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2. 개념3. 특징4. 오픈이노베이션의 유형5. 오픈이노베이션의 장점과 단점6. 오픈이노베이션과 관련된 개념7. 주요 국가별 현황 및 사례
7.1. 미국
8. 비판과 논란9. 관련 문서10. 참고 문헌11. 외부 링크7.1.1. 주요 정책 및 정부 지원 프로그램7.1.2. 대표적인 기업 사례7.1.3. 연구기관 및 학계와의 협력 현황7.1.4.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 및 협력 플랫폼7.1.5. 최근 동향 및 향후 전망
7.2. 유럽7.2.1. 주요 정책 및 정부 지원 프로그램7.2.2. 대표적인 기업 사례7.2.3. 연구기관 및 학계와의 협력 현황7.2.4.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 및 협력 플랫폼7.2.5. 최근 동향 및 향후 전망
7.3. 일본7.3.1. 주요 정책 및 정부 지원 프로그램7.3.2. 대표적인 기업 사례7.3.3. 연구기관 및 학계와의 협력 현황7.3.4.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 및 협력 플랫폼7.3.5. 최근 동향 및 향후 전망
7.4. 한국[clearfix]
1. 개요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은 기업이나 조직이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의 기술, 아이디어,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개방형 혁신 전략이다. 이는 연구개발(R&D)을 기업 내부에서만 수행하는 전통적인 폐쇄형 혁신(Closed Innovation)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다양한 외부 이해관계자(스타트업, 대학, 연구소, 고객, 협력업체 등)와 협력하여 신제품, 기술,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방식이다.2. 개념
오픈이노베이션은 미국의 경제학자 헨리 체스브로(Henry Chesbrough)가 2003년 저서 《Open Innovation: The New Imperative for Creating and Profiting from Technology》에서 처음 제안한 개념이다. 그는 기업들이 내부 혁신에만 의존하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우므로, 외부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픈이노베이션을 기술 진보를 위해 내부의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외부의 아이디어를 활용하고 시장 진출을 위한 내부와 외부의 경로를 모두 활용하는 개념이라 제시했다.[1] 사실 오픈이노베이션에 대응되는 개념이나 접근방식이 그전부터 없었다고 할 수는 없으나, 헨리 체스브로는 오픈이노베이션의 개념을 제시하여 대중화시켰으며 이를 패러다임화하는데 성공했다.[2]그 외에 프로세스 관점에서 개방형 혁신의 개념을 정의하고자 하는 시도도 있었다. Huizingh는 혁신의 기본적 전제는 혁신 프로세스를 개방하는 것이라 하였고, Slowinski & Sagal는 개방형 혁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 개인 발명가, 경쟁자 등과의 관계를 촉진하기 위한 방법과 프로세스가 개방형 혁신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필요 – 발견 – 획득 – 관리(Want–Find–Get–Manage)’ 모형을 제시하기도 했다.[3] EU Open Innovation Strategy and Policy Group에서는 Open Innovation 2.0의 개념을 제시했는데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주체들이 심도 있는 네트워킹과 공동으로 창의적인 협력을 추진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혁신의 주요 주체였던 산업계, 학계, 정부를 넘어서 일반 시민들도 혁신의 과정에 적극 참여하는, 기존 개방형 혁신보다 확장된 관점에서 사용자 혁신(User Innovation)이 통합 확장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Open Innovation 2.0
기존의 폐쇄형 혁신(Closed Innovation)에서는 기업이 독점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보호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업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혁신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3. 특징
오픈이노베이션은 다음과 같은 주요 특징을 가진다.* 개방성(Open): 기업 외부의 아이디어, 기술, 연구 성과 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함
* 협력(Collaboration): 대학, 스타트업, 연구소, 경쟁사 등과 협력하여 혁신을 촉진함
* 유연성(Flexibility): 내부 자원과 외부 자원을 조합하여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함
* 시장 중심(Market-Oriented): 고객, 협력사, 기술 제공자 등과의 협력을 통해 시장 수요를 반영함
* 지식 흐름(Knowledge Flow): 기업 내부와 외부 간 지식과 기술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함
4. 오픈이노베이션의 유형
오픈이노베이션은 크게 인바운드(Inbound) 오픈이노베이션과 아웃바운드(Outbound) 오픈이노베이션으로 구분한다. 이 그룹들은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비슷하며(발견과 활용, 외부에서 내부로, 내부에서 외부로,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구분되는 기준은 혁신의 방향이 회사 외부에서 내부로, 회사 내부에서 외부로인지 여부이다. [4]4.1. 인바운드 오픈이노베이션
외부의 혁신적인 기술, 아이디어, 연구 결과 등을 기업 내부로 도입하여 활용하는 방식이다.* 외부 기술 라이선스 인수: 대학이나 스타트업의 기술을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도입
* 공동 연구 개발(R&D): 다른 기업이나 연구소와 협업하여 신기술 개발
* 스타트업과의 협업: 벤처캐피털 투자,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직접 혹은 혁신중개자를 통해 관심 분야와 맞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협력
* 고객 및 사용자 참여: 크라우드소싱, 오픈 베타 테스트 등을 활용하여 고객의 아이디어 반영
4.1.1. 인바운드 오픈 이노베이션 사례
* P&G – ‘글로벌 소비재 기업인 P&G는 2000년대 초반 도입한 “커넥트 플러스 디벨롭(Connect + Develop)” 프로그램을 통해 개방형 혁신을 선도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꼽힌다. P&G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극 도입하여 자사 제품 개발에 적용했으며, 그 결과 신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고 연구개발 효율을 향상시켰다. 실제로 기저귀 제품 개선이나 스낵 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외부 제안된 아이디어를 제품화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이 사례는 대기업이 개방형 혁신을 통해 혁신 성과를 크게 향상시킨 대표적인 예시로 언급된다.* 레고 – 덴마크의 장난감 제조사 레고는 사용자 참여 플랫폼을 통한 개방형 혁신으로 유명하다. 레고는 “레고 아이디어즈(LEGO Ideas)”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팬들이 새로운 제품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투표로 인기 아이디어를 선발하도록 장려한다. 선정된 아이디어는 레고의 정식 제품으로 출시되며, 제안자는 이에 대한 보상과 크레딧을 받는다. 이러한 접근으로 레고는 열성 소비자들을 혁신 과정에 직접 참여시켜 히트 상품을 개발한 바 있으며, 고객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 미국 항공우주국(NASA) – 정부 연구기관인 NASA도 다양한 프로젝트에 개방형 혁신을 적용하고 있다. NASA는 우주 기술 관련 난제 해결을 위해 대중 대상의 아이디어 공모전이나 경연대회를 개최하여 폭넓은 외부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예를 들어 우주복 디자인 개선, 탐사 로봇 기술, 항공 알고리즘 개발 등에서 크라우드소싱형 혁신 공모를 통해 참신한 해결책을 확보하였다. 이처럼 NASA는 일반인, 민간 전문가, 학계 등 외부 인재들의 창의적인 해법을 도입함으로써 연구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대중의 참여로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부수 효과도 얻고 있다.
