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09 20:19:19

현장부재증명

1. 개요2. 상세
2.1. 추리물2.2. 현실


, alibi

1. 개요

범죄가 일어난 때에 현장부재했었다(있지 않았다)라는 사실을 증명하여 무죄를 입증하는 것.

라틴어 alibi(다른 곳, somewhere else)[1]를 따라 알리바이라고도 한다.[2]

인간을 포함한 모든 대상은 물리적으로 여러 장소에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는 근본적 원리를 전제로 삼은 논법이다. 즉 용의자가 사건이 발생한 시간에 현장(crime scene)에 없었다거나 혹은 전혀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서, 자신은 그 사건과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경찰의 수사과정 중에서 범인과 현장의 물리적 관계를 캐는 부분에 주력한 것이다. 여기서 현장을 떠나기도 전에 잡혀버려서 현장부재증명을 할 필요도 없어진 경우를 현행범이라고 한다.

2. 상세

2.1. 추리물

논리적 증명이 필요한 만큼 추리물에서 중요한 장치나 기법 중 하나로 사용된다.
  1. 완전히 거짓인 알리바이를 만든다.
    다른 장소에서 자신을 목격한 사람(즉 목격자), 다녀간 사실을 기록하는 물건을 증거로 들이민다. 이하 기법들은 꼭 단독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복합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 인물의 착각. 대역 등을 사용한다. 일란성 쌍둥이일 경우 한 쪽이 범행을 저지르고 다른 한 쪽이 알리바이를 담당하기도 하는데, 쌍둥이라는 사실을 미리 밝혀둬야 한다.[3]
    • 장소의 착각. 범행이 사실 다른 장소에서 발생했거나, 반대로 범인이 주장하는 것과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트릭인데, 이를 위해 서로 다른 방을 똑같게 꾸미고, 누군가가 방의 소품을 잘못 건드리는 바람에 증거를 남기게 되었다는 패턴이 사용되기도 한다.
    • 시간의 착각. 시계 혹은 다른 시간을 알릴만한 장치 혹은 행동 패턴을 조작하여 범행 혹은 알리바이의 시간을 속인다. 옛날의 사진을 범행 발생 시기에 찍은 것처럼 속여서 알리바이를 만들거나, 범행을 저지른 후 현장을 떠난 상황에서 피해자가 아직도 살아있는듯한 상황을 보여주는 등.

  2. 사실인 알리바이를 진술하되, 원격으로 현장 밖에서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는 트릭을 사용한다. 이 경우, 범인이 현장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하는 것도 필수다. 현장 밖 범행임이 알려지면 알리바이도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
    얼음이나 타이머, 양초 등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발동되는 장치를 사용한다. 이 기법을 주로 써먹는 게 바로 명탐정 코난. 다만 이 작품은 범인들의 엄청난 두뇌도 그렇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아서 비판을 받고 있다. 자세한 것은 명탐정 코난/비판/비현실적인 요소 및 오류 참고.
  3. 범인이 최초 목격자를 자청한다.
    보통 최초 목격자가 제1용의자가 되지만, 결백만 입증되면 쉽게 용의선상에서 벗어나 다시 의심받지 않기 쉽다는 점을 역이용한다. 여기에 밀실 트릭까지 동원하면 효과는 두 배가 된다.

참고로 보통 사람이라면 특정 시간대(특히 술에 취했거나, 며칠 전)에 무엇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추리물의 캐릭터들은 소수를 제외하면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건 추리물 특성상 작가와 독자의 공정한 두뇌 대결을 위해 기본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정보를 위해 서사의 개연성을 망가뜨린 것이다. 탐정 캐릭터들 중 사신이 나오는 것과 비슷하다.

2.2. 현실

현실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 때문에 알리바이가 논파된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직결되지는 않는다.[4] 법정에서는 위증죄가 되겠지만, 정말 자신의 기억대로 진술한 게 맞을 경우 사실관계와 다르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 이것을 악용하여 본래 기억하는 내용을 속여 진술하면서도 헷갈렸다고 하거나, 자기가 기억하기로는 그렇다고 둘러대면서 법망을 빠져나가는 경우도 청문회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다.


[1] 고전 라틴어나 교회 라틴어 발음으로는 '알리비'에 가깝다.[2] 영어 발음을 표기하면 /ˈæləbaɪ/로, 이를 영어의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옮기면 '앨러바이'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미 '알리바이'라는 관용적 표기가 굳어져서 '알리바이'가 표준어외래어로 들어가 있다.[3] 쌍둥이 트릭을 비틀어서 범인이 죄 없는 자기 쌍둥이에게 혐의를 떠넘기거나 아예 있지도 않은 쌍둥이를 지어내 "난 모른다, 내 쌍둥이가 한 짓이다"라는 거짓말을 시전한다든지, 쌍둥이가 형제를 보호하기 위해 누명 쓰기를 자처하는 수도 있다.[4] 다만 거짓말을 한 정황이 포착되었을 경우, 수사에서 용의선상에 오를 가능성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