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6-10-08 10:50:12

카라독


{{{#!wiki style="margin: -5px -10px; padding: 5px 1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to right,#25174a 0%, #322066 20%, #322066 80%, #25174a); color: #ffffff"
{{{#!wiki style="margin: 0 -10px -5px; min-height: 26px"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6px -1px -11px"
<rowcolor=#000> 아서왕
<rowcolor=#000><colbgcolor=#fff> 멀린 <colbgcolor=#fff> 가웨인 <colbgcolor=#fff> 랜슬롯 <colbgcolor=#fff> 퍼시벌
<rowcolor=#000> 트리스탄 팔라메데스 베디비어 케이
<rowcolor=#000> 아그라베인 모드레드 갤러해드 토어
<rowcolor=#000> 가헤리스 가레스 오웨인 우리엔
<rowcolor=#000> 펠리노어 왕 아글로베일 라모락 도르나
<rowcolor=#000> 보어스 리오넬 칼로그레난트 갈레하우트
<rowcolor=#000> 브루노어 디고르 루칸 아콜론
<rowcolor=#000> 거플렛 고베인 카드루즈 메라우기스 도디넬
<rowcolor=#000> 이더 그윈 훈바우트 클라마데우
<rowcolor=#000> 킹그룬 카도르 카라헤스 바그데마구스
<rowcolor=#000> 카헤르딘 멜리오트 세르바이드 세피르
<rowcolor=#000> 에렉 사그레모르 헥토르 카라독
<rowcolor=#000> 다그넷 로호트 라리스 클라리스 }}}}}}}}}}}}

1. 개요2. 별명3. 《카라독 이야기》4. 《아서왕의 죽음》5. 대중문화 속의 카라독

1. 개요

Caradoc
아서 왕 전설에 등장하는 원탁의 기사

동명의 아버지와 아들이 2대에 걸쳐 원탁의 기사로 등장한다. 다만, 아들 쪽이 웨일스 전승의 카라독 프레이흐브라스(Caradog Freichfras)에서 유래한 기사로, "강한 팔의 카라독"이라는 뜻이다. 프랑스어권에서는 카라도 브리프브라(Carados Briefbras)라는 이름으로 변형되어 "짧은 팔의 카라도"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2. 별명

웨일스어에서는 인명 뒤에 동격으로 붙는 명사나 형용사가 연성 변이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Caradog Freichfras'의 별명도 그 예로, 웨일스어로 '팔'을 뜻하는 breich(현대 웨일스어 braich)와 '굵은, 튼튼한'을 뜻하는 bras에서 유래했다. 이때 여성명사인 breich 뒤에서는 bras의 첫 자음이 변이되어 'Breichfras'가 되고, 이것이 다시 인명인 'Caradog' 뒤에 별명으로 붙으면서 첫머리의 B 역시 F로 변해 'Caradog Freichfras'라는 형태가 된다. 중세 웨일스어 자료에서는 'Vraichvras' 등의 여러 형태로도 나타나는데, 이는 당시에 아직 통일되지 않았던 표기 방식 때문으로, 서로 다른 뜻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이 별명은 프랑스어권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발음과 철자가 프랑스식으로 변하면서 'Carados Briefbras'라는 형태로 자리 잡았다. 다만, 프랑스 문학가들이 이 이름을 자연스럽게 중세 프랑스어 brief(짧은)와 bras(팔)로 받아들였고, 그 결과 본래 '강한 팔'에 가까웠던 뜻이 '짧은 팔'로 와전되었다. 《카라독 이야기》에서는 뱀이 카라독의 팔을 망가뜨려 '짧은 팔'이라는 별명을 설명하는 서사가 등장하는데, 이게 오역으로 인한 별명을 설명하기 위해 프랑스 문학가들이 새로 만든 것인지, 브리튼계 전승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12세기 소설인 크레티앵 드 트루아의 《에렉과 에니드》(Erec et Enide)에서는 에렉과 에니드의 혼인 잔치에 참석한 원탁 기사들을 열거하면서 'Caradué Briebraz'라는 별명으로 나온다.

한국어 위키백과에서는 '호완(豪腕)의 카라독'과 '단완(短腕)의 카라도'이라는 일본어 번역투를 사용하는데, 국내 학계에서 통용되는 명칭은 아니다. 애초에 '호완'이라는 단어 자체가 일본어로 강한 팔을 표현할 때 실제로 자주 쓰이지만, 한국에서는 용례를 찾아보기 매우 어렵다.

