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2 11:50:40

역형성

역성법에서 넘어옴

1. 개요2. 역형성의 예3. 같이 보기

1. 개요

逆形成 / backformation

'역성법'이라고도 한다. 어원 의식이 옅어지는 등으로 말미암아 단어의 형태소 구성을 언중이 잘못 분석하고 특정 형태를 분리하여 본래 없던 기저 단어형을 새롭게 만드는 것을 뜻한다.

쉽게 말해서 어떤 단어의 구성이 '어근 + 접사'가 아님에도 언중이 '어근 + 접사'로 해석하는 바람에 새로운 '어근'형 단어가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2. 역형성의 예

역형성은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언중이 무의식중에 일으키는 오류이며 자체적인 분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과도교정과는 비슷하지만 다른 현상이다.

역형성인지의 여부를 판별하려면 '원형으로 (잘못) 인식된 어형'이 기존에 없었음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1] 어형 자료가 많이 남아있는 언어에서 역형성을 찾기 더 쉽다.[2] 예를 들어 영어고대 영어, 중세 영어 등의 자료가 상당히 많이 남아 있어서 예를 많이 찾을 수 있지만 한국어는 대부분의 문헌이 한문이두로 적힌 특성상 해당 어형이 없다가 역형성으로 생긴 것인지 단순히 기록되지 않은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2.1. 한국어

불규칙 활용형에서 나온 '푸르르다' 및 '달르다' '도우다', '실다' 따위가 있는데 이는 규칙 형태의 영향력이 적고 불규칙 형태의 영향력이 많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 불규칙 활용
    • 본래 '푸르르다'는 없었고, 단지 러 불규칙 활용 형용사인 '푸르다'뿐이었다. 그 활용의 특성상 '푸르러', '푸르렀다' 등으로 활용하는데, 언중이 이를 ㅡ 탈락 규칙 활용 형태인 '푸르르-어', '푸르르-었-다'로 잘못 분석한 바람에 어간이 '푸르르-'인 규칙 형용사로서 '푸르르다'가 탄생했고, 이것은 현재 사전에도 등재되어 있다.
    • '다다르다'는 원래 'ㄷ' 불규칙 동사인 '다닫다'였다는데, 연철된 '다다라', '다다름' 등에서 역형성한 듯하다.
    • '도우다'는 '푸르르다'와 달리 사전에까지 등재되지는 않고 있으나 이 역시 ㅂ 불규칙 활용 동사인 '돕다'의 활용형인 '도우니', '도와' 등을 언중이 우 규칙 활용 형태인 '도우-니', '도우-아'[3]로 착각하고 '도우다'를 기본형으로 인식한 것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문법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어린아이들에게서 나타난다.
    • '달르다'와 '빨르다' 따위는 르 불규칙 활용 형용사인 '다르다'와 '빠르다' 따위의 활용형인 '달라', '빨라' 등을 ㅡ 탈락 활용 형태인 '달르-아', '빨르-아' 등으로 착각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 '개울이 불다' 따위의 '불다'는 '붇다'의 잘못된 표현으로서 기사문에는 대개 '불어나'가 쓰이는 등 규칙 어간 '붇-'이 그다지 안 쓰이다 보니 대개는 '불다'를 기본형으로 인식하고, 여기에는 ㄹ 탈락 규칙을 적용해 '퉁퉁 분 라면', '개울이 불면' 같은 표현들을 쓰게 되었다. 또는 '불은', '불으면'으로 쓰다가 ㄹ 탈락 규칙 때문에 이를 '붏은', '붏으면'으로 오해하고 '붏다'를 기본형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깨닫다'도 ㄷ 불규칙 활용 의식이 옅어져서인지 간혹 '깨닳다'로 오해하기도 한다.
    • "꽃이나 잎이 시들다."의 뜻으로 쓰이는 '이우다'가 '이울다'의 잘못인 것도 이와 유관해 보인다.
  • '복사'와 '-돌이'의 신조어 '복돌이'에서는 '복돌판', '복돌하다' 따위가 만들어졌다.

2.2. 영어

Stašková(2013), 영어 역성법의 시기와 유형 분류
  • -er/-or의 탈락
    대표적인 예가 edit이다. 본래 이 단어는 없었고, 다만 명사로서 editor만이 있었다. 그런데 언중은 이 단어를 worker, singer 등에서 볼 수 있는 -er/-or가 붙은 edit-or의 구성으로 착각한 바람에 뒤의 -or를 제거해 동사 edit를 새롭게 만들었다. 자세한 내용은 민간어원 문서로.
  • 복수형 → 단수형
    • pease(완두콩들) → pea(완두콩)
  • 접두사의 탈락
    • 수학 용어 ratio(비)와 rational(유리수의), irrational(무리수의)은 irrational(1551) → rational(1570) → ratio(1660) 순으로 정의되었다. 자세한 것은 항목 참고.

2.3. 일본어

  • 여성기를 뜻하는 まんこ/めこ는 おまんこ/おめこ가 원형이었다. 어두의 お를 접두사로 해석하여 역형성한 것이다.
  • [ruby(大, ruby=おお)]まか(대략적)는 細か(こま+か[4])를 小まか(こ+まか)로 해석하여 역형성한 것이다.

3. 같이 보기


[1] 원형으로 인식된 어형이 있으면 그냥 보통의 파생일 수 있다.[2] '찾기가 쉽다'라는 것이고 '생기기 어렵다'라는 것은 아니다. 문헌으로 적히지 않은 시기에도 역형성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지만, 문헌적 증거가 없으니 역형성임을 입증할 수 없다는 것이다.[3] 이때는 '도우-어'로 활용된다.[4] 静か, 遥か, 温か 등의 어근에 붙는 접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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