* 루트비히 볼츠만 협회 - 오스트리아의 루트비히 볼츠만 협회(Ludwig Boltzmann Gesellschaft)는 과학 연구 분야에 개방형 혁신을 도입한 사례이다. 이 협회는 의료 및 사회과학 분야에서 “Tell us!”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정신 건강 연구 주제를 일반 국민으로부터 공모 받았다. 연구자들은 공개 플랫폼을 통해 대중이 제안한 연구 질문과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그 중 유용한 제안을 선정하여 연구 과제로 삼았다. 이를 통해 전통적으로 연구기관 내부에서만 이루어지던 연구 기획 과정에 외부의 창의적 의견을 성공적으로 통합하였으며, 새로운 연구 주제를 발굴하고 사회적 요구를 연구에 반영하는 긍정적 효과를 거두었다.
4.2. 아웃바운드 오픈이노베이션
기업 내부에서 개발된 기술이나 지식을 외부에 제공하여 활용하는 방식이다.* 기술 라이선싱: 개발된 기술을 외부 기업에 라이선스하여 수익 창출
* 스핀오프(Spin-off)**: 내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스타트업을 설립하여 독립적인 사업으로 운영
* 오픈 플랫폼 운영: API, SDK,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등을 제공하여 외부 개발자와 협력
* 오픈소스 기여: 내부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여 외부 개발자와 공동 개발 진행
4.2.1. 아웃바운드 오픈이노베이션 사례
* IBM – IBM은 내부에서 개발한 다양한 기술과 특허를 외부 기업에 라이선싱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IBM은 매년 5,000~6,000건의 특허를 등록하며, 이러한 특허를 활용하여 라이선스 수익을 창출하고 기술의 활용도를 높이며 산업 전반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5]* 테슬라 –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의 확대와 기술 발전을 촉진하려는 의도에서 2014년 자사의 전기차 관련 특허를 모두 공개했다. 당시 전기차는 전체 자동차 시장의 1% 미만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테슬라는 경쟁을 통한 시장 성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특허 공개를 통해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이 테슬라의 기술을 활용하여 전기차를 개발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전기차 인프라 확장과 소비자 수용성 증대에 기여했고, 전기차 산업 전반의 기술 혁신을 촉진하며 환경 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6]
* 퀄컴 – 퀄컴(Qualcomm)은 자사가 개발한 반도체 기술을 다양한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고, 퀄컴은 무선 통신 기술, 특히 CDMA, LTE, 5G 등 이동통신 표준에 필수적인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을 스마트폰 제조사와 기타 전자기기 제조사에 라이선스하여 수익을 창출했다. 표준 필수 특허(SEP) 라이선스, 칩셋 판매와 라이선스 분리, 로열티 기반 수익 모델 등이 퀄컴의 주요 라이선스 수익원이자 전 세계적으로 무선 통신 기술의 발전과 확산에 기여해왔다.
5. 오픈이노베이션의 장점과 단점
5.1. 장점
* 신속한 혁신 가능* 연구개발(R&D) 수행 비용 절감 및 속도 증가
* 개발 생산성 향상 가능성
* 외부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활용 가능
* 개발 프로세스 초기부터 고객과 통합
* 시장 조사 및 고객 타겟팅의 정확도 향상
* 프로젝트 계획 및 전달 성과 개선
* 내부 및 외부 혁신 간 시너지 효과의 내재
* 바이럴 마케팅의 잠재 가능성
*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발굴 가능성
* 기업의 시장 적응력 향상
* 혁신 생태계의 활용
5.2. 단점
* 기업의 핵심 기술, 공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은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 지식재산권(IP) 보호 문제 및 지식재산권 공개로 수요기업의 경쟁 우위의 약화 가능성
* 외부 파트너와의 갈등 및 조정 필요
* 오픈이노베이션 과정에서 기여자(스타트업 등)가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규제하는 복잡성의 증가 가능성 발생
* 수요기업의 관점과 모순, 이해충돌, 갈등이 빚어질 수 있는 외부 관점의 수용과 통합 등 기업 내부의 조직 문화 변화 필요
* 외부 혁신을 적절히 발굴하고 내부로 통합하는 수단 고안의 필요
* 협업의 실패시 기술, 영업비밀, 아이디어의 탈취 여부를 둘러싼 갈등 가능성
6. 오픈이노베이션과 관련된 개념
오픈이노베이션과 관련된 개념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 외부 대중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
* 오픈 소스 (Open Source) – 소프트웨어 소스 코드를 개방하여 외부 개발자와 협업
* 산학협력 – 대학과 기업 간 연구 협력을 통해 혁신 촉진
* 기술이전 – 한 기업이나 연구기관에서 개발한 기술을 다른 기업에 이전하여 활용
* 플랫폼 비즈니스 – 외부 개발자와 협업을 유도하는 비즈니스 모델(예: 앱스토어, API 제공 등)
* 혁신중개자 - 혁신의 수요기업(주로 대기업)과 공급기업(주로 스타트업)을 연결, 매칭, 중재하며 혁신 창출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중개자. 관련 전문성을 가진 공공기관이나 민간의 CVC, 액셀러레이터 등이 이 역할을 한다.
