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세계》 주요 등장인물 | ||
상준 (작중 행적) | ||
<colbgcolor=#4b0082> 현아 | 유리 | <colbgcolor=#ff0000> 우비 |
괴물 (피 묻은 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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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0c0c0 유리}}}}}}[1] Yuri | |
성우 | |
성별 | 여성 |
테마곡 | 유리의 세계 |
나이 | 14 ~ 16살[2] |
특기 | 모든 세계 감시, 학생 괴물 소환 |
좋아하는 것 | 상준, 코카콜라, 상준의 도시락 |
싫어하는 것 | 혼자가 되는 것, 괴물, 상준의 잔소리, 펩시콜라 |
오빤...씹새끼에요.
아무도 없는 세계에서 나가기 싫다는 여학생
적대적으로 굴지만 꽤나 만만하다.
아무도 없는 세계에서 나가기 싫다는 여학생
적대적으로 굴지만 꽤나 만만하다.
1. 개요
그녀의 세계의 등장인물이자 서브 히로인.2. 인물
학교 세계의 주인이자 한계점을 만든 인물이다. 교복위에 사복을 걸친 여자아이로 은발의 곱슬머리에 각종 붕대와 반창고들을 붙이고 있는, 상당히 불량해보이는 외모를 갖추고 있다. 상준을 '오빠'라고 부르며 현아는 '그 언니', 우비는 이름 그대로 부른다.아무도 없는 세계에서 나가기 싫다고 이야기하며, 탈출을 목표로 하는 현아에게는 3분의 1 정도 원한을 가지고 있다. 현아를 돕는 주인공을 아니꼽게 보고있으며, 사사건건 시비를 걸기도 하지만 주인공에게 역으로 당하기 일쑤다. 현아가 연애 파트, 우비가 미스터리 파트를 담당한다면 유리는 이 게임의 개그를 담당하는 캐릭터다. 만날 때마다 상준과 티키타카를 벌이기 때문에 재미 분량을 쏠쏠하게 뽑고, 본인이 가진 비밀과 떡밥들도 많기 때문에 자칫하면 지나치게 진지하거나 연애물로 빠질 수 있는 스토리를 중화시켜주는 중요한 캐릭터.
2.1. 성격
불량아같은 외모에 걸맞게 굉장히 건방지다. 성인인 상준을 상대로 깔보는 듯한 표정으로 띠꺼운 말투를 고수하는 건 물론 꼰대나 호구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첫만남부터 상준이 도망칠 문을 잠궈버렸는데도 변명을 하거나, 상준과 현아를 몰래 거울로 훔쳐보면서 역으로 상준에게 깐족대고, 심지어 상준이 자길 혼내려는 와중에도 우는 척을 하면서 넘어가려 한 것이 들키자 태도가 급변하여 피식 웃는 등, 초반부터 비범한 행적을 선보인다. 언제는 한번 상준이 띠꺼운 말투 고치면 안 되냐고 묻는데, 유리는 고칠 수 있지만 오빠한테 그럴 이유가 없다며 비웃는다.자존심과 자기주관도 강해서 상준이 충고를 하려 해도 꼰대질 한다며 욕하거나,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서 한마디도 안 지려고 한다. 상준도 요즘 애들은 타협을 모른다며 무서워할 정도.하지만 겉보기엔 저래도 속으로는 걱정 많고 배려심 있는 타입이다. 다만 자신의 생각을 밖으로 드러내길 극도로 꺼리는 성격 탓에 평소엔 띠껍게 굴거나 되도않는 거짓말을 하고 다닌다. 심지어 자신이 상준의 목숨을 구해준 적이 있는데, 나름 큰일을 한 것임에도 유리는 모른 척 굴었으며 오히려 상준이 자신이 문을 잠근 악역이라고 착각하는 걸 방관하기도 했다.[3] 상준은 감정을 감추고 쌓아두기만 하는 모습이 트라우마로 남은 과거의 자신과 같다고 생각해 유리의 태도를 교정해주려 한다.또한 겁이 상당히 많은데다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급속도로 얌전하고 고분고분해진다.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죽을 뻔했을 때 상준에게 찍소리하나 못하고 가만히 서서 떨기만 하는 건 물론, 그렇게 극혐한다고 말하고 다니던 상준이 자신을 공주님 안기로 안아들어도 가만히 있었을 정도. 그리고 상준과 적대했을 때는 기껏 준비한 흉기도 사람을 해한다는 두려움에 잠식되어 쓰지 못하고, 욱 하는 심정으로 던진 동전이 실제로 상준에게 상해를 입히자 정신이 무너지고 만다. 처음부터 상준에 대해선 악감정을 품지 않았으나, 상준이 자신을 목숨을 걸고 구출해 준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호감을 갖기 시작한다. 물론 본래 성격 탓에 현아마냥 대놓고 드러내진 않지만, 현아와 상준이 꽁냥대는 걸 훔쳐보면서 울먹이거나, 상준 앞에 나타나 조금씩 어필하는 걸 보면 누가봐도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볼 수 있기 때문.[4] 호감을 가진 뒤로는 눈에 띄게 상준을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인다. 상준에게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걸 깨닫자 그토록 좋아하던 상준의 도시락도 미안한 마음에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이걸 들키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일부러 거리를 두기도 했다. 이 행동을 상준에게 지적 및 위로받은 이후로 마음을 좀 더 연 것인지, 단순히 상준이 보고 싶어 홀로 상준 방에 찾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호감을 가지고 있다 해도 성격상 이를 은연 중에 티만 낼 뿐 직접적으로 어필하진 않았다. 중반부터는 조금씩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긴 하지만 이후 부끄러운지 대부분 거짓말 혹은 장난이라며 넘어간다. 상준 방에 찾아왔을 때도 실제론 상준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 찾아온 것이지만, 이를 밝히지 않다가[5] 헤어질 때가 되서야 조심스레 알려주나, 그마저도 거짓말이었다며 웃는다. 이렇게 상준을 좋아하지만 상준은 유리가 미성년자라는 점 때문에 현아마냥 이성으로 바라보진 않고, 어쩌다 유리가 연애 진도를 나가려 하면 철저히 선을 긋는다. 상준이 말하길 미성년자를 탐하는 사람은 쓰레기고, 그걸 알면서도 들이대는 미성년자도 쓰레기라고. 그런데 유리는 상준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자 호감을 숨기던 이전의 태도도 버리고, 아예 같이 쓰레기가 되는 한이 있어도 상준을 택하겠다는 신념을 본인 앞에서 보여준다. 결정적으로 자신의 정체가 들켜 망연자실할 때, 현아도 잊고 마지막으로 한 번만 키스해달라며 울며불며 애원한다. 이런 상준에 대한 집착은 둘 사이가 틀어지며 한동안 냉각되었다가, 오해가 풀리고 나서 다시 돌아온다. 자신이 죽은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로는 마음의 부담이 사라진 덕인지, 이전보다 훨씬 긍정적이고 밝아진 모습을 보인다.[6] 상준이 자신을 차버린 건 여전히 뒷감정이 남은 듯하나[7], 이전과 달리 친한 오빠로 받아들이는 점을 보면 깔끔하게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유의 띠꺼운 태도는 천성인 모양인지 중간중간 초창기의 성격이 새어나온다.참고로 자신이 유리가 아닌 것이 밝혀졌음에도 학교 세계를 여전히 집처럼 편안히 느낀다. 그 이유는 현실 세계의 기억이 사라지니까 굳이 서둘러 나갈 필요가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교복과 반창고도 편하다는 이유로 다시 착용하고, 상준에게 각종 물품들을 거의 살림을 차리는 수준으로 빌린다.평소 성격에 걸맞지 않는 허당끼를 자주 보여준다. 상준을 놀래켜놓고 자기가 더 놀라 눈물까지 글썽이거나, 부끄러움을 엄청 타서 상준이 상의탈의 한 걸 보고 얼굴이 시뻘개지며 도망가버리거나, 기분이 좋아지면 어린애처럼 굴기 시작한다던가 등. 이런 허접한 면모들 때문에 상준은 유리를 꽤나 만만하게 생각하고 있다. 은근히 히로인 중 가장 다루기 편한 대상으로 여기는 듯. 이런 면들을 종합적으로 보면 단순히 건방지기만 한 성격이 아닌, 사춘기 반항아 같은 복합적인 심리를 갖추고 있다.현아와 동일인물인 것을 알고 보면 많이 불량해서 그렇지 비슷한 면모들이 많다. 가장 큰 부분은 걱정이 많지만 겉으로는 괜찮은 척 하면서 속내를 철저히 감추는 것과, 상준에 대한 집착이 과도하다는 것. 예를 들면 둘 다 상준을 조금 거친 수단까지 써서 붙잡아 두려 하거나,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상준을 노골적으로 유혹한다. 특히 후자의 경우 상준도 비슷한 분위기에서 현아가 유혹하자 유리를 겹처본다.그 외에도 외모를 신경쓴다거나, 중2병 기질이 있거나, 자유분방한 발언들을 일삼으면서도 막상 부끄러움은 꽤 탄다거나, 상준 방에 운동 기구가 엄청 많은 걸 보고 질색하거나, 상준의 도시락을 매우 좋아하거나, 상준의 뺨을 잡아당기거나, 부끄러우면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누나 대접을 받고 싶어하는 등 사소한 부분들도 많이 유사하다.
2.2. 능력
학교 세계의 주인이지만 특수한 능력을 보여준 건 세 히로인 중 가장 늦었다. 현아마냥 전투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우비처럼 특수한 능력을 갖추지도 않은 그저 평범한 여고생에 불과했기 때문.그 대신 유리가 있는 학교 세계는 거울 면에 존재하는 세계로, 다른 모든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유리는 이 점을 이용해 모든 세계의 장소에 나타나 관음할 수 있다. 이런 장점 덕에 상준이 어디에 있든 유리의 시야망에 벗어날 수 없으며, 상준은 현아와의 연애나 사소한 짓 하나하나 유리에게 관음당하는 신세다. 물론 유리도 이를 악용만 하진 않고, 상준을 위기에서 여럿 구해내기도 했다. 한계점을 넘을 수 없는 건 유리 뿐만이 아니라 괴물들도 마찬가지기 때문.상준 없이는 거울을 넘을 수 없지만,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는 것으로 제한적으로나마 거울 너머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작중에선 플래시로 그림자 상준의 시야를 가리는데 성공해, 본체 상준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비 오는 세계가 닫힌 뒤로는 유리도 학교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어 간접적인 전투력이 크게 증가했다. 우선 자신에게 적대적이었던 학생들을 전부 아군으로 만든 건 물론 조종까지 가능할 수 있게 되었다. 중후반 유리와의 갈등 파트에선 학생들을 소환해 상준을 가로막는 전법을 보인 바 있다. 물론 능력이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학생 생성 속도가 느리고, 학생들이 날고 기어봤자 상준에겐 상대도 안 된다는 단점도 존재한다.또한 본인 자체가 굉장히 겁이 많은 성격이라 흉기 하나 제대로 사용 못한다는 점도 한몫한다.3. 작중 행적
본 문단은 전체 줄거리를 유리 시점에서 재구성한 것이기에, 전체적인 줄거리와 스토리 해석을 보고 싶다면 상준/작중 행적 문서를 참고 할 것.3.1. 그녀의 세계
3.1.1. 현아의 세계
《현아의 세계 #2》후회하긴 늦었지만,
다리는 빠르게.
다리는 빠르게.
《현아의 세계 #4》
처음으로 보게 되는 이 곳의 풍경.
그 끝에는...
그 끝에는...
3.1.2. 우비의 세계
《우비의 세계 #2》약속 시간에는 늦어서는 안 된다.
연락할 수 없다면 더더욱.
현아의 탈출구가 있는 비 오는 세계로 입장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을 준비를 하면서, 상준은 한계점 너머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살짝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전 현아가 감격에 젖은 모습을 본 탓에 발을 빼고 싶지 않아졌고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다.[11] 그런데 창문 유리에서 그 학생이 상준을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걸 눈치챈다. 상준은 아직도 악감정이 남았기에 위협하지만, 학생도 지지않고 보기 싫으면 고갤 돌리라며 띠껍게 군다.상준이 창문을 열어보지만 여전히 아무도 없었고, 학생은 등 뒤에 있던 전신 거울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 놀래킨다. 상준이 놀라자 학생은 상준을 비웃기 시작한다. 유리의 계속된 도발에 상준은 열이 받은 나머지 거울을 두드려보지만, 되려 학생이 뿌린 분무기에 놀라 역관광당한다.[12] 상준은 점점 더 열이 뻗치지만 현아의 방을 유리 조각으로 도배할 수 없었고, 다시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최대한 정중한 태도로 이전에 방해 공작을 벌인 이유를 묻는다.하지만 학생은 여전히 띠꺼운 태도로 그냥 장난이었을 뿐이라고 웃는다. 결국 다시 본래 태도로 돌아간 상준은 그냥 한 대만 때리게 해달라고 위협한다.[13] 학생은 어이없다는 듯 욕을 박으며, 거울 옆으로 숨더니 훔쳐보듯 상반신만 빼꼼하고 나타난다.그 때 학생의 포즈에 의해 가슴팍에 있던 명찰이 눈에 들어오고, 학생 이름이 유리인 걸 알게 된다.[14] 학생을 유리라고 부르자 자기 이름을 아는 것에 놀란 건지, 살짝 표정이 굳은 유리는 자기 가슴팍의 명찰을 확인한다. 그리고 뭔가 꾸미는 것처럼 상준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피식 웃으며 이름이 유리란 걸 긍정한다.상준은 빨리 돌려보내기 위해 단도직입적으로 자신에게 볼일이 있나고 묻는다. 그러자 유리는 그 언니 도와주기로 한 게 맞냐고 묻는데, 웃음기를 지운 채 얼마나 위험할 줄 알고 냉큼 수락한 거냐며 핀잔한다. 상준이 자긴 힘들 때 빠질 줄 아는 사람이라고 반박하자, 유리는연락할 수 없다면 더더욱.
그 언니한테 그런 소리 듣고도 발 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 언니가 눈물 보이면서 그런 말 한 시점에, 오빠는 이미 길들여진 거예요.
연기 아닐 것 같지? 응?
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건넨다. 상준이 현아 씨는 그런 사람 아니라며 들은 채도 안 하자, 유리는 생명의 은인이라고 지나치게 믿는 거 아니냐고 잔소리한다.[15] 계속되는 핀잔에 상준은 자기가 현아 씨를 돕는 게 어지간히 마음에 안 드냐고 묻는다. 이에 대해 유리가 해맑게 긍정하자 상준은 현아랑 원수 진 거 있냐고 묻는다. 그런데 유리는 정확히 3분의 1 정도 원수를 졌다는 애매한 말을 남긴다.이후 상준은 자기와 현아가 하는 말을 어떻게 들었냐고 묻는다. 유리는 거울 속에 있으면 블랙박스마냥 다 감시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상준은 앞으로 현아와 대화할 때는 거울이나 유리가 없는 곳으로 하기로 마음 먹으면서, 자기 앞에 나타난 목적이 뭔지 묻는다. 그러자 유리는 너무 덩치 큰 개처럼 길들여지지 말고 의심 좀 해보라는 충고를 하러 왔다고 말한다. 이에 상준은 대충 알겠다고 대답한 뒤 옷 갈아입어야 하니 꺼지라고 답한다.그런데 유리가 가지 않자, 상준은 왜 안 가냐고 따진다. 유리가 자기가 보면 부끄러워서 못 갈아입는 거 아니냐고 비웃는데, 상준은 지지않고 눈호강 시키기 싫어서 그런다고 말한다. 유리는 뭔 자신감으로 자뻑하냐면서 경멸하는데, 상준이 웃통을 벗자 유리는 상준이 예상 외의 엄청난 근육질 몸매인 걸 보고 크게 놀란다. 유리는 입이 떡 벌어지고 얼굴이 빨개진 상태로 뚫어져라 보고, 말로는 감흥없다고 말하지만 시선을 때지 않는다. 그 때 유리가 폰으로 찍으려고 하자 상준은 유리에게 가까이 다가가는데, 유리는 얼굴이 벌게진 채로 비명을 지르며 도망간다. 그 언니가 눈물 보이면서 그런 말 한 시점에, 오빠는 이미 길들여진 거예요.
연기 아닐 것 같지? 응?
《우비의 세계 #4》
아이를 돌보는 것은 힘들다.
이런 세상이라면 더더욱.
이런 세상이라면 더더욱.
3.1.3. 유리의 세계
《유리의 세계 #1》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면
더 많은걸 들고 가면 되지 않을까?
그림자 상준의 시점으로 시작한다.본체에게 패배해 핏물이 되어 터져나간 그림자 상준은 빗물에 섞여 흐르기 시작한다. 자신이 상준이었다는 자각도 거의 사라져 하염없이 흐를 무렵 멀리서 피 묻은 발이 소리치고 있는 걸 본다. 그리고 여기서 피 묻은 발의 전신을 보는데, 성인 남성의 하체와 대량의 보라색 촉수가 달린 상체를 가진 형태였다. 그런 피 묻은 발을 옆에서 대량의 그림자들이 찬양하고 있었고, 상준의 옆에는 우비가 귀를 틀어막고 숨어있었다. 우비는 겁을 먹은 듯 보였지만 도망가지 않았는데, 우비의 시선을 따라 가보니 그림자들 중 하나에 꽃혔다. 우비가 바라보는 그 그림자는 수척하고 나이 든 여성의 모습이었다.그 때 우비의 뒤쪽 공간에서 날카로운 칼끝이 허공에 생겨버린다. 우비는 허공이 갈라지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고, 빗물에 고여있던 상준은 무언가 이곳에 들어오면 안 될 존재가 들어오려 함을 직감한다. 공간을 비집고 들어오려는 사람은 현아로, 전신에서 근육이 끊어지고 뼈가 부서짐에도 악에 받친 표정으로 들어오려 한다. 우비는 그런 현아를 보며, 예전에 버려놓고 이제 와서 갑자기 보고 싶어져서 온 거냐며 신경질적으로 쏘아붙인다.전신에서 핏물을 흘리며 진입하던 현아는 잠시 빼더니, 힘을 쥐어짜내 피 묻은 발의 등에 나이프를 찔러넣는다. 그림자 상준은 나이프를 찔러넣은 자리가 아까 자신이 피 묻은 발 때문에 다쳤던 자리인 걸 깨달으나, 본체의 기억이 흐릿한 탓에 더이상 생각을 이어나가지 못한다. 이후 힘을 다 쏟은 탓에 현아는 빨려 들어가듯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 우비는 그 모습을 멍하니 보기만 한다.[16]우비가 그림자 상준 쪽으로 다가오더니 파편을 그림자 상준에게 전달해준다. 파편을 받고 의심이 점점 또렷해진 상준은 이후 우비에게 들린다. 우비는 물이 되어버린 상준을 약간 한심한 듯 쳐다보더니, 현아가 오빠가 다쳤으니 복수하러 온 것이라고 알려준다. 하지만 자기에겐 신경도 안 썼다면서 우울해하더니, 그림자 상준을 계속해서 부른다. 우비에게 계속 불려진 덕에 그림자 상준은 의식을 더 빨리 회복한다.이후 우비의 서브 스토리인 《02: 나만의 보물》로 이어진다.다시 본체 시점으로 돌아온다. 그림자 상준이 눈을 떴던 이유는 사실 병원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던 중 상준이 졸았기 때문이었는데, 상준은 어느덧 세 정거장이나 지나쳤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현아를 위해 이것저것이 담긴 가방을 매며, 상준은 어제 현아가 우비를 꼬셔야 한다고 말한 것의 의미를 곱씹는다. 현아와 연락을 할 수가 없어 답답해하며 병원으로 걷던 도중, 학교 하나를 발견한다.그런데 상준은 운동장에서 운동하는 학생들의 교복이 마치 유리의 것과 흡사하다고 생각한다.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 교문 안으로 들어가려 하지만, 상준은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의 교복이 두 종류인 걸 확인한다. 다른 학교 애들 교복이 섞였다고 생각하며, 상준은 자신이 착각했다고 느낀다. 왜냐하면 그 세계에서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건 자신 뿐이니, 유리가 현실의 학교에 있을 리가 없기 때문.그 때 상준은 순식간에 멸망한 학교 세계로 진입한다.[17] 상준이 다시 운동장을 보자 아까 많던 아이들은 전부 사라져있었고, 대신 유리가 눈앞에 있었다. 상준은 손을 붕붕 흔들며 유리에게 인사를 하고, 그 당사자는 표정이 굳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학교 안으로 튀어버린다. 상준은 배낭을 편하게 맨 다음 성큼성큼 뒤쫓아 가기 시작한다.더 많은걸 들고 가면 되지 않을까?
