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람베의 생전 모습
1. 개요
Killing of Harambe미국의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동물원에서 일어난 사고.
2016년 5월 28일 서부로랜드고릴라를 구경하려던 3살짜리 어린 아이가 우리에 들어가다 떨어졌는데[1] 그중 한 개체인 하람베가 이 아이의 손을 잡고 끌고 다니거나 만지는 등 주위를 배회했다가 아이의 안전이 염려된다는 이유로 동물원 관계자가 하람베를 총으로 사살한 사건. 아이가 떨어진 시점에서 동물원이 총격을 가한 시간은 불과 15분 남짓으로 신속하게 사건이 진행되었는데 이 장면이 동영상으로 촬영되어 언론과 인터넷에 화제가 되었고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 하람베의 죽음에 대한 책임 논란
이 사건이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자 동물 권리 운동가(animal rights activist)인 안토니 세타를 비롯한 동물 보호론자들은 인간의 실수 때문에 하람베가 총에 맞아 죽어야 할 필요까진 없었다며 분노를 표했다. 또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만든 부모에게 책임이 있다며 부모를 처벌하자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당시 상황에서 고릴라는 인간을 해칠 수 있는 대형 동물이며 다음 행동을 보장할 수 없고 인간의 생명을 최우선해 최악의 상황을 막고자 사살했다는 동물원의 판단도 틀린 것이 아니다.[2]
다만 과거에 똑같은 고릴라 우리에 어린이가 담을 넘어들어가 낙상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땐 사살이나 마취 없이 사육사가 어린이를 구출한 사건이 있었고 이 사건의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3]
정확한 사건 개요는 이러하다. 1996년 시카고 외곽에 있는 일리노이주의 브룩필드 동물원에서 3살짜리 소년이 고릴라 우리에 떨어졌는데 7m가 넘는 높이에서 떨어진 소년은 팔이 부러졌고 얼굴에는 열상까지 입은 상태로 7마리나 되는 고릴라 사이에 떨어졌으며 그중 '빈티 주아(Binti Jua)'라는 이름의[4] 8살짜리 암컷 서부로랜드고릴라가 부상당한 소년을 팔에 안고 우리 가장자리로 데려다준 뒤 동물원 직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고 소년이 구조된 모습을 보고 무리로 돌아갔다.[5]
사람들에게 하람베의 행동이 어떻게 보이든 간에 하람베가 아이를 공격할 의도가 있었냐는 질문에 사건의 당사자인 동물원의 원장은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냈고 제인 구달 같은 영장류 몇몇 학자들도 같은 의견을 냈다. 고릴라가 인간 어린이의 안전을 고려할 지식이 있느냐에 대해서도 있다는 쪽의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았다.
즉 미국에선 고릴라가 아이를 공격했냐, 공격 의사가 있었냐가 쟁점이 아니라 아무리 인간의 손에 길러지고 온순해도 대형 동물이기에 다음 행동과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데 이때 인간 구출 수단을 무엇으로 하는 게 적절했냐는 게 쟁점이 되었다.[6]
하람베가 아이를 다치게 했다는 근거 없는 덧글도 많았으나 아이가 하람베에 의해 유의미한 부상을 입었다는 근거는 없다. 되레 그 높이에서 떨어지고도 생명에 지장이 없었으며 진단 결과도 큰 부상이 없어 아이는 병원을 퇴원했다는 기사와 농림부의 보고서만 있을 뿐이다.
왜 마취총을 사용하지 않았냐는 물음에 동물원 측은 그렇게 빠르게 작용하는 마취약은 없으며 마취약 투여 시 되레 난폭해질 수 있어서 신속한 구출을 위해 사살을 결정하고 단 한 발로 사살했다고 밝혔다.
다만 제인 구달 같은 몇몇 관련 학자들이 경솔함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지적하면서 사살 정당성에 대해 논란을 키웠다.
