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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테네시 윌리엄스가 쓴 단막극.
1958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또 하나의 단막극인 "Something Unspoken"과 함께 "Garden District"라는 이름 하에 2편 연속 공연 형태로 무대에 올라갔다.
테너시 윌리엄스는 유진 오닐과 마찬가지로 개인사를 작품에 녹여내곤 했는데, 테너시 윌리엄스의 여동생 로즈(Rose) 윌리엄스가 이 단막극의 중심 소재인 전두엽 절제술을 받은 바 있다.
2. 줄거리
1936년, 뉴올리언스의 가든 디스트릭트(Garden District). 이곳 저택에는 남편을 잃고 이젠 유일한 자식인 아들 시배스천마저 잃은 부자 노부인 바이얼럿 베너블이 살고 있다. 사건 당시 시배스천과 함께 스페인에 있었던 조카 캐서린 할리는 끔찍했던 사고 현장에 충격을 받아 정신병원에 갇혀있다. 조카 캐서린에게 전두엽 절제술을 시술하길 원하는 바이얼럿은 수술 허가 보증을 받기 위해 한 의사에게 거액의 연구비 기부를 조건으로 제시하며 정신감정을 의뢰한다. 바이얼럿의 목적은 캐서린을 영원히 침묵하게 해 진실을 감추려는 것인데...3. 영화화
컬럼비아 픽처스에서 제작 및 배급했다. 1959년 작. 조셉 L. 맨키위즈 연출. 테네시 윌리엄스, 고어 비달, 조셉 L. 맨키위즈 각본. 엘리자베스 테일러, 캐서린 헵번, 몽고메리 클리프트 출연.
250만 달러의 제작비로 9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제32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캐서린 헵번, 엘리자베스 테일러), 미술상(Oliver Messel, William Kellner, Scott Slimon) 후보작.
스릴러 추리극으로, "남부 고딕 영화의 모범"이라 일컬어진다.
당시 금기시되던 동성애, 정신병, 살인, 근친, 소아성애, 식인, 전두엽 절제술을 한꺼번에 다룬 선구자적인 작품으로, 뜨거운 논쟁을 불러모았다. 각본을 쓴 고어 비달은 언론이 영화의 외설 요소들을 구체적으로 지목하며 큰소리로 비판한 게 오히려 대중들의 호기심을 불러모아 영화가 더 흥행할 수 있었다고 본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51)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1958)에 이어 세 번째로 동성애 주제가 들어는 윌리엄스의 작품 영화화다. 이 영화는 앞선 두 영화보다는 좀 더 직접적인 동성애 표현이 가능했는데, 위원회에서 제시한 특별 허가 이유는 작품 속 "변태행위"자(동성애자)가 사망했다는 설정이 "도덕성을 담보"하게 해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동성애가 억눌려 표현돼있어, 오늘날엔 개봉 당시와 반대로 원작 내용을 순화시켰다는 이유로 비판 받는다.
두 여배우의 연기가 찬사를 받았다. 헵번의 연기는 <선셋 대로>의 글로리아 스완슨에 준할 정도로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테일러와 헵번은 함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20세기 대중의 가장 극심한 탐닉 대상이었던 테일러, (당시 남장에 준했던) 바지 착용으로 중성적 매력을 강하게 발산하던 헵번, 업계에선 동성애자라는 게 암암리에 알려져있던 클리프트를 한 데 모은 것만으로도 원작이 필요로 하던 야릇한 분위기와 성적인 암시가 완성됐다"는 평가도 있다.
3.1. 예고편
3.2. 등장인물
- 캐서린 할리: Catherine Holly. 엘리자베스 테일러 분.
- 바이얼럿 "바이" 베너블: Violet "Vi" Venable. 캐서린 헵번 분.
- 의사 잔 쿠크로위츠: Dr. John Cukrowicz. 뇌 전문 외과의. 성이 폴란드어로 설탕이란 뜻이라 닥터 슈거(Dr. Sugar)로 불린다. 몽고메리 클리프트 분.
- 그레이스 할리 부인: Mrs. Grace Holly. 머세이디스 매케임브리지 분.
