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축구선수에 대한 내용은 얀 조머 문서 참고하십시오.
1. 개요
2009년에서 2010년까지 활동했던 블로거로 오타쿠, 중2병 컨셉충의 원조라고 볼 수 있다.2. 역사
2.1. 활동 이전
지금이야 컨셉충으로 알려져 있지만 활동하기 전의 좀머는 그저 던전앤파이터를 즐겨하던 유저였다. 디시인사이드에 가입한 이유도 던파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함이었는데 이때부터 감명깊게 읽었던 책인 '좀머씨 이야기'에서 따와 닉네임이 만들어졌다고 한다.2.2. 본격적인 시작
그러다 던파에서 억울하게 정지를 당하면서 할일이 없어지자 인터넷으로 관심을 돌리게 되었다. 디시인사이드에서 글을 적었지만 관심이 많지 않아서 실망했을 때, 네이버 블로그를 발견하게 된다. 그곳에서 오타쿠 컨셉으로 글을 적기로 한 좀머는 Fate/stay night라는 애니를 발견하고 그 애니를 마스터한다.당시 인터넷 내 서브컬처 계열에서는 소위 달빠라고 불리는 매니아 계층이 양성되고 있었다. 동시에 타입문에 대한 반감도 커지던 터라 월희, Fate/stay night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좀머의 중2병 어그로는 불난 집에 기름 들이붓듯 오타쿠 네티즌들을 쉽게 불타오르게 만들 수 있었다. 또한 당대 유머코드가 엽기를 지나 싸이월드 감성과 중2병을 거쳐가는 중이었기에 새로운 놀거리가 필요했던 이들에게도 좀머의 블로그는 그야말로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새로운 놀이동산과도 같은 곳이었다.
확실히 좀머의 컨셉질에 사람들의 반응은 순식간에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 시기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서브컬처 계열을 좀 안다는 10대들 사이에서 모르는 이가 없고, 정말 모른다면 한 번 보라며 주변에서 추천해 줄 정도. 이러한 반응이 좀머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기행을 이어나갈 원동력이 되었다. 그의 기행을 정말 재밌게 본 오타쿠들이 많은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서 그들의 행동과 말투를 연구하고 블로그도 어둡게 꾸미는 등 제 2의 좀머를 자처할 정도였다.
그렇게 컨셉 블로그가 유행하면서 다양한 컨셉을 지닌 블로그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대표적으로 비슷한 컨셉을 공유하고 친분까지 다퉜던 올포냥이 있었는데 이쪽은 2012년 3월에 올린 글을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겼다.
2.3. 전성기와 몰락
작성한 글은 하루만에 리플이 700개 이상 달리며 큰 인기를 얻으며 좀머의 시작을 알린다. 그걸 보고 만족감을 느낀 그는 다양한 주제의 글들을 올렸는데 당시 한 게시글 당 리플이 평균 500개 이상 달릴 정도였고, 투데이를 4천명 이상으로 유지하는 등 큰 인기를 유지해 나갔다.이 시기 좀머는 기네스 맥주를 구인네스 라고 부르며 나스 키노코의 나스체를 따라한 문체로 감상평을 남겼는데, 이게 인터넷 밖으로도 퍼져 구인네스 밈을 만들어 내기까지 했다. 특히 엽기적인 사진과 글을 예술적으로, 수려하게 게시하며 인터넷계의 행위예술을 유행 시키는등 인터넷 문화에 영향을 많이 끼치게 된다.
그 중 하나를 꼽자면, 나스체로 그간 하찮은 닌겐만 상대하다 간만에 적수를 만났으니 자신의 뼈를 갈아 마법소재를 만들어야겠다며 화두를 던진다. 그러면 해당 게시글에는 네티즌들이 몰려들어 헛소리 말고 할 수 있으면 당장 해보라며 불타오른다. 반응이 뜨겁다는 걸 본 좀머는, 다음 날 저화질의 영상으로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는 모습을 연출해 보여주는 식이었다.
