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3-09 23:50:10

임천생

1. 개요2. 행적
2.1. 과거2.2. 하북(河北)2.3. 옥화방2.4. 신양(新梁)2.5. 성무장(聖武莊)2.6. 후일
3. 무공

1. 개요

"나는 모두에게 빚을 지고, 모두는 내게 빚을 진다. 나는 다른 녀석의 밥을 먹고, 다른 녀석은 내 반찬을 먹지. 서로에 대해 알려고 노력해라. 그러면 자신의 슬픔과 고통을 누군가가 가져가 줄 것이다. 난 이렇게 들었는데······."
- 『화정냉월』에서 임천생이 다른 사람의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는 것은 봉무진과는 전혀 다른 이와같은 지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좋기는 한데··· 별로 맞는 이야기 같지는 않아. 누군가가 내 것을 가져가도 내 것이 사라지지는 않거든. 내가 다른 녀석의 것을 집어 와도 그 녀석 것이 줄지도 않고. 아마 그래서인지도 모르지. 나는 가끔 미쳐버려. 미쳐서 일을 저지르지. 그렇지만 그걸 모르지도 않고 잊지도 않아. 미치치 않으려면 나여서는 안 될 때가 있기도 하지."
풍종호의 무협소설 『화정냉월(花情冷月)』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 중 한 명이다. 눈치와 약삭 빠름이 비상하며, 매우 잘생겨 가히 천하제일미남으로 불려도 부족함이 없어 별호가 미호아(美狐兒)이다. 천하의 사고뭉치라 여자를 좋아하는 색마(色魔)처럼 행동하여 옥화방(玉花幇)의 기녀 살인부터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을 크게 부풀린 괴짜인 만큼 발 딛는 곳마다 평지풍파(平地風波)를 일으킨다.

2.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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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소설에서 드러나는 임천생의 행적을 시간 순으로 간략히 정리한 것이다. 전반적인 소설의 내용은 『화정냉월 - 줄거리』를 참고하자.

2.1. 과거

어릴 때 개방(丐幇)의 방주인 풍개(瘋丐)에게 거두어져 사형인 무룡(武龍)과 함께 자라 형제 같은 사이가 된다.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짝처럼 항상 붙어 지내다 보니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임천생의 역량은 증가하면서도 들쭉날쭉하는 면이 문제점으로 드러난다. 어떨 때는 수백 년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 천재아(天才兒)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1,000년이 가도 하나 나올까 말까 한 천치아(天痴兒) 같기도 했기에 방주는 그의 역량을 정확히 판단하고 차후의 진로를 정하기 위해 한 가지 임무를 맡긴다.

임천생은 100일간은 무조건 자신을 믿고 기다려 달라는 의미심장한 얘기를 하고 떠난다. 그런데 20여 일이 지나 그가 임무에 실패하고 죽었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다. 소문은 점차 오가는 사람들로 사실이 되어가 결국, 90일이 넘어 진상을 파악하러 무룡이 먼저 떠나고 방주도 뒤따른다. 그리하여 99일이 되는 날, 드디어 그의 시신이 방치된 장소에 대한 소식이 들어온다. 그 뒤에 방주와 십장로를 비롯한 전력이 다 모인 개방과 어둠 속에서 활동하던 당세 최강이라 불린 한 암살 조직과의 격렬한 싸움이 있었다. 승리는 분명하게 얻으나, 하필 무룡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만다.

다음 날, 온전한 모습으로 나타난 임천생을 본 방주와 무룡은 그제야 어떠한 계획이었는지를 깨닫는다.[1] 무룡이 죽은 뒤로 임천생은 제대로 기억을 하지 못했으며, 사형이 했었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모습이 나타나곤 하였다. 이에 매천향이 주화입마(走火入魔)를 경고하고 방주와 장로들은 잠룡결(潛龍訣)의 반룡회사(盤龍回死)를 베푼다. 하지만 경맥의 상처는 치료할 수 있었어도 주화입마를 완전히 치유하지는 못한다. 그로 인해 공력을 폐쇄한 뒤에 기다리면서 다른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어지자 그는 누더기를 벗으며 개방을 떠난다.

이것이 10여 년 전의 일로, 이후 임천생은 가끔 반쯤 미쳐버리는 불안한 상태로 천하를 종횡무진(縱橫無盡)한다.

