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1 15:14:43

파피용(소설)


1. 개요2. 상세

1. 개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이하 베르베르)의 2006년작 소설로 인간의 진화에 대한 의지와 미래상을 다룬 SF 소설. 우주로 나가고자하는 인간의 의지와 더 이상 지구에 살 수 없는 인간들의 지구 탈출기. 영화 빠삐용과 '탈출'이라는 맥락에서 상통한다. 마지막 반전은 호불호가 있으며, 베르베르의 역사적인 관점과 사회론적인 관점을 엿볼 수 있으며 '인간'에 대한 의미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2.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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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은 작품 내에 등장하는 거대 우주선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름이 파피용인 것은, 태양풍을 추진력으로 삼는 거대한 돛(솔라 세일)을 펼친 모습이 나비와 닮았기 때문이다.[1] 여담이지만 초중반에는 우주선 내부에 목표 행성 착륙용 소형 우주선이 있다. 이 우주선의 이름은 '무슈론(무슈롱. 각다귀라는 의미)'.[2] 다른 작품인 '신'에서 주인공을 따라다니는 작은 괴물(?) 소녀의 이름과 같다... 또 우주선을 타고간 사람 수가 14만 4천 명이다. [3][4]

끝에 크나큰 반전이 있다. 정신이 멍해질 정도의 반전...이라는 건 SF 장르를 잘 모르는 독자들일 경우고, SF물에 기초 이상의 상식이 있다면 초반부터 이미 결말이 어떻게 될지 뻔히 보이는 수준의 장르적 클리셰이며 이미 나무위키에도 클리셰로 등록되어 있다. 사실 좀 과격하게 말하면 광압 돛을 사용하는 우주선이나 원심력을 이용한 중력 생성 같은 건[5] SF에서는 사골국 수준이고 게다가 묘사에서 과학적으로 틀린 게 좀 있다. 애초에 매우 거대한 우주선에서 수천 년 동안 한 집단이 여행을 계속하는 작품의 기본적 모티브는 소재로서 식상하다 못해 하나의 고유한 장르를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세대 우주선 개념이 처음 나온 건 1940년대고 이쪽 계열의 명작 소설인 로버트 하인라인조던의 아이들(Orphans Of The Sky)이 1963년작. 판타지스타 2 같은 고전 게임에서도 흔히 등장한다.

이륙 이후의 스토리를 요약하면,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출발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도박, 음주부터 시작해서 일부 대원들의 이탈(이때 이탈자들을 이끈 주동자의 이름이 사틴.)[6] 살인, 전제군주정, 전쟁까지 인간이 답습해 온 악습을 전부 재현하며 1200여년 안에 결국 인구의 대부분이 사망, 여자 한 명에 남자 다섯 명만 남는다. 결국 목표 행성 가까이에 오자 여자와 함께 상륙할 남자 한 명을 결정한다. 선택된 남자 아드리앙이 여자 엘리트와 함께 공룡 비슷한 생물이 사는 행성에 강하. 그리고 인간들이 가져온 전염병으로 공룡은 전멸(...).[7] 대신 우주선에 유전자 상태로 보관되어 있던 지구의 생물들을 복제기로 번식시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데는 성공한다. 얼마 후, 둘은 섹스 포지션[8]에 관해 논쟁을 벌인 뒤 헤어지고, 여자는 나중에 에 물려죽는다.[9] 그리고 혼자 남겨진 아드리앵은 어쩔 수 없이 우주선의 생명 복제 장치로 여자를 탄생시키려고 하는 데, 이 때 골수가 필요해서 자신의 뼈를 떼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깊이 생각해본 결과 생명과 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에 떼어낼 수 있는 뼈가 갈비뼈라고 판단하여 자신의 갈비뼈를 떼어내고 여자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한다.[10] 그리고 둘이 대화하면서 끝. 여기까지 봤으면 무슨 내용인지 아시리라 믿는다.[11][12] 또한 이러한 장치들을 통해 작가는 묵시록에서 창세기까지, 즉 인류의 시작과 끝이 돌고 도는 순환구조라는 이야기를 결말에 가서 하고 있다. 소설 중반부에 아미노산 소행성에 대한 이야기는 이에 대한 일종의 떡밥이었던 것.

미묘한 후일담이긴 하지만 카산드라의 거울에 등장하는 인류가 파피용의 시조 인류의 후손이다(…)[13] 근데 원체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파피용을 읽어야만 카산드라의 거울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관계는 아니다. 베르베르가 쓴 다른 단편인 파라다이스에서도 과거와의 단절을 통한 안정을 추구하는 세계정부를 다룬 '있을 법한 미래'에서 채택한 정책이 파피용을 셀프 패러디했다.

