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1-02-15 05:14:37

테러호의 악몽


1. 개요2. 스토리3. 등장인물4. 기타

1. 개요

원제는 존 프랭클린경의 탐험대를 이루고 있던 또 다른 배의 이름을 뜻하는 The Terror

히페리온, 히페리온의 몰락을 쓴 댄 시먼스가 발표한 탐험과 공포를 다룬 소설. 북극 탐험 도중 조난 당하여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존 프랭클린경과 그를 비롯한 100여명이 넘는 탐험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1]

작품 내적으로는 이제까지 주로 부각되어 왔던 탐사대의 존 프랭클린경과 이리버스 호가 아니라, 같이 출발했던 또 다른 배 테러 호와 그 배의 함장이었던 크로지어 함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간군상을 다룬다. 원제 또한 The Terror다. 이 작품이 다루고 있는 내용을 보면 소름끼칠 정도로 함축적이고 중의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2.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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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1845년에 최신식 증기범선 이리버스와 테러를 타고 북서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출발한 탐사대가 어떤 식으로 극한의 상황까지 내몰리게 되는지를 꼼꼼하고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프랭클린 경은 태즈매니아 섬에서 총독으로 재직 중 죄수들의 처우를 개선하려다 지역 토호들의 반발에 부딪힌다. 게다가 부하가 식민성 장관에게 프랭클린을 비방하는 투서를 써 보내 상황은 악화된다. 그리고 지역 언론들도 왕년의 탐험가 영웅이 총독으로 형편없는 통치를 하고 있다고 기사를 써 프랭클린 경을 공격한다. 결국 프랭클린 경은 총독 자리에서 물러나고 만다. 이제 그는 자신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목적으로 북극의 북서항로를 개척하는 함대의 대장을 맡게 된다.[2] 한편 크로지어 함장은 아일랜드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으며, 뛰어난 판단력을 가졌음에도 다른 함장들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다. 아직까지 그의 이름을 딴 지명도 없는 상태였다. 크로지어는 그와중에 프랭클린의 조카인 소피아에게 사랑을 느끼고 청혼했지만 거절당해 상심한다. 그렇게 해서 도망치듯 프랭클린 함대의 부대장으로 참가, 테러 호의 함장을 맡게 된다.

함대의 군의관으로 승선한 해리 굿서 박사의 일기에서 나오듯이 처음에는 엄청난 기대 속에서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탐험 와중에 점점 항해를 위협하는 요소들이 예견된다. 첫 해에만 세 명의 선원들을 질병으로 잃어버린다. [3] 게다가 캐나다 북단의 빙하지대에 진입한 프랭클린 경의 이리버스 호는 빙하에 발이 묶여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함장들을 위시한 지휘부는 조급함에 빠진다. 몇몇 장교들은 조난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안전하게 둘러가는 항로를 택하자고 권유한다. 특히 크로지어 함장은 남서쪽으로 향하자는 프랭클린 경의 주장에 맞서 킹 윌리엄 섬 쪽으로 동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거기에 크로지어는 석탄이 부족하니 항해가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진 이리버스 호를 버리고 테러 호에 모든 석탄과 물자를 투입해 북서항로를 개척하자고 주장한다.[4] 그러나 프랭클린 경은 자신의 이리버스 호를 버리는 수치를 감당할 사람은 아니었다. 빠르게 성과를 내야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결국 탐사대는 위험한 항해를 택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배는 얼마 나아가지도 못한 채, 끝도없는 얼음 한가운데에서 고립되고 만다.

배가 얼음에 갇힌 지 얼마 후, 프랭클린 경은 고어 대위와 굿서 박사를 필두로 한 정찰대에 해군성에 지금까지의 활동을 기록한 편지를 케른[5]에 두고 오라 명령한다.

정찰대는 먼 길을 떠나다가 아주 커다란 곰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긴장한다. 이 발자국의 크기는 가장 큰 백곰의 발자국보다 더 컸으며, 성인 남성의 팔뚝만한 크기였다.

정찰대는 백곰을 사냥 중, 이누이트부녀와 맞닥뜨린다. 해병대원이 그들을 백곰으로 착각, 오인사격을 하고, 이누이트 남성이 가슴에 총을 맞는다. 굿서 박사가 원주민을 치료할 때, 갑자기 커다란 발자국의 주인인 괴물[6]이 정찰대를 공격한다. 고어 대위를 죽인 괴물은 정찰대의 반격에 물러난다. 혼비백산한 정찰대는 죽어가는 원주민 남성과 여성을 데리고 이리버스 호로 돌아왔다.