2.2. 하북(河北)

임천생은 미치면 여전히 무룡이 된 것처럼 성격이 과격하게 돌변하여 임의행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4년 전에는 우연찮게 청룡단(靑龍團)이 멸망한 때문에 활개 치던 혈접(血蝶)과 성무장(聖武莊)의 전신인 3개 단의 싸움에 끼어든다. 당시 단주인 주세흥이 아니면 감히 대적할 수 있는 자를 찾을 수 없었던 삼호령주가 최후의 결사전을 준비하는 3개 단의 전략을 간파, 각개격파로 의단(義團)을 거의 전멸시킨 상황에서 뜬금없이 그가 나타난다. '어떤 썩여 죽일 놈이 본 고인(高人) 임의행의 눈과 귀를 이리도 재수 없도록 만드나!'라고 외치며 나타난 그는 다짜고짜 호위대를 쳐부수고 삼호령주의 머리통도 으깨 놓고는 사라진다. 덕분에 의단 단주인 호광제를 비롯한 몇 명이 살아남는다. 그리고 3개 단이 혈접을 물리쳐 지금의 성세 높은 성무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근래에는 해결사로 활동하며 하북에서 하북이패(河北二覇), 황하삼걸(黃河三傑), 강남쌍웅(江南雙雄)와 얽혀 소동을 일으키다가 방주의 개입으로 물러난다.[2] 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던 방주가 그들이 모두 한 자리에서 임천생에게 패배하면 하북이패가 세운 북명장(北溟藏)과 수상삼비가 일으키고 있던 수상련(水上聯)도 위태롭게 될까 저어해 일이 더 커지지 않도록 관여한다. 더하여 방주는 세력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는 강남쌍웅을 도와주라는 부탁도 한다. 그러해서 임천생은 강남(江南)으로 내려온다.

2.3. 옥화방

항주(杭州) 옥화방의 기녀인 월향은 어릴 때부터 이기적이고 음흉한 성격이었다. 아직 어린 나이인데도 총관인 부예주를 꼬셔 내연 관계에 있으면서 편의를 얻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항주 인근의 명문가인 사가보(史家堡)의 이공자 사장보를 우연히 보게 된다. 월향은 그 앞에서 발목을 삔 척하는 연기로 호감을 얻어 다음 날 정표를 주고받아 약혼까지 한다. 이후 그녀는 사가보의 안주인의 자리를 노리고 보주인 비곤(飛棍) 사준보의 아내이며 인연이 있는 도하운에게 독이 묻은 편지를 보내 죽이고자 한다. 같이 기녀 생활을 하고 있던 수향은 이러한 그녀의 행동을 알고는 수소문해 임천생에게 도움을 구한다.

수향의 의뢰로 임천생은 도하운을 찾아가 우선 독을 치료하고, 사장보를 도와주는 것은 물론 오래전에 헤어진 오라비를 찾아달라는 부탁까지 받아서 옥화방으로 돌아온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월향은 부예주를 협박하여 많은 혼인 예물까지 챙겨갈 욕심을 부린다. 나아가 사가보의 안주인이 되면 옥화방을 없애버리겠다는 말까지 서슴없이 내뱉어 부예주의 분노를 사 목 졸려 죽는 일이 생긴다. 임천생은 우연히 이 상황을 보고 어쩔 줄 모르는 부예주 대신 처리하기로 나서서 자신이 흉수인 척 굴어 이참에 도하운의 오라비인 도목을 끌어들여 그녀의 부탁까지 한 번에 해결하기로 한다.

이 내역을 모르는 옥화방의 호원 무사인 도목, 조이, 장문은 임천생에게 휘둘리며 닭을 쫓다 하염없이 지붕만 쳐다보는 개꼴이 되기도 한다. 도목은 늦게나마 자신을 사가보로 이끌기 위해 그가 이러한 행동을 했음을 눈치채 사장보와 함께 움직인다. 사가보에는 임천생이 먼저 와서 도하운과 만나고 있었는데, 그를 흉수로 생각하고 있던 사장보의 설레발 때문에 두 사람이 화기애애하게 있는 것을 본 사준보는 내상까지 입는다. 도하운의 부탁을 해결한 임천생은 아무런 해명 없이 사가보를 떠나며, 억울함에 치를 떠는 사장보 역시 그를 잡으러 가문을 박차고 나온다.

