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0 13:49:56

파워 워드

1. 개요2. 특징3. 번역4. 한국 판타지 소설에서의 파워 워드5. 기타 미디어


Power Word

1. 개요

TRPG 시스템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정신-영향 주문. 말에 담겨있는 불가사의한 힘 언령과 같은 개념이다.

파워 워드 주문의 종류마다 주문 레벨이 다르며, D&D 3.5 기준으로 소서러위저드, 전쟁 도메인의 클레릭이 시전가능하다. 여러 가지 배리에이션이 있으며 파워 워드 중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보통 파워 워드 킬(Power Word Kill)이다. 물론 실질적으로 게임상에서 가장 유용한 것은 파워 워드 킬보다 낮은 수준의 주문인 파워 워드 스턴이나 블라인드 쪽.

2. 특징

3.5판 기준으로 다음과 같다.
  • 파워 워드 블라인드: 7레벨 주문. 근거리의 크리쳐 하나의 눈을 멀게 만든다. 대상이 50 hp 이하라면 영구적으로 눈이 멀고, 51~100 hp는 1d4+1분 동안, 101~200 hp라면 1d4+1 라운드 동안 눈이 먼다.
    • D&D 클래식 시절에는 8레벨 주문이었다. 120피트 사거리에 단일 대상, 40 hp 이하는 1d4일 눈이 멀고, 80 hp 이하는 2d4 시간 눈이 먼다.
    • AD&D 때도 역시 8레벨 주문. 레벨 당 5야드 사거리 이내에서 목표 하나를 지정해, 그 목표로부터 15피트 반경의 범위 내의 대상들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 (혹은 단일 목표에만 걸 수도 있다.) 영향받는 대상들의 hp 총합 100까지만(가장 낮은 hp부터) 영향받는데, 25 hp 이하라면 영구적으로 눈이 멀고, 50 hp 이하는 1d4+1턴 동안, 51~100 hp라면 1d4+1라운드 동안 눈이 먼다.
  • 파워 워드 스턴: 8레벨 주문. 근거리의 크리쳐 하나를 스턴 상태[1]로 만든다. 대상이 50 hp 이하라면 4d4 라운드 동안 스턴되고, 51~100 hp라면 2d4 라운드 동안, 101~150 hp라면 1d4 라운드 동안 스턴된다.
    • D&D 클래식 시절에는 7레벨 주문. 120피트 사거리에, 목표 대상 하나. 35 hp 이하라면 2d6 턴 동안, 36~70 hp라면 1d6 턴 동안 스턴 된다.
    • AD&D 때도 역시 7레벨 주문. 단일 대상 목표로, 30 hp 이하는 4d4 라운드 스턴, 31~60 hp는 2d4 라운드 스턴, 61~90 hp는 1d4 라운드 스턴.
  • 파워 워드 킬: 9레벨 주문. 근거리의 살아있는 생명체 하나를 죽인다. 대상의 hp가 100을 초과한다면 효과가 없다. 정신영향 마법인 동시에 죽음 마법이기 때문에 데스 와드 같은 죽음 방어 마법에도 막힌다.
    • D&D 클래식 시절에는 120피트 사거리에 60 hp까지는 사망, 61~100 hp는 1d4 턴 동안 스턴 되고, 20 hp 이하 대상을 다섯 명까지 다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 AD&D 시절에는 60 hp 이하의 단일 목표, 혹은 10 hp 이하의 다수 목표(합계 최대 120 hp, 10 피트 반경 범위 이내)를 죽였다.

3.5판 서플리먼트인 레이스 오브 더 드래곤에는 파워 워드: Fatigue, Pain, Sicken, Deafen, Maladroit, Weaken, Distract, Disable, Nauseate, Petrify가 나온다. 마찬가지로 상대의 hp를 기준으로 효과가 발현하고, 내성굴림 없이, 음성만으로 발동. 이런 추가 마법들은 자잘한 상태이상을 먹이는 거라서 저레벨부터 시작한다. 파워 워드: 피로감은 1레벨 주문일 정도.

