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style="margin: -5px -10px; display: inline-table" | <tablebordercolor=#fff,#e5e5e5> | BBC 뮤직 매거진 선정 20대 교향곡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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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wcolor=#000,#e5e5e5> 순위 | 곡명 | 작곡가 | |
<colcolor=#000,#e5e5e5><colbgcolor=#fff,#000> 1위 | 교향곡 3번 <영웅> | 루트비히 판 베토벤 | |
2위 | 교향곡 9번 <합창> | 루트비히 판 베토벤 | |
3위 | 교향곡 41번 <주피터>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
4위 | 교향곡 9번 | 구스타프 말러 | |
5위 | 교향곡 2번 <부활> | 구스타프 말러 | |
6위 | 교향곡 4번 | 요하네스 브람스 | |
7위 | 환상교향곡 | 엑토르 베를리오즈 | |
8위 | 교향곡 1번 | 요하네스 브람스 | |
9위 | 교향곡 6번 <비창> | 표트르 차이콥스키 | |
10위 | 교향곡 3번 | 구스타프 말러 | |
11위 | 교향곡 5번 <운명> | 루트비히 판 베토벤 | |
12위 | 교향곡 3번 | 요하네스 브람스 | |
13위 | 교향곡 8번 | 안톤 브루크너 | |
14위 | 교향곡 7번 | 장 시벨리우스 | |
15위 | 교향곡 40번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
16위 | 교향곡 7번 | 루트비히 판 베토벤 | |
17위 | 교향곡 5번 |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 |
18위 | 교향곡 2번 | 요하네스 브람스 | |
19위 | 교향곡 6번 <전원> | 루트비히 판 베토벤 | |
20위 | 교향곡 7번 | 안톤 브루크너 | |
링크 |
말러의 교향곡 | ||||
1번 D장조 '거인' | 2번 C단조 '부활' | 3번 D단조 | 4번 G장조 | 5번 C♯단조 |
6번 A단조 '비극적' | 7번 E단조 | 8번 E♭장조 '천인' | 9번 D장조 | 10번 F♯장조 (미완성) |
대지의 노래* | ||||
* 교향곡 혹은 가곡집 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음. 자세한 사항은 해당 문서 참고. |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 레너드 번스타인 지휘, 1979년 10월 4~5일 실황녹음.[1]
1. 개요
구스타프 말러가 1909~1910년에 9번째 또는 10번째로 작곡한 교향곡이자 생전에 완성한 마지막 교향곡. 대지의 노래를 9번으로 인정하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2. 작곡 배경
1909년, 말러는 여느해와 마찬가지로 여름 휴가를 떠났다. 말러는 이전에 여름 휴가 별장으로 쓰던 이탈리아 지역의 토블라흐에서 조금 떨어진 슬루더바흐라는 곳으로 갔지만 이 해에는 부인인 알마 말러의 건강이 좋지 않아 알마는 치료를 위해 레비코로 갔기에 말러는 혼자 남아서 작곡을 하게 되었다.대체로 이 해 여름에 9번 교향곡을 작곡했다는게 일치된 견해다. 말러가 알마와 주고받은 편지에서는 새로운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8월에 테오도르 슈필링과 주고받은 편지에서 "중요한 새 작품에 착수했으며 완전히 이 작업에 파묻혀있다"라고 언급을 하고 있어서 대체로 이 무렵에 9번 교향곡을 작곡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제자인 브루노 발터에게 보낸 편지에서 초고를 완성했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미친 듯이 빨리 썼고,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의 눈으로는 해독이 불가능할 것이다. 겨울이나 되어야 알아볼 수 있도록 깨끗하게 정리할 여유가 올 것 같다."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9번 교향곡의 초고는 거의 판독이 불가능할 정도다. 흔히 한 곡의 교향곡을 작곡하는데 2년의 여름휴가를 통째로 들이는 말러의 성향을 생각해본다면 남겨진 기록과 말러의 말을 전적으로 믿는다면 거의 8월 한 달 만에 완성되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보통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교향곡 한 곡을 작곡하는데 한 달여 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하는데 9번 교향곡은 연주 시간과 악기 편성이 사실상 모차르트 교향곡의 세 배 정도일 정도로 거대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말러가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곡을 쓴 셈이다.[2]
1909년 10월에 말러는 이 초고를 가지고 뉴욕으로 갔지만 뉴욕에서는 워낙 바쁜 연주일정 때문에 초고를 옮겨적을 여유가 없었고, 동년 12월에야 다시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1910년 4월에서야 유럽으로 돌아가면서 브루노 발터에게 보낸 편지에서 총보를 완성했다고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그때서야 곡이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말러 생전에 이 곡은 결국 초연되지 못했고 1912년 6월 26일, 브루노 발터의 지휘로 빈에서 초연되었으며, 악보 출판은 1912년에 빈에서 피아노 편곡판이 먼저 출판된 후 1913년에 총보가 출판되는 것으로 성사되었다.