《유리의 세계 #2》
잡지 못했을 땐.
얼굴이라도 기억해야 하는 이유.
상준과 유리는 그렇게 학교에서 추격전을 벌인다. 어차피 상준은 유리를 능히 따라잡을 수 있는 데다가 잡자마자 패버릴 생각도 아니었기에,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쫓아가고 있었다. 그 이유는 패버리면 바로 고소를 먹는 세상이기에, 상대를 지치게 만든 뒤 평화적인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 작전이었다. 유리는 숨을 헐떡이더니 촉법이랑 싸우면 손해인 거 아냐고 역으로 협박을 한다. 하지만 상준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고, 오히려 도망갈 수 있게 길을 비켜주며 놀리기까지 한다.이후 상준은 검은 것들 사이에서 플래시를 왜 터트렸는지 묻는다. 유리가 사과하지 않았냐며 잡아떼자 상준은 사과가 아니라 그 행동을 했던 이유를 묻고, 아까와 달리 겁을 주기 시작한다. 그러자 겁먹은 유리는 다리가 풀려 주저앉더니 비굴하게 울먹이기 시작하는데, 상준은 유리가 인공 눈물로 연기를 하는 걸 눈치채고 속지 않는다. 연기가 들켜 버리자 유리도 태도가 싹 바뀌어, 안약통을 던져버린 다음 아까의 비굴한 톤이 다시 건방진 톤으로 바뀐다. 유리가 툭툭 털면서 일어나는데 상준은 유리의 왼손이 움직이는 걸 간파한다. 유리는 상준을 사납게 바라보더니 신발장에서 뭔가를 꺼내는데, 상준은 저번에 뿌린 분무기인 걸 간파하고 유리의 왼손을 쳐서 떨어뜨린다. 유리는 잠시 당황하더니 이후 바로 옆에 있는 교실로 뛰어 들어가 문을 잠가버린다. 그리고 다급한 어투로 좋은 말로 할 때 꺼지라는 식의 온갖 욕을 한다. 하지만 상준은 듣지도 않고 문을 걷어차 부서버린 뒤 교실로 진입한다.그런 상준을 보고 유리는 더이상 도망갈 곳이 없다는 듯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친다. 상준은 유리를 전신거울 쪽으로 몰아붙이며 다시 플래시를 터트린 이유를 묻는데, 유리는 진짜로 겁에 질려 울기 시작한다. 유리가 울자 상준은 살짝 당황한다. 그리고 유리는 현아와 상준이 한패인 줄 알고 경고 차원에서 그랬다고 해명한다. 상준이 뒤질 뻔했는데 경고가 맞냐고 쏘아붙이자 유리는 더더욱 겁을 먹으며 뒷걸음질 치고, 마침내 교실 내에 있는 전신거울에 등이 닿는다.거울에 등이 닫자 유리는 기겁하며 어서 비키라고 말한다. 상준은 비키지 않고 뻐기다가, 문득 거울에 비친 유리의 이름표가 좌우반전 되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그 때 거울 속의 유리가 진짜 유리의 팔을 잡고 거울 속으로 끌고 들어가려 한다. 뭔가 위험하다는 생각에 상준은 유리의 팔을 간신히 붙잡지만, 당겨지는 힘이 너무 센 나머지 유리는 점점 끌려들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유리의 전신이 들어갈 무렵, 이젠 상준도 같이 끌려들어 가기 시작한다.[18]거울 속에 신체가 먹히기 시작하자 상준은 정신이 혼미해지는데, 다시 거울에 머리를 박아 정신을 차린다. 이후 유리가 빨리 팔을 당기라고 소리치자 상준은 유리의 팔이 부러질 각오를 하고 전력을 다해 당긴다. 이후 유리의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유리와 상준은 바닥에서 나뒹굴고, 유리는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른다. 그리고 다시 들여다 본 거울 속에는 아까 그 그림자 학생들이 불어나고 있었다.얼굴이라도 기억해야 하는 이유.
《유리의 세계 #3》
여기가 좋아서?
아니면, 바깥이 두러워서?
파편을 모으자 마침내 상준은 계단으로 진입한다. 그리고 아래에서 학생들이 투명벽에 가로막혀 계단을 못 넘어오는 걸 확인한 뒤 그제서야 계단에 걸터앉아 쉰다. 학생들이 투명벽을 짓눌러가며 넘어오려는 걸 보고 상준은 살짝 걱정하고, 유리도 본인이 안전하다고 말했으나 같이 불안해한다. 참고로 유리는 상준 오빠한테 계단 구역이 안전지대인 걸 가르쳐주기 싫어서 여기로 도망 안 왔다고 말하는데, 상준이 짜증내려 하자 다시 어깨를 부여잡고 연기톤으로 아프다고 외친다.아니면, 바깥이 두러워서?
* 때릴 수 있다고 말하면 유리는 쓰레기라면서 질책한다. 상준은 솔직히 유리가 살기 위해서 막는다기보단 현아가 살인자가 되는 걸 막기 위해 그러는 거라 생각하지만, 유리는 그저 웃기만 한다.
* 때릴 수 없다고 말하면 유리는 호구라며 놀린다. 그리고 싸움질 잘 해봤자 호구라고 말하는데, 상준이 격투기 종사자한테 싸움질이라는 말 쓰면 안 되니 조심하라고 일침한다. 물론 유리는 들은 채도 안 하고 놀리는데, 상준이 달려들려 하자 다시 팔이 아픈 척 연기를 한다.
* 때릴 수 없다고 말하면 유리는 호구라며 놀린다. 그리고 싸움질 잘 해봤자 호구라고 말하는데, 상준이 격투기 종사자한테 싸움질이라는 말 쓰면 안 되니 조심하라고 일침한다. 물론 유리는 들은 채도 안 하고 놀리는데, 상준이 달려들려 하자 다시 팔이 아픈 척 연기를 한다.
뭐 어쨌든.
우리 이제 친해진 거죠?
말 안 하고 쌓아둔 거 없기예요.
갑자기 유리가 이런 말을 하자 상준은 당황해한다. 그리고 마음을 다잡고 받아들이자 유리는 띠꺼운 미소를 짓는데, 상준은 저 미소가 이전보다는 좀 더 온화하게 바뀐 걸 깨닫는다. 그리고 유리는 자신은 현아가 나가려는 것에 협조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현아가 나가는 순간 자기는 우비랑 같이 세계 밖으로 튕겨져 나갈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상준은 아까 현아가 유리를 죽이고 뭐고 했던 건 다 거짓말 및 과대망상이고, 진짜 우려했던 게 그거였냐고 묻는다.유리도 틀린 말은 아닌지 받아들이고, 그 근거를 질문받자 오로지 감이라고 말한다. 상준이 환장할 표정을 짓자, 유리는 현아도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상준이 살짝 놀라자 유리는 현아와 처음 만났을 때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생각해보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첫날 했던 대화 중에는 자신의 말이 맞거나 틀렸다고 증명할 만한 중요한 증거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 뒤, 손을 흔들며 학교로 유유히 사라진다.우리 이제 친해진 거죠?
말 안 하고 쌓아둔 거 없기예요.
《유리의 세계 #4》
유리와 친해졌다.
달갑지 않게 여길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현아는 상준에게 유리와 있었던 일을 듣는다.[27] 현아는 유리를 헌팅한 것과 팔을 뽑은 것에 대해 살짝 질책하더니, 위험한 짓 하고 다니지 말라며 걱정 섞인 잔소리를 한다. 반성을 한 상준은 일단 거울도 학교 세계를 잇는 한계점이라는 걸 알려준다. 현아는 팔짱을 끼고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한 뒤 유리를 믿을 수 있냐고 묻는다. 이에 상준은 건방지고 흉계를 꾸미나 허접해서 괜찮다고 답한다. 현아는 허접하다는 말에 이마를 꼭 쥐고 생각한다.그리고 현아는 비 오는 세계처럼 학교 세계도 파편을 모으면 자기도 들어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상준은 파편을 현아에게 건네주며 두 세계의 장단점을 분석하기 시작한다.[28] (장점/단점)달갑지 않게 여길 사람도 있을 것이다.
* 비 오는 세계
* 한 번 반쯤 공략해 봤다.
* 현아 씨에게 브리핑을 받을 수 있다.
* 우비가 귀엽다
* 비가 온다.
* 적들이 너무 무섭다.
* 우비를 만나면 브리핑이 끊긴다.
* 학교 세계
* 비가 안 온다.
* 실내다.
* 적들이 특정 시간대만 제외하면 비교적 만만한 것 같다.
* 거울에 끌려 들어가는 건 즉사 패턴.
* 적이 물량 공세를 한다.
* 유리가 띠껍다.
여기서 현아가 상준과 애정 행각을 벌이며 유리를 무섭게 응시하는데, 거울에 살짝 비친 유리는 황급히 자리를 뜬다.* 한 번 반쯤 공략해 봤다.
* 현아 씨에게 브리핑을 받을 수 있다.
* 우비가 귀엽다
* 비가 온다.
* 적들이 너무 무섭다.
* 우비를 만나면 브리핑이 끊긴다.
* 학교 세계
* 비가 안 온다.
* 실내다.
* 적들이 특정 시간대만 제외하면 비교적 만만한 것 같다.
* 거울에 끌려 들어가는 건 즉사 패턴.
* 적이 물량 공세를 한다.
* 유리가 띠껍다.
《유리의 세계 #5》
그건 세상을 구한다.
분명히.
집으로 가던 상준은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일단 유리는 갑자기 서로 친해진 거 아니냐며 들러붙는 걸 보면 꿍꿍이가 있어보이나 만만해 보인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우비. 마치 거인화한 모습일 때 자신을 아는 듯한 발언들을 한데다 대화조차 많이 못해 신비로운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분명히.
그 때 옆의 거울에서 유리가 바라보고 있다는 걸 눈치챈다. 농담을 던지려다 유리에게 눈물자국이 있는 걸 눈치챈다. 유리 본인은 안 울었다며 고개를 돌리고 시치미를 때지만, 상준은 이제 마음 묵혀두지 말라고 충고하지 않았냐고 말한다. 그러자 유리는 한숨을 쉬더니 왜 현아랑 사귀는 것처럼 구냐고 화를 낸다. 그리고 애매하게 침 발라 놓지 말고 그냥 팍팍 연애 진도 빼라며 잔소리를 한다. 하지만 상준은 현아가 자신이 안 도와줄까봐 매달리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거부한다. 전 여친과 그런 식으로 이어져 둘 다 파국을 맞은 경험을 해봤기에 더더욱 막고 싶었다고.그리고 상준은 막상 나갔다가 서로 별로일 수도 있으니 시간을 둬야 한다고 말한다. 유리가 쫄보라며 놀리지만 상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유리는 오그라든다며 띠껍게 군다. 그러다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직전이 되자, 자기도 이런 이상한 세상에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사라진다.[29]
3.1.4. 기억의 파편
《기억의 파편 #2》대부분의 사람은 밥을 주면 친해질 수 있다.
정말로.
잠에서 깨어난 상준은 이전처럼 꿈의 내용을 모조리 잊어버린 상태지만, 그래도 꿈에서 느꼈던 서글픔을 조금이나마 간직한 상태였다. 그리고 미리 산 재료들로 현아를 위해 요리를 한다.그렇게 평소보다 일찍 병원 세계로 도착한다. 이곳에 대한 공포심도 옅어지고 슬슬 진입 실패율도 낮아진다고 생각하며 병원을 걷는다. 하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현아가 보이지 않았고, 병원을 이곳저곳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그 순간 병원 로비에서 현아를 발견하는데, 현아는 멀리서 뭔가를 경계하는 것처럼 뒷모습만을 보이고 있었다. 이름을 불러도 돌아보지 않자 상준은 다가가서 옆모습을 본다. 그런데 어째선지 얼굴이 그림자가 된 것처럼 이목구비가 보이지 않았다.상준은 미동도 하지 않는 현아를 보며 이상하다는 걸 직감했으나, 자신도 모르게 현아의 어깨에 손을 뻗으려 한다.[30] 그 순간 옆의 전신거울에서 유리가 깜짝 놀래키고, 상준은 놀란 나머지 반사적으로 유리의 거울 쪽으로 펀치를 날린다. 펀치가 거울 앞에서 멈추나 유리는 상준보다 더 크게 놀라 아예 엉덩방아를 찧는다. 유리가 눈물까지 글썽인 걸 보고 상준은 유리는 시건방진 것에 비해 참 허접하다고 생각한다.상준은 유리를 일으켜주며 왜 경계하는 사람을 놀래키냐고 다그친다. 유리는 상준이 생각보다 많이 놀란 거 같아 살짝 미안해하는 티를 내는데, 상준이 유리의 심정을 귀신같이 눈치채자 유리는 쌤쌤이라고 말한다. 상준은 혀를 차며 다시 뒤를 돌아보는데 늘어선 복도와 현아로 위장한 것이 있던 자리에는 가짜 문이 있었다. 즉 현아의 환영은 가짜 문이 만든 낚시였던 것.유리가 또 자신을 구해줬으나 시치미 때려는 것을 보고, 또 마음 속에 묵혀두는 거냐며 잔소리한다. 유리는 웃으면서 자기가 이러는 이유를 맞춰보라며 거만하게 군다. 그런데 상준이 자기 좋아하냐고 말하자 경멸을 한다. 상준이 피식 웃자 유리는 뒷걸음질 치면서, 어제 현아랑 침대에 같이 누워놓고 그런 소리가 나오냐며 따진다. 상준은 관음하다가 연애질에 부끄러워서 튀었냐고 농담을 날린다. 물론 유리의 반응은 재채기.유리의 반응에 재미들린 상준은 이후 한번 더 유리를 놀래키고, 유리는 불상해 보일 정도로 쫄아버린다. 유리는 독이 빠짝 올라서 정말로.
오빤 씹새끼예요...
라고 말한다. 물론 상준은 자기한테 이런 건 네가 처음이라며 웃는 반응. 유리는 바닥에 주저앉아 한숨을 쉬는데 상준은 그런 유리가 슬슬 불쌍하다고 생각하는지 미리 준비해둔 도시락을 보여준다. 유리는 상준이 혼자 만들었다는 사실에 의심을 한가득 하다가[31] 결국 속으로 좋아하는 티를 내면서 받는다. 유리가 현아 주려고 만든 거 아니냐고 묻자, 상준 왈 음식이 좀 남아서 몇 개 더 만들었다고.[32]이후 유리는 상준에게 콜라까지 받자 속으로 매우 기뻐한다. 본인은 최대한 티를 안 낼려고 하지만 상준은 진작에 유리가 좋아한다는 걸 눈치챈 상태. 유리의 반응을 본 상준은 바깥 문물을 좋아하면서 이곳에서 나가지 않는 이유를 묻는데, 유리는 썩은 표정으로 말하기 싫다고 대놓고 말한다. 계속 캐물어보지만 유리가 이전과 달리 띠꺼운 말투도 안 쓰고 정중하게 거절하자 상준은 단념한다. 신경 써 준 건 고맙다는 유리의 말을 들으며 상준은 유리가 가진 마음의 상처가 무엇인지 고민한다. 그러면서 돌아가려는 순간, 유리가 쭈뼛거리며 갑자기 자기에게 잘해 주는 이유를 묻는다. 상준은 덤덤하게 서로 친해진 거 아니냐고 말하는데, 유리는 쑥스러운지 말을 흐리기 시작한다. 상준이 혹시 친한 척 속인 거면 도시락 내놓으라고 말하자 유리는 과장된 반응으로 속인 게 아니라고 소리친다.유리는 또한 현아가 현재 다른 데로 가 있다고 알려준다. 그 이유는 지난번처럼 검은 것들이 대량으로 나타난 시기여서인데, 유리는 정확한 위치까지는 알려주지 않아 혼자 추측해보라고 거만한 포즈로 말한다. 상준은 어째선지 병원 옥상에 있을 거라고 직감한다. 《기억의 파편 #4》
우비는 현아 씨를 거짓말쟁이라고 불렀다.
대체 왜?
대체 왜?
도와달라니까!!
우리 친해졌다며!!!
우리 친해졌다며!!!
3.1.5. 기억의 저편
《기억의 저편 #1》[33]우선,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런 일도 있었으니.
