デービーソフト
한때 존재했던 일본의 게임 제작사. 2001년 경 폐업하여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업체이다.[1] 1980년 홋카이도 삿포로시에서 '주식회사 컴퓨터랜드 홋카이도'라는 이름으로 창업했다가 1984년 db-SOFT로 사명을 변경했다. 사명의 유래는 의외로 데이터베이스의 DB가 아니라 데시벨의 db라고 한다. 주로 샤프 X1, PC-8801 등의 일본산 8비트 PC로 게임을 제작했지만 종종 패미컴이나 MSX용 게임을 내기도 했다. 게임만 제작한 것이 아니라 워드프로세서나 웹에디터 같은 업무용 소프트웨어도 꽤 만들었는데, 특이해보이지만 의외로 1980~90년대 일본의 중소규모 PC 게임업체들에게는 드물지 않게 있었던 업태이며, 현재도 한때 PC 게임을 만들었지만 얌전히 접고 업무용이나 모바일 소프트웨어 업체로 전향해서 생존하고 있는 회사가 일본에는 꽤 있다. 여담으로 이 테크 타려다가 방향 잘못잡아 폭망한 회사가 컴파일(게임 회사).
대단한 히트작이라고 할 만한 작품은 없고 스케일이 큰 게임은 거의 만들지 않았지만 개개의 작품이 건실하게 잘 만들어져있어서 지지층이 제법 있었다. 과작하는 편이며 매니아층의 지지가 있다는 점에서는 게임아츠와 비슷한 느낌의 업체지만 그래도 테그저나 젤리아드, 실피드, 그란디아 등의 나름 굵직한 성공작이 있는 게임아츠에 비해서는 대체로 작품의 인지도 면에서는 소소한 편. 그나마 일반에게 유명한 작품이라면 패미컴, MSX를 비롯해 수많은 기종으로 이식된 플래피[2] 정도가 있겠고 그밖에는 랩틱, 두뇌전함 갈, '젝사스 광속 2000광년', '볼가드', '스트라티직 마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에로게 문서에도 서술되어있는 '177 사건'[3]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177은 '마카다미아 소프트'라는 명의로 나온 작품이었지만 실은 이 db-SOFT가 사용한 별도 브랜드. 결국 국회까지 나서서 판매 금지를 먹인 db-SOFT의 흑역사 되시겠다.
여담이지만 같은 게임이라도 MSX 버전은 타이틀을 약간 바꾸어 붙이는 관습 같은게 있었다. 예를 들면 플래피는 '플래피 리미티드', 젝사스 광속 2000광년은 '젝사스 리미티드', 랩틱은 '랩틱 2'라는 타이틀로 발매되었다. MSX용 게임 일부는 CASIO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카시오 명의로 나오기도 했는데 특이한 점은 일반적인 개발사-퍼블리셔의 관계와 다르게 그냥 db-SOFT와 카시오가 동일한 게임을 팔았다는 것. 이게 카시오 쪽의 정책이었는지 카시오는 일부 코나미 게임도 이렇게 팔았다.
사실상의 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넷팜은 게임에서는 손을 떼고 주로 모바일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지만 db-SOFT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플래피에 대한 관리는 계속 하고 있는 것 같다. '플래피 월드'라는 윈도우 버전을 프리웨어로 공개중이다.#
[1] 정확히는 '넷팜 커뮤니케이션즈'라는 업체로 지적재산권을 넘기고 이후 활동을 하지 않아 2015년 쯤 휴면회사로 분류되어 해산되었다고 한다. 여담으로 저 넷팜의 창업자는 db-SOFT의 창업자 후루야 마사유키(古谷貞行)의 부인이고 현재 CEO는 후루야 본인인 것으로 보아 컴파일(게임 회사) 도산당시 컴파일-아이키의 관계와 비슷한 것이 아닌가 하고 추정.[2] 원래는 샤프 X1용 게임이었다. X1이 삼성SPC-1500의 원형기였던 관계로 SPC-1500판 플래피도 있었다.[3] 요약하자면 1986년에 여성을 쫓아가서 강간하는 내용을 소재로 삼은 '177'이라는 에로게를 만들어 사회적으로 물의가 된 사건이다. '177'은 강간죄를 규정한 일본 형법 177조에서 따온 타이틀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