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핸드 싱크로나이즈(Hand Synchronize)는 생방송이나 라이브 무대에서의 연출을 위해 연주자가 녹음된 음악에 맞추어 악기를 연주하는 척을 하는 행위이다.주로 록 밴드 형태 악단의 방송 및 라이브 무대에서 많이 사용되기에 기타 나 베이스 기타 등 악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나, 당연히 어떤 악기든 생방송, 라이브 무대에서 연주하는 척을 한다면 핸드싱크라 부를 수 있다.
2. 상세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위에서도 언급된, 전용 앰프와 연결해야 소리가 나는 일렉트릭 기타나 베이스 기타를 이러한 장비들에 연결하지 않은 채 메고 나와서 연주하는 척만 하는 것이다. 더 심한 경우는 스트링이 장착돼있지 않은 악기를 잡고 허공에 스트로크나 피킹을 한다거나, 아예 가수 백댄서들의 무대 소품으로 헤드에 불을 붙인 기타를 메고 연주하는 듯한 안무를 한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간혹 악기가 앰프와 유선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만으로 해당 무대를 핸드싱크라 판단하는 경우도 있으나, 무대 위에서의 원활한 이동과 갑작스럽게 케이블이 악기로부터 분리되는 경우를 막기 위한 와이어리스 시스템을 사용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1] 와이어리스 시스템은 이미 1980년대 유럽, 북미 쪽에서 상용화되었으며, 현재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고 전세계 여러 뮤지션들이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널리 보급된 제품이다.[2][3] 덕분에 수많은 밴드가 공연에서 적극 사용해서 기타리스트와 베이시스트도 무대를 휘저으며 관객과 밀접하게 교감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관련 영상
2.1. 핸드싱크를 하는 이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라이브 무대나 생방송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대부분의 돌발상황들을 미연에 방지하고 방송이나 무대 진행 및 연출을 원활하게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반주를 틀어놓고 가수 한 명 분의 마이크와 이펙트 세팅만 마무리하면 음향 관련으로는 대부분의 절차가 끝나는 솔로 가수, 댄스 가수들과는 달리[4] 비교적 많은 악기 주자들이 참여하는 록 밴드 형태의 악단은 관객들에게, 혹은 시청자들에게 최상의 음향 퀄리티를 내어주기 위해서는 긴 리허설 시간과 사전 조정 작업이 필요하며, 이 모든 것들이 완벽하게 마무리되었다 해도 기자재 자체의 고장이나 케이블이 악기로부터 분리되는 경우, 연주 중 갑자기 스트링이 끊어지는 경우, 사소하게는 라이브 중 주자가 치명적인 실수를 하는 경우 등[5] 실제 촬영이나 라이브 시작 이후 다양한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미리 녹음된 MR을 틀고 주자들이 연주하는 '척'만 한다면 아예 메인 음향 자체가 고장나는 것이 아닌 이상에야 이러한 돌발 상황이 발생하거나 발생하여 일정에 차질이 생길 확률은 0에 수렴할 정도로 낮아지게 되며, 당연히 연출적인 리스크 또한 적어진다.
과거에 비해 각종 음향 관련 기술이 충분히 발달한 현재는 프리셋 기능 등을 활용하여 적은 조작 및 세팅만으로 각각 밴드에게 할당된 최적의 볼륨과 톤 같은 세팅을 곧바로 줄 수 있기는 하나, 밴드원들의 개인 악기 연결 작업[6]과 톤에 대한 선호도나 호불호, 갑작스런 고장 또는 자잘한 실수 같은 해프닝에 대응 할 수 없으며 사전 녹화라 할지언정 시간이 돈인 방송계 사정상 보컬만이라도 라이브로 들어가는 것이 벅찬 셈이다. 게다가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은 사실상 댄스 가수들의 텃밭이 됐으므로 저런 세심한 조율 작업의 필요성이 더더욱 줄어들게 된 것. 하물며 보컬은 실시간으로 보정이 들어가는 시대가 됐기에 과거 Ori와 같은 일이 일어나기도 쉽지 않으므로[7] 이와 같은 보컬만 라이브가 편중되는 현상은 달라지기 힘들것으로 보인다.
