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6 17:04:13

지옥에서 보낸 한 철

지옥에서 보낸 한 철
Une saison en enfer
파일:지옥에서 보낸 한 철.jpg
원제 파일:프랑스 국기.svg Une saison en enfer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지옥에서 보낸 한 철
파일:미국 국기.svg A Season in Hell
장르 , 산문시
작가 아르튀르 랭보
국가 파일:프랑스 국기.svg 프랑스 | 파일:벨기에 국기.svg 벨기에[1]
언어 프랑스어
출판년도 1873년 10월
1. 아르튀르 랭보의 시집
1.1. 개요1.2. 평가
2. 1의 표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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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르튀르 랭보의 시집

1.1. 개요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은 아르튀르 랭보 생전 그 자신에 의해 출판된 유일한 시집으로, 1873년 출판되었으며, 산문 형식으로 쓰인 산문시[2]의 성질을 띄고 있다.

랭보는 시를 쓸 당시 프랑스벨기에의 국경에 정착해 있었으며, 1873년 4월부터 시를 쓰기 시작한다. 폴 베를렌과 연인 사이였던 랭보는 이때까지만 해도 동거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함께 브뤼셀에 머물렀던 그해 7월 10일 랭보가 베를렌에게 이별을 통보하였고, 화가 난 베를렌이 리볼버를 꺼내 3발을 발사하는데 그 중 한 발이 랭보를 맞추게 된다. 당연히 베를렌은 곧장 체포되어 징역 2년에 처해지게되며 그렇게 둘은 이별을 맞는다. 이별 후 처음 시를 쓸 당시 머물렀던 집으로 돌아온 랭보는 시를 완성하여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시집인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을 출판한다.[3]

1.2. 평가

당시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다. 사생활이기는 하지만 베를렌과의 관계가 불륜[4], 그것도 당대에는 현대보다 훨씬 탄압받던 동성애 관계였던 탓에 그가 쓴 시들이 애송이의 졸작 취급을 받으며 평가절하되었기 때문인데, 이에 신물이 난 랭보는 원고를 불태우고 평생 다시는 시를 쓰지 않았다. 이후 여생토록 그가 쓴 글이라고는 일지나 보고서 같은 것뿐으로, 문학과는 담을 쌓아버린다.

시간이 지난 이후 재평가를 받으며 현재에는 서구권에서 손꼽히는 고전 명시집이라는 위상을 얻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후대의 시인들에게는 물론 짐 모리슨과 같은 록가수들에게도 영감을 주는 바이블로 불리며 도무지 10대 소년이 지었다[5]고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하고 아름다운 상징주의의 극치를 보여준다.

2. 1의 표제작[6]

지난날의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나의 생활은 모든 마음이 활짝 열려 있고, 온갖 포도주가 넘쳐흐르는 하나의 향연이었다.
어느 날 저녁, 나는 미美를 내 무릎에 앉혔다. ─ 그러고 보니 못마땅한 행위임을 알았다. ─그래서 욕설을 퍼부어 주었다.
나는 정의에 항거하여 무장을 단단히 했다. …
나는 도망쳤다. 오 마녀들이여, 오 비참함이여, 오 증오여, 내 보물을 나는 너희들에게 맡겨 놓았다.
나는 내 의식 속에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온갖 희망을 사라지게 하기에 이르렀다. 그 희망의 목을 비트는 데 즐거움을 느껴, 나는 잔인한 짐승처럼 음험하게 뛰었다.
나는 죽어가면서 그들의 총자루를 물어뜯으려고 사형집행인을 불렀다. 나는 피와 모래에 범벅이 되어 죽기 위해 재앙을 불렀다. 불행은 나의 신이었다. 나는 진창 속에 팍 쓰러졌다. 나는 죄의 바람에 몸을 말렸다. 나는 광대를 잘 속여 넘겼다.
은 나를 향해 백치처럼 무시무시한 웃음을 웃었다.
그런데, 요즘 마지막 깔딱 소리를 낼 찰나에, 나는 옛날의 축제를 다시 열어줄 열쇠를 찾으려 했다. 그러면 아마도 욕망을 되찾을지 모른다.
자애가 그 열쇠이다. ─ 그런 생각을 하는 걸 보니 내가 전에 꿈꾸었나 보다.
"너는 잔인한 놈으로 남으리라…"따위의 말을, 그토록 멋진 양귀비 꽃을 나에게 씌워준 악마가 다시 소리친다. "네, 모든 욕망과 이기주의와 모든 너의 죄종(罪宗)을 짊어지고 죽으라."
오! 내 그런 것은 실컷 받아들였다. 하지만, 사탄이여, 정말 간청하노니, 화를 정도껏 내시라! 그리고 하찮은 몇 가지 뒤늦은 비겁한 짓을 기다리며, 글쟁이에게서 교훈적이며 묘사적인 능력의 결핍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내 나의 저주받은 자의 수첩에서 보기 흉한 몇 장을 발췌해 준다.

[1] 벨기에에서 출판되었다.[2] 운율이 존재하는 기존의 와 달리 산문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 더욱 순수하고 담백한 느낌을 준다.[3] 이후 랭보는 모아둔 원고를 베를렌에게 맡기고 방랑을 떠나는데 이 원고가 바로 랭보의 또 다른 걸작인 《일뤼미나시옹》('착색판화집', '채색판화집'으로 번역하기도 함)이다.[4] 베를렌은 유부남이었는데 10살 연하의 랭보와 눈이 맞는 바람에 가정을 버리고 집을 나가버렸다. 랭보와의 스캔들 때문에 결국 부부 관계는 파탄이 난다.[5] 랭보는 15세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절필 당시 19세였다.[6] 북피아, 김재욱 역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