이리버스 호에서 이누이트 노인은 알아들을 수 없는 유언[7]을 남기고 사망한다. 이누이트 여성은 그때까지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검진 결과 혀가 누군가에 의해 씹어 먹혔음이 드러난다. 이 여성은 벙어리 여자라는 별명이 붙어 크로지어의 함선인 테러 호로 옮겨진다.

그리고 이때부터, 괴물이 선원들을 습격하기 시작한다. 괴물을 일반적인 북극곰으로 생각한 프랭클린 경은 괴물 사냥을 구경하다 괴물에게 목숨을 잃는다. 괴물은 대담하게도 배에 올라와 선원을 공격하거나, 선원의 신체 일부분을 배에 일부러 던지는 등 악독함을 보여준다. 게다가 선원들이 총을 쏘아도 괴물이 부상을 입는 묘사는 일절 없다.

선원들은 추위와 식량부족, 괴혈병, 군납비리로 납품된 불량 납땜 통조림 취식으로 인한 질병[8]에 시달리며 하나 둘씩 죽어가고, 배 안팎으로 괴물이 습격해 대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다.

한편 크로지어 함장은 지병이었던 알콜 중독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열병을 앓느라 지휘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투병하는 과정에서 크로지어가 그의 할머니가 얘기한 천리안이라 부르는 일종의 신통력을 가졌다는 것이 드러난다. 크로지어는 본인은 제대로 자각하지 못했지만 미래의 일을 꿈을 통해 볼 수 있는 신통력을 가지고 있었다. 크로지어는 열병 속 꿈에서 프랭클린 경을 구하기 위해 오는 미래의 구조대들을 본다. 그리고 꿈은 항상 커다란 흰 옷을 입은 괴물같은 가톨릭 사제[9]가 꿇어앉은 그를 향해 영성체를 주는 것으로 끝났다.

선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자 이리버스 호의 지휘권을 물려받은 피츠제임스 함장은 사기 진작 차원에서 가면을 쓰고 노는 사육제를 연다. 그러나 이 사육제 도중에 괴물이 습격해 다섯 명의 선원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을 당한다. 특히 군의관이 셋이나 죽어서 함대의 유일한 군의관은 해리 굿서 뿐이었다.

건강을 회복한 크로지어는 사고의 책임을 물어 에일모어, 히키, 맨슨을 태형에 처한다. 특히 누수방지공 조수 히키는 여기서 크로지어 함장에게 앙심을 품는다. 히키는 이 전에도 매그너스 맨슨과의 남색 현장을 크로지어의 부하 어빙 소위에게 들키는 바람에 장교진들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었다.

선원들은 히키의 부추김에 의해 불만을 벙어리 여자에게 돌린다. 벙어리 이누이트는 그동안 테러 호에 기거하며 숙식을 해결하거나 밖에서 사냥감을 잡아와 먹기도 했다. 선원들은 벙어리 여인을 에스키모 마녀로 칭하며 여자가 괴물을 조종한다고 주장한다. 여자가 나타나고 나서 괴물이 등장했으니 여자는 괴물과 관련이 있으며 여자를 죽이면 괴물이 더 이상 그들을 찾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선원들의 주장이 딱히 틀린 것도 아닌 게 크로지어의 명에 따라 밖에 나간 여자를 미행한 어빙 소위는 여자가 괴물을 불러서 고기를 받는 것을 목격했다. 함선 내부에서는 여자를 죽이라는 선원들의 난동이 벌어진다. 크로지어는 여기서 사냥을 제대로 하는 자는 여자뿐이라면서 굶어죽고 싶으면 여자를 죽이라고 일갈하며 난동을 잠재운다.

그러나 벙어리 여자는 딱히 크로지어 함장과 선원들을 돕지 않는다. 오히려 그 후로 함선을 나가서 텐트를 치고 혼자 사냥을 하며 살아간다. 결국 여자로부터 사냥법도 고기도 얻지 못한 채[10], 크로지어와 탐험대는 굶주림과 질병, 추위에 시달리다 못해 배를 버리고 안전지대인 그레이트 슬레이브 리버로 걸어가기로 한다.

