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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서스의 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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Кавказский пленник[1]

장르 전쟁, 드라마
국적 러시아 연방
러닝 타임 99분
개봉일시 1996. 3. 15
감독 세르게이 보드로프
출연 올렉 멘쉬코프, 세르게이 보드로프 주니어, 체말 시카루리체, 수산나 메크라리에바

1. 개요2. 등장인물3. 결말4. 기타

1. 개요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 '카프카스의 포로'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로 제1차 체첸 전쟁 당시 체첸 산악민들에게 사로 잡힌 러시아군 포로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2. 등장인물

  • 샤샤 코스틀린 (올렉 멘쉬코프)[2]
이반의 상관. 시니컬하면서도 언제나 유머를 잃지 않는 남자로 이전에도 여러개의 전쟁에 종군한 베테랑이다. 숫기 없는 바냐에 비해 핫산에게 농담을 던지며 거리낌 없이 친해지고 마을사람들과 반군들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곳은 전쟁터이며 필요하다면 이들을 죽여야한다' 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3]
  • 이반 '바냐' 질린 (세르게이 보드로프 주니어)
새로 전입온 러시아군 신병. 상당히 어리버리한 모습을 자주 보여주지만 시계를 고치거나 장난감을 만드는등 손재주가 좋다. 그리고 마을사람들에게 적의를 보이는 샤샤와는 달리 '이들을 죽이고 싶진 않다'며 아직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
  • 압둘 무라트 (제말 시카루리체)
샤샤와 이반을 사로 잡은 체첸인. 190이 넘는 큰 키에 새하얀 콧수염과 무서운 눈매를 가진 노인이다. 부인과 사별 후 혼자서 어린 딸 디나를 키우고 있다. 초반 마을사람들과 함께 주인공들이 타고 가던 BTR을 습격한다.[4] 원래는 샤샤 한명만 생포하려 했으나 도망갈 경우를 대비하여 보험용으로 바냐까지 같이 데려왔다. 그가 이들을 사로잡은 이유는 다름아닌 아들 때문이다. 도시에서 교사로 일하던 아들은 러시아군에게 스파이 혐의를 받아 체포당해 있었고 처음에는 뇌물을 써서 아들을 빼내려 했으나 민간인이라는 이유로 부대장과 면담조차 하지 못한다. 결국 그는 러시아군을 포로로 잡아 협상을 하여 아들을 돌려 받으려고 이런 일을 계획 한 것. 작중 모습들과 작품의 주제 의식을 본다면 이 영화의 진주인공이라 할수 있다. 항상 검은 코트와 파파하를 쓰고 사냥총을 들고 다니는데, 배우 제말 시카루리체의 포스 덕분에 이 모습이 매우 간지 난다. 다만 배우 본인은 체첸인이 아니라 조지아인이다.
  • 디나 (수산나 메크라리에바)
압둘 무라트의 딸. 돌아가신 어머니 대신 혼자 집안일을 도맡아 한다. 무뚝뚝하고 애정표현이 서투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영향인지 나이에 맞지 않게 조숙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아버지의 성격도 어느 정도 닮았는지 자신에게 시비를 거는 동네 소년들에게 '한번만 더 놀리면 죽여버리겠다'고 조용히 경고하는 의외의 모습도 있다. 포로로 잡혀 온 바냐에게 호감을 보이며 마을의 문화등 여러가지를 알려준다.
  • 핫산 (알렉산드르 부레예프)
압둘 무라트의 머슴.[5] 벙어리인데, 과거 러시아인 측량기사와 바람난 아내를 쫒아가 그 둘을 죽인 뒤 시베리아로 보내져 혀가 뽑혔다는 살벌한 과거가 있다. 주인공들을 따라다니며 감시하는 역할인데 같이 지내다 보니 꽤 친해진다.
  • 바냐의 어머니 (발렌티나 페도토바)
초등학교 교사로 군대 간지 얼마 안된 아들이 포로로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선 카프카스 까지 달려온다. 바냐가 어렸을때 우물에 빠지자 모든 동네사람들이 포기했음에도 결국 바냐를 찾아내고 구한 뒤 우물을 메워버렸다고 할 정도로 모성애가 강한 여인이다. 처음에는 바냐가 소속된 부대를 찾아가지만 우리도 어쩔수 없다며 말을 돌리는 부대장의 한심한 모습을 보고선 이후 러시아군도 만나지 못한 압둘 무라트를 직접 만나 아들을 풀어달라고 요구한다.
  • 부대장 (알렉세이 자코프)
샤샤와 바냐가 소속된 부대 지휘관. 두 주인공을 찾기 위해 나름 최선을 다하지만 대체적으로 무능하다.[6] 소련 붕괴 이후 3류 군대 수준으로 전락한 러시아군의 개판 5분전 모습이 투영된 인물. 심지어 자신도 그 꼴을 아는지 '전진했다가 돌아오고, 휴전했다가 다시 싸우고 이따위로 싸워서 어떻게 이기냐'라며 자조 섞인 한탄을 하기도 한다.