비 오는 세계가 닫혔기에 상준의 결론은 병원 혹은 학교 세계를 수색해서 다른 입구를 찾는 것으로 내려진다. 현아는 상준에게 꽉 안기더니 목 뒤에 몰래 키스 마크를 박는다. 그런데 상준이 곧바로 눈치채자 현아는 어떻게 알았냐며 놀란다. 상준은 이걸 눈치 못 챌 줄 알았냐며 황당해한 다음 그냥 꼭 끌어안는다. 그리고 현아가 유리를 도발한 탓에, 유리가 현아를 괜히 더 무서워하는 거라고 말하자 현아는 사과한다. 그리고 상준은 자기에겐 현아밖에 없다는 낯간지러운 멘트를 날리고, 현아는 순수하게 웃는다.그렇게 유리를 만나러 간 상준은 자신이 늦은 탓에 썩은 표정을 짓는 유리를 만난다. 유리는 상준을 보자마자 도발부터 난사하는데, 상준은 혹시 구해준 것으로 칭찬받는게 쑥스러워서 일부러 도발하는 거냐고 말한다. 물론 정곡을 찔린 유리는 재채기를 한다. 상준이 그거 손해만 보는 짓이라며 충고하자 유리는 또 꼰대질 한다며 들은 채도 안 한다.이후 상준은 유리에게 도시락을 건넨다. 유리는 이전처럼 크게 좋아하는 티를 억지로 숨기며 받아든다. 상준이 혹시 싫어하는 음식 있으면 빼겠다며 뚜껑을 미리 열어보라 하는데, 유리는 전부 좋아하는 음식인 건 둘째치고 비싼 음식들이 들어간 것에 놀란다.[34] 유리는 복잡한 표정으로 물끄러미 도시락을 바라보다가, 혹시 자기에게 잘해주는 이유가 있냐고 묻는다. 상준은 그냥 학교 세계에 자주 들락거릴 일 있으니 이웃인 셈 치자고 말한다.이후 상준이 어제 자신을 도와준 이유를 물어본다. 만약 현아가 탈출에 성공했으면 유리 본인도 튕겨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기에 납득이 잘 안 갔던 것. 유리는 한동안 당황하며 어버버대다가 서로 친해졌으니까 구해줬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상준은 유리가 드디어 솔직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흡족해한다. 그리고 상준이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하자 유리는 부끄러워하며 받아들인다. 친구가 없는 수준으로 칭찬에 매우 인색해하는 태도를 보며 상준은 유리가 가진 마음의 상처를 추리해 본다. 물론 대놓고 마음의 상처가 무엇인지 물어볼 수 없으니, 일단 소원을 말해보라며 돌려 말한다. 그리고 비 오는 세계가 막혀버렸으니 오늘 학교 세계를 둘러보며 다른 입구를 찾아보겠다고 말하는데, 유리는 그 말을 듣자마자 크게 놀란 듯 도시락 통을 떨어뜨린다. 유리는 역시나라며 미묘한 표정을 짓는다.아무튼 유리는 다시 아무것도 아니라며 얼버무리고, 상준은 말을 잇는다. 학교 세계를 뒤질 거니 허락 맡겠다고 온 것이고 혹시 드러내기 껄끄러운 개인 물품 있으면 숨기라고 알려준다. 유리는 퍽이나 고맙다며 다시 띠꺼운 태도로 돌아간다. 그리고 자긴 밥 먹어야 하니 볼일 다 봤으면 꺼지라고 손을 휘젓는다. 상준은 띠껍긴 해도 저 나이 땐 그럴 수 있다며 그냥 넘어간다.그런 일도 있었으니.
《기억의 저편 #2》
대체 무슨 일을 당한 것인지.
눈치 채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귀갓길에 우비의 식칼에 찔린 상준은 식칼이 손에 들어오는 감각과 함께 침대에서 일어난다. 아까 겪은 일이 꿈이라는 것에 안심하지만, 창밖의 풍경을 보고 이변을 눈치챈다. 자신의 방 밖엔 병원 세계마냥 세상이 멸망한 풍경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 다급하게 도어락 문을 열려 해보지만 그마저도 열리지 않아 당황하다가, 문득 자신의 방에 없던 깨진 전신거울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혹시나 싶어 들어가보자 학교 세계와 유리를 마주하는데, 유리는 웃통을 벗고 있는 상준을 보고 얼떨떨해한다.[35] 상준은 자신의 차림을 깨닫고 쪽팔린 듯 모른 척 하지만, 유리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려 하자 다시 방으로 도망간다. 그 때 뭔가에 떠밀리는 것처럼 거울 쪽으로 넘어지고, 어느새 현실 세계의 방으로 돌아온다.이후 몇 번을 더 실험해본 결과 상준은 자신의 방이 현실 세계는 물론 저쪽 세계에서도 생겼다는 것을 알아낸다. 별도의 절차 없이 한계점을 넘는 감각만 의식하면 두 방을 오갈 수 있으며, 저쪽 세계의 방은 대부분 현실과 동일하지만 몇 가지는 이용이 불가능해진다. 전기를 쓰는 건 불가능하고 장롱과 서랍도 텅 비어있었다고. 단 수도 만큼은 나온다고 한다.[36]이 에피소드들 외에도 다수의 서브 스토리들이 해당 시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유리 서브 스토리는 《01: 내 오른팔의》, 《02: 데미지》, 《03: 부스스》, 《04: 용서할 수 없는》이 해당된다.눈치 채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3.1.5.1. 첫 번째 유리 루트
《기억의 저편 #3 유리》이런 일을 당했으니,
유리를 먼저 추궁하자.
상준은 유리에게 초상권 침해에 대해 훈계를 한다. 물론 유리는 차피 안 나갈 건데 법이 뭔 상관이냐며 무신경한 태도. 이에 상준은 상담이라도 해주겠다며, 혹시 마음의 상처가 학교폭력 피해라면 말하라고 한다. 유리는 그런 거 안 당했다며 소리치지만 상준은 서로 몇 번이나 구해준 사이니 말할 것을 요구한다. 유리는 이에 자기도 현아마냥 생명의 은인으로 쳐주냐고 묻는다.유리를 먼저 추궁하자.
- 생명의 은인이라고 해준다를 고르면 유리는 책상 위로 다리를 올려 거만한 포즈를 짓는다. 그리고 아무거나 보답을 해보라며 우쭐대자 상준은 어제까지만 해도 쑥스러워 하던 그 사람이 맞냐며 신기해한다. 참고로 유리의 논리는 서로 여러 번 구해줬지만 자기가 마지막으로 해줬으니 칭찬을 받아야 한다고. 이에 상준은 무뚝뚝한 말투로 감사를 하는데, 유리가 미묘하게 기분 나쁘다며 뺨을 부풀린다. 상준은 삐졌다고 저렇게 뺨을 부풀리는 사람은 처음 본다고 생각한다.
- 아, 그건 좀 다르지를 고르면 유리는 책상을 타고 상준 앞까지 기어와서 항의한다. 그리곤 이젠 안 도와줄 거라며 책상에 앉은 채로 돌아서버린다. 상준이 혹시 삐졌냐고 놀리자 유리는 안 삐졌다고 소리친다. 상준은 더 건드렸다간 진짜 화낼 거 같아 관둔다.
친한 척한 게 아니라 친한 거다.
도시락 통 꼭 씻어서 도로 가져와.
라고 말한다. 그리고 유리의 사정은 나중에 듣기로 하나 일단 자신이 최대한 돕겠다고 덧붙인다. 그 다음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하는데, 유리가 살짝 떨면서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는 걸 보고, 혹시 스킨십은 기분 나쁘냐고 묻는다. 유리가 그렇게 묻는 게 더 극혐이라고 말하자 상준은 머리에 손을 올린다. 그런데 손을 움직이지 않자 유리는 지금 키 재는 거냐고 묻는데, 상준은 쓰다듬으면 헝클어질 거라고 말한다. 그리고 상준은 유리의 곱슬이 자연산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말하는데, 유리는 그걸 대놓고 말하냐며 띠껍게 대한다. 하지만 심적 부담이 줄어든 유리의 목소리는 이전보다 부드러워져 있었다.도시락 통 꼭 씻어서 도로 가져와.
《기억의 저편 #4 유리》
이쪽 세계도 어느 정도 안전해 진 것 같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상준은 아침 유산소를 학교 세계에서 하기로 결정한다. 비 오는 세계가 막힌 뒤로 이쪽이 안전해진 것도 있고, 학생들은 아침에 나오지 않으며 운동하면서 파편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가장 높은 층까지 올라가서 유산소 달리기를 시작하려는 순간, 쭈그려 앉아 바닥을 더듬거리는 유리를 발견한다. 상준을 본 유리는 당황하더니 황급히 물러나는데,[38] 어째선지 안경을 찾는 사람인 것 마냥 눈을 감고 바닥을 더듬거린다.상준은 혹시 렌즈 떨군 거냐고 묻는데 유리가 침울해하며 긍정한다. 그런데 유리는 시력이 양쪽 1.5로 매우 양호해서 상준이 의아해하는데, 알고 보니 유리가 떨군 건 컬러 렌즈였다고. 상준이 보니 원래 노란색이었던 눈동자 중 하나가 보라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상준은 이전에 유리가 인공 눈물을 들고 있던 걸 떠올리고 납득하지만, 동시에 거울도 함부로 못 보는 세계에서 굳이 끼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같이 렌즈를 더듬거리며 찾아주던 상준은[39] 렌즈는 안경과 달리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것을 떠올린다.[40] 그래서 유리에게 혹시 가끔 현실로 돌아가서 관리 물품 사는 거 아니냐고 묻는데, 유리는 신나게 오답 선언을 한다. 상준이 끼던 걸 계속 끼던 거냐고 기겁해하자 유리는 드러운 소리 말고 이 세계의 특성을 생각해보라고 말한다.바로 이 세계의 특징이란 건 현상 유지였다. 현아가 매점에서 생필품을 무한 리필하는 것처럼, 굳이 생필품이 아닌 사소한 물건들도 무한 리필이 가능하다고. 다만 원래 여기 있거나 처음 들어올 때 몸에 붙어있던 것만 가능하다고 덧붙인다. 상준은 혹시 돈 복사도 가능하냐고 솔깃해하나, 유리는 꿈 같은 이 세계에서 뭘 가져나갈 수 있겠냐고 지적한다. 그런데 상준은 가지고 들어오는 것이 왜 가능한 건지 이상해한다.상준은 꿈 같은 세계라면 유리에게 자신의 본체가 중환자실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거냐고 묻는다. 유리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마음의 상처를 가진 사람의 내면을 반영해서 만들어진 세계라는 건 이상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힌다. 상준은 내면세계가 뭐 어떻길래 작살 난 학교가 나오냐고 묻는다. 유리가 자신의 과거를 말하려 하지만, 상준이 자신의 과거를 발설하게 만들려고 유도한 걸 눈치채고 관둔다.상준이 다시 추궁하려 하지만 유리가 렌즈 밟았다고 소리친 것 때문에 끊겨버린다. 그런데 상준이 밟은 것이 아니라, 알고 보니 상준 발 밑 나무 틈새에 렌즈가 쏙 들어간 것이었다. 함부로 손가락을 넣었다간 렌즈가 뽀개질 거 같아 상준은 쩔쩔맨다. 그런데 유리가 앞장서더니 틈 쪽으로 손을 뻗는다. 그 때 틈 사이의 어두운 부분에서 그림자가 일렁이더니, 렌즈가 툭 튀어나온다. 상준이 마술사냐고 신기해하자, 유리는 지랄 말고 그저 우비마냥 자기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거라며 우쭐해한다. 정확히는 상준의 방에 한계점이 생긴 뒤부터 가능하게 되었다고.[41]상준은 요즘 학생들이 못 넘어오는 것도 유리 덕인 것으로 여긴다. 유리는 우쭐해하며 렌즈를 병에 담지만, 상준은 유리도 우비마냥 자신의 세계를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에 걱정한다. 결국 오늘도 유리의 사정을 알아내는 데에 실패한다. 유리가 해결과 도움을 원하지만 그걸 말하지 않는 상황에 답답해한다. 상준이 생각하길 유리는 자존심 때문에 주변을 실망시키기 싫어하는 케이스거나, 아니면 어른에 대한 신뢰를 잃어서 말해봤자 상황만 악화시킬 뿐이라고 여기는 것 둘 중 하나라고.상준이 생각을 하는 동안, 유리는 꼭대기 층 세면장 바로 앞에 있는 교실은 건들지 말라고 경고한다. 자신의 개인 물품들을 감춰둔 공간이니 건들면 아무리 오빠라도 절대 용서 안 할 거라고. 유리의 단호한 태도에 상준은 혹시 눈치채주길 바라고 떡밥 뿌리는 거냐고 묻는다. 유리는 썩은 표정으로 절대 부인하고, 상준은 딴소리 없기라고 재차 확인한다. 유리는 뭘 그리 꼬였냐고 어이없어 하는데 상준 왈 가끔 이렇게 구는 애들이 있어서라고.이에 유리는 얼굴이 빨개지며 자긴 다르니 걱정말라고 전한다. 유리가 '아무리 오빠라도'같은 말을 쓰는 걸 본 상준은 확실히 서로의 사이가 가까워진 걸 체감한다. 상준이 집으로 향하기 위해 거울로 가자, 유리는 쫄쫄쫄 따라온다. 그리고 부끄러운 듯 폰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혹시 정말로 자기를 돕고 싶어하는 거냐며 조심스레 묻는다. 상준이 곧바로 그렇다고 대답하자, 갑자기 유리는 뜬금없이 자기한테 현아마냥 키스할 수 있냐고 묻는다.[42]상준이 키스하면 봉인이라도 풀리냐고 농담하자, 유리는 쭈뼛쭈뼛하며 혹시 키스하면 사정을 말하고 싶어질 수도 있을 거라고 말한다. 상준이 애송이 취급하며 거절하나 유리가 도발을 한다. 결국 상준은 키스를 하겠다는 듯 양어깨를 붙잡는데, 유리는 실눈을 뜨며 몸을 바들바들 떤다. 하지만 상준이 한 건 키스가 아닌 어깨를 마구 흔들면서 한 훈계였다. 훈계의 내용은 미성년자 주제에 함부로 유혹하지 말라는 것.키스를 거절당하자 유리는 어깨를 떨 정도로 화를 낸다. 그리고 상준이 연애는 어른이 되면 시작하라고 전하자, 유리는 그러다 좋아하는 사람을 뺏기면 어떡하냐고 되묻는다. 상준은 그럼 좋아하던 사람이 자신을 보험으로 쓰려다 버릴 생각한 것이니 버리라고 답한다.여기에 애초에 미성년자에게 손대는 사람은 아무리 착해도 쓰레기니, 너도 애먼 사람 쓰레기 만들지 말라며 충고한다. 물론 유리는 자존심 때문에 어떻게든 트집을 잡는다. 결국 상준은 이번에도 유리의 과거사를 캐내는데 실패한다. 솔직히 상준은 말해줘도 자신이 해결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해 일부러 감추는, 서로에게 상처만 되는 미숙한 배려로 확신하고는 있다. 참고로 유리 말로는 상준이 정말로 키스하려 했으면, 바로 뒤로 뺀 뒤 촬영해서 현아에게 보여줬을 거라 한다. 물론 이는 상준도 예상하고 있었기에 어떻게 생각한 거랑 똑같냐고 말한다. 하지만 유리는그렇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어차피 손대면 쓰레기가 된다면서요?
난, 그냥 포기할 바에는
같이 쓰레기로 떨어지는 걸 택할래요.
라고 말한 뒤 사라진다. 상준은 뜬금없이 튀어나온 진지한 말에 당황하나 유리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난, 그냥 포기할 바에는
같이 쓰레기로 떨어지는 걸 택할래요.
언제 올 거야? 언제 올 거야? 언제 올 거야? 언제 올 거야? 언제 올 거야? 언제 올 거야?
유리 혼자 남은 학교 세계에는 학생들이 유리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언제 올 거냐는 말만 조롱하듯 반복하는 학생에게 유리는당연하잖아.
나한텐, 기다릴 시간 같은 거 없는 걸.
라고 말한다.나한텐, 기다릴 시간 같은 거 없는 걸.
《기억의 저편 #5 유리》
유리가 자꾸 찾아온다.
여기가 너희 집 안방이니.
최근 상준은 아침에 기상할 때 자신의 방이 멸망한 세계로 자동으로 바뀌어있는 경험을 자주 겪는다. 바뀌기만 한 경우기에 큰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불안한 상황.[43]상준은 방에서 비 오는 바깥 풍경을 창문으로 관전하다가 눈을 맞딱드린다. 눈은 상준을 찾는듯 세상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는데, 상준은 눈이 자신을 찾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하기 시작한다. 안개, 창문에 낀 떼는 아닐 거 같다고 여기다가, 문득 식칼이 들어왔던 왼팔에 위화감을 느낀다.그 때 무언가 거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상준은 덤벨 봉을 들고 거울로 가보지만, 그곳엔 못 볼 걸 봤다는 표정의 유리가 서 있었다. 평소보다 3배는 부스스한 곱슬의 유리는 상준의 방이 운동 기구들로 도배된 것을 보고 헬창스럽다며 디스를 한다. 거기에 운동 기구에 옷들이 걸려있지 않은 걸로 보아 최근까지도 운동을 했다는 사실에 더욱 경악해한다. 이에 상준은 팔 때문에 벤치를 쉬고 있다고 반박하는데, 실컷 디스하던 유리는 갑자기 걱정하는 티를 낸다. 상준이 혹시 미안하냐고 묻지만 유리는 튕기며 츄리닝을 벗어던진다. 상준은 그런 유리를 보고 자기 방에 왜 찾아왔냐고 말하나, 유리 왈 그쪽도 자기 개인 공간 뒤지고 다니니 쌤쌤이라고. 유리가 학교 세계는 땅 주인 없으니 자기 거라고 말하자 상준은 어째 현아와 비슷한 말을 한다고 느낀다.유리는 방 위쪽을 살피며 뭔가를 찾는 듯하다가, 에어컨을 찾고 눈을 반짝인다. 그리고 제습으로 틀어도 되냐고 묻는데 상준은 어차피 작동 안 된다고 알려준다. 이에 유리는 실망한 채 에어컨 밑으로 가 앉고, 상준은 혹시 자기 방에 찾아온 이유가 에어컨 때문이냐고 묻는다. 유리는 곧바로 긍정한 뒤[44] 바닥에 편하게 엎드린다.[45]유리가 말하길 학교 세계에 처음으로 비가 와서 완전 찝찝하고 난리가 났다고 한다. 그래서 머리가 잔뜩 떠버렸다며 부스스한 단발 곱슬을 내밀어 보인다. 상준은 예전 간호할 때는 머리가 좀 뒤집힌 정도여도 감췄지만, 현재는 잔뜩 뻗친 머리를 대놓고 보여주기에 서로 사이가 가까워졌음을 느낀다.상준은 관리도 힘든 거 왜 굳이 반곱슬을 했냐고 묻는다. 이에 유리는 오빠는 긴 생머리 좋아하지 않냐고 되묻고 상준은 긍정한다. 유리가 그 언니 만나고 나서 바뀐 거냐고 물어보나 상준은 도시락을 건네며 대답을 회피한다. 유리는 도시락을 받으며 크게 좋아하지만 현아마냥 즉석 요리도 부탁해본다. 하지만 상준 왈 가방에 넣어서 온 게 아니면 모든 조리 도구들이 먹통이 되기에 불가능하다고.[46]유리는 도시락에 든 연어를 신나게 먹는데, 상준은 자신이 방에 있으면 현실 세계와 이쪽 세계를 전환시킬 수 있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유리도 바로 현실로 보낼 수 있다고 알려주자 유리는 기겁을 한다. 물론 유리가 있는 이상 전환은 불가능했고 단순 농담이라 밝힌다. 물론 시험삼아 방금 몰래 시도해봤다고 말하자 유리는 십새끼라고 욕을 하려다, 연어가 너무 맛있어서 관둔다. 상준은 비 오는 풍경을 바라보며 현아를 걱정하기 시작하는데, 유리는 그런 상준을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본다.비가 그치자 젖어 있던 세계는 한순간에 말라 다시 원상복구된다. 그리고 유리도 슬슬 갈 준비를 하고 상준도 현아를 만나러 간다. 유리가 자기 때문에 늦은 거 아니냐고 물으며 살짝 미안해한 뒤, 자길 안아서 거울로 넣어달라고 부탁한다. 학교 세계로 들어간 유리에게 상준은 진짜 밥만 먹으러 왔냐고 묻는데, 유리가 다른 거 기대했냐며 웃는다. 그런데 상준이 긍정하자 유리는 뭔가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짓는다.학교 세계로 사라지려던 유리는 문득, 오늘은 자신이 나가지 않는 이유를 묻지 않은 까닭을 궁금해한다. 상준은 이젠 너가 말하고 싶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하자 유리는 부끄러운 표정을 짓는다. 고개를 푹 숙이던 유리는 표정이 보이지 않도록 뒤돌아선 채, 오늘 오빠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어서 온 것이라 말하면 믿을 거냐고 조심스레 묻는다. 상준이 받아들이지만 유리는 거짓말이라며 뛰어간다.[47]여기가 너희 집 안방이니.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쪽 세계에 축축하게 비가 왔던 날.