윗 문단들에서는 시간적, 예산적, 환경적인 사유로 어쩔 수 없이 핸드싱크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 위주로 서술했으나, 반대로 밴드 구성원들의 실력이 라이브나 음악 방송을 진행할 정도가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관객들을 기망하기 위한 핸드싱크라는 심히 악질적인 경우도 존재한다. 대부분의 음악, 악기 애호가들이 핸드싱크를 혐오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며, 밴드나 개인 연주자가 명백히 이러한 목적으로 핸드싱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거나 실제로 밝혀지고 큰 비판을 받는 경우도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볼 수 있다.[8] 이 경우 상술한 음악 방송 등 많은 빠른 템포와 다수 팀의 출연으로 만성적인 조정 시간 부족 사태를 겪을 여지가 전혀 없는 단독 콘서트나 쇼케이스 공연 등에서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다만 근래에는 이렇게 노골적으로 행해지는 경우까진 잘 없고, 기타, 베이스 파트까지 한꺼번에 녹음된 플레이백을 재생하고 실제 악기의 볼륨을 줄이는 식으로 실수를 적절히 보정하거나[9] 일부분은 연주하고 어려운 파트는 실시간으로 녹음본 트랙의 볼륨을 올려 핸드싱크로 대체한 뒤 나중에 볼륨을 원상복귀시키는 식으로 교묘하게 관객들을 속이는 편법을 쓰기도 한다.
2.2. 해외 밴드의 핸드싱크
영국의 록 밴드 뮤즈는 이탈리아 방송에서 Uprising을 립싱크로 연주할 것을 요구받자 열받은 밴드 멤버들이 각자 담당하던 악기를 뒤바꿔 무대에 섰다. 관련 영상 보컬과 기타를 담당하던 매튜 벨라미가 우스꽝스럽게 드럼을 연주하는 장면을 연출했다.이 외에도 뮤즈는 핸드싱크를 해달라는 요구에 작정하고 방송을 망친 적이 여러번 있었다. 베스트 파트만 편집해서 총망라한 영상.[10]
영국의 밴드 오아시스도 뮤즈와 똑같은 행동을 했다. 관련 영상 영국 최고의 음악 차트 프로그램 탑 오브 더 팝스(Top of the Pops)[11]에서 Roll With It을 연주하면서 형제끼리 파트를 바꿨다.[12] 리암이 마이크 잡을 때 나타나는 손버릇까지 흉내내는 형의 치밀함이 돋보이며, 중반부부터 심심해진 노엘은 설렁설렁 노래를 부르는 시늉을 보인다. 노엘의 얼굴이 화면에 잡히는데도 리암의 목소리가 나오고 노엘이 원래 코러스를 넣는 부분에서는 리암이 코러스를 넣는 흉내를 낸다.
미국의 록 밴드 너바나 또한 탑 오브 더 팝스에서 선보인 Smells Like Teen Spirit 공연을 일부러 망쳐버렸다.관련 영상 그리고, 이 퍼포먼스는 <가장 반항적인 록 퍼포먼스 10가지> 중의 하나로 신문에 실리기도 했다.10 Most Rebellious TV Rock Performances 공연 당시 핸드싱크를 요구받자 반항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수많은 록 음악 매니아 사이에선 "커트 코베인 마이크 먹는 동영상"으로 유명하다. 영미권에서는 이른바 "Tastes Like Used Microphone" 으로 부른다. 커트 코베인이 마이크를 가까이 대고 보컬은 음역대를 극도로 낮췄으며, 손바닥으로 기타를 치고 드럼은 아무거나 대충 치고 베이스를 막 휘두르는 개판 연주를 하였으며, 첫 도입부의 노래 가사도 "마약으로 무장하고서 네 친구들을 죽여버려!" 라고 미묘하게 바꿨다. 노래 중간 간주 상황에 관중들이 당황하면서 술렁이고 있다가 막판에 상황 판단이 끝난 관중들이 "나만 죽을 수 없지!" 같은 심정으로 난입해서 너바나와 실컷 춤을 춘다. 그리고, 이것은 2013년 JAY-Z의 노래 'Holy Grail'에 샘플링으로 사용되었다.