7. 주요 국가별 현황 및 사례
7.1. 미국
7.1.1. 주요 정책 및 정부 지원 프로그램
미국은 민간의 창의성과 기술을 공공문제 해결에 활용하기 위해 연방 차원에서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과 예산관리국(OMB)은 크라우드소싱 및 시민과학법(2017)을 통해 각 기관이 대중 참여를 적극 활용하도록 권장하고, 실행 지침을 마련하였다. [7] 이에 따라 2017~2018년 사이 14개 연방기관이 총 86건의 크라우드소싱·시민과학 프로젝트를 수행하였고, 이 중 71%는 적어도 하나 이상의 외부 파트너와 협력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8] 또한 연방정부는 Challenge.gov 플랫폼을 통해 공공 부문의 문제 해결을 위한 상금 공모전을 상시 운영하고 있으며, 전문 인력 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커뮤니티도 구축되어 있다. [9] NASA 등 일부 기관은 개방형 혁신센터(CoECI)를 두어 직원들이 대중 대상 혁신 과제를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10]
7.1.2. 대표적인 기업 사례
미국 기업들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외부 아이디어와 자원을 활용, 신제품 개발과 R&D 효율화에 힘쓰고 있다. 예컨대 제너럴 일렉트릭(GE)은 2014년 Local Motors와 제휴하여 가전제품을 공동개발하는 FirstBuild라는 코크리에이션(co-creation) 플랫폼을 설립, 외부 개발자와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고 있다.[11] 프로터앤드갬블(P&G)은 자사 R&D 과제의 절반 이상을 외부에서 발굴한 아이디어로 해결하겠다는 “Connect + Develop” 전략을 지속 추진 중이며, IBM 등도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적극 참여하여 외부 혁신을 흡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과의 협력이 두드러져, 포드와 월마트 같은 전통 기업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 참여하거나 테크스타즈(Techstars) 등 전문 혁신중개자와 연계한 개방형 혁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레고(LEGO)는 팬들이 제안한 디자인을 제품화하는 LEGO Ideas 플랫폼을 통해 30여 종 이상의 히트 제품을 출시하였고[12], 스타벅스는 고객 아이디어를 모아 메뉴를 개발하는 등 기업 혁신에 외부 참여가 활용되고 있다.7.1.3. 연구기관 및 학계와의 협력 현황
미국에서는 산학연 협력이 오픈이노베이션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업들은 대학 및 연구소와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거나 거액을 투자해 장기적 혁신을 도모한다. 대표적으로 IBM은 2017년 MIT와 공동으로 MIT-IBM 왓슨 AI 연구실을 설립하며 10년간 2억4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였다. [13] 이처럼 기업이 대학 내 연구센터에 직접 투자하고 인력을 파견하여 공동 연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구글의 대학 AI센터 지원,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펠로우십 등도 활발하다. 또한 연방 정부의 SBIR/STTR 프로그램과 산학협력연구센터(I/UCRC) 사업(NSF 주관)은 중소기업·대기업과 대학 연구진의 협업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여 기술 사업화를 촉진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 대학들은 특허 라이센싱과 스타트업 창업을 통해 기술을 실용화하고 기업은 신기술을 조기에 도입하는 윈윈 협력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다.7.1.4.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 및 협력 플랫폼
미국의 혁신생태계는 세계적으로 가장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실리콘밸리와 보스턴 루트128 등 지역에는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대학, 대기업 R&D 센터가 밀집하여 자연스러운 아이디어 교류와 인재 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클러스터는 자체적으로 거대한 오픈이노베이션 허브 역할을 하여, 예컨대 대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치하고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온라인 플랫폼 측면에서도, 2000년대 등장한 이노센티브(InnoCentive)와 나인시그마(NineSigma) 같은 개방형 R&D 중개사이트를 통해 기업들이 전세계 전문가들에게 문제 해결을 공개 의뢰하는 문화가 정착되었다. [14]정부 역시 data.gov 등을 통해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여 민간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도록 장려하고, 2020년 코로나19 시기에는 미국도 민관협력 해커톤과 오픈데이터 공유로 백신·치료제 개발을 가속하는 등 개방형 협력의 효과를 직접 경험했다.7.1.5. 최근 동향 및 향후 전망
오픈이노베이션은 2018년 이후 더욱 확산되어 이제 “개방형 협력 없이는 혁신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15] 특히 2020년 COVID-19 팬데믹을 계기로 미국 내에서도 기업 간, 산학 간 벽을 허물고 신속히 협력하는 사례들이 주목받았다. 예를 들어 포드와 GE헬스케어는 합동으로 인공호흡기를 단기간 내 생산하였고, 제약사들은 특허 장벽을 낮춰 백신 개발에 협력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개방형 혁신의 가치를 입증하여, 바이든 행정부도 첨단기술 분야에서 오픈 R&D를 강조하고 다자간 기술동맹을 통해 글로벌 혁신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향후 미국의 오픈이노베이션은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연계를 한층 강화하고, 인공지능, 친환경 기술 등 새로운 분야에서 국제 협력을 주도할 전망이다. 다만 오픈이노베이션이 보편화됨에 따라 지식재산 보호와 공정한 협력 규칙 수립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정부와 업계는 효율성과 보안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7.2. 유럽
7.2.1. 주요 정책 및 정부 지원 프로그램