왠지 내 방에 처들아와 나눴던
아무 내용도 없는 대화.
그게...
내가 '유리'와 마지막으로 나눴던
친근한 대화가 되었다.
유리와 상준간의 재밌는 만담, 그리고 상준에 대한 유리의 호감이 표현된 훈훈한 에피소드지만, 마지막에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나레이션이 첨가되며 끝이 난다.이쪽 세계에 축축하게 비가 왔던 날.
왠지 내 방에 처들아와 나눴던
아무 내용도 없는 대화.
그게...
내가 '유리'와 마지막으로 나눴던
친근한 대화가 되었다.
3.1.5.2. 두 번째 유리 루트
《기억의 저편 #7 유리》많은 일이 그렇듯
그건 단순한 변덕이었다.
학교 세계로 향하던 어느 날, 상준은 단순한 변덕이 들어 자신의 방이 아닌 학교 정문 루트로 향한다.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특정 행동이 새로운 입구를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문으로 향한 것. 학교를 자세히 관찰해보니 학교 세계와 다르게 굉장히 신식 건물이었으며, 커다란 두 개의 건물이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학교였다. 그리고 뭔가 구분이 있는 것처럼 두 건물의 색깔이나 형태에 차이가 있었다.상준은 벤치에 걸터앉아 학교 세계가 어째서 학교의 과거 모습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그리고 이 이유가 유리가 가진 마음의 상처와 연관되어 있을 거라 생각해, 폰으로 학교와 관련된 사건사고들을 검색한다. 오래된 학교답게 자잘한 사건사고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동급생 간 살인 사건이었다. 다만 언론 통제인지 화제성이 없었던 건지 원본 기사는 전부 삭제되고 없었으며, 누가 기사를 캡처한 것이 정보의 전부였고, 내용도 그저 재학생끼리의 칼부림이라고만 나와있었다. 학교의 외형을 서로 비교하기 위해 상준은 멸망한 세계로 진입한다. 학교에 들어가 유리를 불러보지만 어째선지 유리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적막한 학교에 살짝 오싹해할 무렵, 아무도 없는 복도에 신문지 한 장이 떨어진다. 신문에는 자신이 찾고 있었던, 어떤 중학교에서 일어난 칼부림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 상준은 실마리를 찾았다는 기쁨보다, 이게 왜 자신이 나타나는 타이밍에 맞춰서 떨어진 거냐는 두려움에 휩싸인다.그런데 갑자기 우비가 나타나 신문지를 가로챈다. 이후 상준은 우비에게 비옷을 입혀주는 척하며 놀래키고, 우비는 놀라면서 신문지를 놓친다. 신문지를 뺏긴 우비는 화를 내며 돌려달라고 소리치지만 상준은 잽싸게 신문을 읽는다. 신문에는 인터넷에선 찾을 수 없던 자세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학교가 비어 있는 시간대에 두 학생 간의 칼부림이 일어나 한 명이 사망했으며, 한동안 실종으로 처리되었다가 시신이 뒤늦게 발견되고 살인 사건으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시신은 교내 3학년 3반 교실 앞 세면장에서 나왔다고. 그리고 이 뒤로는 찢겨 있어서 읽을 수 없었다.[48]그리고 상준은 이 사건의 범인이 유리라고 가정하면, 유리가 사정을 말하지 않은 것도,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 것도, 촉법소년을 운운한 것도 모조리 설명이 된다고 여긴다. 그리고 거울 속 학생들이 피해자였다고 생각하면 또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으나, 상준은 유리가 띠껍게 굴긴 해도 사람을 죽일 정도의 악마는 아니라고 생각해 혼란스러워 한다. 그 때 우비가 사라진 걸 뒤늦게 확인한 상준은 주위를 둘러본다. 우비는 멀리서 신문지의 나머지 조각을 들어 올려 보여준 다음, 이제는 안 주겠다며 멀리 도망쳐버린다. 그건 단순한 변덕이었다.
상준은 솔직히 필요한 정보는 다 얻었으나 3학년 층에 들러야 했기에 우비를 쫓아간다. 3학년 층으로 올라간 상준은 우비를 놓쳐버리나, 신문에 나온 세면장을 발견한다. 그리고 만약 유리가 가진 마음의 상처가 이 사건과 관련되어 있으면, 우비처럼 이 세계도 유리가 겪었던 사건을 기초로 구현되어 있다는 것에 확신한다. 그리고 우비도 그렇고 유리도 그렇고 이곳은 단순한 꿈이 아닌 악몽을 구현한 세계라는 걸 짐작한다.세면장을 들어서면서 상준은 세면장 옆 교실을 힐끗 쳐다본다. 이전에 유리가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했던 그 곳엔 거울이 유난히 적었는데, 상준은 그런 이유로 저곳을 생활공간으로 택한 것인가 하고 여긴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상준은 자신도 모르게 세면장으로 걸어 들어간다.[49] 상준은 세면장을 샅샅이 뒤져보고, 천장까지 열어보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상준은 생각을 바꿔서, 실종으로 처리되었다 살인으로 바뀐 것이면 시체가 썩는 냄새로 인해 뒤늦게 발견된 것을 확신한다. 학생들이 몰래 들어와 담배를 피우는 세면장에서 썩기 전까지 아무도 모를 장소는 단 하나, 세면대 거울 뒷면의 공간이었다. 우비가 이전에 신문이 거울 속에 있었다고 말한 걸 떠올리며, 거울로 천천히 다가가 관찰한다. 그 거울은 다른 거울들과 달리 학생들에게 끌려가지 않을, 평범한 거울인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거울을 붙인 실리콘은 묘하게 새것 같은 느낌을 주었으며, 그마저도 급하게 마감한 것처럼 공간이 살짝 떨어져 있었다. 사용한 실리콘도 시공용이 아닌 가정용이었다고. 상준은 거울을 해체할 시간이 없었기에 그냥 거울을 깨버린다. 그리고 그곳엔, 갈색 핏자국이 가득한 옷으로 덮어 놓은 사람의 뼈가 있었다. 그리고 깨진 거울에 당황한 표정의 유리가 비쳤다.
《기억의 저편 #8 유리》
그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좀 더 일찍 알았어야 했는데.
거울 속 시체를 확인한 유리는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표정으로 크게 당황하더니, 상준이 손에 든 신문지를 보고 표정이 험악해진다. 그리고 그 신문지는 없애려고 해도 없어지지 않아 숨겨놓았던 것이며, 자길 도와준다고 해놓고 뒷조사한 거냐고 캐묻는다. 상준은 무슨 변명도 소용없을 거 같아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유리가 살인을 저지른 건 불법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자신이 돕겠다는 의사를 내비친다.그 제안을 들은 유리는 표정이 한결 풀어지더니, 일단 시체에서 떨어질 것을 필사적으로 요구한다. 상준은 유리가 살인을 들켰음에도 그 자체에 당황하기보단, 아직 들키지 않은 무언가를 감추려 하는 걸 느낀다. 상준은 거울 속의 인골을 유심히 본다. 어색한 부분도 몇 있었지만, 유난히 낯익은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시체의 차림으로, 시체는 교복이 아닌 애들이 멋대로 사입는 추리닝으로 덮여 있었다.그리고 그 추리닝을 걷어내려 하자, 유리는 다급하게 소리를 지르며 말린다. 하지만 유리가 달려오는 속도보다 상준이 추리닝을 걷는 속도가 더 빨랐고, 이후 시체에 '유리'라는 이름이 써진 명찰이 떨어져 내렸다. 즉, 유리는 가해자가 아닌 사망한 피해자 쪽이었던 것이다.[50]창문에는 어느새 피투성이 학생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학생들은 하나같이 손을 뻗어 유리에게 내밀더니좀 더 일찍 알았어야 했는데.
언제 올 거야?
언제까지 거기 있을 거야?
라고 단체로 말한다. 유리는 고개를 숙인 채 침묵하다가, 모든 걸 포기한 것처럼 눈을 감는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땐 그 어느 때보다도 상준을 차갑게 노려보고 있었다. 상준은 저 학생들이 유리와 참 닮았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다.언제까지 거기 있을 거야?
아...
걸렸네.
오빠가 생각하는 대로예요.
내 뼈야. 그거.
유리는 떨리는 목소리로 뒷조사해서 알아내니 좋냐느니, 이제 자신을 도울 수 있으면 도와보라느니 등 차갑게 쏘아붙인다. 그리고 진실을 알았으면 좀 도와보라며 소리지르는데, 그 순간 학교 건물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성큼성큼 다가와 상준의 멱살을 잡고 그대로 당겨 내려 시선을 맞춘다. 그리고 자신은 이미 죽었다며, 그래서 못 구하니 이제 어쩔 거냐고 어린아이처럼 울면서 소리친다. 그렇게 한동안 마음을 쏟아내는 유리를 보며 상준은 슬픈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유리도 왜 그렇게 슬프게 바라보냐고 외치다가, 울음이 분노도 잠식해버리고 그저 하염없이 울면서 상준의 손을 꼭 잡는다. 그리고 자신을 도와달라는 말과 함께 까치발을 들며,걸렸네.
오빠가 생각하는 대로예요.
내 뼈야. 그거.
잊게 해 줘요.
그 언니도 잊고.
방금 본 것도 잊고.
지금은...
지금 한 번만이라도...
오빠라면 괜찮으니까!!
라고 외친다. 상준은 이전에 유리가 한, 같이 쓰레기로 떨어지는 걸 택하겠다는 말이 진심이었음을 깨닫는다.[51] 하지만 상준은 그런 유리를 밀쳐내고, 애정표현에 응하는 순간 둘 다 망가져버린다고 거절의 의사를 내비친다. 유리는 분노가 섞인 울음을 지으며 상준을 강하게 밀쳐낸다. 그리고그 언니도 잊고.
방금 본 것도 잊고.
지금은...
지금 한 번만이라도...
오빠라면 괜찮으니까!!
오빤... 진짜로 십새끼예요.
라며 독기어리게 쏘아붙인다. 그 순간 학생들이 거울을 깨고 나와 상준을 제압하고, 상준은 자신의 방으로 향하는 거울을 향해 질질 끌려간다.[52] 간신히 이성을 되찾은 상준은 유리를 향해 필사적으로 소리친다. 슬프고 힘든 건 알지만 자신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상준은 학교 세계에서 쫓겨난다. 하지만 유리는이제 오빠가 무슨 말 해도 안 들어요.
꺼져요.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
라며 절교를 선언한다.꺼져요.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
3.1.6. 기억의 허상
《기억의 허상 #1》혼자 몰래 저지르지 말고.
터놓고 말해서 이해를 구하면.
터놓고 말해서 이해를 구하면.
* 유리는 병원 세계의 모든 구역을 스토킹할 수 있었다. 비 오는 세계처럼 병원 세계 한 쪽에서 탈출구를 막고 있는 형태였다면, 한계점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일수록 스토킹이 힘들어져야 정상이다. 하지만 유리는 상준이 어디에 있어도 무리없이 따라다닐 수 있었다.* 학교 세계는 다른 세계보다 면적이 좁다. 시내 전체인 병원 세계, 사이비 마을과 산이 통째로 들어간 비 오는 세계와 달리 학교 세계는 학교와 운동장이 전부였다. 이는 학교 세계가 두 세계와 본질이 다르다는 걸 암시한다.* 지금까지 학교 세계는 거울 속 세계로 인식되었지만, 이상하게 학교 세계에도 거울이 존재한다. 그것도 모습이 비치는 거울과 안 비치는 거울로 나뉘는데, 안 비치는 거울은 병원 세계로, 비치는 거울은 가짜 문과 동일한 거울 저편으로 향한다. 이는 학교 세계가 두 세계를 가르는 공간이라는 증거다.
《기억의 허상 #2》거울이 모조리 막혀버린 관계로 상준은 학교 정문 루트로 학교 세계에 입장한다. 복도에서 다시 마주한 유리는 싸늘하게 상준을 무시하고 돌아서 버린다. 상준이 다가서려 하자 유리는 학생 세 마리를 소환하고,[55] 다치면 그 언니가 싫어할 거라며 경멸을 담아 비웃는다. 상준은 그렇게 말하는 유리에게 손을 들어 붕붕 흔들고 돌진하기 시작하며, 학생들과 전투를 벌인다.[56]
상준은 일단 학생들을 계단 쪽으로 유인한다.[57] 그리고 한 놈을 순식간에 계단 쪽으로 집어 던지고, 남은 한 놈은 바디 블로우로 제압시킨 다음[58] 다시 계단으로 던져버린다.순식간에 두 마리를 제압하고 남은 한 마리는 덩치가 훨씬 컸으며, 상준의 격투 기술을 일부 사용했다. 상준은 위에서 지켜보는 유리에게, 유리가 본 자신의 기술을 사용하게 만들 수 있는 거냐고 묻는다. 그리고 경험이 실시간으로 반영되는게 진짜 꿈 속 같지 않냐는 말까지 하자, 유리는 할 말 없으니 돌아가라고 신경질적으로 군다. 하지만 덩치 학생은 상준의 기술을 일부만 카피했고, 디테일과 연계는 하나도 없었기에 상준에게 간단히 제압된다. 유리는 바로 붙잡힐 거라 생각한 건지 뒷걸음질 치며 물러난다. 하지만 상준은 천천히 걸어서 따라가기만 하고, 유리는 자길 붙잡지 않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인다. 유리가 상준의 대화 요청을 거절하자, 상준은 그럼 일단 준비한 함정들 전부 꺼내보라고 전한다. 자신이 함정으로 유인하고 있다는 걸 들킨 유리는 곧바로 학생 하나를 꺼내는데, 상준은 매우 간단히 제압해버린다.[59]이후 유리는 몇 개의 함정들을 더 선보이며 도망치지만 상준은 전부 간파해버린다. 상준은 진짜 치명적인 건 왜 꺼내지 않냐고 물어보고, 이러니까 마치 일부러 잡혀서 다시 대화하고 싶은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유리는 자기가 못할 거 같냐고 소리친 뒤, 간격을 벌리고 흉기라도 잡는 듯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상준은 유리가 진심으로 겁에 질린, 정확히는 사람을 상처 입히는 것을 두려워하는 표정을 짓는 걸 본다.유리는 자긴 이미 죽었는데 오빠가 뭘 할 수 있냐고 소리지른다. 상준이 방법이 있다고 하지만 유리는 멋대로 뒷조사나 하는 주제에 허세 부리지 말라고 따지고, 상준은 사과할 기회를 달라며 다가선다. 유리는 어차피 오빠는 자길 버리고 현아만 바라보니 진심이 아니지 않냐고 말한다. 그런데 상준이 학교 세계가 탈출구 없는 세계란 걸 눈치챈 지 오래라고 반박하자, 유리는 눈에 초점이 사라진다.상준은 결국 유리가 자신의 진실을 감춘 건, 오빠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행한 것이지만, 그래도 자신은 이렇게 다시 왔다고 말한다. 현아는 1도 상관하지 않고, 순전히 유리와 대화를 하기 위해 왔다고 전하자 유리는 부정의 비명을 지르다가, 욱 하는 심정으로 동전들을 던진다. 상준은 순간적으로 가드하지만 하나를 무릎뼈에 잘못 맞아버리고 엄청난 격통을 느낀다. 유리는 자신이 상해를 입혔다는 사실에 패닉이 오고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60] 상준은 최대한 고통을 참는 표정으로 천천히 다가가 떨고 있는 유리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그러게 대화로 하자니까.
잡았다.
유리와의 술래잡기라는 점에서 처음으로 직접 대면한 에피소드인 《유리의 세계 #2》와 유사하다. 유리가 여럿 함정들을 구사하나 상준이 모조리 간파하고 유리를 잡는 구성까지 동일. 다만 두 가지 대조적인 점이 있다. 이전에 분노한 사람은 유리의 방해공작에 당한 상준이었지만, 이번엔 자신의 비밀이 들킨 것도 모자라 상준에게 애정 표현을 거절당한 유리라는 점. 그리고 술래잡기의 마무리도 이전엔 학생들이 유리를 끌고 가려 하는 섬뜩한 연출로 맺었지만, 이번엔 서로가 화해를 하는 훈훈한 연출로 끝났다는 차이가 있다. 잡았다.
참고로 마이크 타이슨의 명언을 인용한 인트로 설명과 달리, 정작 상준은 최후반부 유리가 던진 동전으로 맞기 전까지 유의미한 타격을 입지 않았다. 여기서 칭하는 대상은 아마 유리로 추정된다. 상준을 쫓아내기 위해 흉기까지 준비했으나, 상준에게 상해를 입히자마자 곧바로 후회했기 때문.