3. 결말

마지막에 압둘이 끝 없는 폭력의 연쇄를 끊고 싶은 마음에 자비를 베풀어 주인공은 살아 돌아오지만, 처음 탈출하는 과정에서 동료 군인인 사샤는 핫산과 양치기를 죽였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에게 죽는다.

체첸 마을 사람들은 바냐와 사샤의 복수라는 명목으로 러시아군에게 헬기로 공중폭격 당한다.

돌아오는 중에 산등성이에서 헬기와 마주친 바냐는 폭격하지 말라고 처절하고 울부짖지만 헬기는 그걸 보지 못하고 지나치면서 결국 압둘의 바람은 허사가 된다.

이후에 주인공이 나레이션을 읊는데 매우 씁쓸하다.
일이 끝난 후에 나는 2주를 입원했다. 그리고 제대하여 집에 가게 되었는데 어머니는 집에 오면서 계속 우셨다. 어머니는 동네사람들에게 당신이 얼마나 운이 좋은지 계속 이야기했다. 나는 그들을 꿈에서 보고 싶다. 내가 사랑하게 됐지만 다시 볼 수 없게 된 모든 이들을 말이다

4. 기타

  • 원작은 1821년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 '카프카스의 포로(Кавказский_пленник)'에서 시작 되었다. 시라고는 하지만 서문과 에필로그, 중간 파트등 거의 단편 소설 수준으로 분량이 매우 많다. 지금으로 보자면 오리엔탈리즘이지만[7] 당대 극히 드물었던 카프카스 지역에 대한 묘사로 역사적 학술적 가치를 지녔다. 이작품으로 인해 카프카스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인식이 커지게 되었다. 이후 몇십년 후 미하일 레르몬토프에 의해 한번 더 작품으로 탄생했고 19세기 말 레프 톨스토이가 단편소설화 하였다. 레르몬토프의 작품은 범작 정도로 여겨지며 세계적으로는 톨스토이의 버전이 가장 유명하지만 동구권에서는 푸쉬킨의 시를 더 쳐준다. 현재 한국에는 푸시킨과 톨스토이의 두 작품 모두 번역되어 있다.
  • 원작이 워낙 유명한 터라 제정 러시아, 소련에서 1911년, 1930년, 1967년, 1975년 총 4차례에 걸쳐 영화화 되었다.1911년작은 기록만 존재하며 현재는 필름이 소실 되었고 1967년에 만들어진 작품은 제목과 컨셉만 빌린 코미디 멜로물이며, 1975년작은 톨스토이의 작품을 그대로 재현했다.[8]
  • 당시로선 주목 받던 감독이었던 세르게이 보드로프의 명성을 굳건히 자리 잡게 만든 작품이다. 러시아의 아카데미 상 급인 '니카 어워드'의 7개 부문을 휩쓸었고 제49회 칸 영화제유럽 영화상, 카를로 비바리 영화제, 샌디에이고 국제영화제에서도 연이어 수상을 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인들에게는 몽골(영화)의 감독으로도 알려져 있다.
  • 신병 바냐역을 맡은 세르게이 보드로프 주니어는 이영화가 데뷔작이었다. 게다가 이 배우는 감독의 친아들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인지도는 그냥 아버지 빽으로 성공한 잘 생긴 배우 정도에 지나지 않았지만, 1년 뒤인 1997년 '알렉세이 발라바노프'가 만들어낸 수작 '브라뜨'를 통해 러시아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떠오른다.이 배우는 이후 같은 감독의 영화 '전쟁'에서도 2차 체첸전쟁에 참전한 장교 역으로 나온다. 이때문에 이 세작품을 엮으면 배우 개그가 가능한데, 징병되어 포로로 잡혔다가 귀향해서 상트 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시카고를 누비며 참교육을 시전하고, 이후 다시 장교로 임관해서 또 다시 포로로 잡힌다라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인생 한번 참 스펙타클하다- 안타깝게도 2002년 영화 촬영 도중 낙석 사고로 고인이 되었다.