그런데 이런 영상 속에서 자기 뼈는 특수해서 잘 부러지지 않으니 칼을 강화시켜 진행해야 한다며 트레이스 온이라는 대사를 읖지 않나, 정작 손가락을 베어내는 장면은 어설픈 화이트 페이드 인 아웃 편집 기법으로 얼렁뚱땅 넘기고는 다음 장면에서 고통스럽다는 듯 잘린 손가락을 붙들고 신음하질 않나,[1] 그 와중에 연기가 어설퍼서 연출인 게 다 티가 나니 네티즌들이 실소 혹은 폭소하게 만들었다.[2]
이 시기에 '어둠의 중2병'이라는 네이버 카페를 개설하기도 했는데, 좀머의 영향을 받은 중2병 컨셉 회원들이 이곳에 올린 '욕망의 마리오네트', '만월 도끼춤' 등 온갖 기괴한 게시글들이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다.
이후 군 입대한 뒤 잠잠했다가 휴가를 나와 오랜만에 글을 작성했는데,[3] 자신이 2011년 저격수 사격능력 평가에서 연대 1등을 하여 포상휴가를 나왔다는 근황 얘기였다. 사실 내용 자체는 딱히 문제시될 일이 아니었지만, '전쟁이 났을 때 마음껏 살육을 즐길 것이다' 같은 특유의 중2병 컨셉 멘트를 쓴 것이 빌미가 되어 어느 네티즌에 의해 국방부 신고를 당했고, 좀머는 결국 처벌받아 영창에 가게 되었다. 또한 조사과정에서 좀머로 활동하며 쓴 수많은 중2병 글들까지 중대원들에게 알려지는 바람에 비웃음거리가 되는 등 큰 고충이 있었다고. 말년이 다 되어서도 나이 많은 간부들에게는 진짜 준 정실질환자 수준의 관심병사로 취급 받기까지 했다고 한다.
사실 좀머 본인이 한참 활발하게 컨셉질을 하던 시기에도 구경꾼의 다수는 그가 일부러 (혹은 장난으로) 사람들을 웃기려고 저런 짓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는 분위기이기는 했었다. 좀머의 행태라는 것이 정말 제정신이 아니라서 하는 짓이라고 하기엔 너무 극단적이고, 무엇보다 보는 사람들이 어이없어서 웃을 만큼 황당한 포인트만 골라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소위 '컨셉질' 문화에 상대적으로 덜 익숙하던 시기였던 만큼 그의 행동에 정말 진지하게 화를 내는 사람이라거나, 그가 정말 정신적으로 심한 문제가 있는 것이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여 상담등의 도움을 진지하게 제공하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이 시대적 한계(?)였다는 것이다.[4]
더 큰 문제는, 그간의 중2병 컨셉 + 그로 인한 영창 수감 사건에서 그를 신고한 사람은 정말로 좀머가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라는 점이었다. 정황상 좀머의 중2병 컨셉질을 짐작하고 있는 사람임에도 이와 같은 일을 벌였을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좀머도 이 점을 의심하고 있었는지, 훗날 컨셉질을 자백하는 글에서 '정말 자신이 큰 문제를 일으킬까 염려해서 신고한 것이라면 그건 자기 잘못이 맞으니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사실은 그 전까지 자기 컨셉질을 보고 낄낄거리던 사람이 장난삼아 자기를 신고한 것 아니냐?' 고 항변한 바 있다. 좀머의 영창 수감 사실을 대신 전해준 친구[5]와 당시 사태를 보던 평범한 구경꾼들 중에서도 적지 않은 이들이 '신고자는 좀머의 컨셉질을 짐작하면서도 일부러(장난삼아) 신고한 것이 아닐까'하고 추측하기도 했다.
이 사건 이후 전역한 좀머는 사람들의 악의에 큰 충격을 받아 활동할 의욕을 잃어버렸다며 회고록을 올린 뒤 블로그 활동을 중단했다. 카페도 다른 유저에게 매니저가 넘어갔다. 어둠의 중2병 카페 자체는 현재도 운영되고 있긴 하지만 여러 차례나 새 카페로 옮기며 유입도 줄어들고 기존에 활동하던 유저들도 대부분 접어버려 쇠퇴한 상태다.
