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0-14 16:29:05

96회 서울 코믹월드 취재 괴담


1. 개요2. 사건 전개
2.1. 개최 이전
3. 행사 당일
3.1. 배경3.2. 행사 이후

1. 개요

2010년 8월 28일~29일 개최된 서울 96회 코믹월드 기간 동안 온라인에서 일어난 루머다.

2. 사건 전개

2.1. 개최 이전

대한민국 내 동인 활동이 대부분 일본 작품을 기반으로 하기에 3·1절이 있는 3월광복절이 있는 8월에는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상처를 떠올리게 하는 소위 왜색이 강한 코스프레를 자제하자는 여론이 우세하다. 물론, 촬영 장소도 문제였고, 광복절에 열린 코믹월드에서 일본 무사 코스프레를 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파일:attachment/96회 서울 코믹월드 취재 괴담/2010-08-21_17.18.00.jpg
(이 퍼뜨려주세요는 2010년 8월 21일에 작성되었다)

행사 개최를 앞두고 온라인에서 경술국치대한제국 멸망 100년을 맞이하는 망국의 슬픔을 생각하게 되는 날인 8월 29일에 서코라는 희극 및 오타쿠들 행사를 열게 된다는 소문을 들었던 웃긴대학 등에서 나온 일부 누리꾼들이 나라를 잃은 슬픔을 기억해야 하는 경건한 날에 감히 오타쿠친일파들이 서코라는 히히덕거리는 오덕 행사를 열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왜놈 만화 옷을 입은 놈들에게 계란을 투척하여 사냥합시다!!"라는 루머가 나돌면서 급속도로 퍼지게 되었다.[1]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경술국치 100년 특집으로 지상파 3사 뉴스에서 행사장으로 직접 취재를 올 것이다라는 루머까지 더해져서 파문이 더욱 확산되었다. 가제는 일본 문화에 미친 아이들.[2] 처음에 이 루머가 온라인에서 나왔을 때만 했어도 그저 단순히 루머라고 여겼으나 지난 2005년 8월 서코 때 기모노 코스프레 사건이 화근이 되는 등, 이 때에는 이전보다 분위기가 더욱 심각하여, "정말로 방송사에서 취재를 하러 올 것이다!" 라고 믿는 이들도 많았다.

일부 코스어들은 올테면 오라, 어디 계란 많이 던져봐라. 대신 치료비와 정신적 손해, 코스프레 용품들에 대한 복구비는 니들이 물어내라, 코스프레는 일본 문화가 아니야, 우리는 친일파매국노가 아니다, 오타쿠는 사람도 아니냐, 그리고 주동자와 가담자들을 경찰서에 넘겨서 뜨거운 맛을 보여줄 것이다며 반박도 하였다.

3. 행사 당일

참가자들은 긴장된 분위기에서 행사장에 도착했으나 첫 날인 28일은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고 29일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코스어들이 전시장 로비에서 대부분 활동하게 되어 실제로 계란 투척이나 마녀사냥은 없었다. 그렇지만 이 루머와 기상악화까지 겹쳐서 방학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서코의 방문자 수는 그 당시 7월에 비해서 크게 줄었다는 평가가 있었다. 게다가 이미 개학기간이기도 하여서 방학을 넘겨서 학생들의 참가수도 줄었다.

파일:attachment/96회 서울 코믹월드 취재 괴담/2013-10-13_15.45.29.png
(만화 팬카페 사이에서 돌던 것을 누군가 2005년 9월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스크랩한 것 중 일부다.)

이런 소문은 훨씬 전부터 존재했으며 그럴 때마다 행사장에 디시인들과 웃대인들이 동인들에 대한 테러를 목적으로 나타날 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았고(물론 나타나지 않았다) 취재활동은 더더욱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후 소문이 부풀려져 처음 소문에 등장했던 KBS 외에도 MBC 같은 지상파 방송국 외에 당시 개국 4년차를 맞아 자리를 잡은 tvN이 소문에 등장했고[3] "일본 문화에 미친 아이들"이나 "광복절일본 문화"와 같은 반일감정을 자극하는 제목들이 번갈아 가며 쓰였다. 이렇게 부풀려진 소문이 경술국치 100주년이라는 시기적 상황과 네이버 블로그 사용자들간의 퍼뜨려주세요 문화 덕택에 96회 코믹월드 때 유난히 주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3.1. 배경

파일:천하의호로새끼들.jpg
사실 이 사건은 '천하의 개쌍놈들'이라는 말을 탄생시킨 코스갤 광복절 기모노 코스사건이 그 배경이다. 2005년 광복절에 있었던 서울 코믹월드에서 블리치 코스프레가 강행이 되었고, 이걸 코스갤의 누군가가 사진으로 찍어서 퍼뜨린 것이다. 이 사건은 디시인사이드에서 시작해서 인터넷 전체로 퍼졌고, 코스튬 플레이에 대한 인식을 극도로 악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위 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뉴스방송 화면 이미지로 퍼졌는데, 이게 만일 지상파 전파를 탄다면 코스프레는 끝장이라는 위기의식이 삽시간에 퍼진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애초에 위에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지만 2005년에도 저런 이야기가 은근히 돌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프레를 강행했다가 사진이 찍힌 사건이 벌어졌으니, 금기가 강화되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일이다. 이후 3.1절이 있는 3월과, 8.15 광복이 있는 8월에 왜색이 너무 강한 코스프레를 하는 것은 암암리에 금기시되었고, 이런 일이 다시 있을 것을 우려한 사람들이 이것을 퍼뜨렸다고 할 수 있다.

