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탄으로 굽는 바비큐. |
1. 개요
마른 톱밥이나 숯가루와 밀가루나 전분으로 만든 풀을 합쳐서 뭉친 숯의 일종. 일종의 불쏘시개라고 볼 수 있다. 정식 명칭은 착화탄이지만 번개탄이라는 상표명이 널리 퍼져서 일반명사가 되었다. 상표의 보통명사화의 대표적인 사례이며 착화탄의 발음이 왜곡되어 "석가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정용 연탄을 납작하게 만든 형상이며 착화에 유리하도록 구멍의 위치도 연탄과 동일하다.한 번 불을 넣으면 바로 타기 시작하는데 이는 번개탄의 원료가 석탄이 아니라 톱밥과 톱밥을 태워 만든 숯이 혼합되어서 그렇다.
영어로는 'charcoal briquette'[1] 정도로 쓸 수 있다. 다만 미국식 바비큐에서 쓰는 번개탄 비슷한 연료는 구공탄이 아니라 조개탄 형태가 많고 대한민국에서도 영어 발음 그대로 '브리켓'이라고 부르며 한국식 번개탄과 구별한다.
2. 용례
연탄 보일러나 난로, 화덕을 맨 처음에 사용하거나 오래 안 쓰다가 오랜만에 쓰게 될 경우에 쓴다. 발화점이 높은 석탄(연탄)에 바로 불을 붙이면 불이 붙지 않기 때문에 이걸 먼저 태워서 벌건 숯불을 만든 다음 연탄이나 석탄을 얹어서 불을 지핀다. 연탄 난로나 보일러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은 번개탄의 원래 용도도 모르는 것이 당연지사. 캠핑할 때 장작으로 모닥불 피울 때도 쓸 수 있다.숯 부분(검은색)에 불을 붙이면 잘 붙지 않기 때문에 뒤집거나 연탄 집게로 잡아서 누런 톱밥이 붙어 있는 부분에 불을 붙여야 한다. 바싹 마른 톱밥은 성냥불 하나로 순식간에 불이 붙는데 그 이유는 그냥 톱밥이 아니라 성냥 머리 부분 황처럼 일종의 화약 성분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번개탄 한쪽 면을 덮는 불길을 일으키고 나머지 부분으로 옮겨붙어 석탄이나 연탄에 불을 피울 만큼의 화력이 되는 것이다. 이때 나오는 유황 냄새 나는 연기는 연탄 따위와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끝내주게 지독하니 맡을 생각하지 말자. 어차피 숯이든 석탄이든 타면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건 같기 때문에 연기를 들이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연기가 많이 나므로 대개 실외에서 불을 붙이고 연기가 더 이상 안 나고 한 면에 불이 벌겋게 붙으면 난로나 아궁이에 번개탄을 넣는다.
숯불구이집에서 사용하는 속칭 구멍탄이라고 불리는 육각형에 구멍 뚫린 야자숯도 번개탄과 같은 과정을 거쳐 만드는 것이다. 단, 번개탄은 숯가루와 톱밥을 섞어 뭉쳐서 만들지만 구멍탄은 야자수의 코코넛 껍데기, 대나무 등을 잘라서 태워 만든 숯을 뭉쳐놓은 것이라는 점, 착화제가 없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톱밥이 거의 섞여 있지 않으므로 번개탄보다 늦게 불이 붙지만 더 오래 타고 화력도 강하다. 이런 점을 이용하여 번개탄을 만드는 곳에서는 번개탄을 다양한 연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연탄 불쏘시개 말고도 숯불구이 등을 위해 숯을 태우기 위한 용도로 쓰인다. 다만 위에서 말한 번개탄 특유의 화약 냄새가 음식에 배어서 참숯으로 구운 것보다는 맛이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불을 완전히 붙혀서 화약 냄새를 빼야 한다고.
2008년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번개탄 제조 시에는 1등급 폐목재만을 사용하게끔 했지만 어디까지나 한국 한정인 탓에 수입산 번개탄은 뭐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다. 가령 제재소에서 나온 게 아니라 아무 나무, 즉 폐가구나 건축 철거물 등에서 나온 것까지 섞어 페인트나 화학약품이 스며 있는 불량 번개탄으로 음식을 구워 먹기라도 한다면 당연히 몸에 좋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만드는 조리용 구멍탄이나 조개탄(브리켓)은 숯가루를 뭉치게 하는 재료로 녹말풀을 쓰지만 싼 맛에 화학 접착제를 쓰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참나무나 히코리 나무 등의 향이 좋은 나무의 가루를 넣은 훈연 효과를 내는 구이용 성형탄도 시중에 나와 있다. 향이 좋은 참숯(참나무 숯)보다 향기가 없는 구멍탄이나 브리켓, 번개탄 순으로 싸지므로 숯불구이 간판을 내걸고 구멍탄을 내놓는 음식점은 진짜 숯을 쓰는 집보다는 일단 한 단계 낮게 봐도 무방하다.
