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산스크리트어: सीता Sītā영어: Sita, Seeta, Seetha
인도 신화의 등장인물이자 라마야나의 히로인. 라마찬드라의 아내로 라마야나의 주요 줄거리도 라마가 납치된 시타를 구하러 가는 내용이다. 라마는 비슈누 신의 7번째 화신으로 여겨지는데, 그에 따라 시타도 비슈누의 아내인 여신 락슈미의 화신으로 여겨진다.
별명으론 '자나키(자나카의 딸)', '마이틸리(미틸라의 공주)' 등이 있다. 시타(सीता)란 산스크리트어로 밭고랑을 의미하며, 당시엔 농업으로 얻는 축복을 표현할 때 쓰는 단어이기도 했다. 작중에선 쟈나카 왕이 아기 시타가 땅 속에서 발견된 것을 보고 지어준 이름이라고 나온다. 리그베다와 하리밤사(마하바라타의 부록)에선 시타란 이름을 가진 땅의 여신이 잠깐 언급되는데, 라마야나 시타의 원형으로 추정되곤 한다.
미틸라 왕국[1]의 공주로서, 정확히는 쟈나카 왕의 양녀이다. 땅 속에서 발견된 아기 시타를 입양한 것으로, 땅 속에서 발견되었기의 시타의 진짜 어머니는 땅의 여신 부미데비[2]라 여겨진다. 다만 쟈나카의 친딸이라는 판본도 존재하며, 자이나교 버전에선 라바나의 친딸이란 출생의 비밀이 있다고 나온다. 해당 버전에선 라바나와 만도다리의 장녀였지만 딸이 자신의 파멸을 불러올 것이란 예언을 들은 라바나가 땅속에 버렸고, 쟈나카 왕이 발견해 키웠다고 나온다. 다른 버전에선 베다바티란 여인의 환생이라고도 하는데, 라바나가 집적대 고행을 망치자 크게 분노해 다음 생에 라바나의 파멸하는 원인이 되겠다 맹세하곤 시타로 환생했단 이야기다.
의붓자매론 우르밀라가 있는데 라마의 동생 락슈마나와 결혼했으므로 겹사돈이 된다. 락슈마나가 시타를 구하기 위해 14년 동안 수면할 필요가 없는 몸으로 만들어 달라고 신에게 빌었을 때, 대신 잘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자 우르밀라가 대신 잠들기로 자처했다고 한다. 이 덕분에 락슈마나가 인드라지트를 물리칠 수 있었다.
작중에선 납치되어 고생했고 불행한 결말을 맞았으나 이러한 역경에도 라마에 대한 사랑을 지키거나 꿋꿋하게 자신의 고결함을 관철하는 모습으로 힌두교도들 사이에서 존경받는다.
화신이긴 해도 일단 인간이지만 서사시의 여주인공으로서 인기가 높아 여신으로 숭배되곤 한다. 라마를 묘사한 그림이나 석상엔 보통 시타가 곁에 있을뿐 아니라 라마와 별개로 개인적으로 숭배될 때도 많다. 인도나 네팔 등의 힌두 문화권에선 시타의 개인 사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시타를 모시는 축제도 있으며, 대표적으론 시타의 생일날 열리는 시타 나바미(Sita Navami)와 그녀와 라마의 결혼을 축하하는 비바하 판차미(Vivaha Panchami)가 있다.
2. 행적
2.1. 탄생과 라마와의 결혼
미틸라의 왕 쟈나카가 밭을 갈던 중 밭고랑 속에서 여자아이가 발견되었으며, 쟈나카는 이 아이에게 시타란 이름을 지어주고 양녀로 키웠다. 시타는 부모와 자매의 애정 속에서 아름다운 처녀로 자라났고, 혼기가 되자 쟈나카는 시타의 신랑 뽑기 대회를 연다. 쟈나카는 가보인 시바신의 활을 당기는 이를 신랑으로 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 활은 마차 8대로 끌어야 할 만큼 무거웠기에 많은 사람들이 실패하였다. 하지만 스승의 권유로 방문한 코살라의 왕자 라마는 이 활을 당기다 못해 부러뜨렸고, 덕분에 시타는 라마와 결혼한다.시타는 라마를 따라 야요디야에 가서 살게 되었고, 라마와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라마의 양어머니 카이케이의 계략으로 라마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유배된다. 이때 라마는 시타를 숲에 보낼 수 없어 두고 가려고 했지만, 시타는 라마의 남동생 락슈마나와 함께 기꺼이 따라가기로 한다.