파워 워드 주문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공통적으로 말을 매개로 하는 정신계 마법이나, 일단 시전되면 상대가 파워 워드 마법의 명령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듣지 못하더라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여전히 마인드 블랭크 같은 정신 방어 마법에는 영향받는다.) 파워 워드 킬을 제외하면, 정신을 가진 언데드(리치뱀파이어 등) 같은 대상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친다.
  2. 목표의 현재 hp에 따라 영향을 미치며, hp 조건만 충족한다면 상대방에게 저항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 내성굴림을 허용하지 않는다!
    현재 hp를 조건으로 삼는 점이 매우 근사하면서도 애매한 부분인데, 열심히 두들겨 패서 현재 hp를 깎으면 강대한 대상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잠재움 주문은 목표의 HD에 영향을 받는데, 1 hp만 남은 4 HD짜리 오우거든 풀 hp를 그대로 갖고 있는 오우거든간에 주문에게 있어서는 똑같다. 그리고 4 HD를 넘는 몬스터, 예를 들어 트롤은 현재 hp가 얼마든간에 절대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파워 워드 주문은 hp를 깎아내면 원래라면 걸리지 않는 대상도 걸리게 된다!
    물론 목표로 삼는 hp 기준 자체가 별로 높지는 않은 편이라 단독으로 강대한 적을 주문 하나에 죽이지는 못한다. 고정값을 조건으로 삼는 주문이기 때문에, 피해 펌핑을 위한 메타매직을 적용할 수 없는 점 또한 아쉽다. 단순 대미지 딜링과 비교하면, 위해 주문은 저레벨이면서 150 hp를 날리는 등 더 효율적이다. 미티어 스웜도 피해량 평균값이 100은 넘는다. 파워 워드 킬을 가장 빨리 습득하는 클래스인 소서러가 16레벨에 파워 워드 킬을 얻으므로, 몬스터와의 싸움을 주로 한다고할 때 탱커를 보조하는 마법사 등을 공격할 때나 피니시 무브가 아니면 쓸 이유가 거의 없다. 하지만 hp를 깎은 대상에게 내성 없이 영향을 미치는 점은 콤보로 넣어서 쓸만하다. 물론 20HD 이하의 인간을 상대한다면 에픽 레벨에서도 유용하게 사용가능.
  3. D&D 마법 주문의 3요소인 음성, 몸동작, 시료 중 음성만으로도 사용 가능한 간편성. 목소리만 낼 수 있으면 묶이거나 붙잡혀 있더라도 사용 가능하다.
    단음절의 음성만으로도 발동하기 때문에, 극히 빠른 대응이 가능한 신속성이 있다. 실제로 주문에 따라 캐스팅 타임이 다르던 AD&D 시절에는, 파워 워드 주문의 캐스팅 타임은 1로 매직 미사일과 같은 1레벨 주문과 동급, 대단히 신속한 주문이었다.
    하지만 3판에서는 주문 별 캐스팅 타임 개념이 사리지는 바람에 그냥 1 스탠다드 액션 주문. 퀴큰 스펠 메타매직으로 스위프트 액션으로 만들지않는 이상 특별히 빠르지는 않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파워 워드 시리즈의 주문들은 엣지 있는 고위 마법사의 히든 카드로 각광을 받아왔다. 실체는 그냥 콤보 피니쉬 무브용 허세 쩌는 마법이지만.[2]

잔머리를 써서 "주문이 1단어니 1단어만 적으면 나머지 주문 책 페이지와 필사 비용을 아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런 거 없다.

한편 굳이 파워 워드 킬의 실용적인 사용처를 떠올리자면 5판에서 적 문 드루이드가 만렙시 실질적 무한 HP로 깽판을 치려고 할 때 시크하게 PWK를 날려 훅 보내주는 정도가 있다. 주문의 워딩이 HP를 0으로 만든다가 아니라 그냥 죽인다로 되어있기에 가능한 작전이다 (참고로 제작진 준공식 어드바이스에도 인정된 룰링이다).

과거 3.5 시절에는 HP 데미지로는 안 죽는 프렌지드 버서커를 잡아야하는데 디스인티그레이트가 모종의 이유로 못 맞추게 되었거나 할 경우에나 사용한다.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해서 굉장히 한정적인 조건에서나 사용하는 즉사기. 물론 임파워 메타매직은 적용되지만 과연 그럴만한 쓰임까지 있을지.