유럽연합(EU)은 “Open Innovation”을 혁신정책의 중요한 축으로 삼고 범유럽 협력을 제도화해왔다. 2015년 EU 집행위원회는 ‘개방형 혁신, 개방형 과학, 세계에의 개방(Open Innovation, Open Science, Open to the World)’을 연구혁신 정책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회원국 간 공동 R&D와 기술 공유를 장려했다.. EU Horizon 2020 (20142020)과 후속 프로그램인 Horizon Europe (20212027)은 다국간·산학연 컨소시엄에 연구자금을 지원하여 자연스럽게 오픈이노베이션을 촉진하는 구조를 갖추었다.[16] 이를 통해 EU는 기업과 대학, 스타트업이 국경을 넘어 협력하는 수천 건의 프로젝트를 지원하였다. 또한 2018년 시범 도입된 유럽혁신위원회(EIC)를 정식 출범시켜 파괴적 혁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대규모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프라운호퍼 연구소(독일)나 카타풀트 센터(영국) 등 각국의 혁신기관도 기업 공동연구와 기술창업을 돕는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EU 집행위는 혁신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개선하기 위한 이노베이션 딜(Innovation Deal)과 이노베이션 원칙 등을 도입하여 정책 입안 시 혁신 영향을 검토하고, 범유럽 벤처펀드-오브-펀즈 조성을 통해 민간 혁신투자를 유도하는 등 다각도의 정책적 뒷받침을 하고 있다
7.2.2. 대표적인 기업 사례
유럽의 주요 기업들 역시 개방형 혁신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멘스(Siemens), 에릭슨(Ericsson), 바스프(BASF)와 같은 기술기업들은 사내에 개방형 혁신 전담 조직을 두고 스타트업 발굴, 외부 아이디어 공모, 공동 해커톤 등을 일상적으로 시행한다. 예를 들어 레고 그룹(덴마크)은 2008년 개설한 LEGO Ideas 공개플랫폼을 통해 팬들이 디자인한 제품 아이디어를 접수·투표하여, 지난 십여 년간 중앙퍼크 세트 등 30여 개의 팬 창작 제품을 출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17] BMW(독일)는 2015년부터 스타트업 개러지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선정하고 부품을 공동개발하여 자사 차량에 적용하고 있으며, 벤처구매(Venture Client) 등을 통해 자동차 업계 전반에 외부 혁신 도입이 확산했다. 유니레버(영국/네덜란드)는 Unilever Foundry를 설립해 전세계 스타트업과 사업협력을 추진하고, 쉘(Shell)은 GameChanger 프로그램으로 에너지 분야 창업가들의 아이디어를 초기단계부터 지원하고 있다. 제약 분야에서도 노바르티스(Novartis)와 로슈(Roche) 등이 오픈이노베이션 공모를 통해 난치병 치료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모집하는 등, 유럽 대기업들은 산업 전반에 걸쳐 개방형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추세다.7.2.3. 연구기관 및 학계와의 협력 현황
유럽은 전통적으로 산학협력이 활발하며, EU 차원에서도 지식혁신공동체(KIC) 등 제도를 통해 이를 체계화하였다. 유럽혁신기술연구소(EIT)가 주도하는 KIC는 기후, 에너지, ICT 등 분야별로 기업·대학·연구소가 참여하는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연구개발부터 창업까지 함께 수행하는 모델로, 다수의 신기술 스타트업과 특허를 배출하고 있다. 또한 각국 정부도 대학의 기술이전센터(TLO)와 산학협력단을 지원하여 연구성과의 사업화를 장려하며, 기업의 대학 연구 투자에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독일 프라운호퍼 협회 산하 연구소들은 기업과 계약연구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대학과 인력·정보를 교류하여 실용화 연구를 선도하고 있고, 프랑스의 카르노 연구소들도 유사한 역할을 한다. 유럽 대학들은 스핀오프 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벤처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업이 주도하는 공동 석박사 과정 개설 등 인력 양성 면에서도 산업계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그 결과 EU에서는 다중 파트너가 참여하는 연구 프로젝트가 보편화되어 있고, 한 조사에 따르면 Horizon 2020 프로그램에서 생성된 혁신의 39%가 산학연 공동의 결과물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트리플 헬릭스(정부-산업-학계 협력) 모델이 유럽 혁신의 기반으로 자리잡았다.7.2.4.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 및 협력 플랫폼
유럽의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는 다양한 플랫폼과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다. EU는 유럽기업네트워크(EEN)를 통해 600여 개 회원 기관(상공회의소, 기술센터 등)이 중소기업의 국제 협력을 지원하도록 연결하고 있으며, 이노베이션 레이더를 통해 EU 연구사업 결과 중 상용화 유망기술을 식별하여 투자자와 연계하고 있다.[18] 각국 내에서는 산업 클러스터와 혁신 허브가 개방형 협력의 거점이다. 예를 들어, 핀란드의 오울루는 대학·통신사·스타트업이 모인 5G 클러스터로 유명하며, 프랑스의 소피아앙티폴리스는 IT 기업과 연구기관이 밀집한 기술단지로서 공동 연구와 창업이 활발하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와 오픈이노베이션 챌린지도 유럽 전역에서 확산되어, 슬러시(SLUSH) 나 비바 테크놀로지(VivaTech)와 같은 대규모 스타트업 행사에서 기업들이 공개적으로 파트너를 모색한다. 한편 유럽연합은 2020년 코로나19 대응으로 EUvsVirus 해커톤을 개최하여 2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100여 개의 혁신 솔루션을 도출했고, 후속 매치톤(Matchathon)을 통해 정부·투자자와 연결시키는 등 대륙 규모의 개방 협력도 실험하였다. 이처럼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물리적·가상 플랫폼이 다층적으로 구축되어 유럽 혁신생태계의 특성을 이루고 있다.7.2.5. 최근 동향 및 향후 전망
유럽에서는 2018년 이후 오픈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어, EU 정책과 기업 전략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2021년부터 시작된 Horizon Europe은 “글로벌 도전 과제 해결”을 기치로 삼아 개방형 혁신을 가속할 수 있는 미션 임무와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예컨대 스마트시티, 암 퇴치 등의 미션에 여러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민관협력 컨소시엄에 대규모 펀딩을 지원한다. 또한 유럽혁신위원회(EIC)를 통해 매년 수십 개 혁신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대기업과의 공동파일럿, 투자 연계 등이 이루어진다.[19] 기업 측면에서는 개방형 혁신이 이제 대기업의 표준 업무방식이 되어, 오픈이노베이션 부서를 두거나 최고 혁신책임자(CINO)를 임명하는 추세이다. 다국적 제약사들 간에 연구 데이터를 공유하는 Open COVID Pledge 운동이나, 자동차-IT 융합 컨소시엄처럼 이종 산업간 협업도 최근 두드러졌다. 향후 유럽은 지역 내 협력뿐 아니라 미국, 한국, 일본 등과 범지역 혁신네트워크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편으로 EU는 디지털 주권을 내세워 지역 내 데이터를 보호하고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있어, 개방형 혁신과 전략적 자율성 간의 균형을 모색하는 노력이 병행되고 있다.7.3. 일본