2.2. 시타의 납치
유배 기간 동안 셋은 단다카 숲에서 지냈으며, 소박하지만 평화롭게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숲에서 시타가 납치되는데, 일은 어느 날 락샤사 슈르파나카가 라마에게 반해 구애하면서 일어났다. 라마가 시타를 이유로 슈르파나카를 거절하자 그녀는 화가 나 시타를 죽이려고 했다. 락슈마나가 내쫓았긴 하지만 슈르파나카는 이 일로 라마 일행에게 원망을 품고, 오빠인 라바나가 여색을 밝힌다는 점을 이용해 시타의 미모를 이야기하며 그녀를 납치하도록 한다.라바나의 부탁으로 마술사 마리챠가 아름다운 황금빛 사슴으로 변해서 시타 주위를 돌며 장난을 치자, 시타는 라마에게 사슴을 잡아 달라고 부탁하였다. 라마가 사슴을 잡으러 시타의 곁을 떠난 사이 라바나가 브라만으로 변장해 시타를 방문했고, 시타가 방문에 응하자 본색을 드러낸다. 하지만 라마를 사랑했던 시타는 단호하게 거절했고 이에 라바나는 시타를 납치해간다. 새의 왕 자타유가 라바나를 막으려 하였으나 라바나에게 패배하고, 시타는 납치당하고 만다. 시타는 라바나의 궁전에 있는 정원에 감금됐지만 부유하게 지내게 해주겠다고 꼬드겨도 잡아먹어 버리겠다고 협박해도 계속 거절해서 라바나가 진땀을 빼게 했다.
한편 시타가 없어진 걸 알게된 라마는 동료를 모아 시타를 수색한다. 그 가운데 바나라족 하누만이 라바나의 왕국, 즉 남쪽바다의 섬 랑카(실론, 지금의 스리랑카이다.)에 시타가 있는 것을 발견한다. 하누만은 시타에게 라마가 구출하러 오고 있다며 귀띔해주고, 라바나에겐 라마가 원숭이 군대를 이끌고 시타를 구출하러 올 것이라고 경고하지만, 락샤사들은 하누만을 붙잡아 감옥에 가둔다. 그러나 하누만은 요술을 부려서 감옥을 빠져나오고 오히려 랑카 섬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린 다음 도망친다.
그리고 라마와 라바나 사이에서는 마침내 큰 전쟁이 일어난다. 원숭이 군대는 큰 피해를 입으면서도 점차 락샤사 군을 압도하였고, 이에 신들의 왕 인드라를 쓰러뜨렸던 락샤사의 용사 인드라지트는 환영술로 사슴을 시타로 변신시켜 목을 베어 죽은 것처럼 속여 라마 일행의 사기를 크게 꺾었다. 하지만 그 역시 락슈마나에게 죽음을 맞고, 라바나도 라마와의 1:1 끝에 토벌된다.
그렇게 시타는 구출되지만, 라마는 갑자기 라바나에게 납치되었을 동안 정절을 지켰냐며 시타를 의심한다. 하지만 시타는 자신이 결백함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를 증명하기 위해 불을 피워 망설임 없이 그 안으로 뛰어든다. 곧 결백함이 증명되어 시타는 무사히 살아나왔고, 시타를 불 안에서 데리고 나온 아그니를 비롯한 신들은 라마를 질책하며 시타를 믿으라고 한다.
원문 서사시엔 없지만 <쿠르마 푸라나>를 비롯한 후대 판본 일부에선 사실 납치된 시타가 가짜, 즉 '마야 시타(환영 시타)'라고 나온다. 시타가 납치되고 라마에 의해 라바나가 파멸하는 계획이였지만, 아그니 신이 시타를 위해 마야 시타를 창조해 대신 납치되게 하고 진짜 시타는 따로 숨겨줬다는 이야기. 여기선 상술한 불의 시련 때 마야 시타가 불에 들어감으로서 숨어있던 진짜 시타와 교체되었다고 나온다. 이런 변종이 나온 이유는 여신이자 서사시의 주역으로서 인기가 높은 시타가 라바나와 어떤 형태로던 엮이는 것을 참을 수 없어했던 신자들 때문이였다는 듯.
어쨌든 시타는 무사히 나왔고, 라마는 사실 사람들이 괜히 의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공개적으로 증명을 요구했다고 밝히며 시타를 맞아준다. 시타는 라마와 함께 아요디야로 귀환했고, 왕비가 되어 잘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발미키가 지은 것이 아닌 후대에 첨가된 마지막 장 <우타라칸다>에선 여기서 끝나지 않으며, 이하는 우타라칸다에서의 시타의 행적이다. 우타라칸다는 원문으로 취급될 수는 있지만 원작자 발미키가 지은 것이 아님에 주의.[3]
2.3. 결말
라마의 즉위 이후, 사람들 사이에서는 라바나에 사로잡혀 있었던 시타의 순결에 대하여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돌게 된다. 그것을 알게 된 라마는 결국 왕으로서의 위신 때문에 시타를 왕궁에서 추방한다.[4] 시타는 라마의 두 자식을 임신하고 있었지만 숲으로 추방당했고, 현자 발미키[5]의 은둔처에 찾아가 몸을 의탁한다. 시타는 이곳에서 라마와의 아이 라바와 쿠샤를 낳았고, 아이들은 어머니와 현자의 지도 아래서 훌륭한 청년으로 자란다.그런데 라마가 우연히 라바와 쿠샤를 만나게 되고[6] 라마는 그들이 자신과 시타의 아이들임을 확신한다. 라마는 시타를 찾아가 다시 한 번 시타 자신이 순결하다는 것을 증명하면 시타와 아이들을 받아들여 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시타는 계속되는 의심에 지쳐 어머니 부미데비 여신에게 순결하다면 대지가 자신을 받아들이도록 해달라고 요구한다. 부미데비는 시타의 순결을 인정하고, 시타는 땅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라마는 그제서야 후회했지만 시타는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새 왕비를 맞이하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 라마가 거둔 라바와 쿠샤는 이후 코살라를 다스리게 된다.