2.4. 신양(新梁)

임천생은 신양의 도박장 화춘에서 쌍호점(雙虎粘)으로 불패를 구가하여 돈을 쓸어 담아 마지막에는 강남쌍웅과 다투면서도 관노삼으로부터 대보청심환(大寶淸心丸)까지 쟁취한다. 이것을 가지고 몰래 엄자후의 집을 찾아가 그의 부인 신씨를 치료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옷을 벗고 있었고, 신씨 부인의 가슴 섶도 조금 열린 채라 이를 본 엄자후는 분기가 솟아 바로 기절하고 만다. 역시나 어떠한 해명 없이 자리를 뜬 임천생은 이번에는 풍범릉의 처인 번서향이 납치된 것을 구해준다.[3] 그러나 엉뚱하게도 그는 화춘에서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 옷이 여러 곳 찢긴 차림[4] 그대로 번서향이 상자에서 드러나게 한다. 이로 인해 풍범릉은 아내와 임천생을 오해하여 그를 죽이고픈 마음에 봉무진을 찾아가 의뢰를 한다.

신양에서의 일을 마치고 항주로 돌아온 임천생은 칠성가라는 일곱 곳의 도박장을 골고루 다니는 중에 옥화방의 수향도 조용히 만나며 한동안 시간을 보낸다. 풍범릉의 의뢰로 그의 행실을 추적해온 봉무진이 어느덧 항주에 도착, 두 사람은 옥화방에서 첫 만남을 갖게 된다. 봉무진을 보자마자 매서운 기도에 놀란 임천생은 여자 목소리를 내며, 물건까지 집어던져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한다. 대화를 할 수 없는 난감함에 봉무진이 아예 칼로 임천생을 저지하고자 한 것을, 옥화방에 있던 도하운이 뛰어들어 몸으로 가로막은 덕분에 그는 무사히 몸을 빼낸다.

널리 소문이 퍼진 일로 옥화방주 녹화(綠花)가 돌아왔고, 사가보 일족도 모두 옥화방에 모인 상황에 도하운과 수향의 증언으로 그동안의 임천생의 행적이 드러난다. 미인의 위험과 곤란을 해소해주는 엉터리 색마의 활약상에 곤란을 겪은 옥화방 호원 무사 3명 만이 말문이 막히고 만다. 그 와중에 사항선이 구석에 구겨 놓은 사장보의 옷자락을 까내린 임천생은 작은 방망이 같은 것으로 항문을 쑤신다······. 혼낼 구실로 삼을 생각에 알면서도 모른 채 한 사항선은 이 일로 사장보에게 명문대파(名門大派)에서나 하는 참악백인혈명부(懺惡百人血名簿)를 작성하도록 벌을 내리고 쫓아낸다.[5]

2.5. 성무장(聖武莊)

꽤 시간이 흘러 호북(湖北)을 지나 협서(陜西)에 가까운 지역에 이르렀을 때, 임천생은 안심하고 있다가 봉무진이 준비한 함정에 빠져 사로잡힌다. 어쩔 수 없이 그는 봉무진으로부터 자신이 항주 인근에서 벌인 일들을 강제로 듣는 작은 복수를 당한다. 이야기를 끝낸 봉무진이 오해를 풀러 풍범릉을 만나러 가자는 말에 임천생은 선남선녀가 곧 죽을 수도 있다며 먼저 구해야 한다고 되려 설득한다. 두 사람은 임의행과 봉진생으로 이름은 물론 겉모습까지 바꾸고 성무장으로 향한다. 그곳에서는 장주인 성무인왕(聖武仁王) 주세흥의 딸인 주소의의 남편감을 구하는 비무초친인 성무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주소의에게는 사랑하는 오릉이라는 정인이 있었다. 성무장에서는 오릉이 무공도 모르고 집안도 좋지 않아 강제로 헤어지게 한다. 이 사정을 알고 있던 임천생은 도울 방편으로 귀곡문(鬼谷門)이라는 가짜 문파를 내세워 오릉을 그들의 막내 사제로 삼아 잠룡기공(潛龍氣功)을 전수한다. 또한, 봉무진은 비무에 나오는 자들을 미리 관찰해 오릉에게 허실과 필승의 공략법을 알려준다. 덕분에 무공에 '무'자도 모르던 오릉은 염원하던 우승을 이뤄 주소의와 결혼하며 성무장에서 벗어난다.