7.3.1. 주요 정책 및 정부 지원 프로그램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들의 혁신 역량을 높이기 위해 2010년대 후반부터 오픈이노베이션 촉진 정책을 강화했다. 경제산업성(METI)은 2018년 J-Startup 프로그램을 출범시켜 유망 스타트업 100선을 선정하고 대기업과의 교류, 해외 전시 참가 등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매치메이킹을 국가 차원에서 장려하고 있다.[20] 또한 METI와 공정취인위원회(JFTC)는 2021년 “대기업-스타트업 협업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여 대기업이 스타트업과 협력·투자할 때 지켜야 할 공정경쟁 원칙과 계약 상 권리보호 내용을 담았다.[21] 이는 대기업이 기술유용 등으로 스타트업을 억압하지 않고 대등한 파트너십을 맺도록 함으로써 개방형 혁신을 촉진하려는 조치이다. 일본 내각부는 2019년부터 매년 일본 오픈 이노베이션 대상을 주최하여 산학연 협력을 통해 탁월한 성과를 낸 사례를 시상하고 있다. 제1회(2019) 수상 프로젝트는 “고령화 사회 건강혁신 허브”로, 80여 개 산학관 민간 조직이 참여한 개방형 R&D 사업이 총리상을 수상하였다.[22] 이처럼 정부는 표창과 제도 마련, 자금 지원을 통해 폐쇄적 기업문화를 변화시키고 벤처생태계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고 있다.7.3.2. 대표적인 기업 사례
일본의 전통 대기업들도 2018년 이후 개방형 혁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일본 기업문화 특성상 한때 자급자족식 R&D가 일반적이었으나, 글로벌 경쟁 심화로 외부 아이디어 활용이 불가피해졌다. 대표 사례로 도요타는 2020년 도쿄 인근에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우븐시티(Woven City)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전세계 스타트업과 연구자들을 초청하여 미래 모빌리티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소니는 외부 스타트업에 개방된 Sony Innovation Fund를 운용, AI·로봇 등 신사업 분야에 투자하고 협업하며, NTT도코모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통신 분야 스타트업과 공동으로 신규 서비스를 창출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사내에도 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직원들이 창업하거나 사내 스타트업을 만들도록 장려하는데, 후지쓰의 경우 사내 벤처제도로 수십 개 프로젝트가 독립 스핀오프로 이어졌다. 해외 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이어서, 일본전산(Nidec)은 2021년 독일 기업 인수를 통해 전기차 모터 기술을 확보했고,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를 통해 글로벌 혁신 기업들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대기업뿐 아니라 교세라 등의 중견기업에도 확산되어, 신사업 분야에서는 “열린 문화를 통한 혁신”이 새로운 모토로 자리잡았다.7.3.3. 연구기관 및 학계와의 협력 현황
일본의 산학연 협력은 과거에는 비교적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2000년대 들어 크게 개선되었다. 2004년 국립대법인화와 함께 대학 기술이전전담조직(TLO)이 활성화되고 교수들의 창업이 허용되면서, 대학-기업 간 기술이전과 공동연구가 급증하였다. 일본 정부는 COI(Center of Innovation)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이 중심이 되어 기업·정부와 함께 미래 혁신기술을 연구하는 거점을 18개 선정(2013~2021)하여 지원하였고,[23] 이들 중 일부는 중간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을 만큼 성과를 보였다. 예를 들어, 히로사키대학 COI는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80여 곳이 참여해 고령자 건강데이터를 분석·활용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하여, 일본 내각부 주관 Japan Open Innovation Prize에서 2019년 최고상을 수상하였다. [24]기업들도 대학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최근 도쿄대학교, 교토대학교 등이 산학협력본부를 확대 개편하여 기업과 장기 연구계약, 공동 석좌교수 운영 등을 늘리고 있다. 2021년에는 도요타, 소니 등 대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문부과학성 주도의 혁신플랫폼 프로그램(創発的研究拠点)에 참여하는 등, 국가 전략분야에서 올ジャ판(All-Japan) 산학연 협력체제가 가동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일본은 논문·특허의 공동저자/공동출원 비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대학발 벤처도 2022년 기준 2천 개를 돌파하여 산학협력이 양과 질에서 모두 확대되는 추세다.7.3.4.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 및 협력 플랫폼
일본의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는 정부, 대기업, 중소기업, 대학이 연결 플랫폼을 통해 협업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경제산업성 산하 오픈이노베이션촉진협의회가 민간 주체들과 정책 소통 창구가 되고 있으며, JETRO는 2021년부터 J-Bridge(링크)라는 플랫폼을 출범시켜 일본 대기업과 해외 스타트업 간 매칭을 지원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Plug and Play Japan, TechCrunch Tokyo 등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자리잡아 대기업과 신생기업의 만남을 주선한다. 도시별로 특화된 오픈이노베이션 허브도 조성되어, 도쿄는 핀테크·모빌리티, 오사카는 바이오의약, 후쿠오카는 스타트업 친화도시로서 각기 강점을 살린 협력 클러스터를 형성했다. 대기업들은 사내 벤처육성 외에 사외의 혁신 발굴을 위해 이노베이션 거점을 해외에 설치하고 있는데, 소니와 도요타, 혼다 등이 실리콘밸리 혁신센터를, 미쓰비시상사는 이스라엘 기술허브를 운영하는 식이다. 한편 일본 기업들은 한국 등 해외 스타트업에도 손을 뻗쳐, 예를 들어 시세이도는 2021년 한국의 뷰티·헬스 스타트업 모집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유망 기술을 공동개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25] 이처럼 국내외를 아우르는 플랫폼 전략으로 일본은 다소 정체되었던 혁신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7.3.5. 최근 동향 및 향후 전망