3. 《카라독 이야기》

여기서 말하는 《카라독 이야기》(Livre de Caradoc)는 크레티앵 드 트루아가 직접 쓴 작품이 아니라, 그의 미완성작 《페르스발》(Perceval, ou le Conte du Graal)에 약 1200년 무렵 후대의 익명 작가가 덧붙인 6,000행짜리 속편이다. [1] 《카라독 이야기》는 판본이 여럿이라 세부적인 순서에는 각자 차이가 있지만, 카라독의 출생부터 기니에와의 결혼, 그리고 정절 시험까지 이어지는 큰 줄기는 모두 같다.

아서 왕은 자신의 조카딸 이자브 드 카라에스(Ysave de Carahés)를 낭트의 왕인 아버지 카라독(Caradoc the Elder)과 혼인시킨다.[2] 그런데 그 결혼식에 참석한 마법사 엘리아브레스(Eliavrés)가 이사브를 보고 첫눈에 반해, 신혼 첫 사흘 동안 마법으로 카라독 왕을 속여 이사브로 변한 암사냥개, 암퇘지, 암말과 차례로 잠자리를 갖게 하고, 그 사이 자신은 이사브와 관계를 맺었다. 다만, 엘리아브레스가 이사브와 관계를 가질 때 따로 마법을 걸었다거나 카라독 왕으로 변신했다는 내용도 없고, 여러 연구에서도 둘의 관계를 연인(lover)으로 정의하기에, 이사브도 속았다기보다는 유혹에 넘어간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결국 셋째 날 밤에 이사브는 엘리아브레스의 아이를 임신하지만, 카라독 왕은 이를 자신의 아들로 알고 자기 이름을 그대로 붙여 '카라독'이라 부른다.

아들 카라독(Caradoc the Younger)은 성장한 뒤 아서 왕의 궁정으로 보내지고, 그곳에서 다른 젊은 시종들과 함께 지내며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후 아서 왕은 오순절(Pentecost)을 맞아 성대한 연회를 열고, 그 전날 카라독을 비롯한 약 50명의 젊은 시종들을 기사로 서임한다. 그리고 오순절 연회가 열리자, 아서 왕은 기이인 사건이 하나 일어나기 전에는 식사를 시작하지 않겠다고 갑자기 선언한다. 그때 마침 백마를 탄 낯선 기사가 궁정에 들어와 누군가 자기 목을 베어도 좋지만, 자신이 그 일격에서 살아남는다면 정확히 1년 뒤에 그 기사도 똑같이 목을 내놓아야 한다는 내기를 제안한다. 아들 카라독이 그 내기를 받아들여 순식간에 그의 목을 베어버리지만, 그 기사는 잘린 머리를 다시 들고 아무렇지도 않게 떠나면서 1년 뒤 다시 오겠다고 한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나고 약속한 날이 오자 아들 카라독은 도망치지 않고 목을 내놓는다. 아서의 궁정 사람들은 그가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상대 기사는 실제로 목을 자르지 않고 검의 옆면으로 아들 카라독을 친 뒤 그를 따로 불러낸다. 그리고는 자신이 바로 그의 친아버지 엘리아브레스라고 밝힌다. 하지만 아들 카라독은 이 말을 믿지 않고 곧장 집으로 돌아가 진상을 확인하는데, 마침내 어머니 이사브의 불륜과 자신의 출생 비밀이 사실임을 알게 되고 큰 충격을 받는다.[3] 그럼에도 아들 카라독은 자신을 길러준 아버지 카라독 왕을 진정한 아버지로 여기며 그의 편에 서기로 결심한 뒤, 아버지 카라독을 찾아가게 된다. 아들 카라독이 오자 아버지 카라독은 크게 기뻐하며 그를 몇 번이고 입맞춤한다. 그러자 아들 카라독이 말한다.
"아버지, 저에게 입맞춤하실 만합니다. 이 세상에 저보다 아버지를 더 사랑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 아닙니다."
아버지 카라독이 농담하지 말라며 넘기려 하자, 아들 카라독은 엘리아브레스에게 들은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아버지에게 이야기한다. 엘리아브레스가 어떻게 그를 속였고, 이사브와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를 모두 전해 들은 아버지 카라독 왕은 큰 충격을 받는다. 그때 마침 왕비 이사브가 아들이 왔다는 소식에 나와 입맞춤하려고 다가오자, 아들 카라독이 막아서며 말한다.
"어머니, 굳이 숨기지는 않겠습니다. 저는 이제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왕비 이사브가 말한다.
"사랑하는 아들아, 어째서 그러느냐? 말해다오."
아들 카라독이 말한다.
"어머니께서 그렇게 될 일을 하셨으니까요. 왕께서 여기 계십니다. 이곳에서 나가십시오."
이사브는 그대로 자기 방으로 물러가 크게 울고, 아버지 카라독 왕 역시 울면서 아들에게 묻는다.
"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내게 충고해다오. 왕비를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 내가 어떻게 복수해야 하겠느냐?"
아들 카라독이 말한다.
"아버지 문제는 어떻든 간에, 왕비는 제 어머니입니다. 그러니 제가 어머니를 죽이거나 해치라고 아버지께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탑에 가두고 사방을 지키게 하십시오. 다시는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게 하십시오. 그러면 앞으로 어머니가 아이를 낳더라도, 그 아이가 아버지가 아닌 다른 남자의 자식일까 의심하실 일은 없을 겁니다."
이에 아버지 카라독은 곧 자신이 가진 탑 가운데 가장 견고한 곳에 왕비를 가두고, 사방을 빈틈없이 지키게 한다. 아들 카라독은 애초에 오래 머물 생각으로 고향에 온 것이 아니기에, 아버지에게 작별을 고한 뒤 다시 자신의 외삼촌인 아서 왕에게로 돌아간다.

