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2-04-02 21:15:27

조개싸움

1. 개요2. 역사3. 규칙4. 조개 껍데기5. 게임성

1. 개요

조개 껍데기를 가지고 노는 어린 아이들의 놀이 중 하나. 198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한국 남자 아이들의 흔한 놀이였으나, 2000년대 부터는 거의 없어져서 옛날 놀이가 되어버렸다. 서로의 조개 껍데기를 부딪치거나 압력을 가해서 상대방의 조개를 먼저 부수는 쪽이 승리한다.

2. 역사

어린 아이들의 놀이로써의 조개 싸움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과거에는 조개 껍데기가 해안 지방을 제외하면 그리 흔하지 않았고 내륙 지방으로 수출되는 조개들 또한 크기가 크고 식용으로써 가치가 있는 조개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아이들이 조개 껍데기를 가지고 놀만큼 그 수량이 충분하지도 않았고 조개의 종류도 굉장히 부족해서 조개싸움이라는 놀이가 발달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었다.

그런데 80년대 즈음 근대화 사업이 진행되면서 대부분의 학교나 동네의 운동장놀이터에 각종 모래로 채워진 모래장난판이나 바닥재가 다수 설치되기 시작했다. 공사업체측에서 이런 모래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공수한 굵은 모래는 대부분이 적절한 바닷가에서 퍼온 바다모래였는데, 이 과정에서 그 해안가의 모래 속에 쌓여있었던 조개 껍데기들이 대거 전국으로 퍼져나가게 된 것이다.

덕분에 어린 아이들이 가지고 놀기에 좋은 작고 다양한 조개 껍데기들이 아이들이 많이 모여드는 놀이터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종의 장난감이 되었고, 단순하고도 직관적인 게임성을 가진 조개싸움이라는 놀이가 자연스럽게 발생해서 전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놀이가 되었다.

현대에는 조개 껍데기를 가지고 놀아야 될 정도로 놀이 도구가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조개싸움은 사실상 사장된 놀이다. 아이들이 모여노는 놀이터의 역할이 많이 퇴색되었고 모래판이나 모래바닥도 아예 설치하지 않거나 위생적이고 안전한 우레탄으로 많이 대체하여 설치하기 때문에 조개싸움에 쓸 작은 조개 껍데기를 구하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3. 규칙

전국 각지에서 동시대적으로 행해졌던 놀이였기 때문에 지역마다 규칙이 약간씩 다르나 먼저 상대방의 조개를 부순 쪽이 승리한다는 조건은 동일하다. 그 외에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었던 규칙은 다음과 같다.
  • 사용하는 조개 껍데기는 보통 운동장 흙에서 발견한 것만 사용한다
모든 종류의 조개 껍데기를 모두 허용하면 운동장 조개 껍데기로는 단단하고 크기도 큰 꼬막 같은 식용 조개 껍데기들을 이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조개 껍데기와 비슷한 (...)을 조개 껍데기라고 우기는 경우까지 생기기 때문에 조개싸움에 참가가능한 조개를 어느 수준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규칙은 그 때마다 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 선공권은 다른 방법을 통해 정하거나 약한 조개 껍데기를 가진 쪽이 갖는다
공격하는 조개 껍데기 쪽이 더 유리한 놀이이다보니 선공권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되며, 강한 조개에 페널티 형식으로 부과해 밸런스를 맞추기도 한다.
  • 공격자는 단 한 번의 공격기회만 주어지거나 공격 시간 제한을 둔다
공격자가 유리한 만큼 공격 기회에 제한을 걸기 위해 사용하는 규칙.
  • 필요한 힘을 초과하는 힘을 사용해 조개 껍데기를 부수지 않는다
조개 껍데기를 발로 밟거나 돌로 내리쳐서 부수게 되면 조개 껍데기 자체의 단단함만으로 승부가 나지 않기 때문에 공정성면에서 금지된다.[1]
  • 가끔 집에서 조개를 먹고나면, 아니면 바닷가에 있는 해변에서 큼지막한 조개를 주워와서 조개싸움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경우 잘못하면 부서진 조개껍질에 의해 손이 다칠 수 있기에 보통 두껍게 접은 신문지를 대고 했었다. 당연하지만 크기 차이가 너무 나는 조개끼리는 서로 겨루지 않으며, 큰 소라 종류는 또 소라들끼리만 서로 내려치기 방식으로 겨룬다.

4. 조개 껍데기

한국의 해안가에서 발견되는 조개 껍데기는 종류가 적고 거기서도 일정 크기보다 큰 조개들은 놀이터용 모래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분리되기 때문에 실제로 조개싸움에서 사용되는 조개 껍데기들은 크기가 굉장히 작고 종류도 그리 많지 않다. 자주 사용되는 조개 껍데기들은 다음과 같다.
  • 바지락: 특유의 줄무늬 때문에 일반적으로 타이거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껍데기의 요철 때문에 표면이 거칠고 단단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방어를 할 때 특히 강력하다고 평가받는 조개 껍데기.
  • 모시조개: 조개 껍데기의 끝 뾰족한 부분인 각정이 휘어진 뾰족한 모양이라 코브라라는 별명이 붙었다. 뾰족한 각정으로 방어하는 조개 껍데기의 약한 부분에 구멍을 내기 쉬워서 공격을 할 때 강력한 조개 껍데기.
  • 새조개: 특별히 강한 점은 없지만 바지락과 모시조개의 공격력과 방어력을 중간정도로 가지고 있다. 별명은 지역에 따라 다양하나 일반적으로 맘모스. 공격이나 방어 어느 쪽에서도 사용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양쪽 모두에서 어중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칼조개: 표면이 하얗고 두께가 굉장히 얇아 조개싸움에서도 가장 약한 조개 껍데기. 다른 조개 껍데기와 붙으면 거의 가장 먼저 부서진다고 보면 된다. 다만 칼조개끼리 싸움 붙히면 누가 이길지 전혀 예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복불복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5. 게임성

조개싸움이 한 때 전국적으로 굉장히 널리 퍼질 수 있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접근성이 굉장히 탁월했던 면이 크다. 딱지따조 등의 장난감은 돈을 주고 사거나 만들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으나 조개 껍데기는 그냥 땅에서 주우면 바로 놀이가 가능했기 때문. 모든 사람이 동일한 장난감을 가지고 있어야 진행할 수 있는 승부 놀이에서 이 점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였다.

사용되는 조개 껍데기들도 세월에 의해 풍화되고 건조되어서 충분한 힘을 주면 부서지는 적절한 강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약한 어린 아이들의 힘만으로도 승부가 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물론 승부에 과도하게 집착해 억지로 힘을 주거나 하면 다칠 위험성은 있었지만 그런 경우라도 약간의 상처정도 밖에 나지 않는다.

게임의 룰은 지극히 단순하지만 여러 명이 모여서 저마다 싸움에 사용할 조개를 모으고, 서로 싸움을 붙여서 강한 조개들만 다음 상대와 겨루며,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조개 껍데기가 최종 승자가 되는 과정이 실제로 해보면 굉장히 재미있고 흥미로운 놀이다. 1:1로 승부할 때는 서로 여러 개의 조개 껍데기를 싸움마다 교체해가면서 싸워서 최종적으로 상대방의 모든 조개를 부수면 이기는 포켓몬 배틀스러운 놀이를 하기도 한다.

[1] 다만 양 쪽의 조개 껍데기가 너무 단단해서 승부가 나지 않으면 양자 합의하에 무리한 힘을 줘서라도 승부를 보는 경우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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