최근 일본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사업 창출이 기업경영의 화두로 떠올랐다. 2020년대 들어 제조업 디지털전환(DX), 탈탄소 등의 거대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기업들은 더 이상 폐쇄형 혁신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CVC(기업벤처캐피탈) 설립이 붐을 이루어, 2022년 기준 일본 대기업 100여 곳이 자체 펀드를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기술제휴를 추진 중이다. 정부도 이러한 움직임을 지원해, 2022년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에서 대기업의 개방형 혁신 참여를 촉진하는 세제·규제 완화를 포함시켰다. 향후 일본은 강점인 제조업에 개방형 혁신을 접목하여 스마트공장, 모빌리티 서비스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들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보다 국제적인 협력망을 구축함으로써 정체된 생산성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한다.[26] 다만 일본 특유의 기업 문화(종신고용제, 계열 중심 거래 등)가 개방성 확대에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는 표준계약 가이드라인 제시, 성공 사례 전파 등을 통해 인식 전환을 꾀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일본의 오픈이노베이션은 이제 초기 추진 단계를 넘어 제도적 뒷받침 속에 안착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7.4. 한국
7.4.1. 주요 정책 및 정부 지원 프로그램
한국 정부는 “산업의 혁신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개방과 협력이 필수”라는 기치 아래, 2018년 이후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정책을 전개해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0년대 들어 대기업-스타트업 협력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민·관 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사업을 도입하였다. 2024년부터 본격 시행된 이 사업은 대기업 등 수요기업이 과제를 제안하면 스타트업이 해결책을 제시하는 Top-Down 트랙과, 민간 액셀러레이터·클러스터를 통해 유망 협업과제를 발굴하는 Bottom-Up 트랙, 그리고 수시 수요에 대응하는 On-Demand 트랙으로 구성된다.[27] 선정된 스타트업에는 시제품 개발 및 PoC 수행에 최대 1억2천만 원의 자금이 지원되며, 후속 R&D자금도 연계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예컨대 2024년 현대코퍼레이션-스타트업 SILI ENERGY가 협업하여 태양광 폐유리로부터 차세대 배터리용 규소소재 재활용기술을 개발, 국내외 특허출원까지 이르는 성과를 거두었다.[28] 이 밖에도 정부는 2015년 전국에 설치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지역별 주관 대기업과 스타트업 매칭을 지속 지원하고, 기술보증기금의 오픈이노베이션 보증 신설,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한 신기술 실증 등 간접지원도 펼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ICT 콜라보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컨소시엄을 이루어 인공지능, 5G 등 신기술과제를 공동 수행하면 비용을 지원하는 등, 다부처에서 개방형 혁신 촉진책을 추진 중이다.7.4.2. 대표적인 기업 사례
한국의 대기업들은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경영전략에 포함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내벤처 프로그램 C-Lab을 통해 임직원 아이디어를 육성한 뒤 분사(스핀오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2015년 이후 45개의 스타트업을 배출했고 해당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삼성의 초기투자 대비 3배로 성장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삼성전자는 미국에 삼성 넥스트(Samsung NEXT) 조직을 두어 스타트업 투자, 인수합병, 파트너십을 전담하게 함으로써 전세계 혁신을 흡수하는 구조를 갖추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17년부터 미국(실리콘밸리), 이스라엘, 독일 등에 CRADLE(사이트)이라는 오픈이노베이션 거점을 설립하여 미래 모빌리티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협업해왔으며, 국내에서도 ZER01NE(제로원데이)이라는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을 통해 사내·외 스타트업과의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현대차그룹은 2017년부터 2023년 1분기까지 200여 개 스타트업에 1.3조 원을 투자하고 자율주행, 전동화 등의 신사업 분야에서 다수의 협력 성과를 창출했다. LG그룹 역시 북미에 LG NOVA(Open Innovation Center 홈페이지)를 2021년 신설하여 디지털 헬스, 메타버스 등 미래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고 있다. LG NOVA는 Mission for the Future 글로벌 공모전을 통해 선발한 스타트업 20개사에 각각 $10만의 개발자금을 지급하고 LG와의 공동사업 기회를 제공하면서 “외부 아이디어로부터 미래 사업을 찾는(outside-in) 혁신”을 지향하고 있다. 이밖에 SK그룹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친환경 소재 스타트업 인수 및 합작을 활발히 진행하고, 포스코는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과 외부 공모전을 병행하여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등 여러 기업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7.4.3. 연구기관 및 학계와의 협력 현황
