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木葉子 / Yōko Shiraki
야부키.. 야부키 죠가 대체 뭔지 나는 잘 모르겠어. 단지 말할 수 있는 건, 그는 아직 잠들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가 일전의 복서, 카를로스 리베라와 만났을 때 반드시, 반드시 눈을 뜨게 된다는 것.
제발, 부탁이에요. 링 위에 오르지 말아 줘요.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을 폐인이 될 운명이 기다리는 링에 오르게 할 수 없어요, 절대로!!
1. 개요
내일의 죠의 등장인물이자 히로인. 애니메이션 한국어 더빙판에선 '에린'으로 로컬라이징 되었다.성우는
2. 상세
일본 유수의 재벌 시라키 그룹의 영애. 할아버지 시라키 회장의 영향을 받아 광적일 정도로 복싱에 관심을 보이며 재능이 있을 것 같은 남자를 후원하는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다. 속을 알 수 없는 무서운 인물로 무리한 매치업을 시키고 다쳐가는 걸 구경하는 걸 즐기고, 외모와 후원을 이용해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들며 그 모습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사디스트 같은 취향을 가지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후원도 많이 하는데 선의가 아니고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 하는 것이다.첫 등장은 야부키 죠가 소년원에 들어가기 전에 언론을 상대로 친 사기에 낚여서 백만 엔을 기부한 재벌가 소녀로 나온다. 이때부터 그와 인연을 맺는다.
이후 죠가 들어간 소년원에 위문공연을 오는 역할로 재등장한다. 그때는 리키이시의 후견인 겸 애인에 가까운 존재였다.[1] 단페이가 죠에게 권투를 가르쳐 주는 걸 도와주기도 하지만, 죠에게 자신의 본성(자기만족에 가까운 봉사활동과 숨겨진 비정한 면 등의 이중성)을 들킨 이후, 죠와 리키이시와의 시합을 주선해 죠를 혼내 주려 하나 실패하고 처참하게 얻어맞는 죠에게 강렬한 인상을 느낀다.
야수와 같은 감을 가진 야부키 죠는 요코의 뒤틀린 취향을 진즉에 눈치채고 있어 역겨운 여자라고 평하며 거리를 두고 모욕을 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취급에 단단히 열 받은 요코는 죠를 괴롭히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동원했으며, 죠의 스승인 탄게 단페이 관장도 이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그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지 않았다.[2]
그 뒤 리키이시가 프로에 복귀하자 큰 후원을 해주지만 그가 죠와의 대결 후 죽자 강한 증오심을 품기 시작한다. 그러나 죠가 퇴물에 떠돌이 복서로 전락하자 기묘한 심경이 되어, 베네수엘라 출신의 밴텀급 세계 랭커 카를로스 리베라를 일부러 초청해 죠의 재기를 암암리에 돕고 후원한다.[3] 그런데 그 방법이 강자들과 대결하게 주선하는 것이었다. 요코의 그러한 후원(?)으로 인해 죠는 마침내 동양 챔피언에까지 오르지만 몸은 빠르게 망가져간다. 하지만 그러는 한편으론 복싱 생명이 완전히 끊길 뻔한 죠를 돕고 상대에 대한 정보를 돕는 등 마치 죠의 재기를 돕는 모순되는 모습도 보인다.[4]
죠가 동양 챔피언이 된 후 잃어버린 야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말레이시아의 하리마오를 초청하기도 하고, 죠가 필리핀의 도전자와 대결하러 갔을 땐 막간에 데이트(?)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부터 죠의 펀치 드렁크 증상을 발견한다.
이후 죠와 호세 멘도사의 대전을 성사시키는데, 죠의 펀치 드렁크가 진짜임을 안 이후 죠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뒤늦게 깨닫고 마음을 고백하며 죠를 막으려 들지만 죠는 그녀의 마음만 받아들인 채[5] 링에 올라선다.[6] 그러면서 요코에게 자신의 세컨드를 부탁하기까지 한다. 이는 죠로서는 그야말로 그 당시 요코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애정표현이라 할 수 있겠다.
호세 멘도사에게 피떡이 되는 죠를 보다 못해 도망치지만, 도망치는 와중에도 죠의 경기를 중개하는 라디오를 켰다껐다 하며 번민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죠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끝까지 경기를 보기로 결심한다. 죠의 시합이 끝나자, 죠가 그녀를 찾으며 자신의 글러브를 맡아 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은 죠가 더 이상 권투 선수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하며 요코에게 이후의 자신을 맡기는 것 자체를 암시한다. 실제로 이 바로 다음에 새하얗게 불태워 버렸어로 이어지기도 하고.