파워 워드의 판정이 완전한 성공과 완전한 실패만 있고 크리처의 HP라는 비대칭 정보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수많은 던전 마스터와 플레이어간의 신경전을 불러오기도 한다. 마치 레인저의 주적 능력처럼 파워 워드는 DM이 쓸때는 아주 효율적이고 강력한 주문인데 DM은 게임의 모든 정보를 열람할 권한이 있기 때문에 PC의 현재 HP를 보고 칼처럼 딱딱 맞춰 파워 워드를 사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몬스터나 NPC의 정보는 PL이 공식적으로 열람할 수 없고 요청한다 해도 DM이 거절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친절한 DM이 HP를 확인시켜주지 않는 이상 PC가 사용할때는 상황 묘사나 정황을 보고 불확실하게 질러야하며, 만약 사정권에 들어온다 해도 DM이 극 전개에 곤란하다고 판단해 장난질을 부리기로 결심하면 HP를 슬쩍 늘려서 '안 걸립니다'하고 넘겨버릴 수 있다. 반대로 PC가 파워 워드에 당할때는 DM이 몬스터/NPC의 정보 롤플레잉을 철저하게 수행하는게 아닌 이상 상기한대로 칼같은 효율로 날아오는데다가 대부분이 상태이상, 심각하면 즉사를 유발해 플레이어의 전력을 내성굴림 없이 확실하게 깎아먹기 때문에 다른 상황에 비해 불공정함이 도드라진다. 특히 파워 워드 킬의 경우 HP를 높게 유지하거나 방어 주문, 판본에 따라 빠른 부활 주문을 사용하는 등 대책이 없는건 아니지만 DM이 이를 작정하고 사용할 때는 대부분 최적의 순간을 노리고 일단 당하면 해당 PC는 즉사하니 해당 능력들이 흔히 사용되고 방비가 가능한 높은 레벨대의 조우라면 모를까, PC들보다 강한 몬스터를 레이드 하는 등의 상황에서는 모양새가 매우 좋지 않다.[3] 죽음으로부터 복귀가 가능한 상황이어도 즉시 대처할 수 없다면 결국 PL과 PC 한 명을 확정적으로 인카운터에서 제외시켜버리기 때문에 DM과 PL간의 감정 소모가 심해지다 못해 테이블의 공정성과 DM의 투명성을 논하는 게임 외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왕왕 있다. TRPG 커뮤니티에 잊을만하면 올라오는 파워 워드 킬 - 퀴큰 애니메이트 데드와 같은 완벽한 시체 능욕 및 부활 불가 콤보는 정말 멱살잡이하기 딱 좋을 정도.

3. 번역

국내에 정식 번역, 출간된 D&D 클래식 규칙책에서 파워 워드는 『절대명령』으로 번역되었다. 그런데 대체로 절대명령이라는 이름으로 고정되어있지는 않은 편. 파워 워드라는 원어를 쓰거나, 권능언령이라는 예전식 번역명을 쓰기도 한다. DKSA의 공식 번역본인 D&D 5판에서는 '권능어'로 번역되었으며, 이는 공식 콜라보레이션에도 반영되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사제가 사용하는 주문들 중 원문이 파워 워드:실드, 파워 워드:글로리 하는 식의 주문들이 있는데 왠지 파워 워드를 신의 권능으로 번역해놓았다. 신의 권능:보호막, 신의 권능:영광 같은 선한 이미지의 단어가 뒤따라와서 얼추 어울리긴 하지만 고대 신의 속삭임 확장팩에서 신의 권능:촉수 라는 카드가 등장했다. 묘하게도 확장팩의 주제가 대부분 촉수가 달려있는 외형의 고대 신을 모티브로 한 것이라 고대 신의 권능이라고 해석되므로 결과적으로 적절한 번역이 되었다.