이렇듯 아이의 목숨을 우선으로 하여 하람베를 신속하게 사살한 것이 적법한가에 대해 의견이 대립했으며 이 와중에 펜스를 넘어들어가 놀다가 우리로 추락한 아이의 부모는 동물원 측을 고소하려는 듯한 행보를 보여 더욱 여론의 심기에 기름을 부었고 제3자 단체가 끼어들어 맞고발하겠다며 고소전으로 번지나 했지만 결국 부모가 동물원 고소를 하지 않아 법정 싸움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와는 별도로 오하이오주 검찰은 아이의 부모를 수사하였는데 특별한 혐의가 없기 때문에 기소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동물원 측은 동물원/수족관 협회와 동물 복지 감시 단체인 USDA, 그리고 농림부에게 다양하게 조사를 받게 되었는데 농림부의 조사 결과 사건의 진행 과정에서 동물원 측의 총기 사살 대응은 적절했다고 평가받았다. 여론은 전혀 진정되지 않았지만....
시설 부분에 있어서는 동물원/수족관 협회와 USDA는 이사는 기준을 만족하고 있다고 발표했다.[7] 농림부는 미달했다고 발표했지만 어쨌든 사람이 들어갔고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는 결과론에 따라 미달이라고 발표한 것이고 동물원은 사건으로부터 한 달 전에도 감시 기관의 안전 인증을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특별한 처벌은 받지 않았고 고릴라 우리도 폐쇄되지 않았다.[8]
선조사 이후 부모는 조사 결과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으며 동물원의 신속한 조치에 감사하고 하람베의 비극을 추모하며 아이가 무탈하게 해주신
동물원 측은 조사와 별도로 시설을 몇 주 만에 더욱 강화해 개장하였지만 비난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고릴라 우리는 잠시 개장을 미루다가 이듬에 다시 개장했다. 다른 동물원들도 펜스를 관람객들이 더욱 넘기 힘들도록 보강했으며 군대식 Y 자 철조망 같은 장애물까지 추가하기도 하였다. 덕분에 동물을 가까이에서 혹은 선명하게 보기 힘들어진 건 덤.
이 사건으로 인해 이후 동물원의 존재 타당성과 동물원 규격, 복지의 확대 논쟁까지 일어나면서 하람베의 이름은 여론으로부터 더욱 주목받았다.
여러 단체와 인물 기관이 엮이고 여러 의견이 상충하면서 많은 이슈를 만들었는데 결국 가장 많이 공통적으로 비판받은 건 낙상한 아이를 보호하지 못한 부모였고 특히 인터넷에서 많은 공격을 당했으며 SNS를 통해 얼굴도 알려졌다.
가장 많이 옹호받은 건 인간들 틈에 섞여 피해를 본 고릴라 하람베였고 사건 이후에도 하람베 추모 운동은 이어졌다.
3. Dicks out for Harambe
이 사건은 워낙 여러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었던 사건이고 그 결과로 하람베가 살해되었기 때문에 SNS에서는 하람베의 죽음에 대한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그 정도가 가면 갈수록 더해지면서 동물원 직원을 살인자 취급하거나 마치 유명인이 세상을 떠난 것처럼 슬퍼하는 추모의 글들을 올리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 이에 대해 4chan에서는 그래봐야 일단 고릴라고 어떻게 살해되었든 간에 3살짜리 어린이에게 크나큰 충격을 준 것은 빼도 박도 못한 진실임에도 하람베가 마치 선행을 베푼 성인마냥 묘사되는 것에 불만을 가졌으며 이러한 짓궂은 유저 중 한 명이었던 어떤 트위터 유저가 동영상으로 'Dicks out for Harambe(하람베를 추모하기 위해 자지를 꺼냅시다)'라고 외치는 장난스러운 동영상을 올린 것이 이 밈의 시작이다.
여기서 끝났다면 그냥 욕먹고 말 일이었겠지만 뜬금없이 여러 유명 연예인들이 이를 퍼 가면서 순식간에 유명해졌다. 하람베 추모자들은 나중에서야 이 구호가 장난이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만일 하람베가 살아 있었다면 거시기를 내놓고 있었을 것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였고 그렇게 처음에는 하람베를 기억하고 추모하자는 의미로 활용되면서 동물원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에게조차 사용되었던 이 문구는 어느 순간부터 하람베의 고성(猩)드립으로 사용되면서 심지어 흑인에 대한 인종 차별 발언으로까지 사용되기도 했고 신시내티 동물원이 직접 하람베 능욕을 그만하라며 호소했지만 천조국의 고원(猿)드립 스케일이 워낙 커서 여러 유튜브 댓글에 하람베 드립은 유행이 되어 번져나갔다.