유의할 점은 이미 상술했지만 라바나를 물리친 후 일어나는 시타의 시련은 당초 라마야나에서는 없었다. 원래는 라바나를 물리치고 고향에 돌아가 해피엔딩을 맞는 것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여성의 정절을 강조하기 위해 첨가되었다고 본다. 오늘날에도 비슈누를 주신으로 하는 힌두교의 분파 중 일부는 시타의 시련을 후대에 첨삭된 것으로 하여 부정한다. 또한 시타가 좋은 결말을 맞지 못하는 이야기에서도 여러 판본과 이설이 존재한다. 북인도 쪽의 판본에서는 시타가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심에 지쳐 결국 대지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하며 이것이 상술된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결말은 이쪽이다. 반대로 남인도 쪽 판본에서는 시타가 자신을 의심하는 라마를 비난하고 남편을 버리는 결말도 있다.
<파드마 푸라나>에선 우타라칸다 스토리를 바탕으로 시타가 그런 결말을 맞은 뒷이야기를 묘사한다. 시타가 아이였을 때 앵무새 한 쌍을 잡았는데, 암컷 앵무새만 데려가서 암컷 앵무새는 외로움에 죽고 말았다. 이에 수컷 앵무새는 시타에게 자신과 비슷하게 배우자와 헤어지는 운명을 겪을 것이라 저주했다고 한다. 지역 판본에선 발리의 아내가 남편을 비겁하게 죽인 라마의 처사에 분노해 시타를 되찾아도 다시 잃을 것이라 저주해서 그렇다고 나온다.
붙잡힌 히로인으로 시작해서 구출된 뒤 세간의 의심에 시달리다 불행한 결말을 맞았다.
시타가 저런 결말을 맞이한 원흉은 다름아닌 그녀를 납치함으로써 나중에 시타의 순결을 의심받게 만든 사건을 일으킨 라바나와, 시타의 납치 건 이후로 생긴 민중들의 소문, 남편 라마의 의처증(…)이었다. 여러모로 본인은 마땅히 잘못한 거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납치범과 탈환 후 그녀를 의심한 민중들, 그리고 남편의 의처증 때문에 혼자서 피를 본, 불쌍한 여성.
3. 미디어
4. 외부 링크
4.1. 한국어
4.2. 영어
- 위키백과(영어) : 시타
- 브리태니커 대백과사전 : 시타
- 위키완드 : 시타
- 위스덤 라이브러리 : 시타
- 올드 월드 갓즈 : 시타
- 갓체커 : 시타
- FANDOM
- 미스 앤 포크로어 위키 : 시타
- 렐리기온 위키 : 시타
4.3. 일본어
[1] 현재의 인도 비하르 혹은 네팔 자나카푸르에 위치했다고 추정되곤 한다. 그래서 비하르의 지역 중 하나가 시타쿤드라는 이름이며, 해당 지역엔 시타 관련 사원도 많다.[2] 시타의 본체인 락슈미의 화신이기도 하다.[3] 특히 라바나 항목에서 보면 알갰지만 건드리진 않았다고 나오는데, 이는 과거에 남의 아내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라바나는 과거 아프사라스 람바를 강간했는데, 이에 격분한 람바와 그녀의 남편이 앞으로 여자를 강제로 건드리면 머리가 천 조각으로 터져 죽을 거라고 저주했다고.[4] 라마 자신은 변함 없이 시타를 사랑했고, 순결에 대해 의심을 한 적이 없다.[5] 라마야나의 저자. 마하바라타의 비야사가 그렇듯 저자가 직접 캐릭터로서 등장하는 경우다.[6] 라마가 일이 있어서 시타가 있던 숲 근처에 갔단 이야기도 있고 아이들이 야요디야로 찾아갔단 이야기도 있다.[7] 사실 현실에 대비해도 라마의 입장을 이해할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일국의 왕은 어디 동내 이장같은 자리가 아니라서 나라의 일을 동내 소일거리 처리하듯 자신만의 뜻대로 할수 없다. 라마처럼 여러 사람 목숨을 가져다 썼을 때는 더하다. 전쟁을 일으킬 정도로 사랑했던 여자라도 자길 위해 함께 싸워준 사람들이 의심하면 추방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여론 돌아가는거 봐서 내칠 정도로 별 마음 없더라도 지배자로서의 위신을 위해 되찾아오겠노라 전쟁마저 불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시타를 추궁한것이 오로지 라마 자신의 뜻이 아니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사랑에 어느 정도 실드가 가능하기까지 하다. 시타의 자가화형식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뿐 아니라 라마의 입장을 공고히 해주기도 했다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8] 인도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힌두어 매스미디어가 북인도를 근거지로 하는 관계로 북인도 판본을 바탕으로 영화, 드라마 등이 제작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