3. 여담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한국인들이 흑인을 비하하기 위해 사용한 욕설 중 하나에 속하기도 한다. 당시까지만 해도 구한말부터 일찍이 관계를 맺어 온 유럽 국가들이나 미국 등에 비해서 아프리카 국가들은 8.15 광복 이후 뒤늦게 교류를 맺게 되었다 보니 이들에 비해서 몸도 새까맣고 생긴 것도 연탄이나 초콜릿과도 비슷하다고 하여서 한국인들이 흑인을 석탄류에 빗대 비하하곤 했다. 21세기에는 아무도 안 쓰는 말이다. 특히 아프리카 흑인들이 서양권 국가의 흑인들보다도 더 피부가 검기 때문에 더욱 그런 말이 나온 듯하다.4. 자살 도구라는 오명
번개탄은 다른 의미로 제법 유명한데 일산화탄소 중독을 이용한 자살에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산화탄소 중독에 있어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연탄은 불 붙이기 극도로 어렵고 동네 슈퍼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번개탄과는 달리 구하기도 은근히 까다로워 원래부터 연탄을 쓰던 곳이 아닌 한 잘 쓰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안 쓰이는 것은 아니다.[2]2007년부터 언론에 번개탄으로 자살한 사례들이 보도되기 시작하였고 2008년 안재환의 자살이 보도된 후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이 늘자 2013년 박근혜 정부는 번개탄의 규제를 검토한다고 발표하였지만 전형적인 탁상공론으로 마포대교에서 투신자살이 잦다고 그 다리를 철거하겠다는 이야기와 다를 게 없다. 그냥 번개탄이 언론에 자주 노출되고 구하기 쉬워서 그렇지 마음만 먹으면 차량 배기가스로도[3], 집에 들어오는 LPG나 도시가스로도[4] 얼마든지 자살을 기도할 수 있다. 그렇다고 LPG 가스나 도시가스나 차량을 규제할 순 없듯이 번개탄도 마찬가지다. 설령 나름의 절차를 거쳐 나온 정책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제한은 구매자와 판매자의 자유 침해가 될 수 있다. 그런데 탁상공론 논란 이후 10년이 지난 2023년 2월 윤석열 정부에서도 자살률 저감 대책의 실행방안으로 번개탄 규제 검토가 다시 거론되었다.
뉴스에 따르면 경영난에 허덕이다가 문을 닫은 업체들이 이미 상당수라고 하며 한국의 번개탄 제조업체는 5~6곳에 불과하다고 한다. 번개탄 자체가 사양산업화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들어오는 저가 번개탄의 수입과 번개탄 자살로 인한 이미지 실추가 큰 이유라고 한다.
고통이 없는 자살 방법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자살 시도 사례가 굉장히 많은데 실제로도 일산화탄소 중독의 특성상 상당한 고통을 수반하는 일반적인 질식과는 달리 산소가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환경에서 일산화탄소 농도가 서서히 증가하면 숨을 쉬면서 일산화탄소 농도가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을 만한 농도까지 올라가면 신체가 고통을 느낄 수준에 이르기 전에 의식을 잃기 때문이다. 연탄 보일러를 사용하는 가정이 많았던 1980년대까지 연탄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아궁이에서 유출된 뒤 집안으로 흘러들어와서 일가족이 잠자던 상태 그대로 죽은 채 다음 날 발견되는 사례가 바로 이러한 케이스다.
다만 이렇게 의식불명으로 죽는 경우는 뇌가 인지하지도 못할 정도로 서서히 일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갔을 때의 이야기다. 자동차나 좁은 실내, 텐트 등에서 번개탄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 급격하게 농도가 올라가면 화재시처럼 숨을 못 쉬게 되고 결국에는 본능적으로 그 현장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보통 번개탄 자살 시도는 만취상태나 수면제 복용 후 하는 경우가 많다.
5. 관련 사건 사고
- 안재환
- 종현 사망 사건
- 시흥 일가족 사망 사건
- 마티즈 드립
- 2023년 1월 19일 제주도에서 퀵 배달을 하는 배달기사가 "오피스텔로 소주 1병과 번개탄 1개, 부탄가스 1개, 삼겹살 200g, 종이컵 1줄을 배달해 주세요" 라는 주문을 받고 이를 이상하게 생각해 112에 알렸는데[5] 일산화탄소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A씨를 극적으로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한 사건이 있었다. #
- 이선균 사망 사건 - 이선균의 차량 조수석에서 번개탄 1개가 발견되었다.
- 태안 일가족 사망 사건
- 김포시 공무원 사망 사건
[1] 구글 번역기로는 lightning bullets(...)이라고 번역된다.[2] 다만 해당 기사는 살인 사건을 보도한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해당 항목 참조.[3] 미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 속에서 배기 가스를 마시는 식으로 자살할 정도로 생각 외로 사례가 꽤 된다. 악명높은 나치 독일도 홀로코스트에 유대인 학살용으로 자동차 혹은 탱크 엔진을 개조한 일산화탄소 분사기를 주력으로 사용했다. 나치의 절멸수용소 중 베우제츠 절멸수용소, 소비보르 절멸수용소, 트레블링카 절멸수용소가 이 방식이었고, 헤움노 절멸수용소는 트럭을 개조해 공회전되는 엔진의 배기가스를 화물칸에 집어넣어 그 안에 갇힌 유대인들을 질식사시키는 방식을 쓰고, 트럭을 그대로 운행해 시체를 처리했다.[4] 실제로 이 짓을 실행에 옮긴 사람이 있는데 3시간 동안 가스를 유출시켰지만 질식사하지 않자 담배를 피우려고 무심결에 라이터를 켰고 결과는 당연히 폭발. 당사자가 온몸에 화상을 입었음은 물론이고 아파트가 흔들릴 정도의 폭음과 함께 발코니 창들이 몽땅 산산조각나서 단지 도로와 놀이터를 덮쳤는데 다행히 사람은 없었지만 지상 주차장의 차들이 파손되고 아래층에 살던 사람까지 다쳤다.[5] 배달 물품을 전달할 때 A씨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까지 확인하고 이상하게 여겨 신고했다고 한다. 당연히도, 조리도구가 갖춰진 오피스텔에서 오전부터 가스레인지나 휴대용 가스버너도 아닌 번개탄으로 요리를 할 이유는 없고, 거기에 1명이 배달시켜 먹기에 삼겹살 200g과 소주 1병은 적다. 기본 퀵 배달비용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