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k Granger[1]
1. 개요
커맨드 앤 컨커 3 타이베리움 워의 등장인물. 배우는 스타쉽 트루퍼스의 사령관,2. 작중 행적
타이베리움 워 시점에서 계급은 중장이다. 28년의 전투 경험으로 무장한 베테랑 사령관. 플레이어가 부임한 초기에 Nod의 블루 존 대공세로 GDI 군사기지와 백악관이 함락당하고 펜타곤마저 공격받는 상황에서 자리를 지킨 강단 있는 인물이다. 이후 Nod의 공세를 몰아내고 플레이어에게 역공을 지시한다.레드먼드 보일의 명령을 받고 있는 입장이나 그의 결정이나 내용 등에 대해선 반대하며 스크린의 마지막 거점인 이탈리아의 트레숄드 공격 때 액화 타이베리움 폭탄을 사용하지 않기를 원했다.
만약 트레숄드 공격 때 그의 의지를 존중하여 액화 타이베리움 폭탄을 사용하지 않고 승리하면 레드먼드 보일이 전범으로 구속됨으로써 보일의 자리를 차지한다. 덧붙여 주인공도 승진해서 승진한 잭 그렝거의 자리를 차지한다. 상관과 부하가 서로 초고속 출세. 반대로 폭탄을 사용하고 승리하면 주인공을 비난한 후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겠다며 은퇴하고 주인공은 보일의 밑으로 들어가 최고 사령관이 된다.
그리고 액화 타이베리움 폭탄을 쓰지 않은 엔딩이 공식 엔딩이 되었다. 다만 이것이 부하 덕분에 초고속 출세를 한 것이라고까지 보기는 힘들다. 필라델피아 우주 정거장 격추로 GDI 수뇌부의 대부분이 괴멸된 이후, 최고위급 인사중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재무장관이던 레드먼드 보일과 군 최고 사령관이던 잭 그렝거 두 사람 정도뿐이었기 때문. 그러니까 어차피 전쟁이 끝난 후 GDI의 후임 최고 책임자(GDI 국장) 자리에 오를만한 입지에 있던 인물은 장관급중 유이한 생존자였던 보일, 아니면 그렝거 두 사람 중 하나였던 셈이다. 초고속 승진이 맞긴 하지만 그것이 누구 덕분인지를 굳이 따진다면 오히려 이들보다 더 선임인 GDI의 장관급 수뇌부 인사들을 싹 날려버린 케인과 Nod 형제단 덕분인 셈이다.
다만 Nod와의 전쟁이 한참 진행되고 있는 작중 시점에서는 보일이 국장 대행 역할을 맡고 있는데, 이는 문민통제의 원칙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블루 존이 전면적 대공세를 받고 있고, 이로 인해 주요 군사기지와 백악관, 펜타곤 등 주요 시설까지 위협받는 치열한 전쟁이 한참 진행중인 상황에서 실전 지휘 최고 책임자인 그렝거가 전선 지휘에서 빠질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최고 군사 지휘관이 정부 최고 잭임자 지위까지 겸하는 것은 한 사람에게 지나친 권한이 집중되어 비효율적인데다, 시작은 군사 방위기구였지만 타선~타워 시점에서는 실질적으로 세계정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던 GDI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선택이다. 따라서 전쟁중에는 일단 보일이 유고에 의한 국장 대행의 역할을 맡아 그렝거를 통제하는 입장에 있다. 하지만 이것이 두 사람의 장기적 위상, 특히 전쟁이 끝나 비상상황이 수습되고 조직이 정상화된 이후 정식으로 후임 국장이 결정되는 상황에서까지 계속 유지될만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작중 내용에서도 보일의 직책은 국장 '대행'임이 명시되며, 그의 야심이 대행이 아닌 정식 국장이 되는 것임은 공공연히 드러난다. 그래서 보일은 자신이 정식 국장으로 취임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인물인 그렝거에 대한 질시의 감정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며, 그렝거 역시 보일의 지휘에 따르고 있기는 하지만 그의 인격과 능력, 행태에 대한 불신을 거의 숨기지 않음으로써 두 사람의 갈등과 경쟁구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여기서 스토리를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 이 두 사람 사이의 대립에 끼어서 휘둘리는 처지에 있는 것이 바로 GDI 야전 지휘관 포지션인 플레이어라는 점이다. 원래 플레이어는 그렝거의 지휘를 받는 부하 지휘관으로 미션을 진행할수록(=어려운 작전임무를 거듭 성공시켜 나갈수록) 그렝거가 신뢰하는 유능한 부하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렝거의 정적(政敵)인 보일은 도리어 이런 플레이어에게 공적을 세워 주목을 받을 기회를 더욱 몰아주려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플레이어를 새로운 영웅으로 떠오르게 만듦으로써 그렝거의 존재감을 지우고 그를 뒷전으로 밀어내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장하고, 국장 취임에 최대의 장애물을 치우려는 계략이다. 이 때문에 GDI 캠페인의 중후반부 내내 그렝거와 보일은 플레이어를 두고 서로 자기 말을 들으라며 구스르고 달래고 갈구며 대립하기 바쁘다.