2013년에는, 대체로 루머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이것이 '언젠가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과거사를 부정하고 우경화 행보를 걷는 일본 정부의 행태와 이사야마 하지메 우익 논란에 대한 반일감정의 증폭으로 3월과 8월 외에도 현충일이 있는 6월에도 왜색코스를 하지 말자는 말이 나오는 등 특히 코스튬 플레이어들에게 위축 효과를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세상에 만화는 일본 만화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애니메이션의 대부분이 일본에서 나오는 만큼 반일감정은 한국 내에서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이 나쁜 이유에 한 몫 한다.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도 자체적으로 만화시장이 제대로 발전했다면 이렇게까지 쉽게 논란이 될만한 사건은 없었겠지만[4]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비단 반일 감정으로 인해 타격을 입는 애니메이션 부분 외에도 뉴스데스크 게임 폭력성 실험 사건과 같이 전체적으로 대한민국에서는 대중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있는 상황인지라 앞으로도 이러한 괴담과 사건은 계속될 듯 하다.

3.2. 행사 이후

2015년 6월 10일인간극장 <우리 아빠 마크> 3부에서 KBS가 정말로 서코에 갔다. 딸의 편을 들어준 아빠가 서코에 데려가 주는 훈훈한 에피소드였다.

사실 삼일절 관련 다큐멘터리로 동인 행사를 촬영해간적이 있긴 했었다. 대구지역 방송국인 TBC에서 2003년 3월 1일 방송했던 다큐멘터리로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대학생 손녀와 일제강점기를 겪은 할머니가 서로 일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주제로 했다. 그 당시 대구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던 소규모의 동인 행사인 '카페' 에서 촬영했으며 덕후들의 인터뷰 같은 것은 없었고 다큐 초반에 행사장의 전경과 손녀가 행사를 구경하는 장면이 잠깐 나온 정도였다.

2016년 8월 23일, 웹툰 갤러리 동인행사 민원 사태와 관련해서 JTBC 뉴스룸에서 코믹월드케이크스퀘어의 19세 이상 동인지 판매를 고발하기 위해 취재를 나섰고 결국 비판 목적의 방송이 전파를 탔다.[5]

그 이후 코믹월드, 케이크스퀘어에서는 19세 이상 동인지를 당분간 판매를 금지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가, 코믹월드는 2022년 7월 개최되는 서울 170회 행사부터 전용 부스에서의 성인 등급 회지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러한 반일 감정과 그로인한 오타쿠들의 우려는 2019년 일본과의 무역 분쟁과 그로인한 불매 운동 당시 정점을 찍었지만, 그 이후로 반일감정이 급속도로 식으면서 2023년 기준으로 이런 괴담은 더이상 없다. 당시 테러의 선봉장으로 거론되던 디시와 비슷한 성향의 사이트들은 2010년대 중후반 이후 성향이 정반대로 바뀌어 반일 감정에 대해 혐오에 가까운 수준으로 비판적이고, 정작 일본 서브컬처 향유층이 많은 루리웹이 일본 불매운동을 하면서 비판을 받았다.

[1] 일본 애니메이션이 대다수인 상황과 대중문화의 폐쇄성으로 인해 오타쿠 = 친일파 라는 공식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2] 당연히 실제 취재도 방송도 없었다. 윗글에서는 "공영방송에서 '미친'이라는 단어를 쓸 수 없으므로 실제 방송에서는 제목이 수정될 것이다"라고 하였으나, 2000년 KBS 1TV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현장르포 제3지대>의 철도동호인 에피소드는 '지하철에 미친 아이들'이라는, 상당히 유사한 제목이 붙었다.#[3] 전문편성채널(PP)인 tvN에는 보도 기능이 없지만 쇼나 다큐멘터리 형식의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이 있어 소문 살 붙이기에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4] 일례로 한국 가요(당시에는 아직 K-POP이라는 말이 없었다)가 미약했던 시절 클리프 리처드에 관한 루머가 있었고, 또한 서태지와 아이들(이하 서태지) 등장 직전인 1992년 2월, 뉴 키즈 온 더 블록 내한 시 압사 사고가 일어나는 바람에 기성세대들이 청소년들의 관심을 한국의 대중문화로 돌리기 위해 서태지에게 상당히 편의를 봐주었고, 그래서 서태지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 그리고 그 서태지조차도 '피가 모자라' 등의 루머에 시달린 바 있다. 다시 말해 세계적인 위치에 있는 K-POP도 초창기에는 비슷한 홍역을 치렀으며, 만일 서태지가 나오지 않았거나 1년만 늦게 나왔더라도 한국 가요계는 만화시장과 비슷한 길을 걸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5] 실제로 사려고 가보면 다 신분증 검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