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01 12:58:32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파일:El Arte de Volar.jpg

1. 개요2. 줄거리3. 제작 배경4.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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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원제: El Arte de Volar(비상飛上의 기술)[1]

스페인만화. 안토니오 알타리바(Antonio Altarriba) 글, 킴(KIM, Joaquim Auberti Puig-Arnau) 그림. 스페인 내전을 겪은 한 남자의 한맺힌 인생사를 그 아들이 그린 르포 만화이다.

2. 줄거리

1. 서두
첫 장면은 작가의 아버지가 양로원 건물 5층에서 떨어져 자살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아들은 불과 몇 초 동안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90년 인생 내내 떨어지고만 있었던, 자신 이외엔 그 누구도 모르던 아버지의 고통의 삶을 회상한다.[2]
2. 제4층: 나무로 만든 자동차(1910~1931)
글작가의 아버지이자 주인공인 안토니오는 스페인의 시골 페나플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는 한 뼘이라도 땅을 개간하여 자기 소유로 하려는 탐욕스러운 사람이었고 자기의 아들들도 목적을 위해 막 다루는 사람이었다.[3] 아버지와 형제들의 구박 속에 안토니오는 시궁창스러운 시골을 떠나 삼촌이 계시는 도시로 떠나려는 꿈을 가졌고 이를 위해 가출을 하나 당시 도시도 각박한건 마찬가지였기에 고작 3개월만에 시골집에 돌아오게 된다. 물론 돌아오자마자 아버지한테 얻어맞고 동네 친구들한테 놀림거리가 됬다.
어느덧 안토니오를 포함한 동네 남자아이들은 성장했지만 막상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기에 안토니오의 사촌 형 호세가 선생님 노릇을 하며 아이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했다. 안토니오는 마침 스스로 지식을 배워야할 필요성을 느꼈기에 호세의 교육에 열정적으로 따랐다. 그러나 주로 밤 시간에만 했었고 아침 일찍 일어나 일을 해야한다는 것 때문에 포기하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안토니오는 친구 바실리오와 친하게 지내면서 당시 막 유행하던 자동차에 대한 로망을 키운다. 자동차를 만들어서 타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를 하기도 하고 둘이서 수제로 조잡한 자동차를 만들어 운전을 해보나 출발하자마자 담벼락에 들이박아 망가지는 바람에 좌절하고 말았다. 다음 날, 바실리오는 안토니오 모르게 페나플로의 부자인 돈 하신토의 자동차[4]를 훔쳐 운전하나 조종 미숙으로 전복당하고, 결국 안토니오 앞에서 사망하고 만다. 자신과 꿈을 이야기했던 친구의 죽음으로 크게 상심한 안토니오는 이런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다시 한번 도시로 가출하게 된다.
3. 제3층: 두루티의 신발(1931~1949)
안토니오는 도시로 가출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별다른 연습도 없이 자동차 운전 면허 취득에 성공한다. 운전에 굉장히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이걸로 도시에서 인생이 펴리라 기대했지만, 당시 스페인은 왕정이 붕괴되고 공화정이 들어서는 격동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었고 따라서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할 수가 없었다. 안토니오는 가난한 상태로 하숙집에 머물면서 당시 유행하던 아나키즘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다. 시궁창스러운 현실에 분노하던 와중에 마침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쿠데타가 있었고, 갈수록 심해지는 쿠데타군의 횡포에 질린 안토니오는 공화파군에 들어가기로 하고 이를 가족들에게 알리기 위해 고향 페나플로로 돌아가나, 이미 스페인 내전의 여파로 고향은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5]
그대로 고향을 떠나 프랑코군에 입대하는 척 하고 탈영하여 공화파군에 들어간 안토니오는 자신을 환대해주는 분위기에 감동하게 된다. 운전병으로 일하게 된 안토니오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구사일생으로 공화파군에 들어온 세 사람, 각각 빈센트, 마리아노, 파블로와 의기투합하게 되고 자신들을 "납탄 동맹"이라 칭하며 납탄으로 반지를 나누어 가진다.
그렇게 잠시나마 공화파군 안에서 자유로운 아나키스트로 살아가던 안토니오였지만, 스페인 내전은 시간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었고 공화파군은 소련의 후원을 받은 공산주의자들과 연합하게 된다. 이후로 잠시의 행복은 사라지고 안토니오와 동료들은 생사를 드나드는 전투를 여러 번 경험하게 된다. 그 와중에 납탄 동맹의 빈센트가 적 비행기의 폭탄을 맞아 사망하게 되고, 안토니오는 빈센트가 소중히 하던 "두루티의 신발"을 가지며 다른 납탄 동맹들과 전의를 가다듬는다. 하지만 전쟁은 공화파군의 패배로 끝나고, 결국 안토니오의 부대는 피난민 행렬에 합류해 프랑스로 도피하게 된다. 그런데 기대와는 다르게 프랑스에서는 그들을 박해했고 안토니오는 몇년 동안 프랑스 여러 지방을 전전하다가 정말 재수 없게 2차 세계대전에 휘말리게 된다(...). 도중에 레지스탕스에 합류해 있던 파블로와 재회하고 같이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던 도중,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시작으로 독일은 프랑스에서 철수하기 시작하고 안토니오는 해방되어 파블로와 함께 마르세유로 떠난다.
