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1-30 22:16:25

광인십걸



1. 개요2. 행적3. 구성원

1. 개요

"역대 방주의 영령(英靈)이시여, 이게 어쩐 일입니까! 세상에 이럴 수도 있습니까? 여러분 중에 궁가문 십장로를 광인십걸로 채우고서 방주 노릇한 분이 있습니까? 왜 하필 제가 그 시초(始初)가 돼야 합니까!"
- 『화정냉월』에서 당금의 개방주인 풍개가 취임하던 날, 하늘을 우러러 외친 한탄이다.
풍종호 무협소설 『화정냉월(花情冷月)』에 등장하는 당대 개방(丐幇)의 십장로이다. 사실 개방은 독특한 분위기로 인해 장로 중 한둘은 기인(奇人) 혹은 괴인(怪人)으로 공인되었거나 남모르는 기괴한 버릇을 지닌 경우가 두셋 정도 늘 포함되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이렇게 십장로가 몽땅 한 덩어리로 사고뭉치가 되어 광인십걸(狂人十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는 없었다. 하물며 이들 10인은 장로의 자리에 오르기 전부터 이미 광인십걸로 불렸으니, 뒤늦게 십장로에게 광인십걸이라는 이름이 따라붙은 경우도 아니다. 더불어 이들이 천하를 종횡하며 벌이는 일은 당금 개방 방주가 천하제일고수라는 사실까지 묻어버릴 정도인 만큼 그 악명이 천하를 떨어 울리고 있다.

2. 행적

  • 《화정냉월》 개방이 황하(黃河)에 나타난 백룡문(白龍門)이라는 수적집단을 붕괴시키고, 그 배후인 마해(魔海)까지 바다로 나가 철해(鐵海)와 협력하여 괴멸시킨 이후가 작 중 시점이다. 중원으로 돌아와 다음으로 성무장(聖武莊)을 노릴 때, 십장로 중 다섯이 나타난다. 이들은 이미 70대 이상의 나이이다.[1] 동맹인 철해 주인의 외손자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제대로 해결할 겸 방주인 풍개(瘋丐)가 직접 나섰지만, 개방은 성무장의 모든 길목만 차단한 뒤 직접 원한을 가진 봉무진임천생이 마무리할 수 있게 해 준다.
  • 100여 년 후 살아있는 3명이 나온다. 100세 후반에 가까운 나이가 되며, 개방의 대장로로 영입되는 태대노인(太大老人)보다도 나이가 많다.[2] 둘은 사마등과 염복으로, 남은 한 명은 밝혀지지 않는다.[3] 워낙에 난동이 심했는지 반룡진(盤龍陣)에 묶여 강제로 은거를 하고 있었다. 음마문(陰魔門)의 태상장로를 찾는데 왕삼구가 도움을 구하자 방주인 무정신개(無情神丐) 백무흔이 예전에 음마문을 추적한 적이 있는 이 세 장로를 풀어준다.[4] 덕분에 그들은 왕삼구를 따라 오랜만에 세상 나들이에 나선다.
  • 200여 년 후 100살이 넘는 장로인 완롱자(玩弄子)의 회상에 이야기가 나온다. 담력 배양이라며 그를 비롯한 아래 제자들을 가죽 부대에 담아 산 채로 커다란 뱀의 목구멍에 넣었다 빼는 짓거리를 한다. 그러다 들통나 방주에게 파문당하고 두 배분 낮춰 재입문 당하는 벌을 받는다.[5] 나중에는 완롱자가 청성육검협(靑城六劍俠)의 양고흔과 억지로 의형제를 맺으려다 일으킨 소동에 제대로 물 만났다는 듯이 맹활약을 한다. 하후염과 동배분이 된다는 소리를 듣고는 완롱자를 젓가락으로 패서 짓이기려 했다고······.[6]

