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2-20 20:44:08

유안(삼국지)

劉安
1. 개요2. 행적3. 평가4. 미디어 믹스

1. 개요

삼국지연의의 가공인물.

2. 행적

직업은 사냥꾼이며, 19회에서 유비여포의 공격을 받아 하비, 소패를 잃고 달아나 허도로 가는 길에 식량이 떨어져 여러 마을에서 음식을 구하자 유안은 유비를 묵게 해준다. 유비가 온 것을 알고 들짐승을 잡아 극진히 대접하려고 했지만 얻을 수 없어서 아내를 죽여 고기를 내놓았으며, 유비가 무슨 고기냐고 묻자 늑대 고기라 둘러댔지만 유비가 부엌 아래에 있던 여인의 주검을 발견해 팔이 베어진 것을 보고 호러 그 사연을 묻자 유안은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자신이 먹은 것인육임을 알게 된 유비가 눈물을 흘리고 떠나면서 유안을 데려가려고 했지만 유안은 늙은 어머님이 계셔서 멀리 가지 못한다는 이유로 마누라는 죽이는 인간이 어머니는 모시는 모양이다.[1] 사양했으며, 이후 유비가 자신이 겪은 일을 조조에게 모두 이야기하자 유안은 조조의 지시를 받은 손건에게 이 놈의 목을 쳐라 금 100냥을 받았다.

3. 평가

유비를 띄워주려다가 졸지에 식인종을 만들어놓은, 현대에는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의 일화. 당대와 현대의 인식이 달라져서 괴리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아무리 충과 효가 사람 목숨보다도 더 중시되는 시대이고 신분이 낮은 백성, 그중에서도 여성과 어린아이의 목숨은 초개처럼 여기는 시대였기에 현대의 시각으로 비판하며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할 수 있으나(할고료친이라는 고사도 있다.), 시대를 고려하더라도 이를 아름다운 이야기처럼 얘기하는 것은 과연 인륜을 아는 사람이라면 할 수 있을지 전근대적 시대와 작품에 대한 회한과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사실 당장 청나라모종강과 이어도 유안은 이 상금으로 새로이 아내를 맞이할 수도 있겠으나, 그에게 시집오려는 여자는 없을 것이다. 언제 또 손님을 접대할 고기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라며 이 일화를 신랄하게 비판했기 때문이다.

유비가 죽기 일보직전 상태도 아니었을테고, 먹을 것이 없다고 아내까지 죽인 사람이 늙은 어머니는 어떻게 모시는지 의아하게 여겨도 할 말이 없다. 노모를 모실 정도는 되므로 음식이 전혀 없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데, 유비가 귀한 사람이라며 고기를 대접한답시고 아내를 죽였다면 그 의도가 더 나쁘게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일부 독자들 사이에선 아내와 사이가 나쁘니깐 유비한테 고기를 대접한다는 핑계로 죽인 게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어차피 가공인물에 가공사건이긴 하지만.

여포가 하비를 쳐서 유비의 처자식을 붙잡은 대목에서는 미축이 "대장부는 남의 처자를 해하지 않는다"라며 애원하는 내용이 있는데, 붙여놓고 보면 아이러니함이 따로 없다. 서민의 아내와 군주의 아내의 차이인가보다.

4. 미디어 믹스

요시카와 에이지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를 평역할 때 유안이 나오는 부분을 생략할 것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원본에서 유안의 행동을 지극히 아름다운 행동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일본, 중국의 도의관이나 민심의 차이를 아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원본대로 번역했다고 한다.

이문열 평역 삼국지에서는 아내의 엉덩이살을 베어 요리해 대접하였다는 것으로 나온다. 사실 이거나 저거나 고어하긴 그지 없다.

고우영 삼국지도 엉덩이살을 요리하는데 여기에서는 아내도 안 죽는다. 고우영 삼국지가 여포초선시간(!)하는 등 잔혹한 묘사들이 있던 걸 생각하면 의외의 각색. 그만큼 원작 그대로 내용을 반영하기에는 부담이 따른 이야기였다는 뜻일지도 했다.

파일:삼국지톡(유안).png
삼국지톡은 분명 이 에피소드는 유비를 띄워주기 위해 사용했을 얘기지만 그대로 쓰면 현대의 독자에게 맞지 않기에 가볍게 각색했다. 한창 피난중인 유비감소혜가 유안이 준 고기를 먹는데, 유안이 우리 마누라의 피와 살입니다라는 말을 덧붙인다. 둘이 식겁하자 그 직후에 "피와 살 같은 저축을 털어서 산 고기"라고 얘기한다. 톡 내용을 보면 돈 한 푼도 아끼는 아내가 먼저 권유했다고 나온다.


[1] 전근대 봉건사회의 도덕 윤리에서는 죽은 배우자를 대신할 사람은 재혼을 함으로써 새로 만날 수 있지만 날 낳아준 어머니는 한분뿐이다는 논리로 부모님을 더 우위로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