2.4. 근황
이후 자신의 흑역사를 청산하기 위해 블로그 리셋을 수차례 반복했다. 리셋 후 포스팅 내용은 일본에서의 생활과 자신의 생각이 담긴 내용들이었는데, 이를 미루어보아 한국을 떠나 일본에서 잘 지내는 것으로 보이며 수소문하여 찾아가 볼 수 있는 좀머의 블로그는 유효하지 않은 블로그로 나오는 것을 보아 아예 비공개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좀머를 추억하는 몇몇 블로그에서 그와 관련된 포스팅을 남겼고, 좀머가 남기고간 인삿말을 통해 근황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6]컨셉질이라는 게 어느 정도 통용되는 분위기가 된 2010년 후반대부턴 좀머를 비롯한 중2병 컨셉 블로거들을 추억하는 세대도 생겨났다.[7] 물론 좀머 본인이 악질 유저들에게 너무 데여버린 나머지 컨셉질 복귀는 없다고 이미 못을 박았지만,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고 폐쇄되기 전 평범한 블로그로 돌아간 좀머의 블로그에서도 성인이 된 유저들이 자기 학창 시절을 즐겁게 해줘서 고마웠다는 훈훈한 댓글이 종종 달리고는 했다. 좀머의 컨셉 플레이가 용인되기 힘들었던 시절인 만큼, 댓글 작성자들 중 당시 컨셉이란 걸 인지하지 못하고 과한 대처로 한 사람의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겠다하는 이들이 사과의 의미를 담아 남긴 댓글들이었던 셈.
[1] 당연하지만 진짜 잘린건 아니고 손가락 마술처럼 손가락을 접어 잘린거 마냥 보여준 것이다. 심지어 손가락과 주변에 튄 피는 아무리 봐도 케첩이다.[2] 잘 모르는 이가 좀머의 블로그에 처음 들어와 이런 기행들을 보며 대부분 어이없음을 표했지만, 그들 역시 좀 지나면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이거 해봐라 저거 해봐라 요구하거나 좀머의 문체를 따라하며 감상평을 남기는 수준이 되었다.[3] 입대 직전, 자신이 자주 다니던 길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평소 다니던 길인데 그리울 것 같다, 왠지 다르게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문법도 평소의 중2병 컨셉이 아니고 많은 군필자가 느꼈을 법한 그 감정이 그대로 드러난 평문이라 그의 입대를 응원하고 위로하는 댓글들도 제법 많았다. 심지어는 그제서야 좀머가 지금까지 컨셉을 잡고 활동했음을, 중고등학생이 아닌 성인이었음을 깨달은 이들도 있었을 정도.[4] 좀머 역시 자신의 컨셉질을 자백하던 후일담에서 자신을 진지하게 걱정하며 도움을 주려고 하던 분도 있었다며 그분에 대해 감사하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그간의 투철한 컨셉질 때문에 걱정하는 분들에 대해서도 '사실 본인은 멀쩡하며, 지금 올리는 포스팅들은 단지 컨셉질일 뿐'임을 솔직하게 설명하지 않은 것 같긴 하지만.[5] 좀머를 대신하여 좀머의 블로그에 영창 수감 상황을 공지하고 좀머가 심적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동시에 좀머 본인이 밝히기 전에 먼저 전부 컨셉이 맞고, 보는 분들이 재밌어하기에 좀머도 즐기면서 했던 것이라 밝혔다.[6] 대개 '오래전 일인데 기억해줘서 고맙다.', '이렇게 보니 반갑다.'는 내용이다. 좀머의 댓글 밑으로 다시 보고 싶다는 대댓글이 다수를 이룬다.[7] 일명 잼민이 쇼츠로 불리는 유튜브 쇼츠 영상들을 보고서 '단지 매체가 달라졌을 뿐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회상하는 2~30대도 나온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