3. 구성원

『화정냉월』에도 5명만 등장한다.
  • {{{#!folding 불로악동(不老惡童) 두영소 ☜
【엉뚱한 장난질로 그저 사람을 바보로 만들 뿐이다. 당한 쪽은 정말 기가 막히는데, 두영소에게 신세 진 일을 생각하고 억지로 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른바 '악의 없는', 당한 사람들의 공통된 말로는 '악의만 없는' 장난질에 미쳐있는 거지여서 불로악동이다. 그는 수시로 어디 가서 갖은 희한한 원한을 맺었고, 그 원한이 하나 사라질 무렵에는 13~14개의 새로운 원한을 맺고 돌아온다는 골칫덩이다. 그래도 광인십걸 중에서는 그나마 정상적이라고 한다······.】}}}
  • {{{#!folding 철각신개(鐵脚神丐) 사마등 ☜
【수십 년 전의 젊은 시절부터 사마등은 퇴법(腿法), 각법(脚法)에 관심이 많았고 몰입해 들어갔다. 그 결과 적들이 만들어 놓은 함정인 비단으로 덮어 높은 쇠침 위를 거침없이 걸어가 모조리 밟아 구겨 놓는 위용을 보인다. 그래서 붙은 별호가 철각신개이다. 그러나 개방 내에서는 맨발로 돌아다니다 그 발에 기름을 발라 가죽을 두껍게 굳히는 작태와 그로 인하여 날이 갈수록 거무튀튀해지는 발을 일컬어 '껍질을 벗기고 구워 줘도 안 먹을 시커먼 쇠발'[7], 약칭 흑철족이라 부른다.】}}}
  • {{{#!folding 문태세(文太歲) ☜
【입문했을 때는 성 말고 이름이 없었다. 당시 이름을 묻는데도 '문씨'라고만 대답해 두들겨 맞는다. 더구나 며칠 뒤에는 도둑질하는 나쁜 버릇까지 들켜 뒈지도록 맞는다. 그러고도 때를 가리지 않고 기회만 오면 남의 호주머니를 뒤지는 버릇을 고치지 못하는 것에 개방의 장로 중 가장 어렸던 한 사람이 그날부터 전담하여 책임지고 패기 시작한다. 그 장로가 죽을 때까지 물경 40여 년간을, 기운이 남아도는 시간을 모조리 쏟아부어 팼다고 한다. 그 성과는 실로 미미하게도 "이놈 혹시 태세(太歲) 아니야?" 하는 반복되는 넋두리로 문씨의 이름을 문태세로, 임자 없는 물건을 뒤지는 도벽은 뭔가 중요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해서 뒤진다는 변명을 덧붙인 형태로 바뀐 정도이다.】}}}
  • {{{#!folding 흑의가사(黑衣袈娑) 염복 ☜
【취미 생활인 구색 맞추기에 일생을 걸고 있는 미친 거지이다. 평소 새카만 옷을 입으며, 그것을 중의 가사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이유가 십장로는 승니도속(僧尼道俗)의 구색을 당연히 갖춰야 한다는 지론(持論)에 따른 것이다. 다른 9명의 장로들은 그의 지론을 거들떠도 보지 않아서 결국, 염복 본인만이 승복을 입는다. 그렇지만 정작 자신만의 악명을 날리게 된 일화는 따로 있다. 전대 방주 시절, 새파랗게 젊은 놈이 느닷없이 "방주의 수염은 팔자(八字)가 제대로 그려져야 구색이 갖추어져 위엄이 섭니다"며 붓을 들고 방주에게 먹칠을 시도한 것이다······.】}}}
  • {{{#!folding 천일취(千一臭) ☜
【향기를 다양하게 배합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그것도 일반적인 향기가 아닌 특이한 향기를 만드는 데 미쳐있다. 과거 음형초(陰炯草)를 이용해 1,000일이나 가는 향기를 만든 적이 있어서 그 향기의 이름으로 지은 '천일취'를 자신의 이름으로도 삼는다. 그때 싱싱한 음형초를 구하고자 장례 치르는 곳마다 쫓아다니고, 망나니 굴 옆에 진을 치고 몇 날 며칠을 기다리까지 했었다. 성무장에서 그런 음형초를 이용하여 대반산(大般散)을 만들고 있음을 안 방주의 명령에 따라 나타나서는 임천생과 봉무진을 구해준다.】}}}
[1] 문태세가 20살부터 40년간 두들겨 맞은 뒤 장로가 된다. 그리고 풍개가 방주가 된 지 최소 10년의 세월이 흐른 것도 본 편에 나오므로 광인십걸의 나이를 대략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2]검신무(劍神舞)』에서는 태대노인이 더 나이가 많은 것으로 나왔다가 『녹림대제전』에서 광인십걸이 더 많은 것으로 뒤바뀐다.[3] 아마도 냄새를 추적하는 능력으로 봐서는 천일취이지 싶다.[4] 음마문을 쫓아 전대 방주가 작성케 한 참악부(懺惡簿)를 한 번에 많이 채운다.[5] 완롱자의 어릴 때이므로 『녹림대제전』에 더 가까운 시기이다.[6] 완롱자가 몸으로 체득해서 구결을 이뤄 전수를 시작했기 때문에 개방에서 만들어진 가장 혹독한 고문으로 자리 잡는다.[7] 단순히 놀리는 말이었다. 사마등은 껍질을 벗긴다는 말에 놀라 사냥해서 가죽신을 꿰매 신기 시작한다. 설혹 누군가가 자신의 발 껍질을 벗기려고 든다 해도 일단 귀하게 보이는 가죽신을 벗기면 다 벗긴 줄 알고 자신의 발 껍질은 그냥 둘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