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1-25 14:07:50

시미그달리 씨

1. 개요2. 줄거리3. 기타

Mr Simigdáli

1. 개요

피그말리온 이야기의 TS 버전이라 할만한 동화. 이 동화를 기원으로 한 40여개가 넘는 변형 전래동화가 있으며 이들 중에서도 대표적 예제로 세몰리나 님(Master Semolina),[1] 핀토스마우토(Pintosmalto),[2] 반죽 왕자(The Dough Prince) 등의 전래동화가 있다. 현대의 작가들이 이 동화를 기조로 해서 출판한 《설탕으로 만든 사람》 이란 동화도 있다.

2. 줄거리

어느 나라에 매우 아름다운 공주가 한 명 있었다. 공주는 자신에게로 오는 모든 구혼자를 거부했다. 공주는 아몬드, 설탕, 밀가루를 이용해서[3] 남자의 형상을 빚고 40일동안 신에게 기도한다. 신은 공주가 빚은 남자 형상의 반죽을 사람으로 만들어줬다. 그리하여 공주가 빚은 반죽으로부터 만들어진 남자는 시미그달리 씨(혹은 세몰리나 님)라고 불렸으며 매우 잘생겼다.

다른 나라의 사악한 여왕은 공주가 만든 시미그달리 씨를 욕심내서 그를 납치하기 위해 황금 배를 공주의 나라로 보낸다. 시미그달리 씨를 포함한 모두가 황금 배를 구경하기 위해 밖으로 나오고, 황금 배의 선원들은 시미그달리 씨를 납치해 여왕에게로 데려간다. 공주는 수소문 끝에 시미그달리 씨가 여왕에게 납치당했음을 알고, 무쇠신 세 켤래를 챙겨 시미그달리 씨를 되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공주는 길을 가다가 의 어머니를 만나고 달의 어머니와 달에게 시미그달라 씨의 행방을 묻는다. 둘은 모른다고 답하고 대신 그녀에게 아몬드를 쥐어주며 태양에게로 보낸다. 공주는 이후 태양의 어머니와 태양을 만나고 시미그달라 씨의 행방을 묻는다. 둘 다 이전의 달 모자처럼 모른다고 답하고 대신 호두를 주고 그녀를 별들에게로 보낸다. 공주는 마지막으로 들의 어머니와 별들을 만나고 그들에게서 헤이즐넛을 받는다.[4]

공주는 드디어 시미그달리 씨를 납치한 여왕의 성에 도착한다. 공주는 당시 차림새가 지저분해서 거위치기가 묵는 누추한 곳에 묵게 된다.

공주는 가장 먼저 아몬드를 깼고, 아몬드에선 황금으로 된 물레와 방추(spindle)[5]가 나온다. 공주는 이를 대가로 여왕에게 시미그달리 씨와 하룻밤 같이 자게 해줄 것을 청하고 여왕은 이를 승인한다. 그러나 여왕은 시미그달리 씨에게 몰래 수면제를 먹여, 시미그달리 씨는 그날 밤 바로 옆에 자신을 만든 공주가 있고 자신에게 말을 거는데도 자느라 눈치채지 못한다.

공주는 두 번째로 호두를 깼고, 호두에선 황금으로 된 암탉병아리들을 꺼내고 여왕에게 이를 대가로 똑같은 부탁을 한다. 그러나 여왕도 어젯밤과 동일한 수법을 쓰고, 시미그달리 씨는 두 번째 밤에도 공주가 자기 옆에서 말을 걸고 있는걸 눈치채지 못한다.

공주는 마지막으로 헤이즐넛을 깼고, 헤이즐넛에선 황금 카네이션[6]이 나온다. 공주는 이를 대가로 여왕에게 어제와 동일한 부탁을 한다. 한편 시미그달리 씨는 재단사[7]에게서 공주가 그간 자기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해듣게 된다.

그날 밤 시미그달리 씨는 두 마리의 말을 준비하고, 여왕의 수면제를 먹지 않고 자는 척 했다가 공주가 자기 옆에서 말을 걸기 시작하자 그녀를 데리고 재단사와 함께 말 타고 도주해버린다.

아침에 여왕이 시미그달리 씨를 찾았으나 시미그달리 씨는 없었다. 시미그달리 씨는 공주와 함께 귀환해서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다. 홀로 남겨진 여왕은 자기도 공주처럼 자신의 남자를 만들려고 남자 형상의 반죽을 빚으나 기도하는 대신 욕을 퍼부어버려서 반죽은 사람이 되긴 커녕 썩어버리고 만다.

여왕은 반죽이 썩어버리자 너무나도 원통해서 엉엉 울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여왕은 평생 홀로 살며 시미그달리 씨를 그리워하다 병을 얻고 끝내 죽고 말았다.

공주와 시미그달리 씨는 자신들을 도와준 재단사에게도 좋은 혼처를 마련해주고 그들 모두 결혼하여 많은 자녀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3. 기타

이 이야기는 노래하고 뛰노는 종달새 같은 유럽권 동화에서 제법 보이는 잃어버린 남편 찾기의 클리셰도 많이 따른다.

또한 해당 이야기의 유형은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쪽에서 주로 발견되며 클리셰로는 자기가 만들었다가 잃어버린 남편 찾기와 더불어 남편과의 3일밤을 위해 견과류 세 개를 3일에 걸쳐 교환하는 것이다.


[1] 세몰리나는 듀럼밀을 부숴서 만든 입자가 거친 밀가루를 뜻한다. Simigdáli의 영어버전이 세몰리나(Semolina)이다.[2] 유럽 민담 모음집 《펜타메로네》 에도 수록됨.[3] 판본에 따라 진주, 루비, 사향, 호박같이 더 귀한 재료들이 섞이기도 한다. 사실 시대배경을 따지면 설탕도 대량생산 이전이어서 사치품이 맞긴 하다.[4] 판본에 따라 별들 중 하나가 시미그달리 씨의 행방을 알려주기도 한다. 혹은 공주가 달, 별, 태양 가족들을 만나는 대신 노파 한 명이 공주의 앞에 나타나 별 의미없는 말로 된 주문들을 세 개 알려준다. 어느 쪽이든 세 개의 황금으로 된 귀한 물건이 나와 여왕의 마음을 사로잡는건 같다.[5] 紡錘. 가락, 혹은 물레가락이라고 하는 도구. 긴 작대기 부분에 실을 감아 물레와 함께 쓴다.[6] 판본에 따라 패랭이꽃.[7] 공주가 시미그달리 씨를 데리고 첫째 밤과 둘째 밤을 보내던 곳의 바로 옆에서 자던 재단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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