아들 카라독이 아서 왕의 궁정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는 알라르댕(Alardin)이라는 기사에게 납치당하던 기니에(Guinier)를 발견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싸움에 나선다. 알라르댕은 기니에에게 구애했지만 거절당하자, 그녀의 오빠 카도르(Cador)에게 부상을 입히고 강제로 데려가던 참이었다. 아들 카라독은 알라르댕을 물리치고 기니에를 구출했으며, 패배한 알라르댕도 이후 아들 카라독과 화해한다. 이들은 알라르댕의 야영지로 향해 알라르댕의 여동생에게 치료와 환대를 받은 뒤 함께 아서 왕의 궁정으로 돌아가기로 한다.[4]

아서 왕의 궁정으로 돌아가던 일행은 마침 카도알랑 왕(King Cadoalant)과 리스 왕(King Ris)이 각각 한편을 이끄는 대규모 마상시합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는다. 카도르와 알라르댕은 카도알랑 왕의 편에 서지만, 아들 카라독은 리스 왕의 편에 참가하면서 오히려 서로 적으로 맞서게 된다. 카라독은 여러 기사를 쓰러뜨리며 뛰어난 무예를 선보였고, 기사 퍼시벌, 가웨인과도 격렬하게 싸운다.[5] 그리고 격렬한 싸움이 끝날 무렵, 카라독의 무예에 감탄한 가웨인이 그의 이름을 물어보고, 그렇게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자 싸움을 멈추고 무예를 칭찬한다. 시합이 끝난 후 카라독은 시합에서 가장 뛰어난 기사로 인정받았으며, 아서 왕은 기니에를 그의 배필로 정한다. 알라르댕과 카도르 역시 각각 아서 왕의 조카 기게노르(Guigenor), 그녀의 시녀 이댕(Ydain)과 혼인할 상대가 된다.

한편 탑에 갇힌 이사브는 여전히 엘리아브레스와 관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마법을 사용하는 엘리아브레스에게 탑의 성벽과 경비병은 별다른 장애물이 되지 못했고, 두 사람은 탑 안에 악사와 광대까지 불러들여 밤마다 즐겁게 지냈다. 소란스러운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오자, 이를 수상하게 여긴 아버지 카라독은 경비를 강화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아들을 다시 불러들였고, 고향으로 돌아온 아들 카라독은 직접 탑을 감시하다가 몰래 드나들던 엘리아브레스를 붙잡는다. 이때 카라독 부자는 엘리아브레스가 과거 아버지 카라독을 속여 동물들과 잠자리를 갖게 했던 일을 그대로 되갚아 주기로 한다. 이에 엘리아브레스는 암사냥개와 암퇘지, 암말과 관계를 맺도록 강요당했고, 그 결과 개와 멧돼지, 말이 태어난다. 아들 카라독은 엘리아브레스를 교수형에 처하려고까지 했으나, 친부를 죽였다는 죄로 신의 노여움을 살까 두려워 아버지에게 말해 풀어주고 목숨만은 살려준다.