마르세유에서 안토니오는 파블로의 인맥을 바탕으로 같이 장사를 시작한다. 그런데 파블로의 장사는 미군의 자원물자를 밀수하여 가난한 사람들에게 비싸게 팔아먹는 암시장이였고 안토니오는 한때 열렬한 아나키스트였던 파블로의 타락에 경악하게 된다. 갈수록 심해지는 파블로의 돈의 노예스러운 행보에 질린 안토니오는 어머니의 죽음 소식을 받은 것을 계기로 그동안 서민들에게 빼았은 돈으로 애인을 위한 새 미용실을 연 파블로의 타락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납탄 반지를 압수하여 떠나서 프랑스에 정착한 다른 동료인 마리아노에게 반지를 맡긴다. 하지만 마리아노에게도 프랑코 정부를 뒤엎을 희망이 없다는 소식만 듣게 된다.[6] 결국 공화파의 패배를 받아들인 안토니오는 두루티의 신발을 태워 버리고[7] 스페인으로 돌아간다.
4. 제2층: 씁쓸한 과자(1949~1985)
전쟁에서의 패배와 동료의 배신으로 피폐해진 안토니오는 더이상 정치에 관여하지 않은 채 스페인에서 조용히 살기로 한다. 사촌 엘비라의 도움으로 과자공장에서 멀쩡한 직장도 얻고 비교적 넉넉하게 살아가게 되지만 당시 프랑코 치하의 스페인의 타락하고 억압된 모습과 과거 아나키즘을 이야기하던 동료들의 변절에 크게 심란해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스페인 내전 전부터 알고 있던 하숙집 아주머니의 조카 페트라와 사귀게 되고 결혼을 해서 아들을 가지게 된다. 여기서 안토니오는 자신 역시 예전의 순수한 모습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완전히 인정하고 자신의 납탄 반지를 마지막 남은 동료 마리아노에게 보낸다. 다만 아들만큼은 자신처럼 크는 게 아닌, 억압된 스페인에서가 아닌 자유로운 환경에서 교육시키고 진정한 아나키스트로 키우고 싶었고 이를 위해 프랑스의 마리아노와 몇 해의 여름을 같이 보내게 하는데, 이것이 성과를 거두면서 아들과는 긴밀한 유대감을 가지게 된다.[8][9] 하지만 그 외를 제외한 현실은 시궁창 그 자체였다. 엘비라의 남편, 그러니 안토니오의 매형인 도로테오는 자신의 부와 권력을 바탕으로 바람을 피우는 든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이걸 참다 못한 엘비라는 그를 파산시켜 자신에게 의지하게 하기로 결심 한 후 안토니오를 이 음모에 끌어들인다. 안토니오는 무기력하게 이 음모에 동참하게 되고, 작전은 성공하여 도로테오는 파산하여 결국 자신의 아내에게 돌아가고 안토니오는 그 대가로 과자 공장의 지분을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로도 인생이 잘 풀린건 아니어서, 안토니오는 다른 사람의 부정한 음모에 동참하거나. 성관계를 거부하는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우거나, 사업 동료에게 배신당하고 재산을 몰수당하는 등의 시궁창같은 상황으로 점점 기력을 잃어간다. 60대까지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나가던 도중 아들이 장성하여 집을 떠나자 안토니오는 아내 페트라와 단 둘이서만 남게 되고, 갈수록 강박적으로 종교에 심취하는 페트라에 대한 불만과 과거 전쟁의 PTSD가 겹쳐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 결국 아내한테 폭력까지 휘두른 끝에 아내는 아들과 같이 살도록 보내고 자신은 양로원으로 혼자 들어가게 된다.
5. 바닥: 두더지의 땅굴(1985~2000)
그렇게 도피처로 찾은 양로원이지만 그곳은 노인들을 관리한다는 명분 하에 상당히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분위기였고[10] 안토니오는 이에 적응을 잘 하지 못했다. 그 와중에 마음에 맞는 다른 노인들과 친구를 맺고 소일거리를 하며 잠시나마 마음의 위안을 찾지만 그마저도 친구들이 먼저 세상을 떠남에 따라 또 홀로 남겨지게 되었다. 양로원 안에서 지인들의 죽음을 계속해서 전해듣게 되는데, 예를 들어 납탄 동맹의 마지막 동료였던 마리아노는 아내의 죽음 이후로 완전히 절망하여 납탄 반지를 모아 다시 총알을 만들어 자기 머리에 박아 버렸다. 그렇게 무기력해져 가던 안토니오에게 마지막 결정타를 가한 것은 그의 아내 페트라의 죽음이었다. 이후로 안토니오는 자신의 가슴을 두더지가 갉아먹고 있는 환시에 시달리게 되고, 이 고통을 버티다 못해 자살시도를 하기도 하고 마침내는 면회를 온 자기 아들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까지 하게 된다. 당연히 아들은 이 부탁을 들어주지 못했지만, 이런 부탁을 아들에게 해서 고통을 안겨줬다는 사실에 안토니오는 크게 괴로워한다.
그날 밤 어김없이 자신의 가슴에 나타난 두더지를 안토니오는 증오스러워하며 꺼내서 물어 죽이고,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자면서 꿈에서 그동안 자신보다 먼저 죽었던 아내와 친구들의 환영을 보게 된다. 환영들의 대표인 어린 시절의 옛 친구 바실리오는 안토니오에게 "여기 모인 사람들은 만장일치로 안토니오에게 자유를 선고했으니, 원할 때 가능한 한 빨리 죽으라."고 이야기한다. 이 말에 모든 마음의 짐이 사라진 안토니오는 자신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모든 것이 잘 풀림을 느끼고, 마지막 비상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3. 제작 배경