3. 곡의 해석
전체적으로 대지의 노래, 9번 교향곡, 10번 교향곡 모두 이별이라는 주제로 묶일 수 있는 교향곡이다. 게다가 9번 교향곡은 말러가 죽기 전에 완성한 마지막 교향곡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게 해석된다.다만 이별이라는 주제가 말러의 개인사와 엮여서 지나치게 과도한 해석을 낳는건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말러가 분명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말러가 생의 마감을 느끼고 삶에 이별을 고했다는 식으로 해석하는건 너무 과한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서 근래에 와서는 이별이라는 주제는 말러의 개인사와 엮여서 해석하기 보다는 은유적인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체적으로 많다. 실제로 말러는 건강에 문제가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심각한건 아니었고 오히려 이 시점에 뉴욕에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과 뉴욕 필하모닉 협회의 지휘자를 맡으면서 60여회의 공연을 이끌었다는 점은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된다. 그래서 프랑스 출신 말러학자인 앙리-루이 드 라 그랑주[3]는 말러 9번을 "인간으로서는 피할수 없는 숙명에 대한 명상"이라고 보았다.
4. 곡의 구성
재미있게도 대지의 노래부터 말러의 작풍은 변화를 겪었다. 장대함의 정점에 서있었던 8번 교향곡 이후 대지의 노래부터 미완성으로 끝난 교향곡 10번까지 분위기가 이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이전 교향곡들이 대단히 폭풍같고 열정적이면서 그야말로 투쟁과 난잡함 등으로 묘사될수 있다면 대지의 노래를 기점으로 체념과 초월, 내면화의 분위기가 많이 난다. 이는 말러의 건강과도 무관하지 않을 듯 하지만.기법적으로도 차이가 있는데 점점 낭만주의는 물론 고전적인 음악 어법에서도 이탈하는 면모를 보인다. 기법적으로는 이미 무조주의를 실험하고 있던 쇤베르크나 베베른, 베르크의 제2빈악파의 어법을 많이 수용하고 있다.
이런 경향을 볼수 있는것이 바로 중심조성의 포기이다. 이미 5번 교향곡에서부터 중심조성이 거의 사라진 말러의 교향곡이었지만 9번 교향곡에서는 아예 중심조성이라는 것 자체가 없어졌다. 전통적인 교향곡에서는 곡을 구성하는 중심조성하에서 움직이는게 보통이다. 그러나 9번 교향곡은 D장조라고 되어있긴 하지만 첫 악장이 D장조라서 그런것일 뿐, 2악장은 C장조, 3악장은 a단조, 마지막 악장은 D♭장조로 시작해서 D장조와는 무관하게 전개된다. 전통적인 교향곡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실상 단일한 교향곡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4] 하지만 단지 중심 조성이 없을뿐 첫 악장과 마지막 악장이 리듬 동기로 연결되어 있고 3악장과 4악장은 같은 삽입구를 공유하고 있다.