《기억의 허상 #3》
상대에게 양심이 있을 때만 통하는
화해의 기술
유리와 상준은 이후 교실에 앉아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유리는 기껏 하는 게 자해냐고 화내지만, 상준이 연극톤으로 아픈 척을 하자 급격히 미안해졌는지 주눅이 든다.[61] 상준은 농담이었다고 한 뒤, 화해를 쉽게 하는 법은 바로 다툰 상대를 미안하게 만드는 것이라 알려준다. 물론 상대에게 양심이 있을 때의 얘기라곤 하나, 유리는 상준이 사과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화를 낸다.그 말을 듣자마자 상준은 절을 하며 사과를 한다. 유리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는 행동을 멋대로 주도한 것을 사과한 뒤, 한 번만 더 자신을 믿어달라고 부탁한다. 유리는 그렇게까지 하면 어떻게 사과를 안 받아주냐며 화를 내지만, 손으로 가린 얼굴은 울고 있었다. 그리고 화해한 걸로 쳐 주겠다고 말하고, 상준은 울고 있는 유리에게 손수건을 건넨다. 물론 미성년자인 유리와 사귀는 건 엄금이기에, 지금의 위로는 어디까지나 어른이자 친한 오빠로서 한 것이라고 못박는다.상준은 유리의 성격은 상대와 싸웠을 때 자신이 먼저 사과하지 않는, 하지만 상대가 사과하면 무조건 받아주는 타입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상대가 사과를 안 하는 게 두려우니 먼저 쳐내버리고, 그걸 배려라고 착각한 미숙한 아이란 걸 느낀다. 하지만 유리는 이미 죽어버린 자신을 도울 수 있다는 상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다. 그런데 상준은 도시락을 먹는 것도, 피부가 꼬집어지는 것도,[62] 어깨가 빠지는 것도, 모두 육체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는 말을 남긴다. 유리가 이해하지 못하자 상준은 인골이 있었던 3층 세면장으로 데려간다.[63]유리가 자신의 사망 경위를 알아냈냐는 질문을 하는데, 상준은 그것보다 더 가혹한 것일 수 있다며 시체를 덮고 있던 추리닝을 걷어 낸다. 상준은 시체의 대퇴골 하나를 집어들고,[64] 갑자기 유리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상준이 한 질문은 '몇 학년 몇 반이었는지'와 '담임 선생님 얼굴은 어땠는지'였다. 유리가 기사에 나온 것과 동일한 내용으로 술술 대답하자, 상준은 이번엔 다른 질문들을 추가로 한다. '등교할 때 몇 번 버스를 탔는지', '반에 몇 명이 있었는지', '사용했던 교과서는 몇 년도 교육 과정이었는지', '학교에서 고데기를 허가해 줬는지' 등, 모두 기사에 없는 내용들로 이루어진 질문들이었다. 그런데 유리는 어째선지 두 번째 질문들은 하나도 답하지 못한다. 유리는 죽었으니 기억 못 할 수도 있지 않냐며 당황하는데, 상준은 여기서 학교의 진실을 알려준다. 바로 서로 다른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한 운동장을 쓰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기자는 사진발이 더 잘 나오는 중학교에 포커스를 맞춰 사진을 찍었고, 이는 상준이 칼부림 사건이 일어난 곳을 중학교로 오인하게 만든 원인이었다.즉, 칼부림 사건은 실제론 유리의 중학교가 아닌 맞은편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것이었다. 상준은 스캔된 종이 신문을 찾아볼 수 있는 사이트를 통해 해당 사건의 진실을 알았다며 설명을 이어간다. 애초에 고등학교는 유리의 교복과 다른 것을 쓰고 있었고,[65] 시체도 백골이 되기 전에 발견되었다고 한다. 사유는 당연히 가해자가 어설프게 붙인 거울 틈새로 악취와 액체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라고.[66] 그리고 상준은 이제부터 굉장히 가혹한 질문을 할 것이지만 들어달라고 부탁한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몸을 떠는 유리에게, 상준은 아까 꺼낸 대퇴골을 부러뜨린다. 그리고 부러뜨린 대퇴골 단면에는, 플라스틱처럼 빈 구멍만이 있었다. 할 말을 잃어버린 유리에게 상준은 말한다.화해의 기술
너 누구야?
말을 마치자마자 유리 몸은 거울이 깨지는 것처럼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유리는 울음을 터뜨리는 듯 얼굴을 감싸 쥔다. 그리고 완전히 깨지고 남은 자리엔, 붕대투성이에 환자복 차림인 유리만이 남아있었다.즉 유리는 사실 죽은 사람이 아니었으며, 유리라는 이름과 중학교 학생이라는 것도 모두 누군가가 조작한 거짓 신상이었던 것이다.[67]《기억의 허상 #4》
우는 사람을 달래는 건
역시 쉽지 않다.
역시 쉽지 않다.
꿈속에서 다른 사람이 되어 본 적 있어?
왠지 모르게 과거사까지 어느 정도는 있을 때도 있잖아.
명백하게 현실과는 다른 친구나 선생님이 있기도 해.
깨어나는 순간, 대체 걔들은 누구였는지 의문을 품게 되지만.
유리는 한참 동안 기절할 정도로 울다가 겨우 정신을 차린다. 상준은 힘들면 한숨 자라고 했지만 유리는 자신이 울면서 상준을 할퀸 게 미안한 나머지 고개를 든다.[68] 유리는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지 상준의 허벅지를 베개 삼아 드러눕는다. 살짝 눈치를 보긴 하나 상준이 괜찮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대화를 이어간다.유리는 현재 가진 가장 오래된 기억은,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이 없는 상태로 학교 세계에서 정신을 차린 것이라 말한다. 그렇게 한 달 가까이 탈출을 위해 이곳저곳 돌아다녔는데 그 과정에서 몇 번의 기절이 있었고, 어느 순간 옆에 상준이 발견했던 신문 기사가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기사의 내용대로 세면대에서 뼈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대로 자신이 죽은 사람이라 믿게 되었다고. 상준은 역시 멸망한 세계가 꿈 속과 유사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자신이 다른 사람이 되어도 자신과 주변에 어떠한 의문점도 가지지 않은 채 그대로 받아들이는 양상이 동일했기 때문.유리는 이제 보니 학교 세계도 요즘과 다른 굉장히 구식 건물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오래된 나무 바닥, 약한 나무 미닫이문, CRT 모니터 등은 요즘엔 사장된 모습이기 때문.[69] 유리는 결국 자신의 추억이라곤 현아를 훔쳐본 것과 상준과 논 것 뿐이라고 말한다. 상준이 퍽이나 재밌었다고 맞장구쳐주자 유리는 웃음짓는다. 상준은 유리가 아직 눈물이 고여있는 걸 보고 좀 더 울어도 된다고 말하지만, 유리는 오히려 후련해진 기분이라고 답한다. 왜냐하면 진짜 자신을 찾았기 때문이었다는데, 상준은 유리가 생각보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것에 놀란다. 아무튼 유리는 자신이 어딘가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일 수 있으니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다짐한다. 상준이 멸망한 세계에서의 외모는 현실과 동일하다고 알려주자, 유리는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상준에게 손을 내밀라 한 다음 그곳에 자신의 머리를 얹는다.상준은 스킨십이긴 하나 이것까지 거절할 수 없다는 죄책감에 가만히 있는다. 그리고 유리는 자기 정도면 예쁘지 않냐고 웃는데, 상준은 한 5년 쯤 지나면 예뻐질 거라 답한다. 유리가 짜증 나는 건 안 변한다고 말하자 상준은 너도 띠껍게 구는 건 그대로라고 받아치고, 유리는 이게 원래 본인 성격인 것 같다며 활짝 웃는다. 그리고 인터넷도 안 되는 세계니 폰에 일기를 쓰고 있었는데, 당분간 이것에 전념하겠다고 밝힌다. 일기장에 상준의 도시락 리뷰라도 쓰겠다고 하자, 상준은 계속 잘해 주니까 당연한 줄 아냐고 농담으로 따진다. 그러자 유리는 오빠가 자길 울린 게 얼만데 책임 좀 지라고 반박한다. 울린 빈도로 따지면 친오빠 수준이라고 말하자 상준은 유리의 뺨을 잡는다. 그리고 자긴 이제부터 유리를 친동생처럼 생각할 것이니 기어오르지 말라고 당부한다. 상준은 아마 유리가 현재 원하는 애정은 연인이 아닌 친한 오빠로서의 것이라고 생각한다.유리는 밖에 나가면 상준보다 훨씬 뛰어난 남친 만날 것이니, 현아에게 차이면 자기한테 오라고 권유한다. 왜냐하면 자기도 좋은 사람 만났다며 차버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유리는 농담을 하면서 귀엽게 웃는데, 상준은 그 모습이 현아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자정까지 시간이 남아서 상준은 병원 세계로 돌아가려 한다. 그런데 거울의 나무 판자들이 아직 남아 있자 상준은 정문 루트로 향한다. 유리 말로는 자신의 복장처럼 상처입은 자기 심상이 반영된 것이니, 오늘 만큼은 나무 판자가 유지될 거라 알려준다. 그리고 오늘은 왜 판자가 사라지지 않는지 밤새 생각해보라며 사연있는 표정을 짓는데, 상준은 유리의 표정이 연습해 온 티가 팍팍 나는 걸 눈치채고, 의도를 알 것 같으니까 그냥 피식 웃어준다. 유리는 속셈이 들키자 아까 달래주던 그 상냥한 오빠는 어디갔냐고 중얼거리는데, 상준은 한 번뿐인 서비스였다고 말한다.유리는 복잡한 표정으로 뒷짐을 지더니 자신도 서비스 하나를 주겠다고 말한다. 바로 상준이 눈치챌 때까지 말 안하고 있던 사실 하나를 알려주는 것이었는데, 상준은 자신이 눈치 못 챈 게 있을 리 없다는 생각에 의아해한다. 유리는 상준의 손을 잡고 학교 담을 넘어 도로로 향하고, 상준도 같이 따라간다.유리를 따라가자 상준은 어느덧 병원까지 도달한 것을 목격한다. 한계점을 넘지도 않고 병원에 도착한 것에 놀라자, 유리는 이곳은 병원 세계가 아닌, 학교 세계에서 병원과 똑같이 생긴 구역이라고 알려준다. 상준은 각자의 꿈처럼 완전히 분리된 세계인 줄 알았으나 똑같은 장소가 존재한다는 것에, 어쩌면 한계점으로 갈라져도 다른 동일한 장소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심지어 유리는 이곳에 거울을 놓고 보면 병원 세계의 동일한 구역이 보인다고 알려준다. 즉, 이곳은 단순 외형만 같은 게 아니라, 병원 세계의 똑같은 장소와 좌표까지 같은 것이었다.[70] 그 다음 유리는 물뿌리개로 횡단보도에 물을 뿌리는데, 묘하게 사람이 엎어진 모양으로 물웅덩이가 고이더니, 머지않아 웅덩이에 비 오는 세계가 비치게 된다. 비 오는 세계가 막힌 뒤로 다른 한계점은 전부 막혔지만 이곳 만큼은 살아남은 것이었다. 왜냐하면 이 횡단보도는 한계점이 아닌, 다른 모든 세계들과 직접적으로 맞닿은 곳이었기 때문. 결론은 병원 세계 -> 학교 세계 -> 비 오는 세계 순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물뿌리개 하나만 있으면 모든 세계를 왕복할 수 있는 것이다. 상준은 생각치 못한 방법을 찾자 진심으로 고마워하는데, 유리는 안아달라는 것처럼 양팔을 벌리고 눈을 감는다.그런데 상준은 안아주지 않고 이곳의 장소가 겹치는 이유를 묻는다. 유리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그걸 어떻게 아냐고 답한다. 그래도 상준은 길이 생겼다는 사실에 고마워하며 정문으로 다시 향한다. 그 때 유리가 아쉬운 듯이 뒤에서 붙잡자, 상준은 시간도 남았으니 지금 의문점들을 몇 가지 해소하기로 한다. 이번 일로 유리가 생각보다 똑똑하다고 느껴진 덕에 현아와는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일단 유리는 간단하게 상준이 말한 의문점들을 정리한다.[71] 바로 자신을 죽은 사람이라 착각하게 만든 게 누구인지, 횡단보도가 모든 장소와 겹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자신이 멸망한 세계에서 탈출할 수 있는지, 검은 것/학생들은 대체 무엇인지였다. 상준은 일단 유리가 탈출할 수 있는지 정문 루트로 시험해보지만 유리는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혀버린다. 탈출에 실패해도 유리는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며, 당분간은 여기에 남는 게 맞는 기분이 든다고 말한다. 어쨋든 상준은 유리에게 손을 흔들며 작별을 하고, 유리는 그런 상준에게 농담 섞인 저주를 퍼부으며 보낸다.[72] 상준은 이전보다 훨씬 진심으로 웃는 유리를 보고 피식 웃는다.왠지 모르게 과거사까지 어느 정도는 있을 때도 있잖아.
명백하게 현실과는 다른 친구나 선생님이 있기도 해.
깨어나는 순간, 대체 걔들은 누구였는지 의문을 품게 되지만.
3.1.7. 사건의 지평
《사건의 지평 #2》그런 나날이 계속되었다.
정말로, 조금만 더.
현아는 그날을 시작으로 시간을 노골적으로 끌기 시작한다. 상준은 지난번과 달리 출구가 명확히 뚫려있는 상황에서도 시간을 끄는 현아에게 큰 의문을 가진다. 몇 번이고 그 이유를 다시 물어보려 했으나, 그 때마다 현아는 굉장히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조금만 더 있어달라고 했기에 상준도 어쩔 수 없었다.결국 상준은 도시락을 갖다주면서 유리에게 상담을 요청한다. 유리는 염장질 하러 왔냐며 노골적으로 표정이 썩다가, 아무리 형제의 연을 맺었어도 이런 상담은 아니지 않냐며 핀잔을 준다.[73] 이 때 유리는 상준이 자신을 찬 것에 뒤끝이 남은 건지 상준을 형이라고 부르는데,[74] 상준이 오이 + 민초 + 고수로 범벅된 도시락 보고 싶냐고 협박하자 바로 꼬리를 내린다.아무튼 유리는 현아가 상준을 먹튀 하려는 여우가 아니라고 가정하면, 그냥 현아가 탈출하기 싫어하는 것으로 결론짓는다. 유리는 자신이 바깥 세상의 기억이 없어서 오히려 학교 세계가 집처럼 편안한 것처럼, 현아도 자기처럼 병원 세계가 편안해진 거로 추측한다.[75] 너무 단순해서 납득이 힘든 추측이라 그런지, 유리는 이제 와서 현아가 우비의 사건을 봐도 소용이 없거나, 다 보는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낸다. 비유하면 내키지 않는 유학이나 이민 갈 때 신변 정리한다는 핑계로 고의적으로 시간을 끄는 것으로, 해야 할 일을 인지한 상태에서 최대한 미루는 상황이라고 확신한다.그리고 유리는 지난번처럼[76] 상준이 뭘 해주는 것이 아닌 이대로 있길 바라는 것 같다며, 적당한 타이밍이 오면 현아 쪽에서 신호를 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거 캐치 잘 하지 않냐며 능글맞게 바라본다. 그 말을 듣자 상준은 유리가 요즘도 스토킹 하는지를 의심한다.마지막으로 유리는 현아와 지내는 게 좋다면, 그냥 힘 빼고 예쁜 사랑하라며 조언한다. 상준은 유리 말이 지당하다고 느꼈기에, 굳이 현아의 행동을 바꿔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단순히 이대로 가면 선을 넘어버릴 거 같다는 걱정만이 남아있었다.정말로, 조금만 더.
《사건의 지평 #3》
그리고.
마침내.
평소보다 상준이 늦게 찾아와 뒹굴거리던 하루, 현아는 잠이 오지 않는 것처럼 한참을 뒤척이다가 살짝 눈물을 닦는다. 그리고 이제 비 오는 세계로 출발하자고 말한다. 이후 잠시 유리 서브 스토리인 《05: 함께 가는 사람이 나였다면》이 삼입된다.상술된 서브 스토리 이후, 상준은 유리에게 찾아가 물뿌리개를 뿌려줄 걸 요청한다. 유리는 늑장을 부렸다며 투덜댄 다음[77] 만약 현아가 탈출하면 이곳에 자주 안 올 거냐고 조심스레 묻는다. 상준은 그건 때가 되야 알 수 있다고 답한 뒤, 혹시 아쉽냐고 물어본다. 유리는 왠지 자기도 나가게 해달라고 징징대면 도와줄 거 같아서 물어본 거라 말한다. 물론 지금은 바깥 세상의 기억이 없기에 굳이 나갈 생각이 없다고. 상준은 언제까지나 돌봐줄 수 없으니 사회로 나올 생각을 하라고 충고한다. 아무튼 상준은 활짝 웃는 유리를 뒤로 하고 현아를 데리러 가기 위해 거울로 향한다. 병원 세계로 향하는 상준의 뒷모습을 보며, 유리는 웃음을 가라앉히고 혼잣말을 한다.마침내.
탈출하고 싶다고 하면.
도울 수 있는 게 오빠밖에 없다고 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도와주러 오겠죠.
몇 번을 실패해도, 성공할 때까지 계속 오겠죠.
그러면 기회가 생기잖아요.
...인정하긴 싫지만.
병원 세계의 횡단보도에 도달한 상준은 물뿌리개로 물을 뿌리고, 그곳엔 학교 세계가 드러난다. 그리고 유리가 이어서 물을 뿌리자, 마침내 비 오는 세계로 연결된다.[78] 상준은 결국 현아와 유리가 한 번도 만나지 못했음을 떠올리다가, 일단 현아도 유리도 자기가 언젠간 탈출시킬 것이니 생각을 미루기로 한다.도울 수 있는 게 오빠밖에 없다고 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도와주러 오겠죠.
몇 번을 실패해도, 성공할 때까지 계속 오겠죠.
그러면 기회가 생기잖아요.
...인정하긴 싫지만.
《사건의 지평 #5》
그녀에게 있어서는 더 나은 선택.
나에게 있어서는...
이 에피소드에서 유리의 정체가 드러난다.나에게 있어서는...
3.1.7.1. 진실을 끄집어내다
즉, 우비와 유리, 현아는 모두 동일인물이었으며, 모두 현아의 과거 모습이었다.《사건의 지평 #6》
진실의 끝.
끝의 시작.
