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은 어느날 갑자기 전세계의 컴퓨터가 오작동을 일으켜 전산, 교통이 마비되고 군사 장비의 오감지로 3차 대전 직전까지 갈 정도로 세계가 혼란에 빠지자 여박사와 그의 조수인 지나,기가 조사를 하던 도중 컴퓨터와 인간 세계를 결합하는 연구를 해왔지만 세상에 인정을 받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컴퓨터 안에 들어가 악의 황제가 된 빌 박사의 존재를 간파했는데..., 그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 전에 컴퓨터 세계로 빨려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오타나 탈자가 아니라 주인공 이름이 ‘기’다. 여박사는 여자 박사가 아니라 성이 여씨인 중후년 아저씨.)
이 작품은 1982년에 나온 SF 영화 ‘트론’의 줄거리와 복장을 베꼈다. 트론 줄거리는 주인공 케빈 플린이 자신이 만든 게임을 도용당해 그 증거를 찾으러 자기가 다니던 회사 컴퓨터에 침투하려다가 게임 속 세상에 빨려 들어가 그곳을 지배하는 마스터 컨트롤과 그 부하들에 맞서 트론이라는 전사와 동료가 되어 싸우는 것이다.
이 작품은 최종 보스의 악행의 동기만 다를 뿐, 컴퓨터 세계에 빨려 들어가 악의 지배자와 부하들에 맞서게임을 하는 방식으로 싸우는 게 매우 유사하다. 주인공이 사용하는 무기가 원반던지기인 것도 똑같다.
그런데 표절 부분에서 트론만 가져다 쓴 게 아니라 마츠모토 레이지의 캡틴 하록 시리즈에 나온 전함 디자인도 그대로 가져다 썼다. 즉,이 작품이 표절한 작품은 트론과 캡틴 하록이다.
유일하게 표절에서 자유로운 오리지날 요소인줄 알았던 애꾸눈 여성 해적함장 오딘은 우주해적 코브라의 캐릭터인 산드라의 코믹스버전을 베끼고 우주전사 발디오스에 나온 제이미 호시노의 연한 파랑의 옷깃에 V넥하이칼라인 착 달라붙은 특유의 빨간 민소매인 하이레그레오타드바디슈트의 색놀이 버전으로 해서 베꼈다. 한국 애니 역사상 최초의 하이레그 복장의 여성 캐릭터이며 이 작품의 색기담당이다. 덤으로 데자키 오사무가 감독한 1982년판 우주해적 코브라에 나온 해적길드 로봇 병사들 디자인을 색깔만 바꿔 빌 박사의 부하로봇으로 표절해 써먹었다.
표절 여부를 떠나서 작품 자체만 놓고 보면 줄거리는 완전 지구가 멈춘 날에 필적한 세계적 대재앙이지만 정작 게임 속 세계에서의 모험은 너무 짧아져서 이야기 스케일이 작게 느껴진다.
주인공 기가 게임 세계에서 목숨을 건 게임을 하다가 탈출,로봇인 삑순이를 만나 오딘의 전함을 함께 타고 적 기지에 돌아옴,기가 빌 박사를 해치우며 대충 끝.꿈에서 기가 깨어나며 이렇게 엄청 단순한 3단계 패턴으로 진행되는데 적 기지에서 빌 박사를 해치우는 게 단 5분 만에 벌어진 일이라서 너무 급하게 끝낸 듯한 느낌마저 든다.
비록 줄거리와 디자인, 일부 설정은 트론의 표절이기는 해도 극중 악의 지배자로 컴퓨터 세계의 황제가 된 빌 박사가 꾸민 최종 계획은 나쁘지 않았다.
타이틀인 콤퓨터 핵전함 폭파대작전이 그 계획과 연결된다. 콤퓨터 핵전함을 가동시켜 주회로에 접근, 모든 기억력을 바꿔버린 뒤 새로운 명령어를 주입시켜 인간이 보내주는 전류 없이도 모든 컴퓨터 시스템을 장악해 인류를 정복하려고하는 야망으로 발상은 정말 멋진데 정작 그게 극중에서 재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 같다. 러닝 타임이 68분밖에 안 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유일하게 표절에서 자유로운 오리지날 요소는 바로 로봇 삑순이의 존재인데 주인공 기를 좋아하는 마음과 로봇, 인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고뇌하는 등 그 나름대로 캐릭터성을 뽐냈다.(극중 유일하게 캐릭터송도 나온다!)
결론은 평작.표절 반,창작 반인 작품으로 창작 설정은 괜찮았지만 표절 설정의 정도가 심하고, 짧은 러닝 타임 때문에 급하게 끝낸 스토리가 아쉬운 작품이다. 거기에 80년 초반 반공이 심한 시절에 무리수로 반공적인 느낌도 넣었다. 초반부이지만, 컴퓨터 인공지능 문제로 소련이 보유한 핵무기가 하마터면 세계를 강타할뻔한 것. 미국이 핵을 우주에서 요격하여 일단 지구에 핵폭발은 없었다는 묘사가 나온다.
DVD로 영어 및 스페인어 등으로 더빙되어 나왔기에 화질이 꽤 좋아진 버젼도 유튜브를 찾아보면 볼 수 있다...영어 제목은 Savior of the Earth (1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