4.1. 편성
곡의 편성은 피콜로, 플루트 4, 오보에 3 (3번 주자는 코랑글레를 겸함), 클라리넷 3 B-flat/A조, 클라리넷 E-flat조 1, 베이스클라리넷, 바순 3 (3번주자는 콘트라바순 을 겸함), 호른 4, 트럼펫 3, 트롬본 3, 튜바, 하프 2, 팀파니, 큰북, 심벌즈, 글로켄슈필, 트라이앵글, 조율된 저음 종 F-sharp/A/B, 현 5부로 구성된다.4.2. 악장 구성
4.2.1. 1악장
Andante comodo, D장조, 4/4박자, 확대된 소나타 형식.4.2.1.1. 서주
독특하게도 9번 교향곡의 시작은 대지의 노래의 마지막 부분에서 시작한다. 대지의 노래의 마지막곡의 마지막 부분 "ewig"[5]의 동기가 9번 교향곡을 시작하는 동기에 그대로 쓰이고 있다. 말러가 왜 대지의 노래가 끝날때의 동기로 9번 교향곡을 시작하는지는 명확하게 알기는 힘들다. 어쩌면 2개의 9번 교향곡을 어필하기 위한 것일수도 있고 가장 지배적인것은 이별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사실 이 동기의 기원은 베토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6번 "이별"의 1악장에 이 동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하프의 저음이 퉁기듯이 연주하는 종소리 같은 동기(F#-A-B)[6]는 동양적으로 본다면 마치 절의 지붕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소리를 연상시키는 느낌이고, 서양적으로 본다면 장례식때 울리는 조종의 울림을 연상시키는데, 이 동기 또한 대지의 노래 기본 모티브[7]의 전위형이다. 그리고 첼르와 호른의 낮은 A음이 연주하는 '리듬 동기[8]'는 발전부의 도입과 발전부 후반부의 클라이맥스에서도 모습을 드러낸다.4.2.1.2. 제시부
이 "ewig"의 동기로 연주되는 서주 이후 제시부가 이어진다. 전형적인 소나타 형식은 제1주제가 남성적이고 강건하다면 제2주제는 반대로 여성적이고 부드러운 스타일이지만 말러는 이를 역전시켰다. 제1주제가 '영원 동기' 중심으로 여리고 부드럽게 전개되다가 호른의 '영원 동기'를 거쳐 d단조의 굵고 격정적인 제2주제가 제1주제를 몰아내듯이 등장한다. 제2주제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를 연상시키는 두꺼운 음형으로 전개된 후에는 제1주제와 제2주제가 전개되듯이 재등장하고, 현과 금관이 Bb장조로 '영원 동기'를 기반으로 한 찬연한 제3주제를 제시하며 클라이맥스를 맞이한다.4.2.1.3. 전개부
음악이 잦아든 후 서주의 '리듬 동기'가 약음기를 낀 호른으로 조용히 연주되고, '종 동기'가 팀파니의 무거운 울림과 약음기를 단 금관악기의 연주로 전개부가 시작된다.[9] 이 부분에서 제시부의 제1주제가 어둡게 다루어지다가 하프의 '종 동기'로 경과구적 부분을 겨친 후 정돈된 분위기로 제1주제의 변형이 나타난다. 여기에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인 "인생을 즐기자"의 주제가 인용되고 있는데, 이렇게 온화하게 전개되던 분위기는 교향곡 1번의 '개파' 부분의 팡파르가 트럼펫과 팀파니로 재현된 후 뒤틀린 클라이맥스가 나타나며 급변환을 맞이하고, 서주의 일부 동기들이 이에 얽히며 전개되다가 제3주제가 잠깐 나타난 후 추락하듯 급속도로 침울하게 가라앉는다.이후 변형된 제2주제가 열정적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느낌으로 전개되어 가다가 밝지만 매우 짧은 클라이맥스가 나온 후 약음기를 낀 트롬본과 현의 트레몰로 중심의 음산하고 긴 파트가 전개되고, 2대의 독주 바이올린과 플루트가 비교적 밝은 분위기로 전개해나가다가 제3주제와 제2주제가 정교하게 전개되고, 제3주제가 장대한 클라이맥스를 형성한다. 그러나 이 찬란한 클라이맥스는 갑자기 추락하고는 '최대의 폭력으로(mit hochster Gewalt)'라는 지시하에 공이 격렬하게 울리며 팀파니의 '종 동기'와 트롬본의 '리듬 동기'가 거대하게 울려퍼진다. 약음기를 낀 비올라와 바이올린의 음산한 악구와 약음기를 단 트럼펫이 '종 동기'의 반주 아래 서로 주거나 받거니 하면서 장례행렬을 암시한다.