이후의 행적은 정식으로 그려지진 않았지만, 원작자 치바 테츠야가 공식적으로 언급한 뒷 설정에 따르면 죠와 이어져 함께 행복하게 사는 중이라고 하며 이를 확실히 하기 위해 원안을 그려서 공개하기도 했다. 열린 엔딩이면서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를 지었는데 수 많은 독자들이 죠가 새하얗게 불태워 버리고 죽은 듯한 모습으로 마무리된 부분에 몰입하는 바람에 차마 말할 타이밍을 놓쳐버렸다고.
3. 여담
- 히로인은 얼굴 마담이 되기 십상인 스포츠 만화에서 죠를 끝까지 죠로 남게 하여 그 입지를 지킨 명실상부한 이 작품의 메인 히로인. 등장 시기 만화계를 생각하면 매우 파격적인 캐릭터로 차갑게 생긴 외형과 성격부터 시작해서, 주인공보다 연상이고, 사랑보다는 원수에 가까운 은원, 그리고 대립이 훨씬 더 많이 다루어졌다는 파격적인 노선을 걸어 이전, 그리고 이후에도 보기 힘든 안티 히로인의 시조 같은 대접을 받는다.
- 작중에서 죠에게 호감을 보인 다른 여캐들은 야수와 같은 삶을 사는 죠를 걱정해 싸움을 그만두고 인간의 삶 살라는 강요를 하지만, 요코는 죠가 죠로서 있게 인정해주고 싸움을 하러 가는 것을 말리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죠는 초반만 해도 그녀가 역겹다고 싫어하는 티를 팍팍 냈지만 이러저러한 에피소드를 거치며 세상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인정해주는 유일한 여자로 받아들인 점이 재미있다. 그리고 그런 깊은 감정의 골과 대립 속에서 마지막 순간에 변모한 자신의 진짜 마음을 확인하며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더욱 더 뜨거운 사랑을 가슴에 품는 말랑말랑한 연애 이야기와는 격이 다른 수준의 높은 로맨스 드라마로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에 죠의 마지막 승부를 말리며 애절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은 수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 스토리 작가 카지와라 잇키는 연애나 여성 캐릭터의 묘사 따윈 안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요코란 캐릭터의 창조와 캐릭터성 정립에는 치바 테츠야의 입김이 강하게 들어갔다고 한다. 초기에 피도 눈물도 없이 묘사되다가 갑자기 인간다움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인 건 바로 이 영향. 애니메이션에선 데자키 오사무가 작화나 스토리에서 요코에게 더 큰 비중을 할당했기에 원작보다 훨씬 더 돋보이는 활약을 하는데, 아예 애니메이션 2기는 죠와 시라키의 대립과 사랑을 메인으로 그려내는 구도로 재구성 되었다.
- 타이토에서 만든 내일의 죠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호세 멘도사를 이기면 죠가 요코와 결혼하는 걸 목격할 수 있다.
- SNK의 대전 격투게임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의 등장 캐릭터인 카구라 치즈루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유명하며 이는 SNK 측에서 공식적으로 인증한 부분이다. 실제로 특유의 긴 생머리 & 올백 조합과 얼굴형이 쏙 빼닮았으며, 뛰어난 수완의 사업가이면서도 냉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이 많고 활발한 성격이라는 점 등 공통점이 많다.
[1] 리키이시의 무리한 감량을 세세한 부분까지 철저하게 관리하고 지시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런 리키이시의 고통을 함께하겠다고 비밀리에 자신도 물이나 음식을 입에 대지 않으며 리키이시의 곁을 지켰다. 다만 그런 거치곤 얼굴이 너무 멀쩡하기는 했다[2] 죠가 정식으로 프로 복서로 데뷔를 앞두고 있을 즈음 요코가 탄게 체육관을 자신이 직접 후원해 주겠다고 했는데 단페이는 당신들의 도움은 받지 않겠다며 정중히 거절했다.[3] 특히 이 과정에서 카를로스가 호세 멘도사와의 WBC 밴텀급 타이틀전까지 미루며 죠와의 공식전을 원하게 되었을 때 막대한 위약금 때문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걸 간파하고 자신이 그 위약금을 대신 내줄테니 죠와 마음껏 싸우라며 판을 깔아주고 "이걸 제가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생각해주세요. 그럼 메리스리스마스..."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내일의 죠의 명장면 중 하나로 통한다. 위의 이미지 중 세 번째에 있는 모습이 바로 애니메이션 2기 10화 후반 이 명대사를 날리며 보여준 표정이다.[4] 이때부터 이미 증오와 애정의 감정이 둘 다 있어서 혼란스러웠던 상태였다고 볼 수 있다.[5] 천박한 여자라 여겨지더라도 상관없다며 막아서는 요코를 제지하며 "여자가 그런 소릴 함부로 하는게 아니야"라며 살짝 밀어냈다[6] 이때, 국내판 대사 "링 위에서, 호세 멘도사가 날 기다리고 있소. 난 가야만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