풀려난 엘리아브레스는 다시 탑 안에 있는 이사브를 만나 자신이 당한 일을 몹시 원통해하며 하소연했고, 이사브 역시 두 사람이 겪은 불행을 생각하며 신음하고 탄식한다. 이때 이사브가 말한다.
"사랑하는 당신, 우리는 너무나 많은 즐거움을 잃었어요. 당신이 복수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내 연인이 아니에요."
엘리아브레스가 대답한다.
"아, 부인. 제 자식을 죽이는 그런 잔혹한 짓을 한다면 죄가 되지 않겠소?"
이사브가 말한다.
"죄라고요? 이 가엾고 겁먹은 사람 같으니! 이제 와서 그 아이가 불쌍해졌다는 거예요? 그 아이는 당신에게 조금도 자비를 베풀지 않았어요. 그 때문에 내 마음이 이렇게 괴로운데 말이에요. 하나님께 맹세코, 당신은 반드시 그 아이에게 복수해야 해요. 그러지 않는다면 당신은 비겁한 사람이에요. 나도 그 아이가 큰 고통을 겪었으면 좋겠어요. 그 아이는 우리의 즐거움을 모조리 빼앗았고, 앞으로도 예전처럼 즐겁게 지내지 못하도록 만들었어요. 우리가 무슨 수를 쓰더라도 그 아이는 우리의 즐거움을 빼앗으려 들 거예요. 분명히 말해두겠어요. 당신이 그 아이를 해칠 생각이 없다면 내 사랑도 포기해야 할 거예요. 그 아이가 우리에게 얼마나 심한 짓을 했는데요. 당신이 그 아이를 가엾게 여긴다면 나는 당신을 겁쟁이로 여기겠어요."
엘리아브레스가 말한다.
"아, 부인. 나는 그 아이의 아버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내 손으로 그 아이에게 해를 끼칠 마음은 나지 않소. 하지만 당신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하겠소. 당신이 기꺼이 도와주겠다면, 그 아이가 고통 속에서 살아가도록 만들겠소."
이사브가 대답한다.
"물론이지요. 나는 기꺼이 당신을 돕겠어요. 그러니 반드시 복수해 주세요."
엘리아브레스는 곧바로 뱀 한 마리를 구해 자신의 뜻에 따라 움직이도록 강력한 마법을 걸고, 일을 더욱 빨리 이루기 위해 그는 또 다른 뱀 한 마리를 찾아내 마법을 건 뱀에게 먹인다. 그런 다음 뱀을 장 안에 단단히 가두고, 이사브에게 자신의 계획을 말한다.
"부인, 머지않아 당신 아들에게 제대로 복수할 수 있을 것이오. 무엇보다 이 장에는 손을 대지 말고, 뱀에게도 가까이 가지 마시오. 가까이 가거나 손을 대는 사람은 누구든 해를 입게 될 것이오. 오늘 저녁 당신의 아들이 당신을 만나러 오거든, 마음이 괴로운 척하시오. 그리고 마음을 달래고 싶으니 저 장 안에 있는 빗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시오. 그 아이가 장을 열면 사악한 뱀이 튀어나와 곧장 그에게 달려들 것이오. 그리고 팔에 단단히 휘감겨 붙을 테지. 그렇게 되면 아무리 가까운 벗이라도 앞으로 2년 반 동안은 그 뱀을 팔에서 떼어내지 못할 것이고, 결국 그 아이는 죽음을 맞게 되겠지. 이보다 좋은 복수가 어디 있겠소?"
이사브가 대답한다.
"정말 고마워요. 그렇게 오랫동안 고통받으며 시들어가는 편이 단번에 죽는 것보다 훨씬 괴로울 거예요. 내가 그 아이의 어머니라고 해서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달라고 부탁하지는 않겠어요."
이 말을 끝으로 엘리아브레스는 이사브의 곁을 떠났다. 과연 엘리아브레스의 계획은 성공하여 마법의 뱀은 카라독의 팔을 물고 휘감은 채 떨어지지 않았고, 피와 생명력을 빼앗아 그를 점점 쇠약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뛰어난 의사를 불러도 뱀을 떼어낼 수 없었고, 이대로라면 아들 카라독은 2년 안에 목숨을 잃을 처지에 놓인다. 이를 알게 된 아서 왕과 기니에, 카도르 등이 그를 찾아오려 했지만, 아들 카라독은 자신의 흉한 모습을 본 기니에가 사랑을 거둘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몰래 자취를 감춘다.