방한이 안 되는 모직 옷을 입은 탐험대는 식량부족과 보급품 썰매를 끄는 중노동에 시달리며 하나둘씩 죽어간다. 여행 도중 어빙 소위가 이누이트 부족민들을 만나 도움을 받지만 앙심을 품은 히키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히키는 어빙의 죽음을 원주민의 짓이라고 부대원들을 속인다. 속아넘어간 해병들은 이누이트들을 쏴 죽인다. 결국 탐험대는 이누이트의 도움을 얻을 기회를 잃어버렸다.

열린 바다를 찾기 위한 정찰대마저 괴물에 몰살당하고, 크로지어 탐험대는 내부 분열을 겪는다. 히키는 반란을 일으켜 탐험대 일부를 보급품이 남아 있는 테러 캠프로 인도하고 테러호를 재가동시키겠다고 한다. 크로지어는 썰매를 끌며 걷는 걸 못 견디겠다는 불평분자를 제거할 목적으로 히키 일당의 여정을 허락한다. 다만 크로지어와 굿서 군의관은 히키가 식량으로 인육을 조달하려 한다는 것을 간파하고 환자들이 히키와 동행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크로지어와 굿서는 히키 일당을 치워 버렸다 생각했지만, 히키의 속임수에 유인당한다. 히키는 크로지어의 부하 둘을 죽여 식량으로 삼고, 크로지어를 총으로 쏘았지만 크로지어가 물에 빠지는 바람에 놓친다. 굿서는 군의관이기 때문에 시신을 해체하고 히키의 건강을 책임질 목적으로 포섭하려 한 것이지만, 올곧은 인물인 굿서는 협조를 거부한다. 크로지어가 죽었다 여긴 히키와 그 일당은 일원들을 계속 죽여 먹어치우며 테러 호로 향한다. 굿서는 협조를 거부하면서 고문 당하다 독약을 먹고 자결하며 독이 퍼진 시신이라도 먹어서 죽어보라는 쪽지를 남긴다.

한편 함장과 군의관을 잃은 나머지 탐험대는 항해사 드보를 대장으로 삼아 남진한다. 이후 묘사는 없으나 그들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여겨진다.

히키 일당은 반복된 식인과 추위, 태풍으로 히키를 제외한 전원이 죽는다. 혼자 살아남아 착란증세를 보이는 히키 앞으로 괴물이 다가오나, 공포에 질려 사망한 히키의 추악한 혼령에 괴물마저 움찔하며 물러난다.

크로지어 함장은 총에 맞은 채 물에 빠지나 벙어리 여자에 의해 구해진다. 여자는 크로지어를 치료하고 먹인다. 여기서 여자의 생존기술이 함대원들 누구보다도 월등함이 드러난다. 크로지어는 그 덕에 건강을 회복하고 탐험대원들을 책임지기 위해 세 번이나 여자를 떠난다. 그러나 그때마다 길을 잃거나 추위에 쓰러지고, 여자가 그를 데려오는 일이 반복된다. 여자는 크로지어에게 북극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술을 가르쳐주며, 꿈 속에서 그와 소통한다. 둘은 사랑에 빠지고, 여자는 크로지어의 아이를 임신한다. 여인과 같이 지내며 크로지어는 괴물과 여자의 정체를 깨닫게 된다. 그 괴물은 이누이트 신화에서 이누이트 여신이 창조한 악령 툰바크였다. 원래 다른 신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툰바크가 인계에 떨어지면서 수많은 이누이트들을 죽이게 되었다.그런 툰바크를 제어해 이누이트들을 지키는 임무를 맡은 시샴 이에우아, 가장 강력한 주술사가 벙어리 여자의 정체였다. 시샴 이에우아는 툰바크와 소통하는 능력을 얻는 대신, 다른 인간과의 소통을 포기해야 했다. 그래서 툰바크에게 혀를 내주어야 했고 그것이 이누이트 여자가 혀가 없던 이유였다. 크로지어는 자신이 천리안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여자와 대자연에 선택받은 운명이라는 것을 깨닫고 시샴 이에우아가 되기로 한다. 크로지어는 그 옛날 할머니와 같이 사제에게 영성체를 받던 것처럼 괴물에게 혀를 내주어 시샴 이에우아로 거듭난다.