당연히 보일이 꾸민 이러한 계략은 정치적으로 그렝거파인 플레이어가 그를 배신하고 보일파로 돌아서야 완성되며, 시나리오 후반부에 이르면 보일은 노골적으로 보상을 약속하며 플레이어를 유혹한다. 그 보상이 바로 그렝거를 퇴물로 만들어 은퇴시키고 나면 (자신이 GDI 국장이 되는데 장애물이 없어지므로) 플레이어가 그렝거의 지위였던 군사 최고 지휘관의 자리를 차지하게 해 주겠다는 것이다. 반면 그렝거는 플레이어의 군인이나 인간으로서의 양심에 호소하며 보일이 제안한 비인도적인 계획에 따르지 말 것을 요구한다. 결국 이 갈등구도를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보면 '엄격하지만 좋은 멘토이기도 했고, 또 양심을 지키는 인물'인 그렝거와 '부패하고 음흉하며 야심은 있지만 양심은 없는 인물'인 보일 사이에서 만약 플레이어 자신도 양심을 버리고 그렝거를 배신하여 보일의 편에 선다면 그 대가로 영웅이라는 명성과 빠른 출세를 비롯한 대가를 얻을 수 있다는 선택 구도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다시 그렝거의 관점으로 볼 경우, 28년간 열심히 군생활을 해 온 그의 경력 마지막이 부하의 양심에 달려있는 모양새가 된다. 부하(플레이어)가 양심을 지켜 행동하면 군 최고 지휘관을 넘어 GDI 국장에 이르는 것으로 그의 경력이 마무리되지만 부하가 출세에 눈이 멀어 양심을 팔아치우면 국장이 되지 못하는 것은 둘째치고 엄청난 참극을 막지도 못하고, 그런 참극을 일으킨 보일 및 옛 부하(플레이어)를 재판에 세워 처벌해야 마땅하다고 여기지만 언플 때문에 그조차 할 수 없음에 실의에 빠진 채 은퇴하여 가족들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
다만 이 도덕적 대립구도를 다소 맥빠지게 만드는 것은 (결과론이긴 하지만)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양심을 팔아봤자 얻을 것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보일의 제안을 거절해봤자 어차피 엔딩에서 플레이어는 GDI의 신임 군사 최고 사령관 자리에 오르기 때문이다. 보일의 제안을 거절하면 전쟁이 끝난 뒤 그는 전범행위가 들통나서 감옥에 가게 되고 그렝거가 GDI의 새 국장이 되는데, 당연히 국장과 군 최고 지휘관 자리를 겸임할 수는 없으므로 그렝거가 맡았던 자리는 (전쟁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냈던 지휘관인) 플레이어가 이어받게 된다. 양심을 팔건 말건 어차피 똑같이 고속출세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게임 진행중에 이 사실을 알려주지는 않고 결말이 되어서야 알 수 있는 사실이므로 스토리 자체가 어설프게 짜여졌다고 할 정도는 아니고 그저 양심을 지키는 루트로 가서 본 진엔딩에서 해피 엔딩을 위해 주는 약간의 덤 정도이긴 하다.
[1] 말콤 "에이스" 그랭거도 그렇지만 "잭 그레인저"가 올바른 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