아들 카라독은 수도자들을 찾아다니며 뱀에게서 벗어날 방법을 구하고, 은둔처에서 기도와 금식으로 나날을 보낸다. 이 과정에서 엘리아브레스에게 가했던 가혹한 복수에 대해서도 참회한다. 그러나 뱀은 여전히 그의 팔에 매달려 있었고, 거의 2년이 흐르면서 아들 카라독은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수척해진다. 그동안 카도르는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그를 찾아다녔고, 마침내 어느 은둔처에서 아들 카라독을 발견한다. 아들 카라독은 자신의 처지를 부끄러워하며 기니에에게 돌아가기를 거부한다. 결국 카도르는 낭트로 돌아가 이사브를 찾아가 아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추궁한다. 처음에는 모르는 척하던 이사브도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아들 카라독을 구할 방법을 알려준다.

이사브가 알려준 방법은 아들 카라독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성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뱀을 유인하는 것이었다. 아들 카라독을 식초가 담긴 통에 들어가게 하고, 바로 옆에는 우유가 담긴 통을 놓아 사랑하는 여성이 그 안에서 뱀을 유인해야 했다. 카도르는 이 방법을 기니에에게 전했고, 기니에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아들 카라독을 구하겠다고 나선다. 오랜만에 기니에와 재회한 아들 카라독은 그녀가 자신을 여전히 사랑한다는 사실에 기뻐하면서도 위험한 일을 시키고 싶지 않아 만류한다. 그러나 기니에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두 사람은 계획을 실행한다. 뱀이 식초를 피해 아들 카라독의 팔에서 떨어져 기니에의 가슴을 물자 카도르가 곧바로 칼을 휘둘러 뱀을 죽인다. 다만 이 과정에서 뱀이 물고 있던 기니에의 유두 일부까지 잘려 나간다.

아들 카라독은 마침내 뱀에게서 벗어나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뱀에게 시달린 팔은 뼈가 짧아진 채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고, 이 때문에 프랑스 전승에서 그는 '짧은 팔의 카라독'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기니에 역시 상처를 치료받았지만 잘려 나간 유두까지 회복되지는 못했다. 이후 아들 카라독은 낭트로 돌아가 어머니 이사브를 감금에서 풀어주고 용서를 구한다. 아버지 카라독이 죽은 뒤에는 그의 왕국을 물려받는데, 처음에는 자신이 친아들도 아닌데 왕위를 받아도 되는지 망설였으나 마침내 이를 받아들인다. 아들 카라독은 기니에와 성대한 혼인식을 올리고, 아서 왕의 축복 속에 낭트의 왕으로 즉위한다.

이후에도 카라독은 아서 왕을 따라 여러 모험과 마상시합에 참가하며 명성을 쌓는다. 어느 날 사냥에 나섰다가 폭풍우 속에서 일행과 떨어진 그는, 비를 맞지 않은 채 새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신비한 기사를 발견하고 뒤를 쫓는다. 그 기사는 다름 아닌 과거 기니에를 납치했던 알라르댕이었다. 알라르댕은 카라독을 반갑게 맞이하고, 신체에서 없어진 부분을 황금으로 복원할 수 있는 마법의 방패 장식을 건네준다. 카라독은 이를 가지고 돌아와 기니에의 상처에 대었고, 그녀가 잃었던 유두는 황금으로 복원된다. 다만 카라독은 이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당부한다.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아서 왕의 오순절 연회에 마법의 뿔잔이 등장한다. 이 잔은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능력이 있지만, 아내나 연인이 정절을 지키지 않은 사람은 포도주를 흘리지 않고 마실 수 없었다. 아서 왕을 비롯해 케이, 가웨인, 오웨인 등 여러 기사들이 차례로 잔을 들었으나 모두 실패한다. 반면 기니에는 카라독에게 자신 있게 마시라고 권했고, 카라독은 포도주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마시는 데 성공한다. 이로써 기니에의 충실함이 증명되자 다른 기사들은 카라독을 부러워하고 궁정의 여인들은 기니에를 시기하게 된다. 어머니의 불륜으로 숱한 고난을 겪었던 카라독의 이야기는, 결국 자신을 끝까지 사랑한 기니에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4. 《아서왕의 죽음》