4.2.1.4. 재현부
서주가 종으로 연주되는 '종 동기'와 함께 자유롭게 전개되고는 '처음과 같이(Wie von Anfang)'라는 지시어와 함께 제1주제가 자유롭게 전개되며 제3주제를 연상시키는 절정으로 치달은 후 제2주제가 짤막하게 지나가듯이 나타나고는 '신비롭게(misterioso)'라는 지시어와 함께 각 악기들이 무조풍의 카덴차를 연주하는 실내악적 파트가 길게 전개된다. 이후 제2주제가 대위구로서 등장한 후 제3주제가 나온 후에는 꺼져갈듯한 분위기로 접어든다.4.2.1.5. 코다
하프의 아르페지오 위에서 호른이 석양 무렵 같은 느낌을 준 후 플루트의 독주가 고음에 접어든 후 점점 내려오고는 수석 바이올린과 목관악기들이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호른이 조용히 울리고, 오보에의 '영원 동기'와 호른이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피콜로의 으뜸음과 현의 피치카토, 플래절렛으로 악장이 마무리 된다.4.2.2. 2악장
Im Tempo eines gemachlichen Landlers. Etwas tappisch und sehr derb(편안한 렌틀러 템포로, 조금 서두르고 매우 거칠게), C장조, 3/4박자, 트리오 + 론도 형식.말러가 즐겨 쓰던 춤곡형식의 악장으로 붓점리듬의 서주에 이어 3개의 렌틀러가 트리오 론도 형식인 A-B-C-B-C-A-B-A의 순으로 전개된다.
A 주제는 편안하면서도 어딘가 뒤틀린 느낌을 주는 C장조의 렌틀러이고, B 주제는 거친 느낌의 E장조의 왈츠, C 주제는 느리지만 어딘가 암울한 느낌의 F장조의 렌틀러이다.
단순한 서주 후 A가 먼저 제시되고[10] B로 이어진다. B는 템포가 빨라지며 때때로 2도 하강동기를 섞어서 토속적이고 해학적인 느낌을 풍긴다. 하지만 조금 거칠며 과격하고 파격적인 분위기는 아니어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이어서 C로 넘어간다. C는 온화하고 느린 느낌으로 전개되며 A의 요소도 살짝 얼굴을 내민다. 약간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다가 온화한 느낌으로 회귀하고 B로 이어진다.
다시 제시되는 B는 전개되는 느낌으로 분위기가 어두워지다가 C로 이어진다. 2도 하강동기가 크게 불어나서 1악장의 모습을 보인뒤 다시 A로 이어진다.
A는 어두운 분위기로 심각해지면서 죽음의 무도를 연상시키고 클라이막스로 치닫는다. 밝은 동기와 어두운 동기가 서로 부딪쳐서 광란의 분위기로 가다가 B가 재현된다. B로 들어간뒤 서주의 모티브로 A로 다시 이어져 약간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다가 다시 온화한 느낌으로 점점 조용하게 내려가면서 악장이 마무리 된다.
비록 랜틀러, 그리고 왈츠의 템포로 진행되기는 하나, 그 리듬과 화성학이 심각하게 붕괴되어, 더 이상 춤곡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준으로까지 치닫는 분위기가 특징. C장조이나,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철저히 해체되어, 온음계적 선율로 도달하게 된다.
음악학자들은 이를 A, B, C의 춤곡이 서로 갉아먹어서 춤곡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여 나중에는 오직 '해체'만이 존재한다고 표현했고 브루노 발터의 경우 "댄스는 끝났다!"라는 말로 표현을 했다.
4.2.3. 3악장
Rondo-Burleske. Allegro assai. Sehr trozig(론도-부를레스케. 아주 빠르게. 매우 고집스럽게), a단조, 2/2박자, 론도 형식."해학극"이라는 부제를 지닌 론도. 중간의 3개의 트리오와 코다를 제외하면 상당히 불협화음으로 가득 찬 선율들이 특징. 여기서의 부를레스케는 곡 자체의 해학적인 면모가 아닌, 바로크식 대위법과 불협화음을 굉장히 과장적으로 희화화시켜 표현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렇기에, 전체적인 곡의 분위기 또한, 해학적인 면모보다는, 광기에 가득 찬 폭력이 더 강조된다.