몇 년 후, 크로지어와 벙어리 여자, 실나는 두 아이의 부모가 된다. 크로지어는 탈리릭투그(강한 팔)라는 이누이트 이름을 얻고 그들에 동화된다. 크로지어는 아내, 다른 이누이트들과 함께 테러호를 찾는다. 크로지어는 영국과 백인 사회에 대한 미련을 끊기 위해, 남아있는 화약으로 배를 불태워 버린다. 아이 둘이 잠에서 깨어 칭얼거리는 가운데, 크로지어와 실나는 불타는 배를 뒤로 한 채, 이누이트 마을로 돌아간다.

2권 짜리에 900페이지가량 되는 내용은 단지 북극의 초자연적인 존재와의 사투만을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괴물보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와 시대적인 한계 때문에 처한 극한상황이 중심이 되며, 사람들이 이 속에서 어떤 식으로 갈등하고 저항하는지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대자연의 어마어마한 위엄이 인간을 어떻게 잠식해들어가는지가 주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무서운 건, 어둠 속 괴물보다는 끝이 전혀 보이지 않는 거대한 대설원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3.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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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랜시스 크로지어 함장

50세, 아일랜드 출신이다. 테러호의 함장이며 탐험대 서열 2위.유능한 함장이지만 출신지역을 이유로 차별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단점이라면 중증 알코올 중독 환자라는 것. 애주가라서 진이나 럼은 술로 취급하지 않으며 위스키만 술로 취급한다. 그의 알코올 중독은 함내에 술다운 술이 떨어지면서 강제로 치료된다. 43살 무렵, 상관인 존 프랭클린의 조카딸인 소피아를 사랑했지만 소피아가 그를 불장난 상대로만 보는 바람에 청혼이 거절당했다. 프랭클린 함장에게 당시 유일했던 북서항로 탐사 성공 수단과 생존책을 건의하지만 프랭클린에게 거부당한다. 프랭클린이 괴물에 사망한 후, 탐험대의 리더가 되지만 프랭클린 함장이 크로지어의 건의를 무시한 순간, 탐험대의 파멸은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강한 책임감과 작중 가장 뛰어난 육분의 활용 능력,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의 수를 찾는 판단력으로 탐험대를 이끌지만, 엄혹한 대자연과 초자연적 존재인괴물, 부하인 히키의 악독함으로 인해 결국 탐험대를 무사귀환시키는 것에는 실패한다. 도보로 탐험대를 이끌면서 북서항로 자체를 발견하긴 했지만 탐험대를 살릴 수는 없었다. 작중 벙어리 여인이나 부하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자상하고 따뜻하나 엄할 때는 엄격한 사람이다. 미래의 일을 꿈처럼 보는 신통력을 가졌으며 이것이 그가 후에 이누이트 주술사가 되는 요인이 된다. 이누이트가 된 후, 이누이트 이름을 받으며[11]벙어리 여인과 결혼해 아들과 딸을 얻는다. 혀를 괴물에 내줘서 말은 못 하지만 이누이트 언어를 익히고 이누이트로 살아간다. 그들의 생활에 동화되어 자신의 탐험대가 탐험에 가져온 물건들을 보고 내가 이런 쓸모없는 걸 수천km를 끌고 왔다고 역겨워 할 정도다.

60세, 프랭클린 탐험대의 리더이자, 이리버스호의 함장. 옛날에 트라팔가르 해전에 참전한 용사다. 태즈매니아 총독 시절의 실패를 만회할 요량으로 북극의 북서항로 개척 탐사를 맡는다. 훌륭한 인품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인망이 높고, 모범적인 교인으로서도 명성이 높지만(그가 예배를 주관하는 모습을 본 굿서가 '어디에도 저런 독실한 군인은 없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로스 제독과의 대화에서 드러나듯이 프랭클린은 함장으로서는 무능한 인물이다. 자존심도 세어서 해군성에 남기는 쪽지에 첫 해에 세 명이 죽었다는 것도 쓰지 않았다. 작중에서 언급되는, "모두가 그를 좋아하지만, 존경하지는 않았다"라는 표현에서 사람들이 그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고 있는지 잘 드러난다.

