충이란 고기에게 물과 같다. 물을 잃은 물고기가 죽듯이, 충을 잃은 사람은 곤란해진다. 고로 좋은 장수는 이와 같아야 뜻을 세우고 이름을 날린다.”[3]고 말하였다. 개인 방송인 이병건의 ‘침착맨 삼국지’에서 말한 수어지교는 이 해석을 인용한듯 “처음엔 세 번이나 찾아가 데려올 정도로 안 내켜하는 제갈량을 침식을 같이하며 정을 붙여 유비(물)가 없으면 살 수 없는 몸으로 만든 것”으로 보았다.
  • 한비자에 비슷한 비유가 실려있다. 정곽군[4]이 설 땅에 성을 쌓으려 하자 많은 사람들이 말렸는데도 듣지 않았는데, 제나라 사람이 해대어(海大魚)라는 말을 하고 가자 그 뜻을 묻기 위해 잡아서 해설하게 했다. 제나라 사람이 설명하길, "군 께서는 큰 물고기를 아십니까? 바닷속의 물고기는 그물이나 작살로도 잡기 어렵지만 물 밖으로 튀어나오면 개미라도 잡을 수 있습니다. 군께는 제나라가 바다와 같으니, 군에게 제나라가 있으면 설 땅이야 아무래도 좋지 않습니까? 군이 제나라를 잃으면 하늘에 닿도록 성을 쌓아봐야 도움이 안됩니다."[5]라고 말하자, 정곽군은 좋다고 말하고 성 쌓기를 그만뒀다.
  • 연개소문은 죽기 전, 자신의 아들들에게 유언으로 이와 같은 관계를 유지할 것을 부탁했다.[6] 하지만 연개소문의 아들들은 아버지의 유언을 무시하고 싸웠다가, 결국 나라를 망하게 만들었다.
  • 비슷한 말로 여어득수(如魚得水,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과 같다)가 있다.
  • 창천항로에서는 유비가 자신과 제갈량의 관계가 불가분의 관계라며 만두와 양념으로 비유하자[7][8] 제갈량이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좀 더 세련된 비유는 안 되겠습니까? 예를 들면 물고기와 물의 관계라던가.”라고 말한다.
  • 삼국지 13에서는 유비가 제갈량을 삼고초려 이벤트를 통해 얻으면, 두 사람 사이에 맺어지는 레벨 5 인연의 이름이 ‘수어지교’다.

[1] 유비 같은 최고 권력자의 암살을 막아야 하는 부하들 입장에서 평생을 같이 해온 아우들도 아니고 아직 신용도 할 수 없는 풋내기가 유비와 같이 잠을 청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먼 훗날 일본에서는 이를 막기 위해 카게무샤를 두고 한국사에서도 이러한 암살 방지 대책은 당연히 존재 했던 것을 생각하면 유비에게 충의를 가진 부하들이 유비에게 불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2] 정사에서 장비는 능력있는 사람은 우대하는 인물이니 성정이 강하고 직설적인 관우와 달리 제갈량의 능력을 확인하고서는 빠르게 수긍했을 것이다. 물론 관우도 인정할만한 사람은 인정하는 면모를 가졌다.[3] 태평어람 병부 4권 장수 하편 제갈량 병요 왈. 人之忠也, 猶魚之有淵. 魚失水則死, 人失忠則凶. 故良將守之, 志立而揚名.[4] 제위왕의 아들, 맹상군의 아버지 전영(田嬰). 설 땅을 분봉 받고 제나라의 실권을 쥔 사람이다.[5] 答曰:「君聞大魚乎? 網不能止, 繳不能絓也, 蕩而失水, 螻蟻得意焉. 今夫齊亦君之海也, 君長有齊, 奚以薛為? 君失齊, 雖隆薛城至於天猶無益也.[6] 너희 형제는 물과 고기처럼 화합하여 작위를 둘러싸고 다투지 마라. 만약 그렇지 못하면 반드시 이웃나라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7]라고 하는 커다란 만두를 천하 사람들이 맛보게 하기 위해선, 그 누구도 먹어본 적이 없는 양념이 필요하다! 자넨 나의 양념이 되는 거야.”[8]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유비는 제갈량과 첫만남에서 제갈량의 천하삼분 이야기를 듣고 천하는 만두처럼 쉽게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일갈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