트럼펫의 외침을 현이 받으면서 3악장이 시작된다. 이때 현의 음형은 5번 교향곡 2악장의 첫 시작부분과 완전히 똑같이 진행이 된다. 전체적으로 곡이 어수선하게 들리지만 대위적으로 매우 치밀하게 진행이 된다. A-B-A-B-A-C-A의 형태로 곡이 전개가 되는데 A에서는 2중 푸가를 교묘하게 사용함으로써 사람들이 쉽게 "이 부분이 푸가입니다"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말러가 푸가를 직접적으로 사용한 곳에는 교향곡 5번 피날레와 교향곡 8번 1부에서인데 두 곡이 모두 푸가를 통해서 환희를 그려내는 것과 비교하면 꽤나 독특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트리오 부분 역시 독특한데 첫번째 트리오(첫번째 B)는 프란츠 레하르의 오페라 유쾌한 미망인의 피날레의 멜로디와 유사하고 두번째 트리오(두번째 B)는 3번 교향곡의 1악장의 '판이 잠들다' 주제를 인용하는 등의 패러디를 보여준다.
세번째 트리오는 그동안 진행됐던 곡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진행이 되는데 옅은 현의 트레몰로 위에 트럼펫이 서정적인 멜로디를 연주하게 된다. 이 멜로디는 나중에 4악장에서 다시 등장하게 된다. 코다로 넘어가게 되면 곡은 정신없이 가속이 되며 1, 2악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곡이 끝이 난다.
이 악장에서 특히 주의깊게 봐야할 점은 관현악법이다. 일반적인 작곡가들과는 달리 말러는 일반적인 악기의 특성을 벗어나게끔 곡을 쓰는데 이 악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된다. 앞서서 말한 트럼펫의 멜로디는 고음으로 냄에도 불구하고 여리게 연주하게끔 지시를 하거나[11] 쾌활한 멜로디[12]를 호른 4대로 연주하게 함으로써 이질적으로 들리게 하는 등의 특징이 나타나게 된다.
여담으로, 악보에 말러 자신이 쓴, "아폴로의 두 형제들에게" 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4.2.4. 4악장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982년 9월 30일 실황 |
Adagio, Sehr langsam und noch zuruckhaltend(매우 느리게 그리고 주춤하듯이), D♭장조, 4/4박자, 론도 형식
반의적이고 풍자적인 어조가 가득한 2, 3악장과는 대조되는, 매우 느리고 경건한 피날레. 또한, 1악장과의 분위기와 수미상관적 분위기를 띄기도 한다. 또 교향곡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느린 악장으로 한 손에 꼽힌다.
A-B-A-B-A형태의 론도 형식이며, 총 마디수가 185마디에 불과하지만 연주시간은 20분대를 더 넘길만큼 매우 느리게 진행이 되는 악장이다. 현의 강렬한 멜로디로 시작되는 것은 브루크너의 교향곡 9번과 유사하지만 E장조보다 증2도 아래인 D♭장조로 시작되어서 좀 더 어두운 느낌을 주며, 교향곡 사상 가장 아름다운 느린 악장 중 하나로도 유명하다. 관현악법도 클라이막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진행이 현 중심으로 이뤄지며 관은 부수적인 느낌이 더욱 강하다.
곡은 현악이 아주 느리게 서주를 연주하며 시작된다.[13] A 주제는 현의 하강하는 듯한 음형 중심으로 구성되며 B부분은 주로 저음역대 악기들이 주도권을 잡는다. 이 주제들은 찬송가와 같은 경건함을 지니고 있으며, 론도-부를레스케의 일부를 직접적으로 인용하여 주제의 일부로 편성한 것 또한 특징. 특히 콘트라바순이 솔로로 나오는 등의 특이한 부분도 존재한다. 다시 A부분이 나오며 다시 나오는 B부분은 하프와 목관악기의 주도로 곡이 진행되는데 특히 하프의 음형이 대지의 노래의 6곡의 음형과 상당히 유사한 면도 보인다. 곡은 점점 고조되어서 클라이막스 부분으로 넘어간다. [14] 클라이막스에 이어서 A부분이 다시 나온 후 곡은 천천히 사그라들은 후 Adagissimo 부분으로 넘어가게 된다. 바이올린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부분은 pp~pppp 정도의 매우 작은 음량으로만 곡이 진행이 되며 중간중간 쉬는 부분이 나와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마지막 장에, 말러는 그의 가곡, 죽은 아이를 위한 노래 중 가사의 일부인 "그래, 저 위에서는 좋은 날이 되겠지." 라는 구절을 인용하기도 하였다. 마지막 장까지 오면, 관악은 사라지고 현악만 남게 되며, 마지막은 ersterbend(죽어가듯이)라는 지시어와 함께 매우 조용히 끝을 맺게 된다.[15]