늘그막에 위험한 북극 항로 탐험에 나선 것도, 상당 부분은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사람들의 경의를 얻기 위해서였기에 탐험의 성공에 굉장히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테러 호의 함장인 크로지어의 조언을 무시해 결국 자신의 함선 이리버스 호를 항해불능에 빠뜨린다. 이누이트들을 혐오하는 모습도 보인다. 괴물을 얕본 나머지, 일반적인 북극곰을 잡듯이 괴물을 잡으려다, 괴물에 의해 다리가 잘려지고 얼음 구멍 속으로 던져진다. 얼음물 속에서 발버둥치다 결국 괴물에 의해 머리부터 씹혀 죽는다.

  • 이리버스 호 부함장 피츠제임스

영국 해군 최고의 미남자이자 아편 전쟁의 영웅. 계급은 중령이며, 탐험대 서열 3위. 처음에는 크로지어와 데면데면했지만 프랭클린 경 사망 후 크로지어의 친구가 된다. 선원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사육제를 계획하지만 사육제가 괴물에 습격당하면서 대원들을 죽게 만든 책임이 있다. 피츠제임스는 이리버스 호가 빙하에 갇히면서 점점 쇠약해지는데, 작중 계속해서 살이 빠지고 늙어간다고 언급된다. 젊은 영웅답게 유쾌한 성격이었으나 탐험의 고난을 만나면서 우울한 성격이 되었다.

결국 최후의 행군 중, 건강이 악화되어 숨을 쉬지 못하며 고통스럽게 죽는다. 군의관 굿서가 마지막까지 아껴 둔 약효가 센 약들을 모두 투여해 살리려 했지만 허사였다. 호흡 곤란과 더불어 며칠간 심각한 탈수&설사 증상에 시달렸다는 묘사 때문에 팬덤에서는 사인을 보툴리누스 중독으로 보고 있다. 탐험대가 부패한 통조림 때문에 심각한 문제를 겪었다는 걸 감안하면 거의 확실한 듯.

  • 테러 호 사관 어빙 소위

크로지어의 충직한 부하. 크로지어의 명에 의해 이누이트 여자를 관리하는 책임을 맡는다. 벙어리 여자와 괴물의 모종의 관계를 제일 먼저 알게 된다. 사냥 기술을 갖춘 벙어리 여자를 설득해 탐험대를 살려보려 하지만 벙어리 여자는 백인들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 벙어리 여자에게 희미한 연심을 품게 되고 그녀에게 중국 비단 손수건을 선물한다. 테러 호 누수방지공 히키와 선원 매그너스 맨슨의 남색 현장을 목격하나, 정확히 본 건 아니라서 보고를 미루게 되고, 히키로 하여금 어빙을 살해할 마음을 품게 한다. 탐험대 전체를 살릴 수 있을 이누이트 부족민들을 만나지만 다른 승조원을 불러오려다 히키에게 살해당한다.
  • 테러 호 항해장 블랭키

빙하 전문가로, 북극의 모든 빙하 종류에 통달했다. 뱃길을 찾는데에는 탐험대 1인자다. 농담에 능하고 용감한 인물이다. 괴물에 맞서고도 자력으로 생존한 유일한 선원이다. 테러 호에 쳐들어 온 괴물을 상대로 곡예에 가깝게 마스트 이곳 저곳을 날아다니다시피하며 괴물을 따돌렸다. 블랭키가 괴물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묘사는 작중 최고의 긴장감을 준다. 괴물이 잡겠다고 목표로 한 인간을 놓친 적은 이 때가 유일하다. 그러나 블랭키도 그 대가로 오른쪽 발꿈치와 손가락들을 잃었다. 그리고 블랭키는 괴물을 농락한 덕에 괴물의 최우선 살해 리스트에 올라간 모양이다. 결국 최후의 행군 중간에 블랭키는 불구가 된 자신이 다른 대원들의 짐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대열에서 이탈, 괴물에게 자결에 가까운 죽음을 당한다.
  • 이리버스 호 군의관 해리 굿서