  • 2차 체첸 전쟁을 다룬 '전쟁'과 분위기가 대단히 다르다.[9] '전쟁'이라는 영화가 현실적으로 러시아나 체첸 반군의 부정적인 면모를 부각하는 반면, 이 영화는 체첸인이 악랄하게 나오지 않아서 1차 체첸전쟁 참전자나 테러 피해자들, 러시아 옹호자 등에서는 이 영화가 잘 만들어진 영화지만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변론을 좀 하자면 코카서스의 죄수와 전쟁은 러시아 대 체첸이라는 구도만 빼면 작중 상황이 전혀 다르다. 코카서스의 죄수들의 시대 배경인 1차 체첸전 당시에는 체첸 독립 세력이 후기 반러 게릴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건한 편이였고, 작중 산골마을 민간인들은 체첸 독립에 그닥 관심이 있지는 않다. 그저 이장이 자신의 아들을 되찾기 위해 일을 벌인 것이다. 그에 비해 영화 전쟁은 2차 체첸전인 2000년대인데 이 때 쯤에는 중동에서 와하비즘과 외부세력이 들어와서 체첸 민족주의 독립파와 이슬람 국가 건설을 주장하는 이슬람주의자들이 아웅다웅 하던 시기인데다, 2차 체첸전 시기에는 러시아의 강경 탄압으로 반 러시아 체첸 세력도 막가파로 나가기 시작하였고 이런 혼란 속에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독립을 내세우며 외국인이나 러시아인을 납치해 돈을 뜯거나 자기에 반하는 세력을 러시아 정보부에 팔아버리는 체첸 마피아와 다를 것 없는 토호들이 기승을 부렸다. 주인공 러시아인 행동에도 차이가 있는데 코카서스의 죄수는 주인공이 원래 체첸인에게 적대적이지 않았고 본인이 인질이 된 상황이지만 전쟁의 주인공 러시아인은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학대당하는 게 다반수였고, 그 과정에서 전우들을 잃었다. 그래서 작품 중반부까지 체첸인에 대해 혐오감을 느낀다.
  • 작중 광활한 카프카스의 산맥을 배경으로 샤샤가 지붕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이때 나오는 노래가 슬라브 여인의 작별이다. 그 밖에도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슬픈 곡조의 음악은 러일전쟁 때 만들어진 '만주의 언덕에서(На сопках Маньчжурии)' 라는 곡이다.[10]
  • 90년대 이후 외국 영화가 자유롭게 수입 되는 길이 열린 한국에서도 1997년에 개봉하였으나 헐리우드 영화에 익숙했던 한국 관객들에게는 생소한 내용들이었던 지라 극장에서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1] 제대로 번역하면 '카프카스의 포로'가 된다. 죄수가 아니다! 한국쪽에서는 '코카서스의 죄수'로 개봉해서 이렇게 불리는데, 이는 영어 제목(Prisoner of the Mountains)을 중역한 탓이다.[2] 등장인물들의 대부분이 톨스토이의 원작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같다[3] 난 이 동네가 너무 좋아서 다음에는 기관총과 화염방사기를 들고 또 찾아오고 싶다며 농담 아닌 농담을 한다.[4] 이때 잘 보면 자신은 뒤에서 지켜만 보고 전투는 다른사람들이 다 한다. 그의 집 역시 검소하지만 상당히 잘 사는 것으로 나오며 마을 사람들도 러시아인을 잡아왔다는 소식에 우려를 표하지만 대놓고 반대하지 않는다. 이런 점들로 미루어 보아 체첸인들 사이에서 꽤나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로 추정 된다.[5] 체첸지역은 꽤나 최근(무려 21세기)까지도 노예제가 존재 했다.[6] 일단 접근법 부터가 잘못 됐다. 포로들을 무력으로 구출하겠다는 마음이 앞서서 처음부터 협상을 시도한 압둘 무라트는 본 채도 안하며 심지어 교환 장소에서는 압둘의 아들을 데려오진 않고 위장한 병사를 내보내고 매복을 시켜 놓는 등 체첸인들에 대한 불신이 가득하다. 심지어 후반부에는 샤샤와 바냐가 죽었을거라 단정 짓고 바냐의 어머니에게 '복수를 해드리겠다' 라는 개소리 까지 한다.[7] 러시아의 캅카스 정복이 메인이지만 캅카스인들을 문명의 탐욕에 오염되지 않은 저항자, 순교자로서의 이미지로 대비시킨다.[8] 역시 제목과 주제만 빌렸을 뿐 내용의 완전히 각색한 본작에 비해 원작을 그대로 따라간다 다만 마지막 엔딩은 책과는 조금 다른데, 오히려 이 때문에 평범한 원작 재현물이 되지 않고 많은 생각을 들게 해준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쉽게 볼수 있고 자막이 없지만 책을 보면서 감상하면 대부분 무슨 말 하는건지 알아들을수 있다[9] 공교롭게도 두 작품의 주인공을 부르는 애칭은 둘 다 바냐이다.[10] 시대와 장소는 다르지만 러일 전쟁과 1차 체첸 전쟁 모두 러시아가 패전 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작곡가인 일리야 샤트로프 역시 러일 전쟁때 봉천 전투에 종군하여 꽤나 고생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