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6 19:41:20

포(장기)

의 기물
졸·병

파일:포(장기)_녹색.svg 파일:포(장기)_적색.svg
1. 개요2. 행마법3. 운용4. 점수5. 위치6. 다른 게임에서 7. 여담

1. 개요

包. 장기의 기물 중 하나이다. 처음에 아군진영에서 차를 기준으로 2칸 앞, 1칸 안쪽에 각각 1개씩 배치된다. 대부분의 장기판은 이 위치에 조그맣게 x로 표시되어 있다.

2. 행마법

장기 기물 중 가장 특이한 행마법을 지닌 기물로, 차와 비슷하게 장기판 위의 선을 따라 이동하지만, 포를 제외한 다른 기물을 꼭 한 개 넘어야만 그 방향으로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때 넘는 기물은 피아를 구분하지는 않지만 포인 경우에는 넘을 수 없다. 또한 포는 포를 제외한 적 기물만을 잡을 수 있다. 궁성 내에서 차와 마찬가지로 대각선을 따라 이동 가능하며, 궁성 가운데에 있는 기물을 넘어 반대쪽 귀로 갈 수 있다.

즉 포를 가로막는 기물이 하나일 경우 그 기물 너머에 있는 칸으로 갈 수 있으며, 포를 가로막는 기물이 두 개면 첫 번째와 두 번째 기물 사이에 있는 칸으로 이동가능하다. 만약 두 번째 기물이 포가 아닌 적 기물이라면 그 기물을 잡아내고 그 기물이 있던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자면 기물이 전혀 없거나, 포로 막혀 있는 경우, 두 기물이 붙어 있고 두 번째 기물이 아군 기물이거나 포여서 잡을 수 없는 경우에는 그 방향으로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운용 시 다른 기물의 배치를 잘 생각해야 한다.

보병/기병 일색인 차투랑가 계열 보드게임에서 흔치 않은 궁병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1] 투석기처럼 성벽을 넘어 안쪽의 적을 잡는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3. 운용

포는 같은 포(내 것, 상대의 것 포함)끼리 넘거나 잡을 수 없다는 또다른 독특한 규칙이 있는데[2], 이를 이용한 농포전이 가능하다. 궁 안에 있으면 상대의 포를 미연에 막아줌으로써 엄청 튼튼한 방패가 되기 때문에, 적의 포가 궁을 노리는 것을 막기 위해 극초반에 마를 3선으로 올리고 포를 궁 앞에 배치하는 일은 매우 흔하며, 이러한 포를 면포라고 한다. 방어용으로 아주 많이 쓰이는 기물로, 궁성을 지키는 포가 없으면 궁이 상대방 포나 차에게 쉽게 노려짐을 주의해야 한다.

아주 간단한 예로 굳이 궁이 아니더라도, 혼자 떨어져 있는 졸 뒤에 마나 상 등의 대기물을 감추어 놓았을 경우 차가 졸·병을 세로선상으로 똑바로 노려보며 상대의 다음 수에 이에 대한 위협을 가할 수 있지만, 졸·병 뒤에 있는 것이 포라면 차를 잡아먹을 수 있기 때문에 차가 졸·병을 똑바로 노려보지 못해서 오히려 앞에 나서 있는 졸·병 역시 차로부터 안전해진다. 아군의 포가 모두 죽은 상황에서 상대는 쌍포가 다 살아 있다면 수비가 대단히 어려워, 중후반전에 아군의 차를 던져 상대 포를 하나 떼야 하는 상황이 거의 반드시 온다. 쌍포는 무쇠도 녹인다는 장기 격언을 상기하고 있어야 한다.

궁수비의 기초이며 체스비숍처럼 라인에 영향력이 있다. 다리를 통해 이동한다는 독특한 특성상 기물이 많을수록 활용성이 좋은 편이다. 다만 극초반에는 기물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운용하기 힘들다. 포를 함부로 넘겼다가 발이 묶여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포진이 어느 정도 짜이고 난 후에 졸병이 전진하고 차, 마, 상이 진출해 난타전이 벌어질 때 포의 진가가 드러난다. 이때는 포가 이리저리 날아다녀도 포다리가 끊기는 일이 드물고, 기물의 뒤엉켜 싸우는 동안 포의 길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수읽기 능력만 뒷받침된다면 공수 양면으로 유연한 활약이 가능하다. 다만 포의 행마를 통한 양걸이는 읽기 어렵기 때문에 상당한 기력이 요구된다.[3] 아군의 보호 속에 졸병의 진격을 보조하거나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차나 궁성을 위협할 수도 있는 포의 활용성은 대단하다.