이 작품의 저자 안토니오 알타리바는 작품을 그리게 된 계기에 대해 에필로그에 상세하게 적고 있다. 아버지의 자살 이후, 아들은 아버지를 보다 챙겨주지 못한 것에 대해, 그의 마지막 부탁(자신을 죽여달라는 부탁)을 들어주지 못했고 결국 둘 사이의 "피의 동맹"을 저버린 것에 대해 매우 괴로워하고 있었다.[11] 그런데 그 와중에 아버지가 지내던 양로원의 원장에게 아버지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는 커녕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남은 기간의 금액을 지불하라는 연락을 받고, 어처구니가 없었던 그는 양로원에 항의를 하고 돈을 지불하는걸 거절하지만 양로원의 소송에 의해 부당하게 돈을 뜯기게 된다.
아버지가 그동안 느꼈던 스페인에서의 불합리함, 즉 권위적이고 오만한 민주주의가 휘두르는 횡포을 몸소 체험한 작가는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글로 이를 폭로하리라 결심하고, 이를 실체화하기 위해 이전부터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던 만화를 이용하기로 한다.

아버지가 양로원에 있으면서 우울증에 시달릴 때 작가는 아버지에게 우울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을 추천했고, 아버지는 그의 기억을 200쪽의 빼곡한 글로 남겼으며 이것이 이 만화의 기반이 되었다. 이 만화의 큰 특징이면 아버지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작가 그 자체의 평가나 메세지는 거의 나타나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의 경우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현대의 작가가 겪은 이야기와 교차해 가면서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했고, 페르세폴리스의 경우는 작가 자신의 경험을 위주로 그려나갓다면 이 작품은 서두와 에필로그를 제외하면 작가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은 채 아버지의 삶을 드러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작중에 나오는 아버지이자 주인공인 안토니오의 생애는 끝없는 좌절 그 자체이다. 그는 무슨 거창한 꿈을 바란 것도 아니고 그저 평화로운 세상에서 자신이 원하던 자동차 관련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이지만, 잔인한 세상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고 안토니오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사건에 끊임없이 휘둘리는 것을 반복한다. 도중에 소소한 안정을 찾는 경우가 몇 번 있지만 그 뿐.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 때까지 그가 원하는 대로 있었던 일은 거의 없었던 거나 마찬가지다. 자신과 뜻이 맞았던 동료들은 타락하거나 현실에 절망하여 자살한 경우가 대부분. 사실 이런 자전적 만화에는 주인공이 자신의 행적을 미화하는 내용이 조금이라도 있기 마련이건만 이 작품에서는 그것마저 보이지 않는다. 안토니오는 자신의 어두운 행적, 즉 젊을 때의 열정을 잃어버리고 현실에 순응하게 된 삶, 아내를 놔두고 피운 바람, 동료를 속이고 음모에 빠뜨린 일 등을 아무 미화 없이 그대로 이야기하고 이에 대한 혐오감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식민지 생활과 전쟁을 거치면서도 끊임없이 자유로운 세계를 위해 꾸준히 싸워왔지만 반복되는 독재의 횡포에 좌절하고 순응하게 된 우리나라의 중장년들에게는 깊이 공감할만한 내용이다. 굳이 미화가 들어간 장면이라면 우울증에 걸린 이후로 아내를 학대한 장면 정도. 작가가 만화에서는 간단하게 추상적으로 표현했지만 에필로그를 보면 "주변 사람들이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할 정도니 상당히 심했음을 알 수 있다.