군의관들 중 유일한 외과의, 해부학 박사이자, 생물학자다.
선량하고 열정적이며,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충실한 의사다. 야만인 취급받는 이누이트를 치료하려고 했으며, 수술 능력도 좋다. 다른 선임 군의관들이 모두 죽은 이후, 내과와 외과를 도맡게 된다. 그러나 굿서에게도 식량부족과 불량 통조림으로 인한 괴혈병과 납 중독 증세 치료는 능력 밖의 일이었다. 머리가 좋고 치밀해서, 어빙 소위의 시신 부검에서 그의 위가 이누이트들에게 받은 고기로 꽉 찼다는 것을 밝히고, 히키의 살인까지 추리하기도 한다. 스스로를 용기가 없다고 자책하지만 사실 작중에서 가장 정의롭고 용감한 인물 중 하나다. 히키에게 납치당해 인육 도살을 명령받지만 끝까지 거부한다. 히키는 굿서의 발가락과 음경 포피를 자르며 강요하지만 굿서는 결코 항복하지 않았다. 굿서는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고 히키에게 대항하기 위해 스스로 음독자살한다. 중독되어 맹독이 든 자신의 육신을 먹어보라고 도발하는 유서를 남긴다. 또한 일기에서 자신이 처음으로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어겨서 히키의 애인인 매그너스 맨슨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았으며 맨슨은 곧 죽을 것이라고 말한다.
  • 테러 호 수병 매그너스 맨슨

히키의 남색상대로 어린아이 수준의 지능을 가졌다. 낮은 지능 탓에 히키에게 조종당한다. 신체가 제일 건강해서 아무 병도 앓지 않으며, 덩치도 제일 크고 힘도 제일 강하다. 모두 썰매를 끌며 지쳐가는데 혼자만 지치지 않았다. 그 때문에 기습 외에는 무력이 보잘것 없는 히키의 무력을 대신한다. 히키의 명령을 받아 십수명의 사람을 죽였다. 히키가 크로지어를 유인했을 때 크로지에게 총을 맞았다. 굿서는 총알이 깊이 박히지 않았다고 하며 지금 수술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하지만 이는 굿서의 거짓말로 총상은 치명상이었다. 맨슨은 결국 사망하고 괴물에 시신이 먹힌다.
  • 테러호 누수방지공 코닐리우스 히키

작중 괴물과 맞먹을 정도로 사람을 많이 죽인 싸이코패스다. 남색가이며, 덩치가 작으나 흉계를 꾸밀 때는 굉장히 위험하다. 머리가 굵은 이래로 거슬리는 사람이 있으면 모두 죽여왔다. 남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즐기고 가학적이며 남을 조종하는 데에도 능하다. 어빙과 크로지어에게 앙심을 품고 이들을 죽이려는 계략을 꾸며 어빙을 죽이고 크로지어를 빈사상태로 만들었다. 특히 어빙을 죽일 때, 어빙을 유인하기 위해 옷을 모두 벗고 춤을 추는 모습은 기괴하면서 소름이 끼친다. 그러나 거짓말에는 능하지 못해서 계속해서 의심을 사기도 한다. 시시때때로 탐험대 내부에서 반란을 일으키다가 마지막 반란을 성공시키고 테러 호로 향한다. 이미 히키의 영혼은 살인을 넘어서 식인도 불사할 정도로 타락한 상태다. 같은 동료를 계속 잡아먹어가며 전진하는 히키의 여정은 히키와 단짝 맨슨의 시체만 남기고 끝이 난다. 다른 동료는 모두 먹혀서 사라진 가운데 히키는 자신이 북극의 신이 되었다고 망상하나, 곧 나타난 괴물의 위용 앞에 히키는 겁에 질려 죽는다. 히키의 혼을 먹으려던 괴물은 그 혼의 끔찍함에 질려서 돌아가버린다. 이를 볼 때 괴물조차 거른 히키야말로 작중 최고의 악이라 할 수 있다.
  • 괴물, 툰바크