유리의 경우 외모가 많이 차이나지만 둘의 눈 색 역시 같았다. 유리는 컬러 렌즈를 끼고 있었기 때문. 또한 현아는 자신이 말해주기 전까지 유리의 존재를 모른다고 말했으나, 정작 이전의 대화를 곱씹어보면 유리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게 드러난다. 상준이 우비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고 말하자, 현아가 교복 입은 사람을 만난 것이 아니었냐고 되물었기 때문. 현아는 자신의 발언들을 전부 기억해 줘서 기쁘다며 따뜻하게 웃고, 그 어느 때보다도 상준의 몸짓과 얼굴을 하나하나 새겨본다.상준은 이 모든 건 사소한 결론이나 이곳에서 모험을 반복하고 세계의 구조가 파악되면서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한다. 우선 현아가 이 세계에 여러 사람이 들어왔다고 말한 것은 거짓말이었으며, 이곳에 올 수 있는 건 오로지 상준과 현아 둘 뿐이었다. 현아가 거짓말을 한 이유는 이 세계에 대한 정보를 대부분 알고 있다는 걸 설명하기 위해서였으며,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고개 숙여 사과한다. 상준은 현아가 이곳에 오게 된 경위와, 자신이 왜 들어올 수 있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고 말한다. 현아가 이전에 돌아가면 다시 올 수 없을 것처럼 느꼈으며, 돌아간 다른 사람들은 이곳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잊는다고 말했는데, 이는 막 지어낸 말이 아니었다. 바로 빛나는 엘리베이터처럼, 현아가 상준을 그런 방식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기에 무심코 한 말이었던 것이다.상준은 이어서 멸망한 세계의 정체를 설명한다. 이곳은 세상에서 잊힌 정보가 파기되는 곳이며, 검은 것들은 완전히 잊히고 파괴되는 사람들의 기억이었던 것이다.[79] 검은 것들은 더 많이 잊힐 수록 점점 녹아내리다 최종적으로 거울 저편의 세계로 사라진다. 즉 우비와 유리는 현아의 잊힌 기억들이며, 시간이 지나 그 시절의 자신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할 만큼의 차이가 있는 과거의 현아였다. 현아는 우비와 유리를 전부 좋아해줘서 정말 기뻤다고 꿈꾸듯이 말한다.일단 우비는, 끔찍한 과거를 잊고 싶다고 생각한 끝에 만들어진 기억이다. 물론 우비의 생성은 전혀 의도치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이 세상의 시스템을 파악하고 나자, 현아는 의도적으로 다른 기억을 잘라내 또 다른 자신을 만들었고, 그것이 유리의 탄생 배경이었다. 굳이 다른 기억을 잘라 유리를 만든 이유는 세계에 갇힌 건 자신이니, 다른 사람으로 분리해 낸 유리라면 탈출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현아는 유리가 탈출을 시도할 때마다 소멸될 뻔했다고 알려준다. 애초에 꿈에서 다른 사람이 되었다 한들 깨어나는 순간 사라지는 건 매한가지기에, 유리는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따라서 현아는 바깥에서 잊혀 들어온 사건 하나를 적당히 도용해서, 유리가 자신을 죽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탈출 시도 자체를 안 하게 만들었었다. 이 사실들을 현아는 슬프다는 듯이 머리카락을 쓸며 말한다.그런데 상준은 한 가지 의문점을 물어본다. 바로 유리가 만약 나갈 수 있다고 해도 현아가 갇히는 건 그대로인데, 유리를 굳이 만든 이유였다. 현아는 아무것도 모르는 그 애만 내보내고 싶었다며 반쯤 울상을 짓다가, 빠르게 여유로운 표정으로 돌아온다.끝의 시작.
3.1.8. 그녀의 세계
《그녀의 세계 #2》유리 덕분에 일단은 살았다.
하지만, 여전히 시간이 없다.
자신을 붙잡기 위해 강림한 눈을 피해 상준은 유리가 있는 학교 세계로 진입한다. 뭔가 거대한 것이 뚫고 들어오려는 듯 학교 전체가 진동하다가, 유리가 고여 있던 물을 없애자 마침내 잠잠해진다. 당분간은 못 넘어 올 거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 유리는, 살짝 비틀거리며 상준에게 다가가더니, 멱살을 잡는다. 그리고 정말 뒤지고 싶어서 그런 짓을 하냐고 소리치다가,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낀다. 그리고 상준의 추격전을 거울 속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그저 걱정스럽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어깨를 떤다. 상준은 자신을 걱정한 유리를 위로한다.유리를 토닥이던 상준은 잔상처에서 나온 피가 유리의 교복을 적신 걸 확인한다. 조금 울음이 그친 유리는 옷에 묻은 피를 보고 경멸하며 뒤로 물러나지만, 한 손은 걱정하는 듯 옷자락을 붙잡고 있었다. 상준은 말과 행동이 다른 게 현아와 판박이라고 여긴다. 이후 말없이 벽에 기대 앉고, 유리도 상준 옆에 딱 붙어 앉는다. 그리고 상준 팔을 가져가더니 매우 걱정하며 붕대로 상처를 감아준다. 붕대를 다 감아도 손을 꼭 잡고 돌려주지 않자, 상준은 유리와 겪어보지 않은 미묘한 분위기에 약간 말을 잇지 못한다. 유리는 상준이 쳐다보는 게 부끄러웠는지 갑자기 치료해줘서 이쁘게 보이냐고 띠껍게 군다.상준은 그런 유리에게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되었는데 괜찮냐며 걱정한다. 유리는 상준이 아파할 정도로 팔을 세게 껴안더니, 표정을 보여 주지 않은 채로 그런 거나 생각하고 있었냐며 쏘아붙인다. 그리고 자신이 현아와 동인인물이라는 사실을 들었을 때, 사실이라 그런지 별 생각이 안 들었다고 한다.[80]이후 유리는 상준의 계획을 묻는다. 상준은 현아가 잡혀 있다는 생각에 미칠 거 같아 시간을 끌 생각이 없었고, 빠르게 상황을 머릿속으로 정리한다. 그리고 현아가 이쪽 세계로 온 원인이 된 기억이 뭔지 짐작가냐고 묻는다. 유리는 그 기억이 본래 우비에게 있었으나 사라진 그 기억이 맞냐고 확인하고, 자신이 그 기억은 아니라고 밝힌다. 그 이유로 자긴 현아에게 있어 별로 중요한 기억이 아니여서라고 하는데, 유리는 이를 말하며 축 늘어져 우울해한다.[81]아무튼 상준은 좀 이동하면서 얘기하자고 권유하며 일어선다. 상준이 일어서자 유리는 한동안 쉬어도 된다며 당황해한다. 그래도 상준이 지체할 수 없다는 듯 떠나려 하자, 유리는 잠시 학생들을 소환하려 한다. 하지만 곧바로 체념한 듯 고개를 푹 숙이자 창문에 비친 학생들은 사라져버린다. 상준은 자신을 붙잡아두려는 모습이 현아와 똑같다고 느낀다.상준은 유리와 함께 복도를 걸으며, 애초에 세계의 중심이 병원이라는 것부터 이상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가장 오래된 기억이었기 때문.[82] 이에 유리는 어린 현아가 병원으로 이송된 뒤 정신이 회까닥해서 병원 세계로 진입했고, 이러면 중심지가 병원인 게 설명된다고 야매결론을 내린다.[83]상준은 현아가 잃어버렸으며 현재 찾아야 하는 기억이 만족하는 조건을 나열한다. 바로 이 병원으로 이송된 뒤의 기억이며[84], 사이비에게 겪은 학대보다 더더욱 잊고 싶은 기억이고[85], 마지막으로 상준이 연관된 기억이라고[86] 결론짓는다. 상준의 과거 통학로에 병원이 있었기에, 둘이 예전에 만났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유리는 과거 자신과 만난 거 아니냐고 소리치다가, 얼굴을 붉히며 자신이 아닌 현아로 정정한다.이후 유리는 상준의 말대로라면 현재 현아의 탈출이 가능하다는 걸 깨닫는다. 왜냐하면 이전에 현아도 비 오는 세계를 관찰하면서 기억을 떠올렸기에, 그 순간 곁에 있었던 자신이 기억을 현아에게 상기시켜주면 되기 때문. 그런데 상준은 워낙 예전 일이라 기억을 못한다며 당당하게 말하고, 유리는 어이없어하다가 씹새끼라며 욕을 한다.그리고 한숨을 쉬며 상준의 손을 잡더니, 당장은 대책이 없지 않냐고 묻는다. 그리고 시선을 피하면서 몸을 까딱거리더니, 당분간 여기 머무를 수 있게 해주겠다고 수줍게 말한다. 상준이 거부하려 하자 유리는 기껏 불편한 거 감수해서 도와주려는데 자꾸 뺄 거냐면서 화를 낸다.[87] 이에 상준은 자길 좋아하냐고 대뜸 묻는데, 유리는 미쳤냐고 경멸하려다 순식간에 얼굴이 수줍어진다.상준은 마음은 고맙지만 지금은 서둘러야 한다고 밝힌다. 왜냐하면 자신이 잊어버린 그 기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유리는 너무 오래 전 기억이니 다른 검은 것들마냥 진작에 소멸됐을 거라며 반박하지만, 상준은 그 기억을 사라지기 전에 누군가가 붙잡아두고 있고, 다른 자신의 기억들과 융합되어 괴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그 정체는 바로 그림자 상준으로, 상준은 다시 그 횡단보도가 있는 교차로로 안내해 줄 것을 부탁한다.하지만, 여전히 시간이 없다.
《그녀의 세계 #3》
모든 것의 교차점.
그리고, 그런 면까지 똑같은.
상준은 교차로로 나가 횡단보도에 물을 뿌린다. 모두가 사라진 비 오는 세계였지만, 그림자 상준이 아직 남은 덕에 아직 소멸되지 않은 상태였다. 유리는 물을 뿌리는 상준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뒤돌아 서 있었고, 상준이 불러도 대답하지 않았다. 상준이 호칭을 유리에서 현아로 바꾸자, 유리는 그렇게 부르지 말라며 부끄럽다는 듯 소리를 지른다.그리고 상준은 무언가를 부탁하기 위해 유리에게 다가간다. 그런데 부탁을 하기 전, 자신에게 할 말 있지 않냐고 묻는다. 유리는 손을 쳐낸 뒤 시치미를 때며, 중요한 일 하러 갈 것인데 자신에게 신경 쓸 시간 있냐고 말한다. 상준은 울기 직전의 상태인 유리에게 이제 와서 또 속이려 드는 거냐고 답하고, 유리는 처음엔 대답을 거부하다 상준이 계속 부탁하자 그렁그렁한 눈으로 대답한다. 그리고, 그런 면까지 똑같은.
오빠.
나, 오빠 좋아해요.
상준은 미리 알고 있었다고 답한다. 유리는 현아를 좋아하지 않냐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데, 상준은 어차피 동일인물이니 딱히 상관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유리는 쓸쓸한 표정으로 정말 동일인물이라고 생각하냐고 묻는다.나, 오빠 좋아해요.
오빠는... 내 정체가 뭐라고 생각해요?
(우비와 똑같은, 현아 씨 기억의 일부.)
맞아요.
그런데...
대체 무슨 기억?
유리는 상준에게 점차 다가온다. 그리고 자신은 우비와 달리, 현아는 한번도 자신이었던 적이 없다고 말한다. 즉, 현아는 유리 나이대에 학교를 다닌적이 없었으며, 유리는 완전한 상상 속 기억을 잘라낸 결과물이었던 것이다. 덧붙여 유리가 현아를 잘라 냈을 때 당시 이후로 마주하지 못한 것도, 현아에게 유리는 순수 상상 속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현아 입장에선 정말로 유리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전에 현아가 자신을 잘라내서 탈출을 테스트해보려 한 것도, 자신이 제일 필요없는 기억이라 그런 거였다며 울부짖는다. 그리고 공허한 눈으로 상준을 올려다보더니, 아까 자신에게 하려던 부탁이 같이 나가는 거였냐고 묻는다. 상준이 긍정하자 유리는 자신은 현아의 기억 속에 들어갈 자리가 없으니, 정말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는다. 그래서 이번이 정말 마지막 만남이었으며, 마지막으로 추억을 만들고 싶어 붙잡아 두려 했던 거라고 밝힌다.하지만 자신의 사심을 위해 본체를 방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서글픈 표정으로 상준 뺨에 키스를 한 다음, 현아와 탈출하면 행복하게 살고, 가끔 자신을 떠올려 줄 것을 부탁한다. 상준은 울음으로 더 말을 잇지 못하는 유리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린다. 유리가 이 상황에서 분위기 깨냐며 화를 내자 상준은 유리를 껴안는다.그리고 유리의 오해와 달리, 현아는 정말로 유리를 탈출시키고 싶어했다고 말한다. 그 증거로 유리가 자신을 죽은 사람이라 믿게 만든 것을 든다. 정말로 필요 없는 존재였으면 굳이 현실의 사건까지 도용하는 노력을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 이에 유리는 혼란에 빠져 허둥대다가, 현아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우비와 똑같은, 현아 씨 기억의 일부.)
맞아요.
그런데...
대체 무슨 기억?
넌, 현아 씨의 망상이 아니라
이상이니까.
그 무엇보다도 바라고, 동경하고, 꿈꿨던 모습이니까!
상준은 유리가 현아의 상상이 아닌 이상이라고 알려준다. 유리는 자신은 평범한 사춘기 애새끼인데 뭐가 부족해서 자신을 동경하냐며 황당해한다. 하지만 현아가 부러워한 점은 바로 그 점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지도 않고, 엄마가 사이비에 빠지지도 않고, 거기서 학대를 당하지도 않고, 혼자 멸망한 세계에 갇히지도 않은, 그저 평범하게 자라 사춘기를 보내는 '동네 학생 현아 양'의 모습을 바란 것이었다. 그리고 현아는 유리 만큼은 자신의 트라우마들로부터 더럽혀지지 않게 지키고 싶어했다.유리는 자신은 현아와 하나도 안 닮았다고 소리친다. 이에 상준은 현아가 바깥에서 들어오는 정보들을 무작위로 접했기에, 유리에겐 학생의 특징이라 할 만한 것들이 일관성 없게 갖다 붙은 거라고 설명한다. 근처 학교의 교복, 컬러 렌즈, 고데기, 탈색 등으로 현아와 최대한 다른 외모를 가졌지만, 성격 면에선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88]유리는 컬러 렌즈를 빼고, 현아와 상당히 비슷한 눈으로 상준을 바라본다. 상준은 유리를 현아라고 부르며, 서로 같은 학창 시절을 보냈으면 어땠을 거 같냐고 묻는다. 유리는 뭔가 결심한 듯 까치발을 드는데, 그 순간 눈이 거의 진입에 성공한 건지 세상이 진동한다. 상준은 저 멀리서 눈이 비집고 들어오려는 걸 보고, 이런 상황에서 자길 잡아두려 했던 거냐고 묻는다. 그런데 유리는 상준 때문에 긴장이 풀려서 그런 거라며,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는 듯 부끄럽게 웃는다.왜냐하면 학교 세계가 붕괴한 건 지금 유리가 현아에게 다시 받아들여질 수 있고,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즉, 학교 세계는 제 역할을 다 했으며, 더 이상 한계점이 아니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물이 뿌려진 바닥을 제외한 모든 세상이 사라지고, 어느새 유리와 상준은 교실 안으로 돌아와 있었다.이상이니까.
그 무엇보다도 바라고, 동경하고, 꿈꿨던 모습이니까!
이 모습인 채로... 오빠랑 더 놀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정말로 나가게 되면
현아랑 진짜 사랑을 해 줄래요?
그럼 나도 거기 있을 테니까.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라고 말한다. 동시에 유리 머리에 있던 붕대가 사라진다. 이번에야 말로 다시 감을 필요가 없다고 느끼며[89], 유리는 상준에게 완전히 흡수된다. 상준은 자신을 노려보는 눈을 향해 중지를 날리면서 다시 한번 한계점을 넘는다.그러니까, 정말로 나가게 되면
현아랑 진짜 사랑을 해 줄래요?
그럼 나도 거기 있을 테니까.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그녀의 세계 #4》
빗속에서 사라져 가는 나에게
비옷을 씌워준 것은...
상준에게 흡수된 유리는 이후 이 에피소드에서 간접적으로 대활약을 한다. 우비와 다시 만난 상준은 식칼의 정체가 현아가 잊어버린 기억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우비는 사라지기 직전 이를 상준에게 찔러넣었고, 이 기억은 유리의 기억을 빌려 한복을 입은 우비의 모습으로 현현했다. 그리고 마침내 비 오는 세계에 그림자 상준을 만나러 온 상준을 만나 그 기억을 떠올릴 수 있게 도와준다. 유리는 전혀 다른 기억인데 가능했던 이유는, 유리는 과거가 확정된 우비와 달리 상상 속 이상이었기에 뭐든지 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결론을 말하면 현재 상준의 눈 앞에 있는 우비는 기존처럼 사이비 입단 시절의 현아가 아닌, 사라진 기억의 시점의 현아, 즉 멸망한 세계에 막 들어온 시점의 현아인 것이다.[90]상준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으면 진작 현아에게 나타나지 그랬냐고 말하나, 우비는 이미 다 사라지고 남은 메아리라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91] 그리고 자신에게 나타난 이유를 묻는 상준에게, 우비는 머리만 남은 그림자 상준을 건네준다.[92] 상준은 예전과 달리 허약해진 그림자를 보고 의아해하는데, 우비는 떠올려 주던 사람이 없어졌기에 자기처럼 녹아버렸다고 말한다. 그리고비옷을 씌워준 것은...
과거를 혼자 기억하려 해서는 없어지고 말아.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해야만 추억이 될 수 있으니까.
라고 말한다.상준은 자신이 잊은 건 우비가 지키고 있었고, 현아가 잊은 건 사라지기 전에 자신에게 숨은 걸 종합해서, 역시 둘의 기억이 합해져야 사라졌던 기억이 완성될 수 있었던 거냐고 묻는다. 우비는 당시 상준이 모든 걸 목격한 게 아니었기에 상준의 기억만으로는 모자랐다고 알려준다. 이에 상준은 현아의 기억과 연결될 수 있게 만들어준 유리에게 고마워한다.누군가와 함께 이야기해야만 추억이 될 수 있으니까.
《그녀의 세계 #5》
기억 나는 것은 그저
구름 너머의 하늘.
현아의 과거를 확인한 상준은 우비와 이야기를 나눈다. 어느새 비 오는 세계와 우비는 사라지고, 눈앞엔 학교 세계와 유리가 나타난다. 상준은 그 순수한 아이가 이렇게 클 리 없다며 농담을 날리고, 유리는 결국 잘 자랐으면 된 거 아니냐고 답한다.유리가 상준에게 꼭 안기고, 상준은 많이 외로웠냐고 묻는다. 유리가 혼자서도 잘 논다고 답하자 상준은 그게 외로운 거라고 반박한 뒤, 그래도 우여곡절을 겪었어도 멋지게 자라줬다며 칭찬한다. 그리고 자신의 사생활 스토킹한 게 도움 됐냐고 묻는데, 유리는 자긴 잘 모르나 본체도 자기 나이 땐 많이 좋아했을 거라며 수줍게 활짝 웃는다.유리가 상준의 얼굴을 붙잡고 가까이하자, 어느새 병원 세계의 교차로로 와 있었다. 상준 앞에는 우비와 유리가 있었고, 이 둘은 본체가 잊어버린 기억인 자신들은 이제 어디로 가냐고 묻는다. 그러자 상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둘의 어깨를 붙잡고 해답을 말한다. 바로 현아에게 소중한 사람인 자신이 기억해줬다가 말해주는 것.이후 한복을 입은 우비는 쪼르르 달려와, 현아의 어린 시절은 어땠는지 묻는다. 상준은 엄마가 만든 옷을 순수하게 좋아하며, 장난끼 있지만 어른스러운 아이라고 답한다. 유리도 부끄러운 듯이 다가와, 현아의 학창 시절은 어땠는지 묻는다. 상준은 겁쟁이에 솔직하지 못하고 띠껍지만, 뒤에선 몰래 도와주는 상냥한 아이라고 답한다.그리고 유리와 우비는 동시에, 상준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말해주겠다고 한다. 그러자 상준은 이미 말해주지 않았냐고 묻고, 어느새 상준은 병원 옥상으로 이동되어 있었다. 상준의 꿈의 한계선이 부서지고, 유리와 우비가 잊힌 기억에서 추억이 되었고, 그 모든 걸 받아들인 현아는 상준 앞에 있었다. 이후 기억을 되찾은 현아는 상준과 함께 탈출한다.구름 너머의 하늘.