한국은 산학협력 분야에서 비교적 탄탄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오픈이노베이션과 연계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전국 대학에는 산학협력단이 설치되어 기업과의 공동연구, 기술이전을 지원하고 있고, 산학협력중점교수 제도를 통해 산업계 경험자를 대학 연구에 참여시키고 있다. 2018년 이후 정부의 혁신성장 선도사업 등에 대학·출연연구기관과 기업이 공동으로 선정되어 컨소시엄 형태로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예를 들어 인공지능대학원 프로그램에서는 기업이 커리큘럼 설계와 인턴십에 협력하며 AI 인재를 공동 양성한다. 대기업들은 대학에 연구센터를 개설하거나 장학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우수 기술과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고 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경우 대학 연구실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공모를 통해 선발하여 대규모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LG사이언스파크는 산학 공동연구 과제를 매년 모집하여 지원한다. 출연연구기관과 기업의 협력도 활발하여, 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기술이전 전담조직으로 ETRI 홀딩스를 설립해 민간에 기술사업화 자금을 투입하고 있고, 재료연구원 등은 기업 공동 연구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한국은 OECD 국가 중 대학·산업 간 연구협력 지표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논문 공동저자 비율, 특허 공동출원 건수 등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다. 다만 연구현장에서는 기업체가 단기 성과에 치중하여 장기적 공동연구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있어, 정부가 그랜드챌린지형 산학연 협력사업 등을 기획하여 난제 해결을 위한 장기 개방형 협력을 유도하고 있다.7.4.4.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 및 협력 플랫폼
한국의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과 맞물려 발전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스타트업 붐이 일면서 판교 테크노밸리, 마포 프론트원과 같은 창업 클러스터가 형성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대기업·투자자와 스타트업이 교류하는 장이 되었다. 각종 해커톤과 메이커톤 행사가 정부 부처, 대기업 주도로 개최되어 아이디어를 공유·협력하는 문화가 확산되었다. 예컨대 과기정통부 주최 ICT 이노베이션스퀘어 해커톤이나 삼성 주관 C랩 오픈 해커톤 등에 다수의 개발자, 학생, 기업인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창조경제혁신센터 17곳은 지역 거점별로 특화 분야(예: 경기센터-자율주행, 대구센터-의료 등)를 설정하여 해당 분야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플랫폼 기능을 한다. 민간에서도 D.CAMP, 아산나눔재단의 MARU180과 같은 스타트업 공동작업공간이 조성되어 대기업과 투자사가 멘토링, 네트워킹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민간 혁신중개자들을 중심으로 한 국제적인 협력도 활성화되고 있는데, 한국무역협회는 이노브랜치라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을 만들고 해외 대기업과 스타트업간 1대1 밋업을 지원하고 있고 한국산업은행과 함께 매년 6월 혁신대전인 넥스트라이즈를 개최하여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와 한국 생태계를 연결하고 있다. 2020년 한-유럽 제약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이 온라인으로 개최되어 머크, 노보노디스크 등 유수의 유럽 제약사가 국내 벤처와 협력 논의를 진행하였다. 정부 기관인 창업진흥원, KIAT(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KOTRA도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을 통해 해외 기업 수요에 국내 스타트업을 연결하거나, 해외 유망 스타트업을 국내에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를 아우르는 다양한 플랫폼과 이벤트를 통해 한국의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는 개방형 연결망을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7.4.5. 최근 동향 및 향후 전망
2018년 이후 한국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이 혁신정책의 주요 키워드로 부상하고, 대기업을 포함한 경제계 전반에 수용되었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속에서 2018년~2023년까지 5년간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과 참여하는 대기업 규모는 2018년 최소 7건 18개사에서 2023년 87건 361개사로 대폭 증가했고, 업종도 바이오·소부장 등 제조업 중심에서 플랫폼·핀테크· 헬스케어 등 서비스산업 전반으로 확대되었다.[29] 한국의 강점인 ICT 인프라와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AI, 바이오, 모빌리티, 배터리 등 분야에서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허브가 되겠다는 비전도 제시되고 있다. 다만 2022년 벤처불황을 기점으로 국내외 오픈이노베이션 관련 투자는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및 2025년 활동 계획 역시 위축되는 조짐이 있다. 해결과제도 존재하는데, 일부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 관계가 여전히 수직적이며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2023년 대·중소기업 간 표준계약서 보급과 기술보호 특별법 강화 등을 추진하였다. 또한 오픈이노베이션의 성과를 측정하고 확산하기 위한 지표 개발, 우수사례 공유 플랫폼 구축도 논의되고 있다. 종합적으로, 한국은 벤처생태계의 급성장과 더불어 오픈이노베이션이 양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며, 앞으로는 질적 내실을 다지고 국제 협력을 통한 스케일 업을 도모하는 단계로 나아갈 전망이다.8. 비판과 논란