반면 대국이 진행되고 포를 지켜주며 시너지를 발휘해 줄 기물을 제대로 남기지 못했을 경우 이동성은 많이 떨어지는데 점수는 매우 높아서 조각 싸움에서 애물단지가 되는 일도 생긴다. 그래도 마나 상이 살아있거나 졸병이 많이 남은 경우에는 이들 기물이 만들어주는 길을 타고 다니면서 그럭저럭 써먹을 수 있고, 사가 있으면 궁성내를 이리저리 넘어다니면서 궁성을 지키는 동시에 상대 궁성내 기물을 위협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쌍포는 극후반에도 상대 궁성을 위협하거나 사를 잡아내면서 외통수를 노리는데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제아무리 쌍포라도 넘어다닐 기물이 없다면 소용 없으므로 현재 상황에서 포의 가치를 잘 따져보고 운용할 필요가 있다.


혼자 움직일 수 없다는 결함으로 인해 포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 다른 기물을 이동시키기도 하는데 이러면 상대방이 포의 움직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때문에 포는 기습용으로는 부적합한 기물이다.

포는 수비용 기물로 많이 쓰는 특성상 뒷줄에서 많이 움직이는데, 포의 움직임을 가벼이 봤다가는 갈 길이 막힌 차를 포에 따일 수 있으니 주의하여야 한다.

고수들의 치고 빠지는 쌥쌥이 플레이로 많은 초보들을 골치 아프게 할 수 있다.

4. 점수

점수는 7점이다.

포 대 마졸 혹은 마병의 경우 점수는 둘 다 7점이지만, 후반전으로 갈수록 마+졸·병의 위력이 강해진다는 점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포 대 마상은 아예 7점 v. 8점[4]이라 1점 이득이다. 한편 형태상 이득[5]을 위해 포로 마를 그냥 치는 수도 있다.[6]

양포는 차 하나보다 더 세다. 양포의 점수는 14점, 차 1개의 점수는 13점인 이유가 있다.[7]

5. 위치

일반적으로 장기의 유불리를 가르는 두 요소가 점수와 형태인데, 점수는 직관적으로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반면 형태를 따질 때는 포의 위치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된다. 양포분할, 면과 귀, 1선과 3선으로 예쁘게 양포분할이 되어있는 것이 가장 좋은 형태로 치며, 점수가 앞서더라도 포가 멀리 나가서 상대진영에서 퇴로가 끊긴경우 되려 불리하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퇴로가 끊겨도 뭐라도 한방 때리고 죽을 확률이 높은 마나 차에 비해 포는 퇴로가 끊기기도 쉽고 끊겼을 때 반항하기도 어려운 편.[8][9]

아예 궁옆에 두고 있던지 앞에다가 적당한 기물[10]들을 활용해서 강력하게 활용해 보는 것 역시 나쁘지는 않다.

간단한 활용 방법이라면 초반에는 중포로 배치(2선포)하여 빠른 농포를 하는 것이 좋고 중포로 놓고 기물상 이득을 봤다면 1선으로 내려서 귀포를 시켜 궁의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11] 형태상 이득을 보는 중이라면 중포가 자리 이탈 시 상대방의 형태가 풀릴 수 있으므로 형태상 이득보다 더 강력한 상대방의 선수가 들어오지 않는 한 자리를 지키자. 하지만 중반 및 종반에서는 귀포로 배치하는 것이 수비에도 좋고 다른 기물 지원하기에도 좋다. 하지만 예외로 민궁이나 양사 접장기에는 중포가 더 좋다.[12]

초반에 궁성에 들어가 궁을 지키는 포를 중포라고 잘못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궁성의 세로 3줄 중 가운데에 위치하긴 하니까 대충 그렇게 생각하고 부르는 경우. 상술했듯이 해당 자리는 '면'이라고 하며, 이 자리에 포가 들어가면 면포, 이 들어가면 면상, 가 들어가면 면마가 된다. 중포는 궁성으로 치면 가로로 가운데가 되는 라인 즉 장기판 전체 라인에서 9줄에 포가 위치하는 것을 가리킨다. 형태의 견고함을 포기하고 발빠름 행마로 이익을 도모할 때 구사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포가 하나만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면포보다는 귀포를 놓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정설로 통하고 있다. 아무래도 귀포가 궁성 내에서 옮길 수 있는 자리가 많으니까. 또 면포를 하포로 놓으면 안궁한 궁이 이동하기가 힘들다.[13] 그에 비해 귀포가 놓여 있으면 면으로 대피할 수 있다.