4. 한국 판타지 소설에서의 파워 워드

AD&D를 차용한 이영도의 《드래곤 라자》에선 최후반부 타이번에 의해 파워 워드 히컵(딸꾹질), 파워 워드 스니즈(기침)이 시전되고, 파워 워드 헤모로이드(치질)과 파워 워드 임포텐츠란 주문이 언급되기도 한다. 개그 파트로 사용된 타이번의 파워 워드와 달리 정말 실용적으로 사용된 예는 리치몬드가 시전한 파워 워드 블라인드와 시오네가 시전한 파워 워드 킬. 전자는 후치 일행의 주요 전력 중 3인(샌슨 퍼시발, 네리아, 칼 헬턴트)을 전부 무력화시키는1인 대상 주문으로 6명이나 무력화시키려 시도한 건 넘어가자 위력을 보여주었고 후자는 레니를 보호하려는 후치 네드발을 상대로 시전했다가 옷도 제대로 입지못하고 뛰쳐나온 제레인트 침버에 의해 막혔다.

마찬가지로 D&D 3rd의 설정을 차용한 홍정훈은 《비상하는 매》와 《더 로그》 등에서 파워 워드를 위에서 언급한 언령(言靈, 코토다마)으로 해석하여『권능언령』으로 번역하여 사용했다. 파워 워드 킬의 경우 『권능언령 살(殺)』, 파워 워드 스턴의 경우 『권능언령 도(倒)』라는 식이다.

5. 기타 미디어

  • 영어의 일상 회화에서 power word이라 함은 '면접 등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기 위한 핵심 단어'를 의미하는데, 일본 넷슬랭에서는 원래 의미에서 확장되어 '임팩트가 큰 구절, 언어 표현'을 일컫기도 한다. 단순히 유행어나 기발한 표현에서부터, 진짜로 맥락을 짐작할 수 없는 아무 말(...)까지 모두 해당할 수 있으며, 비유적 의미의 '명언'이나 '迷言'[4]과 일부 맥락을 같이한다. 이를테면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도 원래 맥락에서는 '빵을 먹지 못하는 인민에게 케이크를 대접하라'라는 의미였을 수는 있으나, 어찌됐든 저 말만 떼어 놓고 보면 완벽한 개소리가 되기 때문에 훌륭한 파워 워드에 해당한다.
  • 캡콤던전 앤 드래곤 섀도 오버 미스타라에서는 2p 매직 유저인 드레이븐의 마법으로 등장한다. 보스랑 일반 적 무관하게 70대미지(일반 적중엔 HP 70이 넘는 적이 없으니 사실상 즉사)라 위력도 절륜하고, 특히 1P의 미티어 스웜과는 달리 조준이 따로 필요하지 않아 더 유용했다. 게다가 1P의 미티어 스웜은 대미지 오버플로우 탓에 제 위력을 못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니...
    예정보다 일찍 습득하는 버그가 있고, 이 마법으로 보스를 두 번 죽일 수 있다. 두 번 죽여서 전리품도 두 번이나 파밍할 수 있다.
  • D&D 3판이 나오기 직전에 나왔던, 3판을 모델로 삼은 아이스윈드 데일 2에는 파워 워드: 사일런스, 파워 워드: 슬립이 있었다. 본가에는 등장하지 않았다가 이후 추가 서플리먼트로 등장했던 주문.
  • 말만 하면 상대가 죽는 특성 때문인지 무협의 심즉살과 비교되기도한다.
  • 금각은각형제의 자금홍호로도 이와 비슷한 원리지만, 상대가 단지 듣는 것뿐 아니라 거기에 반응해야한다는 차이가 있다.


[1] 아무런 행동 불가, 이동 불능으로 AC에 페널티.[2] 저 주문을 쓸만한 레벨에 보통 나오는 적은 HD가 훨씬 많아서 사용불가, 사용가능한 적은 슬롯이 아까울 정도로 쉬운 적이 된다. HD를 깎아서 쓸 수 있게 한다고 해도, 피니쉬로 사용할 다른 주문이 많기 때문에 용도가 정말로 허세용이 되어버렸다.[3] PC들이 표준적으로 CON 14에 투자할 경우 HP 100을 넘기는 시점은 HD10 기준으로도 12레벨 이후, HD6 기준으로는 16레벨은 넘어야하며 항상 만전상태로 다니진 않으므로 실제로는 좀 더 낮다고 보아야한다. 그리고 9레벨 주문을 쓰는 마법사형 몬스터는 CR 대비 꽤 일찍 등장하는 편이다.[4] 발음은 '명언'과 같으나 의미는 '헛소리', '아무 말' '망언'에 가까운 조어. 말장난을 살린 적절한 번역은 '언' 정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