최소한 일찍 사망하기라도 했다면 이런 죄책감을 덜 수 있었겠지만, 주인공은 양로원에 들어가고도 90세까지 15년을 더 살았다. 가뜩이나 자신의 인생에 대한 후회가 가득한데 아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죽어나가니 그 마음이 어땠을까. 작가가 말한 대로 "90년 동안 끊임없이 떨어지는 삶을 살았다."는 것이 빈말이 아닌 것이다.

작중에서 아나키즘에 대한 말이 끊임없이 언급되고 주인공 역시 스스로를 아나키스트라 표현하지만 이를 진지하게 고찰한 장면은 작중에서는 묘사되지 않는다. 주인공은 아나키스트를 이론적인 말로 이해하다기 보다는 "자유로운 환경에서 마음껏 자신의 꿈을 펼친다."는 개념으로 생각한 듯 하다.[12]정작 아나키즘에 대한 이론을 파고들던 동료들이 프랑코의 치하 아래서 전부 타락하여 독재의 열렬한 신봉자가 되는 장면은 작품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상당한 씁쓸함을 불러 일으킨다.

이 만화가 스페인에 출시된 이후, 작가의 인생은 180도 바뀌어서 아버지와 비슷한 인생을 산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통해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시킬 수 있었고 이에 걸맞는 부를 얻게 된다. 이에 작가는 이 책에 빚을 졌고 앞으로도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가리라 다짐하며, 삶에 짓눌린 아버지는 이제서야 창가에서 하늘로 날아갔다는 감상으로 작품을 마무리하고 있다.

4. 기타

후속작으로 동일 작가의 "부러진 날개"가 있다. 작가의 어머니이자 이 항목의 주인공인 안토니오의 아내 페트라의 인생을 그린 만화이다. 국내에도 2019년에 정발되었다.


[1] 이 만화의 주인공의 행적을 정확하게 요약한 제목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제목만으로는 만화의 내용을 바로 파악하기 어려웠는지 보다 직관적인 제목으로 교체하였다.[2] 이후의 작품의 소제목은 순서에 따라 층수가 낮아진다. 아버지가 자살을 하면서, 그리고 인생을 살면서 끊임없이 추락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작가의 장치이다.[3] 하지만 이는 아버지 뿐만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명이 담을 쌓더니 너도나도 담을 쌓아 막아놓았고 심지어는 한밤중에 몰래 남의 담장 벽돌을 빼가서 자기 땅에 세우기도 했다.[4] 정확히는 돈 하신토의 아들의 자동차였다.[5] 형들을 포함한 몇몇 사람들은 군대에 입대하지 않으려고 산으로 도망가고 선생님이였던 호세는 팔랑헤에 입단한 동네 친구에게 총 맞아 죽었다고 한다.[6] 참고로 파블로의 끝도 좋지 않았다. 그가 미용실을 마련해준 애인의 전 남자친구가 전쟁에서 살아돌아왔는데, 애인은 파블로를 배신하고 남자친구과 같이 미용실을 차지하게 된 것. 파블로는 결국 모든 것을 잃고 이탈리아 마피아에 들어갔다고.[7] 안토니오는 이 신발을 동료 빈센트가 죽은 이후부터 그렇게 험하게 구르는 와중에도 지금까지 소중히 가지고 있었다. 그런 물건을 태워버린다는 것은 지금까지 자기가 가지고 있던 혁명과 아나키즘에 대한 열정을 접고 현실에 순응한다는 의미이다.[8] 아들에게 손가락으로 반지를 만들어주는 행동을 취하면서 서로 공감하는 모습을 가진다. 아들은 후에 이를 '피의 동맹'이라 칭한다.[9] 훗날 아들이 스페인의 교수가 되었고 스페인의 불합리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으니 안토니오의 의도는 크게 성공한 셈이다.[10] 당시 스페인은 독재가 끝나고 민주화가 이루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오랜 독재정의 영향이 바로 없어지는 것은 아닐 테고 사회 전반적으로 그런 분위기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11] 에필로그에 의하면 작가는 친구 의사에게 아버지의 소원을 도와줄 수 있는 약을 부탁했다 거절당한 이후로 감히 시도도 못 해봤다고...[12] 사실 아나키즘의 가장 핵심적인 정의이자 이론이다. 자유로운 환경을 위해 사회주의를 주장하고 마음 껏 꿈을 펼치기 위해 국가의 폐지를 주장하기에 오히려 주인공은 아나키즘의 핵심을 가장 잘 알고있다고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