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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극작가 피터 셰퍼가 쓰고, 1979년 11월 2일에 초연된 2막의 희곡. 겉보기에는 마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안토니오 살리에리에 대한 역사극 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재능에 대한 욕망과 질투, 그리고 망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심리극이다.알렉산드르 푸시킨이 1830년 쓴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독살한 것으로 설정한 짧은 희곡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와 이 희곡의 일부를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가 1897년에 오페라화한 동명의 오페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에서 영감을 얻은 희곡이다. 1979년 초판이 나온 이래로 계속 개수되어 현재 7판까지 나왔다.
2. 줄거리
2.1. 1막
노년의 살리에리가 관객에게 음악을 위해 신과 거래한 자신의 어린시절에 부터 이야기하면서, 극은 젊은 날의 살리에리로 바뀐다. 그는 자신의 꿈을 이루게 해준 신을 공경하고 도덕적이며 성실하게 살아왔으며, 궁정 작곡가와 교회 지휘자 자리를 거쳐 궁정 악장이 되어 있었고, 재능으로 유명한 모차르트가 황제의 초청을 받아 빈에 오게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살리에리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모차르트도 사려깊은 인격자일 것이라고 믿고 있었지만, 궁정에서 콘스탄체와 예의없는 농짓거리를 하는 모차르트를 보며 실망과 경멸을 보내게 되고 이런 와중에, 그 인격과는 전혀 판이하게 다른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살리에리는 경이로움과 부러움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그는 신에게 자신도 그런 작품을 만들게 해달라고 기도를 올리고, 이후 더욱 열심히 일하고 더 많은 선행을 베풀며 지내는 한편, 모차르트가 운 좋게 좋은 작품을 하나 쓴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모차르트가 황제를 알현하며, 자신이 모차르트를 환영하기 위해 작곡한 것을 쉽사리 훨씬 더 매력적으로 편곡해버리자 감정이 흔들리며 질투에 휩싸이게 된다. 더구나 모차르트는 음악적 천재성에도 불구하고 일상 생활은 폐인에 가까울 만큼 방탕한 삶의 연속이었다. 비싼 선물들, 최신 유행의 옷들, 밤마다 열리는 화려한 파티로 탕진하는 모차르트를 지켜보며 살리에리는 경멸을 쌓아간다. 더구나 모차르트의 오페라 '후궁으로의 도피'에 등장한 제자 카발리에리가 몸과 마음을 모차르트에게 주고있는 것에 분노가 터져나오게 된다.
대체 왜, 지금껏 성실하게 신을 섬겨 온 자신에게는 모차르트의 재능만 알아보는 눈을 주기만 하고 그 재능은 주지 않은 것인지, 결국 살리에리는 신을 저주하게 된다. 다시 노년의 살리에리로 돌아오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이야기 하겠다며 1막이 끝난다.
2.2. 2막
본격적으로 모차르트가 신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모차르트의 상업적 성공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고자 하는 마음을 품게된다. 한편으로는 자신에게도 모차르트 만큼의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해 달라며 신에게 애원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와중에 그의 피가로의 결혼의 초연을 방해하려는 시도가 황제의 변덕으로 실패했지만, 바로 그 황제의 변덕과 살리에리의 피가로의 결혼에 대한 순수한 감탄으로 모차르트의 신용을 얻게 된다.살리에리는 돈 조반니와 코지 판 투테 등의 모차르트 작품을 들으며, 그의 작품에 그의 작품에 대하여 경배를 하면서도, 그러한 위대한 작품들이 모차르트라는 천박한 인간에게서 나온 것을 저주한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후원자였던 프리메이슨까지 오페라 마술피리 탓에 절연을 하게 되자, 더 이상 모차르트가 심적으로 의지할 곳은 살리에리 밖에 없게 된다.
그런 모차르트의 집을 방문한 살리에리에게, 모차르트는 자신의 환상 속 심부름꾼으로부터 위촉받아 자신의 장례를 위한 것으로 여기며 작곡하던 레퀴엠 악보를 보여주고, 그 작품을 보고 놀란 살리에리는 그것이 신이 어리석은 자기의 장례를 위한 미사곡이라고 여기고 지금까지 모차르트를 해치려던 것은 실은 자신을 파괴한 행위라고 느낀다. 그리고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에게, 그와 모차르트가 서로가 서로의 삶에 독이 되어 서서히 둘 모두를 죽여가고 있었다는 자신의 망상에 기반한 고백을 한다.
