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달리스크

오달리스크는 천부적으로 매혹적인 존재여야 해요. 우리의 손은 유혹의 몸짓을 거쳐 치명적인 무기로 화하죠. 우리는 클레오파트라 여왕과 조세핀 황후의 정신적인 계승자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물론 세헤라자데도요. 우리 오달리스크는 한 뼘의 살도 드러내지 않고 수십 미터 밖의 남자를 정복할 수 있죠. 오달리스크가 되고 싶은 여성이라면 지적인 재능도 갖추고 있어야만 해요. 유혹이란 단순히 육체적인 아름다움에만 의존하는 기술이 아니에요. 욕망과 열정은 모두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니까요.

사랑스러운 여러분, 그러니까 오달리스크는 아름다운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인류계에서 가장 기민한 여성이어야해요... 이런 일을 치르려면 빠르게 돌아가는 세련된 정신은 멋진 각선미 만큼이나 필수적이니까요. 하지만 피하에 강화 조직을 삽입하거나 주변 환경을 놓치지 않고 감지 할 수 있게 증강 감각 인식 기관을 이식하는 것처럼 신체 강화를 받는 것도 거래에는 아주 유용하죠.

오달리스크가 하는 일에는 보안전문가로 일하는 것과 중요인물을 경호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으니 언제나 적들의 계획보다 한 발 앞서 나가야 한답니다. 오달리스크는 항상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예측하고, 만약의 사태가 일어날 때는 가능한 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처리해야 하죠.

오달리스크는 항상 경계해야 해요. 언제나 상황을 자기 통제 하에 둬야하고 결코 평정을 잃어서는 안 되죠. 어느 때 어느 장소라도 오달리스크는 완벽해야만 한답니다. 오달리스크는 평범한 인간들을 넘어서 천상의 후리[1]가 지상으로 내려온 것처럼 행동해야 하는 걸 잊어서는 안 돼요.

오달리스크라면 사교적이고도 사랑스러워야 해요. 자동화기에 능숙한 미의 상징이기도 하죠. 빙하라도 녹일 수 있는 미소를 짓는 소중한 기녀이자 동시에 검과 방패가 될 수 있는 보호자여야 하고. 그 웃음은 적을 물리치는 순간에도 우아함과 품위를 잊어서는 안 되죠. 그래요. 오달리스크는 그 적들이 죽어가는 순간마저 그 이름을 속삭이며, 최후의 순간에도 자신의 심장에 키스하길 꿈꾸는 존재여야 한답니다.

"- 데리아 오셀리크 교장이 신입 여학생에게 한 소개 담화. 보락 행성 다르 엘 푼둑 지역의 오달리스크 자매단 학교."[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