여담으로, 제 3부에 들어가자마자 첫번째 장에 “모든 지식은 나무에 있다.”라고 써있다...[14]

네이버 웹툰의 '2015 우주특집 단편'에서 금요일 배진수 작가가 그린 '엑소더스'가 파피용과 흡사한 내용이다. 다만 그 클리셰와는 다르게 아예 원시생물의 탄생부터 다룬다.


[1] 작중 묘사에 따르면 우주선 내에 있는 생활공간만 40km 이고 낮에도 지구에서 관측이 가능하였다고 한다.[2] 이 역시 수백명이 탑승 가능한 우주선이었지만 사틴 일당에게 탈취당한다.[3] 작중 언급에 따르면 원래 우주선에 탑승 예정인 사람은 2000명 정도였지만 계속 늘어갔고 최종적으로 14만명으로 하려고 했지만, 여기에 상징성을 더하기 위해서 성경의 그 14만 4천 명으로 바꾼 것.[4] 근데 군인들이 진압하러 오자 엔지니어, 주인공들, 시설 경비병력 등을 포함하려 100명 정도가 더 탑승했을것이고, 또한 이 14만 4천명은 주인공들을 제외한 수치이며 실제 탑승인원은 14만 4천300명 정도로 예상.[5] 원래 중력을 지구에 맞추려고 하였지만 오류로 인해 우주선 내에 중력이 지구 보다 0.01 정도 높다. 그래서 우주선 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키가 작다고....[6] 고아 출신으로 사틴 천에 감싸서 발견 되었다고 이름이 사틴이다. 사틴은 우주선 프로젝트 초기에 두각을 드러냈고 주인공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지만 우주선 개발에 회의를 느끼고 프로젝트를 그만둔다. 그만둔 후 생각이 바뀌어서 가발을 쓰고 우주선에 탑승했다고.(...)[7] 이 공룡들은 원래 지구에 있는 공룡과 달리 몸집이 사람과 비슷하고 이족보행하며 도구를 쓸 줄 안다. 파충류에서 진화한 또다른 인류인 셈. 우연히 아드리앙과 한 공룡인간이 조우하는데, 아드리앙은 적의가 없다는 제스처로 양팔을 벌려보였고 안심하고 접근한 공룡인간을 숨겨둔 돌로 때려죽인 후 잡아먹는다. 작가가 인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8] 성경 외경에 나오는 부분과 흡사하다. 엘리트는 역상위를 주장했고, 아드리앙은 정상위를 주장한다. 외경에서 여자는 놀랍게도 릴리스, 남자는 아담.[9] 둘이 다툰 이유 중에는 그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았던 것도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여자는 사망 당시 임신한 상태로 발견된다.[10] 이 때 만들어진 여자의 이름은 에야, 그러나 난청 때문에 자신을 에바라고 칭한다.[11] 에야는 난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드리앙이 알려준 우주선의 역사를 외우면서 이름들을 다 자기 식으로 바꾸는데...아드리앵을 아담. 엘리트는 릴리스, 사틴은 사탄에, 자신의 이름인 에야도 에바로 바꿔버린다. 우주선에서는 공간 문제 때문에 모든 장례를 수목장으로 치르는데 맨 처음 수목장에 선택된 나무가 사과나무였고 이게 에바의 머릿속에선 선악과가 되고...그리고 명시적으로 언급되진 않았지만 우주선에서 전제군주들이 자신의 왕호를 '엘레'라고 했다는데 이게 수메르- 히브리 창조주의 이름 이 되었다는 설정인 듯.[12] 이런저런 요소들을 보면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성경속 창세기와 묵시록의 내용에서 많이 착안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시를 더 들면, 아드레앙이 에아에게 어떻게 지구가 망했는지를 설명해주는 대목에서 7가지 이유를 대는데, 이는 묵시록에서 멸망의 수로 여겨지는 7을 연상시킨다. 위에서 말했던것처럼 우주선에 타는 144000명은 묵시록에서 나오는 천국에 가는 유대인들의 숫자이기도 하고, 에아가 바꿔부르는 이름은 창세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다.[13] 해당 소설에서 언급되는 인물 중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여러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인 이지도르 카첸버그가 언급되기 때문에 사실상 베르나르 베르베르 유니버스의 기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14] 이는 사과나무속의 백과사전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