살리에리는 모차르트가 단지 신에게 이용된 불쌍한 도구였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에게 자신을 용서하라고 몰아붙친다. 하지만 느닷없고 두서없는 그의 고백을 들은 모차르트는 살리에리를 회피하고 결국 살리에리는 원하는 용서를 받지 못한다. 병약해진 모차르트 주변에는 그를 가장 사랑하기도 학대하기도 했던 아버지의 망령이 떠돌아다니게 되고, 급기야 살리에리를 자신의 살해자로 고발하는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다가 사망한다. 살리에리는 감정없는 신을 비웃더니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각자가, 신의 뜻에 따라 자신의 파멸을 의미한다고 여긴 레퀴엠이, 실은 어느 귀족의 명예욕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다시 노년으로 돌아온 살리에리는 신의 뜻대로 평범하게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을 거부하고 세상에 이름을 남기기 위해 자신이 모차르트를 살해했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자살시도를 하지만, 실패하여 살아남는다. 그리고 그 소문은 아무도 믿지 않으며 사람들이 떠나가고, 살리에리는 평범한 이들을 축복하는 것으로 막이 내린다.
3. 국내 번역
한국에서는 범우사가 번역하여 출판하였다. 그러나 이 번역서는 아마데우스의 초판본을 번역한 것으로 지금 상연되고 있는 대본과 차이점이 꽤 많다. 현재의 판본은 살리에리의 시종인 그라이비히가 사라지고, 모차르트의 첫 황제 알현을 마치면서 판 슈비텐이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를 프리메이슨으로 맞아들이는 장면이 간단하게 삽입되어, 2막에서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에게 마술 피리를 작곡하게 유도하여 그가 판 슈비텐과 프리메이슨에게 버림받아 완전히 외톨이가 되는 장면이 좀 더 구체적이 되었고, 결정적으로 마지막의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대화하는 장면이 완전히 다르다.또한, 초판에서는 발제크 백작 대신, 살리에리가 회색망토를 쓰고[1] 모차르트에게 레퀴엠을 위촉하여 지속적으로 어여 레퀴엠을 완성하라고 창 밖에서 말 없이 독촉하다가, 용기를 내어 회색 망토의 사나이를 집 안으로 부른 모차르트에게 가면을 벗고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하지만 개수된 판에서는 회색망토의 사나이는 직접 등장하지도 않거니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각자 자신의 죽음을 의미하는 신의 상징으로 여긴다. 살리에리는 나중에야 그 회색망토의 심부름꾼의 정체에 대해 알게 된다.[2]
4. 기타
- 극은 살리에리의 눈을 따라 모차르트를 관찰하며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런 구성은 동 작가의 희곡 에쿠우스와 흡사하다.
- 모차르트 독살설에 대한 기사에서 자주 이 희곡이나 영화가 언급되는데, 이 희곡은 물론 영화에서도 살리에리는 모차르트를 독살하지 않는다. 영화는 독살에 대해 언급이 없으며, 희곡에서는 모차르트가 누군가가 자신 몰래 자신에게 독을 먹이고 있다는 망상을 하고, 살리에리는 '내가 한 행위가 그에게 독약과도 같았다'라고 주장할 뿐이다.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직접 독살하는 것으로 나온 창작물은 현재까진 푸시킨의 희곡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유일하다.
[1] 처음에는 시종인 그라이비히가 망토를 쓰나, 그가 이 행위를 비윤리적이라고 거부하게 되어 직접 한다.[2] 어느 귀족(이름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발제크 백작)이 아내의 장례를 위한 미사곡을 모차르트에게 위촉하면서, 그 미사곡을 자신이 작곡했다고 주장하기 위해 심부름꾼에게 그렇게 밤중에 몰래 정체를 숨기고 모차르트에 접근하라고 하였는데, 당시 심신이 피폐해진 모차르트는 자신에게 은밀하게 와서 하필 장례를 위한 미사곡을 작곡해달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을 저승사자라고 지례짐작해 버린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