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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존 제임스 오스본(John James Osborne, 1929~1994)은 영국의 극작가다. 26살 때 발표한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를 통해 영국 연극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그야말로 '앵그리 영맨'의 선구적인 대변자로 여겨졌고, 조지 버나드 쇼 이래로 최대의 충격을 선사한 문인이라는 평도 들었다.2. 생애
오스본은 노동계급 출신으로, 상업미술가인 아버지와 바텐더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2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받은 보험금으로 데번에 있는 벨몬트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하지만 오래 가지 않아 학교에 불만을 품고 교장에게 주먹을 날린 뒤(...) 자퇴했다.학교를 그만둔 후 런던에서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며 무역 잡지 기자로 잠깐 일하다가, 유랑 청소년 극단을 가르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연극계에 입문했다. 지방 중소 도시들에 있는 여러 극단에서 배우를 겸하며 직접 극작을 하던 오스본은 당시 '젊은 작가들의 요람'으로 불리던 잉글리시스테이지컴퍼니의 무대에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를 올리게 된다. 이때부터 그는 본격적으로 런던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는 당대의 2~30대 젊은이들이 영국의 미래에 관해 느끼고 있던 무력감과 절망을 서사화했다. 오스본의 작품은 평범한 일상 언어에 극적인 생명력을 불어넣고 그것을 평범한 노동 계층 출신 인물들의 입으로 발화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혁신적이었다. 이 점은 영국 관객들의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러한 새로운 연극은 상류층 인물들의 비현실적인 삶을 보여 주기에 급급했던 '잘 짜여진 극(well-made plays)' 일색이던 기존 연극계를 동시대인들의 고민이 살아숨쉬는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의 충격을 기점으로, 보수적인 연극계를 기피하고 소설 쓰기에만 주력하던 젊은 문인들이 대거 극작가로 진출했다. 앤 젤리코[1], 로버트 볼트[2], 피터 섀퍼[3], 존 화이팅[4] 등 수많은 작가들이 등장한 것이다. 이로써 2차대전 이후 망해가던 런던 연극계는 불과 3~4년 사이에 세계 연극의 중심지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