3.1.9. 에필로그
《에필로그》추억이 되도록
우비와 마찬가지로 현아에게 흡수된 줄 알았으나 에필로그에서 생존이 확인된다. 카페에서 현아와 이야기를 나누던 상준은 장식용 창문에 우비와 유리가 있는 걸 확인하고, 그 두 사람은 상준에게 들켰다는 걸 알자마자 바로 도망가버린다. 상준이 설명을 요구하자 현아는 어차피 우리 둘에게만 보인다고 허둥대며 말한다. 그리고 곧바로 키스를 한 뒤 지금 유리랑 우비 생각이 나냐며 얼버무린다.유리가 어떻게 생존했는지는 상준/작중 행적 문서의 스토리 해설을 참고할 것.3.1.10. 서브 스토리: 유리
《01: 내 오른팔의》* 해금 시기: 《유리의 세계 #3》
* 시점: 해금 자체는 《유리의 세계 #3》 에서 이루어지지만 이후 한동안 학교 세계를 방문해서 유리와 만담을 나누지 않으므로, 정확한 시점은 《기억의 저편 #1》 ~ 《기억의 저편 유리 #5》으로 보인다.
어느 날 상준은 그동안 궁금했던 유리가 붕대를 감는 이유를 본인에게 물어본다. 유리는 당황하더니 복장 단속도 아니고 그런 질문을 왜 하냐며 딴죽을 건다. 상준이 순수하게 궁금해서 묻는다고 답하자 유리는 영문 모를 웃음을 짓더니 답한다. 감고 있는 이유는 단순 징크스라고 한다.. 안그래도 꿈 같아서 불안정한 세계인데[93] 사소한 걸로 마음이 안정되면 득 보는 거니 감고 있는 거라고 해명한다. 상준도 비슷한 멘탈 테크닉을 하는 운동선수를 봤기에 조금은 납득하지만,[94] 오히려 그렇기에 유리가 이곳에서 나가지 않는 이유를 더더욱 궁금해한다. 징크스 관리까지 해야 할 정도로 스트레스 받는 세계에 굳이 머무는 게 납득이 안 갔기 때문.이후 유리는 상준에게 붕대를 감아볼 것을 권유한다. 상준은 처음에 거절하지만[95] 유리가 열정적으로 다시 권하고, 아예 쫄았냐고[96] 도발까지 하자 받아들인다. 그렇게 상준의 머리엔 야성적인 형태로 붕대가 감겼는데, 상준은 별 다른 이상은 없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유리가 이걸 감는 이유를 더더욱 이해하지 못한다.혹시 상준은 유리에게 중2병 걸려서 멋있다고 생각해 감냐고 묻고, 지금은 멋있을지 몰라도 3년만 지나면 후회할 거라며 충고한다. 유리는 절대 아니라는 듯 과장된 반응으로 부인한다.[97] 이후 상준이 병원 세계로 가려고 하자, 유리는 조심스레 붕대를 감는 이유가 자신의 마음속 이미지의 문제면 어떨 거 같냐고 묻는다.상준이 진짜 그런 이유면 미안해질 거 같다며 주춤해하자, 유리는 거짓말이라며 웃는다. 하지만 상준은 유리의 웃음에 미묘한 슬픔을 감지한다. 까먹고 붕대를 안 풀고 간 상준은 병실에 들어가자마자 놀라는 현아를 마주한다. 현아는 처음엔 다친 줄 알고 놀라지만, 그냥 감았다는 걸 알자 혹시 멋있어서 감은 거냐고 묻는다. 그리고 지금은 멋있을지 몰라도 3년만 지나면 후회할 거라며 충고한다. 상준은 절대 아니라는 듯 과장된 반응으로 부인한다. 그런데 현아는 붕대를 감는 모습이 의외로 취향이었다는, 불안한 말을 한다.* 시점: 해금 자체는 《유리의 세계 #3》 에서 이루어지지만 이후 한동안 학교 세계를 방문해서 유리와 만담을 나누지 않으므로, 정확한 시점은 《기억의 저편 #1》 ~ 《기억의 저편 유리 #5》으로 보인다.
《02: 데미지》[98]
* 해금 시기: 《기억의 파편 #2》
* 시점: 《유리의 세계 #1》 ~ 《유리의 세계 #5》로 보인다.
어느 날 상준은 학교 세계 거울에 살려달라는 메세지가 붙은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들어간다. 그곳엔 유리가 팔이 또 빠졌다며 신음을 내고 있었는데, 상준이 병원 가라고 닦달하자 유리는 여전히 여기서 나가지 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한다. 그러자 상준은 그럼 스팀슨 기법이라도 쓰지 그랬냐고 묻는데, 유리는 그렇게 무서운 건 혼자 못한다며 수척해진다. 움츠러든 태도로 미안하다고 말하는 유리를 보고, 상준은 그 띠껍던 애가 다치면 순식간에 불쌍해진다고 느낀다. 유리는 자신을 안아든[99] 상준에게 자기가 다치면 착해진다고 말한다. 상준은 어느정도는 맞는 말이었기에 부정은 하지 않고 툴툴대는데, 여기서 유리가 음흉한 표정을 짓는다. 상준은 흉계를 꾸미는 걸 보고도 유리를 싫어하지 않는 이유로, 이런 걸 음흉하게 몰래 숨기지 않는 걸 든다.그런데 유리는 다시 연극톤으로 아프다는 시늉을 하자 방금 생각을 취소한다.상준은 유리에게 스팀슨 기법을 실시하면서 병원에 갈 것을 재차 강조한다. 물론 유리는 흘려듣고, 오히려 자긴 부상자니 오늘은 친절하게 대해주는 거냐고 해맑게 묻는다. 상준은 부상이 좀 불쌍하다고 느꼈는지 받아들이는데,[100] 유리는 상준에게 지금 심심하니 웃겨볼 것을 요구한다. 그러자 상준은 물 패트평 뚜껑을 열어 유리 머리 위에 쏟기 직전의 상태로 두고, 웃으라고 협박한다. 유리는 식겁한 표정으로 웃기 시작한다.[101]이후 어깨가 다시 붙은 유리는 병원 세계로 가는 상준을 배웅한다. 그런데 멋쩍게 사과를 하는데, 상준이 사과하는 이유를 묻자 유리는 자신이 조금 나쁜 생각을 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해도 비겁해서 관뒀고, 무슨 생각인지는 말하지 않겠다며 웃는다. 상준은 유리의 웃음이 어쩐지 서늘하다고 느낀다.* 시점: 《유리의 세계 #1》 ~ 《유리의 세계 #5》로 보인다.
《03: 부스스》
* 해금 시기: 《기억의 저편 #4 유리》* 시점: 《기억의 저편 #1》 ~ 《사건의 지평 #2》으로 보인다.
《04: 용서할 수 없는》
* 해금 시기: 《기억의 허상 #4》
* 시점: 《기억의 저편 #1》 ~ 《사건의 지평 #2》으로 보인다.
이날 유리는 상준이 펩시를 가져다 주자 노골적으로 표정이 썩는다. 이유는 펩시를 콜라 취급을 하지 않을 정도로 싫어하기 때문인데, 진지하게 충격받은 표정으로 상준을 질책한다. 상준이 그럼 펩시랑 코카는 물론 제로 콜라랑 음료수 기계 콜라까지 전부 구분할 수 있냐며 어이없어 한다. 그런데 의외로 유리는 갖다준 적 없는 음료수 콜라를 제외하면 당연히 할 수 있고, 아예 캔 콜라랑 페트병 콜라까지 구분할 수 있다며 자신만만해 한다.상준이 얼척 없는 소리 취급하자 유리는 진지하게 내기를 신청하는데, 상준이 유리가 이기면 형이라고 불러주겠다며 받아들인다. 그런데 유리는 누나라고 불러주면 안 되냐고 수줍게 묻자, 상준은 살짝 당황한다. 상준은 이후 자신이 이겼을 때의 보상을 얘기하려 하나, 유리는 어차피 질 일 없다며 무시한다.다음 날 상준은 동네를 돌며 많은 종류의 콜라를 모은 뒤 가져다준다.[105] 그리고 상준이 아무 콜라나 랜덤하게 종이컵에 따르고 준다. 유리는 콜라를 와인마냥 음미하며 마시더니, 씨익 웃으며 '유리병에 담긴 코카콜라'라고 정확히 맞춘다. 상준은 매우 놀라고 유리는 거만하게 웃는다. 상상준은 결국 그날 하루 동안 유리를 누나 대접해줬다고 한다. 참고로 본인이 사온 콜라들을 전부 마셔본 결과, 종류가 다른 걸 자각하고 마시니 실제로 맛을 다르게 느꼈다고 한다. 다만 캔이나 페트, 유리병의 차이까지는 잘 모르겠다고.* 시점: 《기억의 저편 #1》 ~ 《사건의 지평 #2》으로 보인다.
《05: 함께 가는 사람이 나였다면》
* 해금 시기: 《사건의 지평 #3》* 시점: 《사건의 지평 #3》에서 현아가 탈출을 받아들이고, 상준이 통로 연결을 위해 유리를 찾아간 때다. 다른 유리의 서브 스토리들과 달리 진지한 분위기고, 시점이 매우 명확한 걸로 보아 정황상 본편에 넣을 만담이 길어져서 따로 빼놓은 듯.
《06: 반드시 기억해라.》
* 해금 시기/조건: 《사건의 지평 #5》 + 고스로리 스킨 구매
* 시점: 《사건의 지평 #1》 ~ 《사건의 지평 #2》로 보인다.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유리는 저기압인 상태로 환자복 차림으로 뒹굴거리고 있었다. 상준이 잔뜩 뻗친 유리의 머리를 보고 혹시 정서에 문제 있냐고 묻는데,[107] 유리는 오늘 같이 비 오면 저기압이라며 좀 놔두라고 한다. 상준이 이 비가 유리의 영향력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하자, 유리는 자기도 전지전능해진 거냐며 좋아한다. 이에 상준은 지난번에 자기한테 발린 건 벌써 잊은 거냐며 속으로 어이없어 한다.상준의 노트북을 뒤적거리던 유리는, 사람 심리를 자극할 정도로 어두운 내용의 영화를 찾는다. 이유는 자신이 '유리'가 아닌 것이 밝혀졌기에, 자아를 찾는 마음에 자극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상준은 유리의 요구대로 미리 다운 받아놓은 어두운 영화를 보여준다. 상준 왈 유리에게 추천하기엔 좀 그런 내용이나 옛날 영화라 그런지 패키지 할인이 있어서 골라줬다고.* 시점: 《사건의 지평 #1》 ~ 《사건의 지평 #2》로 보인다.
《07: 혼자 두면 죽는.》
* 해금 시기/조건: 《사건의 지평 #5》 + 바니걸 스킨 구매
* 시점: 《사건의 지평 #1》 ~ 《사건의 지평 #2》로 보인다.
* 시점: 《사건의 지평 #1》 ~ 《사건의 지평 #2》로 보인다.
평소처럼 유리와 틱틱대던 어느 날, 유리는 자신이 '유리'가 아닌 게 밝혀졌으니 어른일 수도 있지 않냐며 따지고 있었다.[111] 상준은 그런데 정신연령이 애라고 반박하는데, 유리는 그쪽이 더 애라고 받아친다. 유리는 유치하게 말싸움을 하다가 책상에서 내려오고, 어쩌면 자기가 현아보다 연상일지도 모른다며 미묘한 표정으로 말한다. 상준은 현아가 얼마나 어른스러운지는 아냐고 말하려다, 요즘 애같은 면모를 많이 보여주는 현아를 떠올리고 말문이 막힌다.아무튼 유리가 원하는 건 누나 대접이었다. 상준은 가능은 하지만 그래도 그동안 박힌 이미지란 게 있는데, 갑자기 누나라고 부르면 어색할 거 같다며 거절한다. 유리는 자기를 어른으로 안 보는 거냐며 발끈하고, 어떻게든 누나라고 부르도록 만들 테니 내일 이 시간 다시 와보라고 소리친다. 마치 결투라도 신청하는 듯한 분위기에 상준은 받아들인다.다음 날, 유리를 찾아 학교 세계로 온 상준은 유리가 보이지 않자 이상해한다. 그 때 계단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자 달려가는데, 유리가 심히 당황한 말투로 더 이상 오지 말아달라고 소리친다. 유리는 상준에게 자기 쪽으로 오라고 하다가, 또 오지 말라고 하는 등 말이 중구난방인 상태다. 결국 상준은 곧바로 유리 쪽으로 올라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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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타
- 작가가 밝히길 유리는 가장 편하게 만든 캐릭터라고 한다. 처음에 유리를 중2병 컨셉을 기반으로 만들었는데, 자신도 중2병 감성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한 번 컨셉을 그렇게 잡으니 술술 제작되었다고 한다. 나중에 따로 실황들을 돌려봤을 때도 스트리머들이 유리 파트를 제일 편하게 플레이한 것 같다고.
- 본작의 서브 히로인이며 미성년자인데다 현아랑 동일인물인 탓에 연애 파트에서 밀리지만, 유저들 사이에선 현아 못지 않게 인기가 좋다. 아예 현아보다 고평가 받는 경향도 있는데, 현아는 떡밥만 뿌려놓고 고의로 시간을 끄는 행위를 해서 고구마 전개라 느낄 여지가 있고, 초반부터 호감을 보인 탓에 나중에 갈수록 꽁냥 패턴이 거기서 거기라 유저에 따라 질린다는 평을 받는다.[112] 또한 후반 핵심 전개가 작가의 전작 히로인과 많이 유사하다 보니 골수팬들은 뻔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
- 본작 히로인 3인방이 작가의 전작 방구석에 인어아가씨 3인방과 전체적으로 유사한데, 유리는 그 중 명정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거친 성격과 언행, 은색 단발에 작은 체형이라는 점.
- 세 히로인 중 유일하게 자신과 세상에 대한 진실을 하나도 몰랐다. 유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은 모조리 현아가 조작한 것이었고, 결국 상준과 마찬가지의 지식 스팩트럼을 갖게 된다.
- 유리의 세계 무대가 학교인 이유는 작가가 말하길, 현아가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 학교에 입학한 자신을 투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 머리에 붕대를 감은 이유는 그걸 감아야 마음이 안정되는 일종의 징크스가 있어서라고 한다. 안그래도 불안불안한 멸망한 세계에서 사는 만큼 이런 소소한 것들도 챙겨야 한다고.
- 작중에서 상준과 술래잡기를 총 두 번 벌인다. 다만 두 술래잡기는 대조적인 부분이 두 가지 있다. 우선 《유리의 세계 #2》는 분노한 주체가 상준이었으며, 학생들에게 유리가 잡혀버리는 오싹한 마무리로 끝난다. 반대로 《기억의 허상 #2》에선 분노한 주체가 유리고, 서로가 화해를 하는 훈훈한 결말로 끝난다.
- 삐졌을 때 뺨을 부풀린다. 상준은 삐진 상태에서 저런 제스처를 취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신기해한다.
- 본작 OST의 아이콘은 유리의 CG로 되어있다.
- 히로인 중 유일하게 상준을 간호해 준 적이 없다. 현아는 상준이 독감에 걸렸을 때, 우비는 그림자 상준을 수복해 줄 때 간호해줬기 때문.
- 유리의 목소리를 담당한 김아롱 성우는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상준이 유리의 뼈를 들어올릴 때 유리가 오두방정을 떠는 장면을 뽑았다.
- 나이프를 다루는 현아, 식칼을 들고 다니는 우비와 달리 유리는 별도의 칼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딱 한 번 상준과 적대할 때 작은 나이프를 쥐긴 했으나, 흉기의 공포심에 잠식당해 사용하지 못했다.
- 시력은 좌우 1.5로 스마트폰을 애용하는 것치곤 꽤 높은 편이다.
- 이쪽도 현아마냥 먹는 걸 좋아해서 상준이 도시락을 들고 오면 매우 좋아한다. 물론 성격 탓에 현아마냥 애교가 증폭되진 않고, 매우 좋아하는 티를 어떻게든 숨긴 상태에서 고분고분 받는 타입. 상준이 도시락을 들고 오기 이전에는 아마 학교의 매점으로 끼니를 때웠을 것으로 추정된다.[116]
- 콜라 마니아이며, 눈 감고 마셔도 브랜드는 물론 무슨 병기에 담겼는지 맞출 정도로 빠삭한 모습을 보인다. 다만 호불호가 확실해서 펩시를 콜라 취급 하지 않고 오로지 코카콜라만 선호한다.
- 초반에 상준이 잔소리를 하면 자신은 촉법소년이니 괜찮다는 식으로 얼버무리는데, 실제 유리의 나이가 중학생 수준인 것이 밝혀진 뒤로는 어느정도 맞는 말이 되었다. 단 촉법은 원칙상 만 14세까지로, 유리가 생일이 지났는지의 여부에 따라서 성립 조건이 요동친다. 물론 유리는 정확한 나이가 공개되지 않았고, 애초에 현아가 기억을 잘라 만든 가상인물이므로 별 의미는 없을 듯.
- 상준이 웃통을 벗고 있으면 장난 삼아 사진을 찍으려 한다. 그런데 한 번은 상준이 근처에 다가오자 부끄러운 나머지 유리가 튀어버려 실패하고, 다른 한 번은 상준이 먼저 도망간 탓에 실패한다.
- 상준에게 정곡을 찔리는 질문을 받으면 재채기를 하는 버릇이 있다.
- 특유의 반곱슬은 자연산이 아니며, 머리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머리가 뒤로 뒤집히기만 해도 부끄러워하며 황급히 감추거나, 머리가 잔뜩 뻗치는 게 싫어 습한 환경을 혐오하는 모습을 보인다.[117] 머리를 일종의 자신감 일부라고 생각하는지 머리가 떠버리면 굉장히 우울하고 기운없어 한다.
