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극작가(劇作家 / playwright, dramatist)는 연극의 바탕이 되는 희곡을 쓰는 각본가를 말한다. 극작가에는 각본가, 시나리오 작가(라이터), 스토리 작가(라이터) 등 수많은 유의어들에 존재하며, 연극뿐만 아니라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도 연극의 극작가와 같은 업종이 존재한다. 하지만 한국극작가협회에서는 협회 정관 상 "희곡(연극)"을 쓰는 각본가만을 협회원으로 인정한다.사단법인 한국극작가협회 정관 제 5조(회원) 본회의 회원은 본회의 목적을 찬동하고 정관을 준수하는 자로서 이사회의 입회 승인을 얻어 다음의 회원으로서 구성한다. 1. 정회원 : 희곡을 창작하는 전문적인 현역작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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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본 문서에선 연극의 각본을 쓰는 각본가만을 다룬다. 다른 각본가들에 대해선 각본가 문서로.
2. 역할과 위상
- 희곡의 설계자: 짧게는 3~40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 단위의 공연을 위한 대본을 쓰는 것이니 스토리텔링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다른 매체와 연극(희곡)의 차이점을 잘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희곡은 그 자체로서 문학으로 인정받기보다 연극으로 공연됨으로써 위치를 갖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학성과 공연성이 조화를 맞추지 못하면 좋은 희곡이 되기 어렵다. 그래서 이야기의 구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무대 구현이기도 하다. 아무리 멋들어진 희곡을 써도 이걸 무대에 어떻게 그려내야 할지 연출가나 배우가 감을 잡지 못한다면... 아무도 찾지 않는 도서관 구석의 희곡집으로만 존재하는 죽은 텍스트가 되고 마는 것이다.
- 연출 감독: 영화감독이 영화 시나리오 작가를 겸하는 경우가 많듯이, 극작가들은 영화 감독과 같은 연출자의 역할도 도맡는 경우가 많다. 한국극작가협회의 초대 회장이 유치진, 2대 회장이 차범석이었을 만큼 극작가와 연출가 사이에 경계가 희미하기도 한 데다가, 극작가들이 작품을 쓰다 보면 무대 구성에 대해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진 상태에서 쓰게 되는데 그 무대를 대본 그대로 구현해낼 수 있는 사람이 작가 본인 외에는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 이유로 대부분 극작가들은 연출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연극 제작에 있어 사실상 중심이 되는 작가와 연출을 혼자서 맡아 내다 보니 결국 작가가 극단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 그래서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가 영화판에서 받는 대우가 찬밥인 반면, 희곡 작가는 연극판에서 나름대로의 위치를 인정받는 편이다. 연극에 대해 가장 처음 배우는 연극의 3요소가 '희곡, 관객, 배우'라고 하며, 희곡이 없으면 연극이 성립할 수 없다는 전제 위에서 연극을 배우다 보니 어느 무대에서도 희곡 작가를 깔보는 경우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물론 그렇다고 금전적 대우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3. 등단 방법
현재 한국 문단에서 '극작가'로서 등단하는 루트는 시나 소설과 마찬가지로 신춘문예가 중심이 되고 있다. 적지 않은 언론사에서 희곡 부문을 접수하고 있고 한국극작가협회 차원의 신춘문예도 따로 있지만, 사실 극작가들은 극단을 통해 이미 활동하고 있는 상태에서 신춘문예를 노리는 경우가 절대다수라 꼭 신춘문예가 아니어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극작가들은 차고 넘친다. 그러나 여전히 신춘문예에 등단해야만 공식적으로 극작가가 되었다고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암묵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극작에 있어도 여전히 신춘문예가 중요한 등용문인 것은 틀림이 없다. 가령, 국립극단의 극작가 관련 모집 공고만 보더라도 '등단 후 5~10년 차의 작가'와 같은 식으로 등단한 작가만을 모집군에 두거나, 예술가 지원 기준도 등단 작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오늘도 대학로 수많은 극단의 극작가 지망생들이 등단에 목을 매고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또한 신춘문예가 아니어도 각종 극단이나 지역연극협회 단위로 개최하는 희곡공모전 등도 있는데, 대부분의 공모전들은 당선작의 공연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여기서의 당선은 곧 자신의 작품이 기성 극단에 의해 상연된다는 것과 같은 말이 된다. 물론 이 루트도 극단 소속 작가들이 더 많이 노리는 루트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당선될 확률은 극히 낮지만, 아주 가끔 기성 극단과 별 인연이 없는 사람들이 이 루트로 당선되어 극작가가 되는 이변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문학작품 자체로서 존립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게 느껴지는 시나 소설과 달리, 극작은 연극이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하는 글쓰기이므로, 기성 극단이나 관련 학과를 통해 극작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인이 독학으로 희곡을 써서 등단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희곡에 대한 이해와 창작 수준이 어느 정도 이상 올라왔다고 판단되어 등단 전에 극작가로 활동하고 싶다면, 다음 두 루트가 가장 현실성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1. 기성 극단의 신규 단원 모집 공고를 눈여겨보았다가 극작부에 지원한다.
이 경우는 해당 극단의 성격과 자기가 쓰는 희곡의 스타일이 맞아떨어질 경우 100% 극작가 활동이 가능해지는 루트이지만, 어느 지역 극단이든지 서울예대의 학벌이 최정점에 위치해 있고 한예종과 같이 연극영화과나 극작과가 강세인 대학 출신자들은 연극에 대한 이해도가 당신보다 수십 배는 앞서 있을 것이므로 극단 가입도 당신보다 훨씬 쉽기 때문에, 인맥과 실력을 두루 갖춘 그들과의 경쟁에서 원고지 하나로 살아남아야 하는 그야말로 극한 서바이벌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차라리 배우 후보로 들어가 포스터 붙이면서 시작하는 게 100배는 쉬워 보일 정도.
2.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 연극협회의 희곡 공모전에 지원한다.
'서울을 제외한'이라는 말이 굳이 붙는 이유는, 서울연극협회에는 따로 공모전이 없기도 하거니와 서울 지역 극단들의 자체공모전은 대학로 입성을 노리는 극작가 후보생들의 전쟁터나 다름없다. 게다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그들은 인맥과 실력을 두루 갖춘 경우가 절대다수라, 원고지 하나만 들고 대학로에 입성하려는 당신보다 수십 보는 앞서나간 상태로 경쟁에 뛰어든다. 반면 지역연극계는 인력난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다. 서울 다음으로 시장이 크다는 부산 연극판도 인력이 부족해 배우나 스태프들의 극단 소속 개념이 굉장히 희미하고, 심지어 전국연극제의 예선 격인 지역연극제에서조차 한 명의 배우나 스태프가 2개 이상의 공연을 뛰는 일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여기서는 기성 극단에서 활동할 예정인 극작가 지망생들이 공모전 루트를 노린다고 해도 그 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운이 좋다면 그들이 거의 없는 경쟁구도에서 비벼 볼 수 있거나 심지어 그들을 꺾고 등단할 수도 있다.
물론 이 모든 루트를 공략하는 것은 희곡에 대한 이해와 창작 수준이 기성 극단에서 활동할 정도의 수준을 이루었을 때 가능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일반적으로는 연극협회 소속 극단에서 꾸준히 창작활동을 하기만 해도 극작가로서 어느 정도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되지만, 연극협회의 극작 부문 정회원이 되거나 한극극작가협회의 회원이 된다면 명실공히 극작가라고 불릴 수 있게 되고 저작권도 관리해 주므로 자격 요건이 된다면 협회 가입을 통해 권리를 보호받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