임천생과 봉무진은 은거지로 돌아와 풍범릉을 만나 오해를 풀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한 괴소문이 퍼졌음을 알게 된다. 봉진생으로 변장한 봉무진이 임천생과 결탁하여 성무장을 속였으며, 오릉과 주소의도 죽였다는 내용이었다. 두 사람은 이를 듣자마자 분노에 타올라 다시 성무장으로 발길을 돌린다. 가는 길에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혼령검(魂靈劍) 매천향에게 근래의 성무장에 관한 정보와 개방이 개입한 사실을 듣는다. 그들은 개방의 장로들인 광인십걸(狂人十傑)은 물론 방주인 풍개까지 만나 성무장을 박살 내는 일에 도움을 받는다.

우선 개방이 나서서 성무장의 모든 길목을 차단하고 두 호법 강보잠과 상금당을 처리하는 사이, 봉무진과 봉진생으로 가장한 임천생이 성무장으로 쳐들어가 자식과 사위까지 참혹하게 죽인 주세흥을 농락한다. 아울러 봉무진은 그의 정체가 과거 온갖 패악을 부린 청룡단의 단주였음을 밝혀내고는 도망가는 것을 따라잡아 단칼에 목을 부순 다음 잘라버린다.

2.6. 후일

녹림대제전(綠林大帝傳)』에서 밝혀진 것으로, 나중에는 임천생이 풍개의 뒤를 이어 개방의 용두방주가 된다.[6] 더불어 그가 방주가 됐을 때의 작은 일화도 소개된다. 사장보의 경우처럼 광인십걸도 개과천선(奇想天外)할 수 있도록 참악부(懺惡簿)를 작성케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인십걸의 기행은 멈추지 않았는지 『검신무(劒神舞)』에서 언급되기로는 어린 제자들을 가죽 부대에 담아 뱀의 목구멍에 넣는 놀이를 해서 결국 임천생이 벌로 두 배분 낮춰서 재입문 시킨다.[7]

3. 무공

  • 반룡권(盤龍拳): 무룡과 함게 기대를 받은 임천생은 20대 후반인 벌써 호신강기(護身罡氣)를 이룬 상태이다. 더구나 성무장을 치기 전 봉무진에게 도움을 받아 자칫하면 이중인격이 될 뻔한 주화입마에서도 완전히 벗어나 반룡권의 깊이가 더 깊어진다.


[1] 암살 조직을 확실히 괴멸하려고 임천생은 죽음을 가장한다. 그러면 이 소문을 들은 개방의 중심고수들이 모여들어 단숨에 암살 조직을 후환 없이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2] 후반부에 수상삼비(水上三飛)로 이름이 바뀌는 황하삼걸의 첫째 원세종의 아내를 임천생이 납치한 일이 발단이라고만 나온다. 그의 행실 상 원세종의 아내를 구출하고도 드러내지 않은 채 일을 키웠을 것이 뻔하다.[3] 번서향은 집 앞에서 납치되어 상자에 실려 마차로 옮겨진다. 임천생이 엄자후의 부인을 치료한 뒤에 엄자추의 집에 하룻밤 재워달라고 찾아간 것을 봐서는 아마도 그녀가 납치돼 엄자추의 집에 있음을 눈치챘던 것 같다.[4] 본래 납치했던 엄자추의 수하들이 그녀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옷을 찢어놓는다.[5] 사항선의 내심을 알고 도와준 것이다. 대가로 그가 강남쌍웅에게 어느 정도의 편의를 주게끔 하는 것으로 방주에게 받은 강남쌍웅을 도와주라는 의뢰도 해결한다.[6] 광인십걸을 겪은 삼대째 방주라고 한다. 풍개가 방주가 되기 전부터 이미 광인십걸이 장로였으니, 임천생이 후대임이 확실해진다.[7] 광인십걸과 함께하던 사부나 사형제들이 모두 죽고 세대가 바뀌자 후대의 사람들은 그들의 기행을 더는 참아줄 필요가 없어진다. 그렇기에 개방에서 나가 보지 말고 따로 살자고까지 임천생이 냉정하게 얘기를 했다고 한다. // 아마도 두 배분 낮춰서 재입문시킨 것은 벌이 아닌 후대와 멀어지고 있던 광인십걸에게 행한 배려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