그에 비해 유리는 상준에 대한 호감도가 자츰 높아져가 반응이 매번 조금씩 달라지기에 지루하지 않으며, 사춘기 반항아다운 복잡한 인물상을 섬세하게 보여준 데다가 기승전결도 깔끔해 스토리 평가가 좋다. 게다가 진지해지거나 루즈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개그 캐릭터로서 환기해주며, 상준과의 티격태격 만담도 재밌다는 반응이 나온다. 또한 초기에 쌓은 비호감 스택도 스토리 전반에 걸쳐 상준을 위험한 상황에서 많이 구해내기에 이미지 개선에 성공한다.[113]
결정적으로 비록 히로인 중 가장 늦게 등장했지만 중반부터 극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해, 《기억의 저편 #7 유리》부터는 무려 6중 반전을 선보이며 서사의 몰입도를 크게 높여준다.[114] 이런 점들 때문에 본래 설정과 달리 현아와는 완전 별개의 인물 취급받으며,[115] 아예 정실 대접을 받기도 한다.
[1] 이름이 유리가 아니라 성이 '유'고 이름이 '리'다.[2] 중학생 정도의 나이로 추측된다.[3] 상준이 말하길 자신이 구해줘도 쑥스러운 나머지 일부러 도발하는 것이 확실하다고.[4] 언제는 유리가 밥 먹으러 상준 집에 왔을 때, 정말 밥만 먹고 가려 하자 혹시 다른 거 기대했냐고 장난스럽게 묻는다. 그런데 상준이 아니라고 하자 유리는 뭔가 아쉬운 듯한 표정을 잠시 짓는다.[5] 당시 유리는 학교 세계가 습하다는 적당한 핑계로 찾아왔다.[6] 외모도 환자복 차림에 각종 붕대나 반창고들이 사라지고, 포즈도 표정도 순해져 이전보다 연약해진 인상을 띈다.[7] 자길 여자로 보지 않는다면서 한동안 상준을 형이라고 불렀다.[8] 종이 하단에 낙서를 그린 이유는 서브 스토리에서 설명된다. 현아 서브 스토리 《01: 너도?》참고.[9] 자신은 비 오는 세계의 파편만 주울 수 있으니 병원 세계의 파편은 못 줍는다는 말.[10] 하지만 그 인성머리를 떠올리고 확실히 정신이 아파 보이긴 했다고 생각한다..[11] 참고로 상준이 입으려는 스포츠 웨어의 상표는 유명 상표가 여러 개 뒤섞인 데다 한글도 의미없이 나열된 괴상한 모양이었다고.[12] 분무기의 물은 유리에 막혀 상준에게 닫지는 않았다.[13] 원래는 생각으로만 하려던 말이었지만 화난 나머지 실수로 나온 거라고 한다.[14] 이름이 유리가 아니라, 성이 '유'고 이름이 '리'다.[15] 참고로 유리가 이러다 보증까지 서는 거 아니냐고 묻자 상준은 아무리 생명의 은인이라도 보증 만큼은 자기도 안 설 거라며 단호하게 말한다.[16] 정리하면 현아는 격통을 감내해서 상준에게 상처를 낸 것에 대한 복수를 이룬 것이다.[17] 상준은 눈치채지 못한 채 자신이 최근 날카로워졌다고만 느낀다.[18] 거에 비친 유리의 몸이 그림자처럼 보였다고 한다.[19] 물웅덩이도 일시적으로 거울 역할을 할 수 있어서 학생 괴물이 나올 수 있었다.[20] 본래 생각만 했으나 정신이 없던 나머지 실수로 입으로 튀어나와 버린다.[21] 오늘 상준을 만난 타이밍이 학생을 피해 숨으러 가던 도중이라고 한다.[22] 그림 양식이 현아와 똑같은 걸로 보아 이전에 현아가 설명해준 걸 훔쳐본 듯. 참고로 유리 말로는 자긴 촉법이니 마음껏 스토커짓해도 된다고 단정짓는다. 물론 상준은 지랄한다고 쏘아붙인다.[23] 마치 하체 두 시간 조지고서 마지막 세트를 드는 기분이라고.[24] 아까 학교와 비 오는 세계에서 무서운 체험들을 해서 그런지 병원이 이젠 내 집 만큼 편안하다고 느낀다.[25] 빠진 어깨의 팔을 침대 밑으로 늘어뜨린 다음, 팔에 모래주머니를 달아 근육을 이완시켜 관절을 복구하는 치료법.[26] 참고로 탈골 문서에 나와있듯 이 치료법은 절대 해서는 안 되며, 사실 이 스팀슨 치료법도 일반인이 하는 건 추천되지 않는다고 한다.[27] 상준은 유리의 요청에 따라 병원에 유리를 데려왔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28] 상준은 우비나 유리와 달리 현아에겐 쇄골 밑에 손을 대고 오래 기다려야 파편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이상해한다.[29] 자신도 현아와 같은 조건을 가진 사람이란 걸 강조하기에, 현아와 마찬가지로 상준에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어필하는 장면이다.[30] 그래도 괴물일 경우를 대비해 언제라도 턱을 칠 수 있게 다른 손은 대비를 해 뒀다고.[31] 독 넣은 거 아니냐고 묻자 상준은 자기가 유리를 패는데 독을 쓸 필요가 있겠냐고 반박한다. 유리도 상준의 피지컬을 알고 있었기에 짜증내면서도 납득한다.[32] 요리 사고방식이 과거 알바한 급식실 기준으로 맞춰져 있기에 한번 요리하면 5인분 이상이 나온다고 한다.[33] 상준이 모든 히로인을 한 번씩 직접 대면하는 첫 에피소드다.[34] 소고기가 있었다고. 상준 말로는 자길 구해줬으니 특별히 신경 썼다고 한다.[35] 상준은 상의탈의를 하고 자는 습관이 있다.[36] 상준은 배려가 미묘하다고 생각한다.[37] 참고로 상준이 그릇 다 먹고 나면 가져오라 하자 유리는 그걸로 뭘 할 거냐며 부끄러운 듯이 말한다. 상준이 설거지 때문이니 쓸데 없는 소리 말라고 하자, 유리는 재미없다는 티를 낸다.[38] 화장 안 했냐고 상준이 묻자 자긴 원래도 생얼이라고 지적한다.[39] 유리가 혹시 렌즈 밟아서 깨뜨리면 오빠를 밟을 거라 위협하는데, 상준은 네가 밟을 수는 있냐고 따진다. 그런데 유리가 자기가 울면 불쌍해서 밟혀줄 게 확실하다며 웃자, 상준은 아주 만만하게 본다고 투덜대면서도 부정하진 않는다.[40] 단순히 안경닦이로 벅벅 닦는 게 관리의 전부인 안경과 달리 렌즈는 세척을 비롯한 관리들을 해줘야하기 때문.[41] 이 말을 하는 순간 거울들에 학생들이 바라보는 광경이 스쳐지나간다.[42] 즉 유리는 현아와 키스하는 것까지 전부 감시하고 있었던 것.[43] 방을 옮길 생각도 했지만 그랬다간 한계점이 새로 생길 거 같아 관둔다.[44] 그 증거로 유리는 오빠 보고 싶어서 왔다고 말하면 믿을 거냐고 묘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물론 상준은 질색.[45] 운동인치곤 땀내도 안 나고 쾌적하다며 좋아하는데, 상준 말로는 자기 포함 체육인들은 땀내 난다는 편견 때문에 항상 청소를 무진장 한다고. 이에 유리는 그냥 밖에서 운동하라고 제안하지만 상준은 굳이 그러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46] 상준이 그래도 샤워실은 된다고 덧붙이지만, 유리는 지금 이상한 생각하냐며 얼굴을 붉힌다. 이후 상준이 이해하지 못하자 혼자 얼버무린다.[47] 물론 상준은 유리의 성격상 단순 거짓말이라고 보진 않았을 듯하다.[48] 인터뷰를 한 듯 머리가 긴 중년 여교사의 사진도 실려 있었으며, 기자가 열정을 가진 건지 정보가 많이 적혀있었다고 한다.[49] 이 때 상준 눈에 보이지 않는 우비의 환영이 등을 밀었다는 묘사가 나온다.[50] 순간 상준은, 이전에 마음의 상처를 회복시키는 방법에 대해 현아와 토의하던 중, 현아가 마치 귀신 성불시키는 것과 비슷하다고 중얼거린 걸 떠올린다.[51] 진실이 모두 밝혀져 궁지에 몰린 상황이니, 이번이 상준과의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애정표현을 요구한 것이다. 사실상 이번 행동으로 유리가 상준을 좋아한다는 것이 확정된 셈.[52] 험하게 다루지 않고 다치지 않게 내쫓기만 한다는 점에서, 유리가 여전히 착한 아이라는 걸 실감한다.[53] 사실 이 추리는 진작에 했으나 이전까진 증명할 방법이 없어 묵혀두었다고 한다.[54] 멸망한 세계에 두 번째로 들어왔을 때, 현아를 돕겠다고 쉽게 장담했을 때, 우비의 세계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돌아왔을 때, 그리고 지금.[55] 지난번 상준을 끌고 나간 그 세 마리다.[56] 이 전투신에서 격투 용어가 쏟아져 나오기에 지식이 없으면 내용 이해가 힘들 수 있다.[57] 유인이라는 걸 몰랐던 유리는 상준이 도망치는 줄 알고 냉소에 가까운 표정을 짓는다.[58] 바디 블로우는 간을 치는 기술로 피격시 엄청난 격통이 뒤따른다. 그 이유는 간은 근육 하나 없는 말랑말랑한 조직이라 신경까지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59] 참고로 이 학생은 아까 덩치 학생을 제압하면서 썼던 기술을 카피했다고 한다. 너무나도 쉽게 잡히자 상준은 만든 지 얼마 안 된 나머지 약해서 유리가 숨겨둔 학생이라고 추측한다.[60] 여기서 유리 주머니에 있던 나이프 하나가 떨어진다.[61] 유리는 화를 내도 어깨를 계속 떨고 있었다고 한다.[62] 이걸 설명하면서 상준은 유리의 팔을 살짝 꼬집는데, 유리는 안 사귈 거면 터치하지 말라고 소리친다.[63] 유리는 화해했어도 자신의 시체는 그대로라 생각한 건지 불안한 표정으로 거리를 둔 채 따라왔다고 한다.[64] 그 와중에 유리는 자신의 뼈를 보여주는 게 부끄러우니 배려를 해달라느니, 상준이 뼈를 잡자 감각이 느껴지는 거 같다며 신음을 내는 등 오두방정을 떤다.[65] 《유리의 세계 #1》에서 상준이 운동장에서 뛰는 아이들을 보던 중, 교복이 두 종류라고 말했던 것이 복선이었다.[66] 참고로 기자가 열정인지 욕심인지 너무 자세하게 쓰는 바람에 소송에 걸렸다고 한다..[67] 《기억의 저편 #5 유리》에서 상준이 '유리'와 나눴던 마지막 친근한 대화라고 말했던 것이, 유리와의 절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해당 인물이 유리가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 표현인 것.[68] 상준은 결국 상처가 잔뜩 나서 현아에게 혼나겠다고 생각한다.[69] 상준은 네가 CRT를 아냐며 놀라지만 유리는 그럼 오빠가 아는 것도 이상하다고 반박한다.[70] 다만 건물 모양은 좀 다르다고 덧붙인다.[71] 유리가 깔끔하게 정리한 것을 보고 상준은 왠지 학교에서 필기 잘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72] 현아와 자신에게 모두 차이는 악몽 꾸라는 내용.[73] 참고로 유리라는 이름은 맞은편 고등학교의 칼부림 사건 피해자의 것을 도용한 것이지만, 상준은 유리가 그 피해자와 별개의 인물이라는 진실이 밝혀진 뒤에도 유리라고 부른다. 이유는 유리 외에는 마땅히 부를 만한 이름이 없어서라고.[74] 굳이 형인 이유는 자길 이성으로 보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75] 참고로 상준이 현아를 위해 가져온 구형 노트북은 유리에게 뺏기다시피 빌려준 상태라고 한다. 이유는 유리도 노트북 써보고 싶어서라고.[76] 유리는 여기서 지난번을 '권태기 왔을 때'로 비유한다. 상준은 권태기 뜻은 아냐면서 황당해하는 반응을 보인다.[77] 자기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며 웃는데, 상준은 자신이 준 물품들로 학교 세계에 살림을 차린 유리가 할 말은 아니라고 느낀다.[78] 그 와중에 유리는 '굿 럭 ㅗ'라는 메모를 써서 던져놓았다.[79] 검은 것들이 사람 형상을 띈 것도 이런 이유여서였다.[80] 원래는 놀란 척하고 위로받으려 했는데, 상준이 다쳐서 오자 그 생각은 접었다고 밝힌다. 그리고 곧바로 칭찬을 요구한다.[81] 참고로 유리는 동일인물인 걸 알았음에도 여전히 현아와 우비를 별개 인물인 것처럼 말한다.[82] 여기서 유리는 우비가 큰 게 현아니까 그럴 수 있다고 말하다, 자기도 크면 현아가 될 거란 생각을 했는지 표정이 썩는다.[83] 상준이 자기 자신인데 말이 심하지 않냐고 따지자 유리는 자신인데 뭐 어떠냐고 반박한다.[84] 병원 세계가 세상의 중심이자 시작점이므로.[85] 사이비에게 학대당한 기억인 우비보다도 먼저 사라졌기 때문.[86] 아까 현아가 멸망한 세계에 상준의 내면 세계가 형성될 수 있던 이유가, 자신이 이곳으로 진입한 순간 상준이 옆에 있어서라고 말했기 때문.[87] 여기서 유리는 어차피 자기랑 현아는 동일인물이니 켕기는 게 생길 수 없다는 기묘한 논리를 내세운다..[88] 같이 있고 싶어서 핑계까지 대며 붙잡는 것, 조금만 다쳐도 크게 걱정하는 것, 여유로운 척하며 기습에 약한 것. 이에 유리는 자기가 현아 만큼 예쁘냐고 묻는데, 상준은 자신감까지 똑같다고 생각한다.[89] 붕대는 현아가 유리를 자신과 다른 인물로 만들기 위해 갖다붙인 소재니, 현아와 유리의 이질성을 나타낸다. 그리고 붕대가 사라졌다는 건 곧, 유리가 현아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다.[90] 이에 우비는 자신은 그 시절의 현아지만, 우비와 유리도 섞여있는 것으로 생각해달라고 말한다.[91] 현아가 나갈 수 없다고 확신했던 그날 밤, 현아는 이 우비를 본 것이었다.[92] 그림자 상준은 본체를 보고 얼굴을 찡그린다.[93] 여기서 유리는 이렇게나 리얼한데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다며 불안하다고 덧붙이는데, 상준은 그럼 주머니에 팽이를 넣어보라는 조언을 해준다. 참고로 유리 말로는 팽이가 여기선 멈춘다고.[94] 굳이 조금인 이유는 그렇다고 붕대를 감는 운동선수를 본 적이 없어서라고.[95] 그 와중에 네가 감던 걸 쓰는 거냐고 묻자 유리는 경멸하는 표정으로 당연히 새 붕대로 감겠다고 말한다.[96] 상준이 붕대에 정신 조종 기능이라도 있냐고 물었기 때문.[97] 여기서 상준의 팔을 찰싹 때리는데 상준이 때린 부위에 힘을 주자 계속 때린다.[98] 표준 표기는 '대미지'가 맞다. 데미지 항목 참고.[99] 사실 걸어도 되는데 안아든 이유는 유리가 무섭다고 움직이지 않으려 했기 때문.[100] 여기서 상준은 계속된 호의가 권리인 줄 알까봐 걱정한다.[101] 사실 물 패트병은 비었다고 한다.[102] 그러면서 아픔에 공감은 안 해주냐고 묻는데 상준은 당당하게 그렇다고 답한다.[103] 머릿결에 어지간히 자신 있는지 눈물이 그렁그렁했다고 한다. 이에 상준은 살짝 미안하다고 느낀다.[104] 손이 다칠 걸 걱정해서 팔을 잡을 순 없었다고.[105] 유리가 가져다 준 적 있는 콜라만 가져오라 했으나 상준은 그러지 않은 콜라도 가져왔다. 이유는 막상 찾다보니 재밌어서라고.[106] 유리는 체육 창고에서 꺼내온 매트와 상준이 가져다 준 걸 깔아서 눕고 있다고 한다.[107] 굳이 이렇게 물은 이유는 붕대를 비롯한 머리가 유리의 심리를 반영한다고 생각해서라고.[108] 그 와중에 오라버니 칭호를 쓰다 말고 다시 상준을 오빠라고 부른다.[109] 상준은 무시하려 했는데 유리가 쫄았냐고 비웃는다.[110] 상준은 유리가 정말 최면이 먹혔다고 생각했다는 사실에 좀 미안해한다.[111] 디테일인지 자신이 유리가 아니란 걸 안 뒤로 촉법이라는 말을 안 썼다고.[112] 특히 현아와 러브라인을 잡기 시작한 뒤로는 세계에 대한 진실을 우비나 유리로부터 주로 얻기 시작하기에 현아 스토리는 연애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113] 피 묻은 발에게서 도망칠 때 잠긴 문의 비밀번호를 알려준 것, 현아로 위장한 가짜 문으로 들어갈 뻔한 걸 막아준 것, 그림자 상준과 싸울 때 플래시를 터트려 줘 한방 먹일 수 있게 만들어준 것, 최종장에서 눈에게 도망칠 수 있게 해준 것, 자신의 몸을 빌려주어 잃어버린 현아의 기억을 구현할 수 있게 해준 것.[114] 유리가 학교 세계에서 일어났던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것이 1차 반전, 이후 유리 명찰이 달린 교복을 입은 시체가 발견되며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였다는 것이 드러난 게 2차 반전. 그러나 시체가 조작된 가짜였다는 진실이 드러나 사실은 죽지 않았다는 것이 3차 반전. 후반에 우비처럼 현아의 과거를 잘라 만든 가상 인물인 것이 4차 반전. 하지만 우비와 달리 존재하지 않는 과거로 구현한 인물이었다는 것이 5차 반전. 그럼에도 온갖 수를 써서 최종적으로 탈출에 성공한 것이 6차 반전.[115] 실제 과거 모습인 우비와 달리 유리는 존재하지 않는 과거를 모티브로 만든 인물이니 더더욱. 성격도 셋 중 가장 동떨어져 있고.[116] 그래도 음식 취향은 확고한지 상준이 오이, 민초, 고수로 도배된 도시락 보고 싶냐고 협박하자 바로 꼬리를 내렸다.[117] 본인이 말하길 습하면 머리가 잔뜩 떠 버리는 타입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