개방형 혁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한편, 이에 대한 비판과 한계 지적도 존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개방형 혁신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 기존에도 존재했던 산학 협력이나 기술 라이선싱 등의 활동을 강조한“유행어에 가깝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또한 개방형 혁신의 효과가 과장되었고 폐쇄형 혁신의 장점이 간과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지나치게 외부 지식에 의존할 경우 기업이 핵심 역량을 내부에 축적하지 못하게 되거나, 외부에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장기적인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개방할 것인지, 어떤 분야를 개방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고민도 뒤따른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은 개방과 폐쇄 전략을 조합해 상황에 맞게 활용하기도 한다. 결국 개방형 및 폐쇄형 혁신 중 어느 쪽이 더 우수한지는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단정짓기 어렵고, 업계와 학계에서는 두 패러다임의 균형과 적절한 활용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9. 관련 문서
* 혁신* 혁신중개자
* R&D
* 스타트업
* 벤처 캐피털
10. 참고 문헌
* Chesbrough, H. (2003). Open Innovation: The New Imperative for Creating and Profiting from Technology. Harvard Business Press.* West, J., & Bogers, M. (2014). "Leveraging External Sources of Innovation: A Review of Research on Open Innovation", Journal of Product Innovation Management.
11. 외부 링크
* 영어 위키피디아 - 오픈이노베이션* 오픈이노베이션 연구 네트워크
[1] Chesbrough, Henry William (1 March 2003). Open Innovation: The new imperative for creating and profiting from technology. Boston: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ISBN 978-1578518371.[2] 김석관, 장병열, 이윤준, 송종국, 안두현, 이광호, 최지선. (2008). 개방형 혁신의 산업별 특성과 시사점. 정책연구, (), 1-330.[3] 이성만(2018), LG화학 개방형 혁신 사례- 도입 과정과 활동 사례를 중심으로, 성균관대 박사학위논문 에서 재인용[4] Busarovs, Aleksejs (2013). "Open Innovation: Current Trends and Future Perspectives". Humanities and Social[5] https://it.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2020071003139[6]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140613/64239611/2[7] [https://www.citizenscience.gov/2019/06/18/report-to-congress-2019/#][8] [https://www.citizenscience.gov/2019/06/18/report-to-congress-2019/#][9] [https://www.gao.gov/open-innovation-0#:~:text=implementing%20open%20innovation%20initiatives,are%20w%20ebsites%C2%A0that%20can%20improve][10] [https://www.gao.gov/open-innovation-0#:~:text=strategies%20their%20staff%20frequently%20use,implementing%20prize%20competitions%20and%20challenges][11] [https://www.onova.io/innovation-insights/four-examples-of-open-innovation#:~:text=Like%20Samsung%2C%20this%20home%20appliance,FirstBuild%20is%20both%20a][12] [https://www.onova.io/innovation-insights/four-examples-of-open-innovation#:~:text=Central%20Perk%2C%20Big%20Bang%20Theory%2C,LEGO%20put%20on%20their%20shelves][13] https://news.mit.edu/2017/ibm-mit-joint-research-watson-artificial-intelligence-lab-0907[14] https://www.gao.gov/open-innovation-0[15] https://mindthebridge.com/the-state-of-art-of-open-innovation-2020-report/[16] https://research-and-innovation.ec.europa.eu/strategy/past-research-and-innovation-policy-goals/open-innovation-resources_en[17] https://www.onova.io/innovation-insights/four-examples-of-open-innovation[18] https://research-and-innovation.ec.europa.eu/strategy/past-research-and-innovation-policy-goals/open-innovation-resources_en[19] https://research-and-innovation.ec.europa.eu/strategy/past-research-and-innovation-policy-goals/open-innovation-resources_en[20] https://www.jetro.go.jp/usa/jetro-japan-innovation-accelerator/j-startup-program.html[21] https://www.whitecase.com/insight-alert/jftc-and-meti-proposes-guidelines-business-collaboration-startups-and-investment[22] https://www.jst.go.jp/EN/achievements/research/bt2020-07.html[23] https://en.nagoya-u.ac.jp/news/nagoya_universitys_project_for_center_of_innovation_program_receives_highest_score.html[24] https://www.jst.go.jp/EN/achievements/research/bt2020-07.html[25] https://corp.shiseido.com/en/newsimg/3278_u8y20_en.pdf[26] https://kr-asia.com/aichi-japans-manufacturing-epicenter-is-actively-fostering-open-innovation-with-china[27] https://www.korea.net/Government/Briefing-Room/Press-Releases/view?articleId=1056568&type=N&insttCode=A260117[28] https://www.korea.net/Government/Briefing-Room/Press-Releases/view?articleId=1056568&type=N&insttCode=A260117[29] 진형석(2025), 한국의 오픈이노베이션 현황 및 활성화 정책 제언, 국제무역통상연구원, TF 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