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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피정(避靜, retreat)이란, 피세정념(避世靜念)의 줄임말로, 일상에서 벗어나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머무르며 종교적인 수양을 하는 것을 말한다. 피정이라는 단어는 주로 가톨릭에서 많이 사용하지만, 다른 종교에도 비슷한 개념이 존재한다.개념만을 생각했을 때 피정은 집중할 수 있는 일상 밖의 장소면 어디에서든[1] 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피정의 집 같은 시설을 방문한다. 피정을 하는데 특별한 양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기도를 하든, 명상을 하든 세속의 소음을 멀리하고 내면을 돌아보는 것이라면 뭐든 피정으로 볼 수 있다.
천주교 신자인 경우, 매주 미사 때 나눠주는 주보의 홍보 페이지에서 각종 피정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으며, 사제나 수도자 혹은 먼저 가보았던 지인에게 추천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피정 시설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알아보는 것은 다소 어려울 수 있다.
비슷한 용어로 소울 스테이(Soul Stay)도 있는데, 불교의 템플 스테이에 착안한 명칭이다. 공식적인 명칭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피정의 집에서는 소울 스테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는다. 그러나 천주교 안동교구에서 소울 스테이 사업을 시작하며 공식적으로 사용한 사례도 있다.
2. 피정의 집
CBCK에 등재된 피정의 집 목록피정의 집은 수도회 등에서 부설로 운영하는 시설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피정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2] 수도원의 성향이나 규모, 여유 등에 따라서 피정의 집 프로그램 형태도 매우 다르다. 여유가 있는 수도원은 아예 피정의 집을 운영하는 전담팀을 꾸리고 직원을 고용하여 운영하는가 하면, 어떤 곳은 원장수녀님이 개인적으로 관리하기도 한다. 때문에 부대시설이나 프로그램 역시 수도원마다 천차만별이다.
피정의 집에서는 주로 개인 피정과 단체 피정을 구분한다. 개인 피정은 식사를 제외하면 특별히 정해진 일정이 없는 반면, 단체 피정은 교육이나 합동기도 등을 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도 하다. 또한 피정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서도 그 구성이 다르다. 어떤 수도원은 사제나 수도자와 영적 상담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있는 반면, 어떤 곳은 철저히 수도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며 식당에서 배식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3]
피정의 집은 원활한 운영을 위해 소정의 비용[4]을 받긴 하지만, 숙박업소가 아니다. 엄연히 수도원 부속 시설로 수도자가 상주하는 경우가 보통이며, 피정 자체가 종교적인 수행이라는 뉘앙스가 있기 때문에, 관광지 숙소마냥 불필요하게 밖을 드나들거나 음주가무를 즐기는 것은 매우 큰 결례이다. 게다가 피정의 집 위치가 산골짜기 같은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막상 가보면 드나들고 싶다는 생각도 사라질 것이다. 냉장고, 와이파이 심지어 방에 에어컨이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호사스러운 휴가를 기대하고 피정을 가는 것 역시 지양해야 한다.
피정의 집에서 묵기 위해서는 전화나 문자 상담을 통해 예약을 해야한다. 자세한 것은 각 수도원 혹은 피정의 집 홈페이지에 정보를 참고. 영세한 곳은 정보가 잘 나와있지도 않고 담당자가 아예 수도자인 경우도 있어서, 숙박업소마냥 친절하고 자세한 안내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2박 3일 이상만 받아주는 특이한 경우도 있다.
피정의 집은 대체로 시골 한적한 산골짜기에 위치해 있다. 때문에 자차를 타고 가는 것이 가장 편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사전 조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대도시와 다르게 시골의 농어촌버스 노선들은 하루에 버스가 2~3대밖에 안다니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도앱은 사실상 무용지물인데, DB에 제대로 된 데이터가 입력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배차간격이나 막차 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엉터리 노선 또는 경로를 알려준다.
산 근처이므로 날벌레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으니, 계절에 따라 모기기피제 같은 것을 지참하면 좋다. 피정의 집 근처 야외에 십자가의 길이 꾸려진 경우, 내가 기도를 하고 있는지 고문을 당하는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많은 벌레가 달려들 것이다.
3. 신자가 아닌 경우
피정의 집에서 신자만 받는다고 명시하는 경우는 없다. 2011년 보도자료에 따르면, 성 도미니코 선교수녀회에서 운영하는 가족 피정 20%가 비신자라는 통계도 있다. 하지만 수도원이 영세하여 운영 관리가 힘들거나, 불필요한 소란을 방지하는 이유 등으로 개인 피정을 받지 않는 경우는 많다.4. 다른 종교의 경우
[1] 심지어 사찰로 피정을 간 사례도 있다.[2] 비유를 들자면 불교의 템플 스테이의 수도원 버전이다.[3] 이 경우 뷔페식 혹은 차림상이 준비된다.[4] 피정의 집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적게는 1박에 6만원, 많게는 20만원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