6. 다른 게임에서

장기의 직계 선조인 샹치에서는 그냥 움직일 때는 차처럼 움직이고 잡을 때만 다른 말 하나를 뛰어넘으며, 같은 포끼리도 서로 넘거나 잡을 수 있다. 아무래도 한국 장기에서는 넘을 수 있는 말만 있으면 마음대로 넘을 수 있어서 공수 양면에서 샹치의 포에 비해 더 강한 면모를 보이다 보니 밸런스 붕괴를 막기 위한 차원에서 수정된 모양이다.

체스에는 유사한 말이 존재하지 않는다. 과는 다른 방법으로 자유자재로 이동한다는 점에서 비숍과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다만 이동 방향은 와 동일하다는 점이 비숍과는 다르다. 아니면 가 룩보다 매우 강력하다는 점을 생각하면[14] 차는 오히려 과 룩 사이에 가깝고 포가 오히려 룩에 대응된다고 볼 수도 있다.

7. 여담

참고로 한자는 가 아니라 로, 한국에 전래되면서 약자로 간략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비유적 표현으로 "차포 다 떼고 붙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핵심전력을 모두 잃은 상태를 뜻한다. 저기서 말하는 차포가 장기말의 차와 포.

마음의 소리에서는 "손님은 왕이다"를 응용하여 단골은 포라서 왕을 넘어가 새치기를 할 수 있다고 드립을 친 적이 있다.


[1] 그 외에도 이 사실 궁기병에 해당된다고 보는 관점도 있다.[2] 이는 상의 기원이기도 한 알필의 특성이다. 다만 알필은 서로 넘을 순 있다.[3] 차가 기세좋게 상대의 기물을 잡았다가, 상대 포에 양차가 동시에 걸려버리는 역관광 사태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특히 기물 하나를 넘어서 공격하는 포의 특성상 양차와 포 사이에 다른 기물이 있기 때문에 차가 포를 바로 잡지도 못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차를 적진에 던져 장군을 부르던가 근처에 잡을 수 있는 기물을 하나라도 잡고 차를 내줘야 한다.[4] 마 5점 + 상 3점.[5] 포로 상대의 귀마를 쳐서 상대에게 천궁을 강제할 수도 있게 된다. 귀마를 친 포는 보통 으로 잡기 때문이다.[6] 혹은 를 때려버리기도 한다. 포로 사 치는 데 묘수 있다는 격언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7] 차 하나로 양포를 따면 손해가 아니라 이득이며, 앞에서 설명했듯 결국 중반 이후에 양포를 따인 상대가 차포대를 강제당할 확률이 매우 높다.[8] 이럴 경우 보통 상이나 사를 때리고 죽는다. 사를 때리면서 죽는 게 이득일 때가 더 많으며, 실제로 중후반전에는 아예 궁을 깨기 위해 멀쩡히 잘 살아 있는 포로 사를 그냥 때려버리기도 한다. 포로 사 치는 데 묘수 있다는 장기 격언을 상기하여야 한다.[9] 넘어갈 기물이 아예 없는 상태에서 마나 상에게 걸려버렸다거나, 드물게 퇴로 양쪽이 모두 같은 에 막힌 경우에는 꼼짝없이 공짜로 죽게 된다.[10] 대표적으로 차. 포 앞의 차가 빠지면서 차로 다른 기물을 걸고, 뒤의 포로 장군을 부르는 식으로.[11] 단, 수읽기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포를 썼다가는 역관광당하기 딱 좋으니 주의할 것. 농포전략 전반에 모두 해당하는 격언이다.[12] 대표적인 낚싯밥으로 상대가 상대진영에서 한번도 움직이지 않은 상을 던져놓고 지켜주는 기물(대표적으로 차)이 이동하면 '내 상 먹어가십시오.'하면 상을 덥석 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상대가 실수로 차를 내보냈다면 이득이지만 계산된 수였다면 상대의 포가 퇴로를 차단해서 포가 상 하나 혹은 상이랑 사를 취하고 죽는 경우도 많다.[13] 하포 때문에 궁이 움직일 자리가 없는 상황에서 마장군이나 상장군을 맞으면 외통수에 걸리는 수가 있다.[14] 장기의 차와 체스의 룩은 행마법이 같지만, 체스에서는 이 옆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수가 많아 길을 막기 때문에 장기의 차보다 운신의 폭이 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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