여기서 카라독이 나오는 《아서왕의 죽음》은 여러 판본이 존재하는데, 그중에서 제일 인지도가 높은 토마스 맬러리의 《아서왕의 죽음》(Le Morte Darthur)이 아니라 불가타 사이클(Vulgate Cycle)로 분류된 《아서왕의 죽음》(La Mort le roi Artu)에서 나온다. 불가타 사이클은 쉽게 말하면 아서왕 전설을 다룬 여러 이야기를 하나의 거대한 연작으로 엮은 것으로, 후대 학자들이 붙인 이름이다. 불가타 《아서왕의 죽음》에서는 카라독은 아서 왕을 따르는 왕이자 나이 90을 바라보는 노장으로 나오며, 아서 왕이 프랑스로 건너가 랜슬롯과 싸울 때인 최후반부부터 등장한다. 맬러리판 《아서왕의 죽음》에서는 카라도스 왕(King Carados)이라는 이름으로 스코틀랜드의 여러 왕 중 하나로 등장하고, 아서가 즉위한 직후 벌어진 반란에 동조하여 아서 왕에게 맞서지만 비중은 거의 없다. 따라서 아래는 불가타 《아서왕의 죽음》 행적만 서술한다.

아서 왕이 프랑스에서 랜슬롯과 대립할 때, 카라독은 아서 왕과 가웨인을 따라 랜슬롯과의 회담에 참석한다. 양측은 무장하지 않은 채 만나지만, 가웨인이 화해를 거부하면서 전쟁을 시작한다. 이후 잉글랜드에서 원탁의 기사이자 아서 왕의 아들인 모드레드가 반란하자, 아서 왕은 랜슬롯과의 전쟁을 중단하고 즉시 귀국하고, 모드레드 역시 자신을 따르는 귀족들과 함께 군대를 이끌고 아서 왕에게 맞선다.

아서 왕과 모드레드가 살즈비에르(Salesbières) 평원에서 맞붙게 되자, 전투를 앞두고 아서 왕은 군대를 10개 부대로 나눈다. 제1부대는 우웨인, 제2부대는 욘 왕(King Yon), 제3부대는 카라독 왕이 지휘한다. 그리고 카바랑탱 왕(King Cabarentin), 아귀상 왕(King Aguisant), 기르플레(Girflet), 루칸, 사그르모르(Sagremor), 기브레(Guivret) 등이 각 부대를 맡고, 아서 왕은 가장 정예병들을 모은 마지막 제10부대를 직접 지휘한다. 반면 모드레드는 병력이 더 많아 군대를 20개 부대로 편성하는데, 색슨족, 스코틀랜드인, 웨일스인, 아일랜드인 등 여러 지역의 병사들이 모드레드의 편에 서 있었다. 모드레드는 아서 왕이 마지막 부대를 지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도 최정예 부대를 후방에 배치해 직접 이끈다. 전투가 시작되고 선봉으로 가장 먼저 돌진해 색슨족 군대를 물리친 우웨인이 색슨족을 구원하기 위해 출동한 아일랜드군에 포위당하자, 욘 왕이 제2부대를 이끌고 구원에 나섰다가 전투 중 한 아일랜드 기사에 의해 창으로 몸을 관통당한다. 욘 왕은 치명상을 입고 쓰러지고, 이를 목격한 우웨인은 격분하여 그 기사를 공격해 죽인다. 욘 왕의 부하들은 지휘관의 죽음을 슬퍼하며 추격을 멈추고 그의 시신 주위에 모이는데, 이 모습을 본 아일랜드군은 반격을 시작한다. 욘 왕의 부대가 또다시 무너지려는 순간, 카라독 왕이 지휘하는 제3부대가 전장에 투입된다.