[1] 번스타인의 유일무이한 베를린필 연주 녹음이다.[2] 다만 알마는 말러의 성향상 이렇게 곡을 빨리 작곡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전 해 여름에 일부 스케치를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초고를 미루어 본다면 정말 한 달 만에 미친듯이 완성했을 가능성도 높아보인다.[3] Henry-Louis de La Grange, 1924~2017. 아버지는 프랑스인에 국제항공연맹 부회장이었고, 어머니는 미국계였으며, 1945년 12월 20일에 브루노 발터가 지휘한 말러 9번을 듣고는 감명을 받아 당시에도 생존해 있던 알마 말러를 만나고 말러의 둘째 딸과 절친이 될 정도로 말러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말러에 몰두한 라 그랑주는 총합 3권의 말러 전기를 출판했으며, 말러를 홍보하기 위해 미국, 유럽은 물론이고 일본, 홍콩, 동남아, 심지어는 모로코까지 가서 순회 강연을 열고 말러 관련 전시회와 축제를 주관하는 등 일생을 말러 홍보에 바쳐왔다. 2017년 1월 25일에 스위스에서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4] 심지어 나중에 미완성으로 끝난 10번 교향곡에 이르러서는 말러는 드디어 소나타 형식마저도 완전히 포기해버렸다. 실제로 말러가 완성한 마지막 악장인 10번 1악장은 사실상 정해진 형식으로 파악하는것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말러가 이후에 죽지 않고 살았다면 아놀드 쇤베르크의 12음 음악에 접근했을 것이라는 추정을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교향곡이라는 매체 자체를 포기하지 않은 말러였기 때문에 이 추측이 옳다고 하기는 어렵다.[5] 독일어로 영원히라는 뜻. 계이름으로는 '미-레'이며, D장조로는 'F#-E'이다.[6] 계이름으로는 '미-솔-라'이다.[7] 계이름으로는 '라-솔-미'이다.[8] 점4분음표 1개 + 8분음표 스타카토 1개 + 8분쉼표 1개 + 점4분음표 1개[9] 전개부의 자필 원고에서 말러는 "'오! 나의 사라져 버린 젊은 나날들이여! 오! 모두 흘러가 버린 사랑이여..."라고 적고 있다.[10] 상당히 특이하게도 이 주제는 제2바이올린이 단독으로 제시한다. 보통 바이올린으로 주제를 제시할 때에는 제1바이올린이 단독으로 제시하거나 제1, 제2바이올린이 함께 제시하지 제2바이올린이 단독으로 제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11] 관악기의 특성상 고음역은 세게 부는 것이 훨씬 편하다.[12] 상술한 말러 3번 1악장의 주제.[13] 느린, 현으로부터 시작되는 첫 동기는 찬송가, "밤"의 도입부와 유사성을 띄고 있다고 기록된다.[14] 번스타인이 1979년 10월 4~5일에 지휘한 유일한 베를린 필 지휘공연이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가 되었는데, 이 부분이 말러리안들 사이에서는 '트롬본 미스테리'라고 언급되는 부분이다. 원래는 트롬본 3주자가 4마디 동안 멜로디를 연주해야 함에도 단 한 명도 이 부분에서 연주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 부분은 오랜 기간 동안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지만, 2010년대 초반에 당시 추가 호른 연주자로 참석한 사람의 증언에 의해 그 이유가 밝혀졌는데, 관객 중 누군가 심장마비가 일어나는 바람에 트롬본 주자들이 연주를 하지 못한 것. 참고자료[15] 상단 영상 속의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구스타프 말러 청소년 관현악단의 실황 영상을 보면 Adagissimo(매우 느리고 고요하게) 부분부터 공연장의 조명을 서서히 줄여나가서 곡이 끝날 즘에는 매우 어둡게 해서 공연을 끝맺은 경우도 있다. 일부에서는 작위적인 퍼포먼스라고 비난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영상을 보면 그럴듯해 보인다.2023년 교향악축제에서 최수열이 지휘한 부산시립교향악단의 연주도 이와같은 방식으로 진행했다.