북극곰 형상을 한 이누이트 신화 속 악령. 높이는 4m에 긴 팔과 커다란 발톱을 가졌다. 뱀처럼 긴 목을 가졌으며 사족보행을 하거나 두 발로 걸어다닌다. 인간의 힘으로는 죽일 수 없으며 달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이누이트 여신이 만든 악령으로 원래는 다른 신들을 죽이려고 태어났으나 신들에 의해 인간 세상으로 떨어져 버렸다. 그 후 수많은 이누이트들이 툰바크에 의해 죽었다. 툰바크는 사냥감의 혼이 복잡할수록 맛있다고 느끼기에 인간을 잡아먹는 것을 좋아했다. 이누이트 주술사들은 툰바크를 막기 위해 툰바크와 소통할 수 있는 주술사인 시샴 이에우아를 길러냈고 툰바크는 이들과 계약을 맺어 인간세상에 간섭하지 않게 되었다. 시샴 이에우아도 툰바크가 사람을 못 먹게 되는 대신, 툰바크에게 신선한 짐승 고기를 조달해 주기로 하였다. 문제는 작중에서 툰바크의 영역에 프랭클린 탐험대가 들어오게 되고, 이 댓가를 탐험대는 목숨으로 치르게 된다. 한편 툰바크는 예언에 의하면, 백인을 먹거나 백인과 접촉하게 되면 병에 걸려서 소멸한다고 하는데, 괴물의 종말, 더 나아가 북극 자연의 종말을 암시하고 있다.
  • 벙어리 여인, 실나

괴물과 소통하는 능력을 가진 이누이트 주술사, 시샴 이에우아. 시샴 이에우아가 되기 위해 괴물에게 혀를 바쳐서 말을 할 수 없지만 꿈과 실뜨기, 텔레파시 등으로 대화한다. 말을 할 수 없어서 선원들에게 벙어리 여자라고 불린다. 말수도 없지만 감정도 드러내지 않는다. 아버지가 죽을 때도, 선원들의 난동에 죽을 뻔할 때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주 가끔 미소를 짓는 듯한 묘사가 나오지만 잠깐 뿐이다. 슬픔을 드러내는 듯한 묘사도 있는데 어빙에게 받은 손수건을 어빙의 장례식에 돌려주러 올 때였다. 그러나 그때도 눈물을 보이거나 슬픈 표정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신통력이 있던 크로지어가 여인의 슬픔을 느낄 뿐이었다. 이는 실나가 상징하는 표상이 무심하고 차가우면서도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북극의 대자연이기 때문이다. 나이는 16세에서 20세 사이다. 이누이트를 싫어하고 원주민들 모두를 혐오하는 프랭클린마저 놀라게 할 만큼 미인이다.[12] 본명은 실나다. 작중의 진정한 생존왕이다. 실나의 생존 기술에 비교하면 함대원들의 수준은 어린 아이 수준이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 못하는 승조원들이 북극에서 죽어갈 때, 실나는 조금의 어려움 없이 살고 있었다. 실나가 만든 모피 옷과 얼음집의 성능에 놀라는 크로지어의 묘사를 보면 19세기 영국의 최첨단 기술이 무색할 지경이다. 사냥 기술도 뛰어나서 선원들이 총으로 간신히 잡는 바다표범을 얼음 낚시로 낚아올린다. 거기에 물고기와 바다표범 가죽, 순록뼈로 썰매를 순식간에 만드는 장면은 압권. 게다가 실나가 만든 썰매가 함대의 목공장들이 고심해 만든 썰매보다 성능이 좋다. 게다가 응용력도 좋아서 함선에서 얻은 서구식 물품도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활용한다. 사실 크로지어는 실나를 테러호에 들일 때 엄동설한에 여자를 내쫓을 수 없다는 인도적 이유를 내세웠지만 사실 실나는 내쫓겨도 생존에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가장 생존능력이 떨어져 위험한 자들은 크로지어를 위시한 탐험대원들이었다. 각자 나름 뛰어난 선원들이지만 후반부 실나의 차원이 다른 능력 앞에서는 모두 한심한 수준이었다는 게 작중의 반전이었다. 여자의 능력을 알게 된 크로지어가 여자가 사냥감을 가져오길 원해서 함선에 여자를 두게 되지만.

아무튼 크로지어에 의해 테러호로 옮겨진 이후, 테러호의 복지를 누리면서 군식구 생활을 한다. 테러호에서 식량을 배급받고 조그만 방도 받는다. 미신적인 선원들이 바치는 쉽비스킷을 받기도 하지만, 실나는 선원들을 돕거나, 툰바크에게도 간섭하지 않았다. 그건 실나가 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실나는 북극 이누이트들과 자연의 규칙을 지키는 자이기에 그 누구에게도 간섭할 입장이 아니었다. 사실 실나는 함선에 탄 순간부터 자신과 같이 시샴 이에우아가 될 상대로 크로지어를 점찍은 상태였고, 크로지어가 자신이 있는 방으로 와주길 바랐다고 한다. 이건 이미 크로지어가 실나의 장래의 동반자 혹은 남편으로 인식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크로지어는 실나를 따로 찾지 않았고 히키에 의해 반쯤 죽어서야 실나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리고 실나는 크로지어를 보살피고 영혼의 대화를 통해 크로지어의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 운명대로, 그리고 실나의 의지대로, 크로지어는 실나와 같은 시샴 이에우아가 된다. 그리고 크로지어와 사랑에 빠지게 되어 두 아이를 낳는다.