카라독은 욘 왕이 전사하고 그의 부하들이 위기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자 곧바로 진격을 명령한다. 그리고 전투에 나서기 전 카라독은 부하들에게 자신이 죽더라도 슬퍼하는 모습을 적에게 드러내지 말라고 당부한다. 이어 카라독의 제3부대는 아일랜드군에 맹렬하게 돌격하고, 카라독이 직접 선두에 나서서 싸운다. 결국 아일랜드군은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퇴각하기 시작했고, 카라독은 부하들과 함께 도망치는 적들을 추격하며 많은 병사를 죽인다. 아일랜드군이 패퇴하는 것을 본 스코틀랜드 귀족들은 더 이상 방관하지 않고 구원에 나선다. 이때 스코틀랜드군을 이끄는 지휘관은 헬리아데스(Héliadés)였는데, 그는 모드레드가 스코틀랜드의 지배권을 부여한 인물로, 카라독이 탄 군마가 화려하게 장식된 것을 보고 그가 전투에서 중요한 지휘관임을 알아차린다. 이에 헬리아데스는 곧바로 카라독을 향해 돌진하고, 카라독 역시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선다. 두 지휘관이 서로를 향해 창을 겨누고 돌격한 끝에, 창끝은 상대의 방패와 갑옷을 뚫고 몸을 관통했으며, 충격을 견디지 못한 두 사람은 말에서 떨어진다. 양측 병사들이 지휘관을 구하려고 몰려들면서 주변에서는 또다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다. 카라독의 부하들은 적을 물리치고 헬리아데스의 시신과 카라독의 신변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지만, 카라독 역시 창에 몸을 관통당했으므로 살아날 가망이 없었다. 부하들이 갑옷을 벗기고 상태를 살피자 카라독은 자신이 그날 오후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며 적에게 복수해 달라고 부탁한다. 또한 자신의 부상을 다른 병사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거듭 당부한 다음, 방패 위에 자신을 눕혀 근처 언덕으로 옮겨 달라고 요청한다.

부하들이 카라독을 방패에 실어 언덕의 나무 아래로 옮기자, 그는 자신을 지킬 시종 네 명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장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죽기 전, 카라독은 유언으로 전투에서 살아남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시신을 카멜롯으로 옮겨, 가웨인이 묻힌 교회에 안장해 달라고 부탁한다.[6] 부하들이 전투가 정말 그렇게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묻자, 카라독은 로그레스에 기독교가 전해진 이래 이토록 많은 사람이 죽는 전투는 없을 것이라며, 이것이 아서 왕 시대의 마지막 전쟁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렇게 카라독의 부하들은 그를 언덕에 남겨두고 다시 전장으로 돌아가고, 카라독은 헬리아데스에게 입은 치명상으로 인해 결국 숨을 거둔다.

5. 대중문화 속의 카라독

  • 《테인티드 그레일》에서는 과거 원탁의 기사였으나 아서 왕에게 환멸을 느끼고, 아서의 거듭된 부활이 아발론을 파멸시킨다고 믿으며 이를 막으려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다만 카라독과 이름 및 원탁 기사라는 배경을 공유할 뿐, 뱀에게 팔을 물리거나 기니에와 혼인한 설정은 별도로 나오지는 않는다.
  • 《확산성 밀리언 아서》에서도 등장한다. TS당해서 여성으로 등장하며, 왼팔에 뱀의 저주를 받았다는 설정으로, 일러스트에서는 왼팔에 붉은 소용돌이 같은 기운이 둘러져 있다.

[1] 크레티앵 드 트루아는 《페르스발》을 쓰던 도중 1180~1190년 무렵에 사망하였고, 《페르스발》은 미완성작으로 남게 되었다. 그러자 이후 여러 작가들이 "그 다음 이야기는 이렇게 이어진다"면서 속편들을 덧붙였고, 오늘날 이를 《제1속편》, 《제2속편》 등으로 나눠서 부른다.[2] 카라독 왕의 영지는 판본에 따라 반(Vannes) 또는 낭트(Nantes) 등으로 달리 전해진다.[3]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작품에서 나오지 않는다.[4] 알라르댕의 여동생은 이름이 나오지는 않지만 '천막의 아가씨'(Damoisele du Paveillon)라고 불리며, 뛰어난 치료 솜씨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카도르뿐 아니라 싸움에서 다친 아들 카라독과 알라르댕까지 모두 돌봐주었다.[5] 이 마상시합에서 아서 왕의 다른 원탁 기사들도 양편으로 나뉘어 참여했다고 한다.[6] 이 시점에서 가웨인은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아서 왕과 랜슬롯이 싸울 때, 가웨인은 랜슬롯과의 결투에서 머리에 심한 부상을 입었었다. 아서 왕은 가웨인의 회복을 기다리며 프랑스의 모(Meaux)에 머물렀으나, 로마군이 부르고뉴를 침공하자 다시 전쟁에 나섰다. 가웨인도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로 참전했다가 머리의 상처가 다시 벌어졌으며, 결국 귀국 후 도버에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