일본의 팝 그룹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의 멤버였던 사카모토 류이치는 자신이 참여하지 않은 노래 <Cue>에서 드러머가 되었는데 연주 내내 상당히 힘들어하며 핸드싱크를 한다. 이후 자서전에서 이는 자기가 솔로 앨범 <B-2 Unit> 등에서 '반(反) YMO'적 행태를 드러내기를 거듭하다 복수당했다고 회고하였다. 원래 <B-2 Unit>도 YMO 탈퇴를 고심하던 사카모토 류이치에게 알파 레코드에서 제작비를 대줄테니 YMO에 남아달라고 협상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2007년 HASYMO 라이브에서 이 곡이 나왔을 때에는 핸드싱크가 아닌 진짜 라이브로 쳤다. 단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해외 프로그램과 공연이 매우 많고 다양할 뿐, 외국도 립싱크와 핸드싱크를 한다.
2.3. 국내 밴드의 핸드싱크
아쉽게도 대한민국의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한 록 밴드는 대개 핸드싱크를 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음악 프로그램은 주로 무대 한 곳에서만 촬영을 진행하는데, 상술했듯 라이브로 제대로 된 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 몇 십분 가량의 조정 시간이 요구되는데다, 연주 도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들에 대한 대비책까지 마련해야 한다. 당연히 3 ~ 4분짜리 곡을 한두 곡 부르기 위해 여러 가수나 그룹이 대기하는 상황에서 밴드의 라이브 연주를 보장해주자고 몇 십분을 할애해준다면 그건 다른 음악가에게 피해를 끼치는 셈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무리가 있는 셈이다.다만 현재는 인프라의 확충과 더불어 밴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나날이 커져가면서 국내도 과거만큼 순수 연출과 보여주기만을 위한 핸드싱크 고집이 점차 사라지고 실제 라이브 무대가 가능한 환경을 갖추어놓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3. 여담
[1] 이 경우 악기의 인풋 잭 부분을 보면 무선 수신기가 장착된 것을 볼 수 있다.[2] 국내의 경우는 1987년 백두산의 김도균이 사용한 것이 최초로 추정된다. 초창기에는 매우 고가이며 음질이 좀 떨어지긴 했지만, 이걸 보완하기 위해 프리앰프를 사용했다.[3] 유명 프로 뮤지션들만이 아닌, 취미로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들도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된 것은 2010년대 초중반 즈음이다. 지금은 중국제 보급형 모델들도 많이 출시되어 훨씬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편.[4] 설명은 이렇게 해 놓았지만 이쪽도 음향 관련으로 세팅해야 할 것이 밴드보다 적을 뿐이지, 버튼 몇 개 적당히 만지는 수준으로 간단하지는 않으며, 당연히 일정 이상의 시간과 조정 작업이 요구된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지만 음악 방송에서 립싱크가 공공연히 발생하는 원인이기도 하다.[5] 이쪽도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는 사고인데, 가장 유명한 사례로는 기타리스트 닉 조나스의 사례가 있다. 해당 항목의 여담 문단 참조.[6] 이마저 빠른 세팅을 위해 전부 무선으로 한다면 꽤 많은 돈이 들어간다. 무선이라고 해서 고장이 안나는 것도 아니고.[7] 아직 미디 악기가 아닌 실제 아날로그 악기는 실시간 보정이 힘들다.[8] 이 경우 보통은 라이브용으로 미리 녹음된 배킹 트랙이나 아예 앨범 버전 트랙에 손을 맞추는 형태로 연습하여 공연을 하며, 심각하게는 본인이 아닌 전혀 다른 연주자가 사전에 녹음한 트랙을 사용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이러한 경우 실제 나오는 소리와 손 모양 간에 괴리가 있기에 해당 악기를 연주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 눈에는 매우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밖에 없다.[9] 백킹 트랙을 악기 소리가 묻힐 정도로 지나치게 큰 볼륨으로 재생하는 행위 역시 사실상 이러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10] 뮤즈는 이 외에도 마음에 안 드는 요구를 하면 가차없이 라이브를 망쳐버렸다. 해당 라이브에서 뮤즈보고 욕설을 하지 말라고 요구를 했었다고 하는데, 정작 당시의 뮤즈는 노래에 욕설이 없었다.[11] 이 프로그램은 누가 나오든 립싱크로만 방송한다.[12] 원래 기타인 노엘이 보컬, 보컬인 리암이 기타를 들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