3.3. 제작 비화
당시 할리우드 최고의 흥행 스타였던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기존 소속사 MGM에만 얽매이는 형태의 계약을 끝낸 직후의 첫 작품으로 이 영화를 고르면서 몽고메리 클리프트의 발탁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클리프트는 비극적인 교통사고 후 극심한 신체 고통을 줄이기 위해 약물에 의존하고 있어서 많은 제작자들이 기피하고 있었다.하필 각본을 맡은 고어 비달은 원작 희곡의 서사 양식을 존중해 각 장면을 길게 잡았는데,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한 번에 긴 장면을 연기하는 걸 버거워했고, 가장 긴 장면 하나는 아예 대사를 한두 줄 단위로 끊어가며 여러 번 나눠 촬영해야했다. 때문에 감독 맨키위즈는 제작자 샘 스피겔에게 다른 배우로 교체시켜달라고 여러 번 요청했는데, 맨키위즈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클리프트의 사정을 그저 안쓰러워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헵번이 맨키위즈가 클리프트에게 행한 심한 푸대접에 분노해 마지막 "컷" 사인이 떨어지자마자 자신의 촬영 분량이 더는 남아있지 않은 걸 맨키위즈에게 분명히 확인한 뒤 맨키위즈에게 항의의 말을 쏟아내고 그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1] 그리고 맨키위즈와 다시는 같이 일하지 않았다. 당시 많은 업계인들이 헵번의 행동에 공감했기 때문에, 헵번의 대담하고 솔직한 일면을 보여주는 미담의 일종으로 소개되어왔다.
샘 스피겔의 딸 Alisa Spiegel Freedman(1926 ~ 2010)은 자신의 아버지가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루머에 분노하며 뉴욕 타임스에 정정 기사도 실었다.#
3.4. 여담
- 영화 속에서 잠깐만 나오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수영복 모습이 영화 포스터 주요 이미지로 쓰였는데, 영화, 테일러, 원작 극작가 테너시 윌리엄스 모두의 대표 심상 중 하나가 되었다. 테너시 윌리엄스의 희곡집 표지로도 꾸준히 사용되고 있다.
- 영화는 흑백이지만 영화 의상인 초록색 드레스를 입은 사진이 잡지 등에 실려 유명해져 역시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대표 심상 중 하나가 되었다.
- 캐서린 헵번의 "화려하지만 어딘가 기괴한" 귀부인 복장 역시 오랫동안 회자되었다. 영화의 분위기를 조성한 일등 공신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이를 영화 속 느낌과는 정반대로 화사하고 우아한 느낌으로 포착한 버트 글린의 촬영 현장 사진도 자주 인용되는 헵번의 초상 중 하나다.
- 자기파괴적이고 우울할 수밖에 없었던 당대 동성애자들의 한 일면을 부각한 인물인 시배스천은 영화 속에서 얼굴이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원작가 테너시 윌리엄스는 시배스천을 구현할 수 있는 남배우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며 영화 속 시배스천의 부재가 오히려 시배스천의 존재감을 한층 부각시켜준다고 말했다.
- 제작진은 각자 상대에게 불만을 품었는데, 맹커위츠는 원작 희곡에 대해 "구조가 잘못됐고" "대부분의 요소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서 갖고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어 비달은 맹커위츠가 자신이 쓴 각본의 결말을 바꿨다며 이를 비판했다.
- 여주인공으로 수수한 외모의 배우를 원했던 테너시 윌리엄스는 1961년 라이프지에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발탁은 잘못된 배역 할당이었다고 술회했다. "리즈처럼 매력적이고 현대적인 미인이 자신이 악랄하게 이용 당하고 있는 걸 단 한 번도 감지하지 못한다는 건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사촌 시배스천의 죽음을 묘사하는 마지막 독백 장면을 찍자마자 세 번째 남편 마이크 타드의 사고를 떠올리고 통곡하기 시작했다. 달래려는 주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혀 진정되지 않아서 해당 장면은 단 한 번의 촬영 시도분 그대로 영화에 사용되었다.
[1] 침을 뱉은 것 자체는 사실로 여겨지지만 공격 대상에 있어 말이 갈린다. 1)맨키위즈, 제작자 샘 스피겔 두 사람 모두에게 뱉었다. 2)맨키위즈에게만 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