4. 기타
피살 대상이 고릴라여서 서브컬처에 나오는 고릴라 캐릭터나 기타 유인원 캐릭터에게 하람베 드립이 따라붙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오버워치의 윈스턴과 합성된 사진도 존재할 정도였다. 실제로 하람베 밈에 광적으로 심취한 미국의 오버워치 유저들은 윈스턴만 보면 "하람베!!!"를 외치며 달려들다가 끔살을 당하기도 하며 심지어 2016년 The Game Awards에서 오버워치의 GOTY를 수상한 수석 개발자 제프 카플란이 대놓고 하람베 드립을 치기까지 했다.덥스텝 DJ인 Excision은 아예 Harambe라는 곡을 만들었다. 문에서 나오는 수탉 머리 생물체가 포인트.[9]
하람베를 추모하는 이 영상에 나온 곡은 또 다른 밈이 되었다.
자막 뮤비
한국계 미국인 랩퍼인 Dumbfoundead도 Harambe라는 제목으로 미국의 경찰과 사회 문제를 풍자한 곡을 만들었다. 뮤직비디오 중간중간 하람베라는 한글이 큼지막하게 나온다.
스웨덴 유튜버 Robbaz는 폴아웃 4 동영상에서 고릴라를 죽이고 하람베라고 이름 붙였으며 이를 박제하여 의자를 만들었지만 댓글에서 논란이 일자 다음 동영상에서는 금속 통으로 머리를 가리고 하람베를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대전 오월드 퓨마 탈출사건이 일어나자 이 사건이 다시 주목받았다. 공교롭게도 해당 사건으로부터 이틀 전인 2018년 9월 16일에 MBC의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이 사건에 대한 내용을 방영했다.
로블록스의 FPS 게임인 Phantom Forces의 Ruins 맵 묘지에 페페 더 프로그와 함께 사진이 붙여진 묘비가 있다!
일론 머스크는 2019년 만우절 프로듀서 Bloodpop과 래퍼 Young Jake와 함께 사운드클라우드에 고릴라 하람베에 대한 랩을 올렸다.
넷에서 좆간(좆같은 인간)의 행태에 대해 풍자할 때 자주 등장하는 사건이 되었다.
미국에선 밈이 된 지 오래고 그러다 보니 사진이 많이 퍼져서 전혀 상관없는 고릴라 이야기에도 하람베의 사진이 쓰이는데 당사자는 하람베 사진인지도 모르고 대충 고화질 고릴라 사진이라서 퍼 와서 쓴다.
가상의 대통령 여론 조사 이벤트에서 하람베가 후보로 등록되었는데 지지율 5%를 받으면서 녹색당 후보와 3위 접전을 치렀다.
[1] 인터뷰에 따르면 아이는 고릴라 우리 안에 있던 풀장에 들어가고 싶다고 모친을 조르고 있었으며 모친은 이를 무시하였는데 아이는 정말로 풀장에 들어가려고 시도하다가 우리로 굴러떨어졌으며 하람베가 아이를 발견한 것.[2] 영상을 보면 하람베가 아이를 끌고 다니기도 하는데 고의로 아이를 해할 목적으로 그런 것은 아닐 터이다. 고릴라는 원래 새끼를 저렇게 다루며 처음에는 다리를 잡고 끌고 가다가 아이를 일으켜 세운 뒤에 팔을 잡고 간다. 고릴라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아이를 인도하려는 행동이었을 수도 있다. 더구나 고릴라 입장에선 살살 다루는 행동일 수도 있지만 고릴라가 다리를 잡고 끄는 행위 자체만으로 3살 아이에게는 중상에 이를 수 있는 충격이 가해질 확률도 있다.[3] 이 사건의 고릴라는 하람베와 비슷한 행동을 했으며 더 나아가 출구로 어린이를 데려다 놓는 듯한 행동을 했고 사육사가 별다른 조치 없이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4] 태양의 딸(daughter of sunshine)이라는 의미를 지녔다고 한다.[5] 심지어 이때 빈티는 '쿨라(Koola)'라는 이름의 새끼를 등에 업고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6] 이와 관련해 대형견이 아이 곁에 오면 사살부터 해야 하냐는 질문도 함께 나왔다.[7] 다만 USDA 보고서는 의견을 달리했다.[8] 사실 안전 기준이 펜스의 종류와 규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xx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는 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 삼고자 하면 문제가 된다.[9] 수탉을 뜻하는 영어 단어 cock가 속어로는 dick과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