4. 기타

당시의 북극탐험이 얼마나 위험한 일이었는지를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괴혈병, 연료와 식량의 부족, 추위.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 참고로 배경이 된 배 테러호는 2016년에 발견되었다고 한다. 2018년 초, 이 작품을 원작으로 드라마가 제작되었는데 리들리 스콧이 기획에 참여하고 명배우 키어런 하인즈가 탐사대장이었던 존 프랭클린 역을 맡아 화제가 되었다. 제목은 소설과 동일한 The Terror. 인물 묘사, 이야기 전개 등 많은 부분이 원작과 다르며 히키 코닐리어스의 변주된 묘사는 원작자가 극찬할 정도다. 자세한 내용은 더 테러(드라마) 항목 참조.
[1] 작가 댄 시먼스는 히페리온 연작과 같은 신화와 고전문학, 그리고 초미래적인 SF요소들을 잘 혼합한 것으로 SF관련하여 굵직한 상들을 받았기에 이 작품을 보는 국내 SF팬들에게는 좀 더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작가 본인은 공포, 하드보일드 추리소설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고, 애초에 데뷔작이었던 칼리의 노래 또한 공포소설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시도가 생소하지 만은 않다.[2] 그러나 극지대 탐험대장으로서 프랭클린은 철저히 무능한 사람이었다. 탐험대 출정을 앞두고 열린 해군본부 축하연에서 원로 탐험가 로스 제독과 대화할 때 여실히 드러나는데 신형 증기기관 하나 믿고 기존 북극해 탐험선들 보다 큰 배와 많은 인원을 동원하면서도 정작 증기 기관이 얼마나 석탄을 소모하는지조차 모르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구조계획과 도보를 통한 자력탈출 방안도 생각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게 왜 필요한지 몰라 허둥댄다. 이 꼬락서니에 기가 막힌 로스 제독은 1848년까지 소식 없으면 직접 구하러 가겠다는 말까지 하고 만다.[3] 이들은 1980년대에 비치 섬에서 미라 상태로 발굴된다.[4] 이 주장은 후일 옳은 주장이었음이 드러난다.[5] 편지를 보관해 후발 탐사대와 구조대에 탐사 활동을 알리는 돌무더기.[6] 이 괴물은 키가 4m가 넘고 북극곰과 비슷해 보이는 형상을 취했다. 그러나 묘사를 보면 목이 뱀처럼 길고 사족보행과 이족보행을 번갈아 하는 등, 일반적인 백곰으로 보이지 않는다. 얼굴은 삼각형이고 눈이 검다는 것 외에는 얼굴에 대한 묘사는 없다.[7] 이누이트 어로 유언을 남긴다. 툰바크라는 단어가 등장한다.[8] 제대로 납땜이 되지 않아서 상한 통조림이 다수 나왔다. 물론 제대로 납땜이 된 통조림을 먹으면 납중독이 예정되어 있다.[9] 크로지어는 아일랜드 출신이지만 소설의 현 시점에서는 장로교로 개종한 상황이다.[10] 크로지어가 어빙에게 벙어리 여자를 미행해서 어떻게 살아남는지 알아내라고 하긴 하는데 문제는 크로지어나 어빙은 물론 탐험대의 어느 누구도 이누이트 말을 할줄 몰랐다.(...)[11] 탈리릭투그, 강한 팔이라는 뜻인데, 팔이 강하다기보다는 그가 항해생활을 거치며 매듭에 익숙해 밧줄을 잘 다루기에 얻은 이름[12] 프랭클린 경은 자신이 납득하긴 싫어하지만 엄청난 미인이었던 인디언 소녀 그린스토킹즈를 실나를 보고 떠올리는데, 실나가 그린스토킹즈 자체라 생각한다. 여기서 실나의 정체가 범상치 않은 인물임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